"카드회사와 신용대출에서 돈을 빌려서 부채가천만 엔이 넘었다고 합니다. 알고 계셨습니까?"
후미에가 턱을 잡아당기듯 끄덕거렸다. "바보같은 짓이죠. 그따위 플라스틱 카드를 믿은 게 잘못이에요."

"쇼코와도 얘기한 적 있는데, 말하자면 그애는고향이 아닌 곳에서 자유를 찾고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싶었던 거예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일이 가능할 리 없죠. 인생이란 그리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
"좋은 쪽으로는." 혼마가 끼어들었다.
"맞아요. 좋은 쪽으로는." 후미에가 살짝 웃었다.

"그애가 신용카드 삼매경에 빠진 까닭은, 그렇게 하면 착각에 빠져서 살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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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네, 그렇죠." 후미에가 두 손을 활짝 펼쳐 보이며 말했다.

"돈도 없지. 학력도 없지. 딱히 이렇다 하게 내세울 능력도 없어요. 얼굴 하나로 먹고살 만큼 예쁜 것도 아니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삼류이하 회사에서 묵묵히 사무나 봐야 하죠. 그런 인간이 마음속으로 텔레비전이나 소설이나 잡지에서 보고 듣는 풍요로운 생활을 그려보는 거예요.
옛날에는 그나마 꿈을 꾸는 선에서 끝났어요. 그게 아니면 어떻게든 그 꿈을 실현하려고 열심히노력했죠. 그래서 실제로 출세한 사람도 있을 테고, 나쁜 길로 빠져 쇠고랑을 찬 사람도 있었겠죠.
그래도 옛날에는 얘기가 간단했어요. 방법이야 어떻든 자기 힘으로 그 꿈을 이루거나 현재 상태에만족하고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 안 그래요?"

혼마는 불현듯 떠올렸다. 쇼와 50년대 후반의신용대출 대란의 근저에는 내 집 마련 소망과 그것에서 비롯한 무리한 주택자금대출이 있었다는사와키의 말을.
그것 역시 착각 아니었을까. ‘내 집만 마련하면행복해질 수 있다. 풍요로운 삶이 보장된다‘라는착각.....…

다리 따위 없어도 상관없잖아요. 뱀은 뱀이니까. 그냥 뱀이니까. 후미에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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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뱀은 생각해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게 행복하다고. 거기까지가 우리남편의 학설. 그리고 여기부터는 내 학설인데, 이세상에는 다리를 원하지만 허물벗기에 지쳐버렸거나 게으름뱅이거나 벗는 방법을 모르는 뱀이 수없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뱀들에게 다리가있는 것처럼 비춰주는 거울을 파는 뱀도 있다는말씀. 그리고 뱀들은 빚을 내서라도 그 거울을 사고 싶어하는 거예요."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상대가 화를 내며 "말 같지도않은 소리 집어치워. 그런 기분 나쁜 여자 얘기는꺼내지도 마"라고 고함을 지르는 편이 훨씬 대처하기 쉽다. 분노는 사람이 웅변을 쏟아놓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신들 두 사람은 같은 부류였다.
혼마의 뇌리에 스친 말은 그것이었다. 세키네쇼코와 신조 교코, 당신들 둘은 같은 고통을 짊어진 인간이었다. 같은 족쇄에 묶여 있었다. 같은 것에 쫓기고 있었다.
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당신들은 서로를 잡아먹은것이나 다름없다.

신조 집안의 빛이 불어나간 악순환의 궤적은구라타의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이 충분히 상상이갔다. 얼마 되지 않는 계약금, 고액 대출, 생활고때문에 급한 대로 신용대출에서 소액을 끌어다 쓴다. 그러나 그것은 위험한 비탈길의 맨 꼭대기나다를 바 없다. 한번 굴러떨어지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에 발목이 잡혀, 두 번 다시 멈출 수 없게 된다…………
"마지막에는 조직폭력단이 얽혀 있는 악질적인도이치* 금융에 걸려들어서, 빚이 몽땅 그쪽으로집중된 모양입니다."

"변호사와 상담도 해봤습니다. 그렇지만 이건어쩔 수가 없다는 겁니다. 법적으로 교코에게 빚을 갚을 의무가 없으니까 교코가 아버지의 빚 때문에 곤란을 겪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빚쟁이들에게 시달릴 이유도 없다. 그러니 파산신청을 할 수도 없습니다. 교코에게 따라붙지 못하게 금지명령을 받으려 해도, 우리는 장사를 하는 집이니 손님을 가장해서 드나들면 막을 길이 없습니다. 아버지가 빚을 진 건 사실이니까 그 말을 퍼뜨리고 다닌다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도 없습니다."

앞으로 너희가 맞닥뜨리며 살아가야 할 사회에는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없다‘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는 울분을 폭발적으로, 난폭하게 해소해서 범죄까지 저지르는 인간이 넘쳐날 거라고.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이제 겨우 실마리만 잡은 상황이라고도.

"이 세상에는 남이 하는 일이라면 뭐든 마음에안 들어하는 사람이 있대."
"그렇구나."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자기 맘에 안 드는 게보이면, 일단 무작정 때려부수고 나서 왜 그랬는지 둘러댄다는 거야. 그러니까 다사키가 왜 멍청이를 죽였는지 뭐라뭐라 핑계를 늘어놔도 들을 필요 없댔어. 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생각을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행동을 했느냐래."
조금은 뜻밖의 견해였다. 평소의 이사카답지도않다. 사토루의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려고 일부러엄격하게 말했는지는 모르지만…………그러나 한편으로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겉보기와 달리 이사카는 엄격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히사에와 둘이 즐겁고 마음 편히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삶을 지탱하는 척추는 뜻밖에도 단단한 철로 만들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혼마는 마음속으로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당신도 지쳤잖아. 나도 지쳤어. 기진맥진이라고. 이제 숨바꼭질은 그만두자. 누구든 영원히 도망칠순 없어.

신조 교코는 1989년 11월 25일에 세키네 쇼코의 어머니를 죽이지 않았다.

쇼진오토시 精進落L, 
원래는 고인의 사십구재까지 고기나 생선 등을 금하는것을 의미하나, 최근에는 장례식을 마치고 신세진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식사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것은 우발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신조 교코는 세키네 요시코의 죽음을 계기로 다른 표적에서방향을 바꾸어 쇼코를 노리게 된 것이다.

그 친구는 죽고 없어요.

"그럼, 시짱은 어디 묻혔죠? 어디 버린 거예요?"
다모쓰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것을 아는 인간은 단 한 사람이다.
호루라기 소리가 또 한 번 높게 울려퍼졌다. 얼음처럼 단단하고 투명한 겨울 공기 속으로,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인간에게 결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불가사의한 새의 울음소리처럼.
"도쿄로 가자."

지리에 어두운 저자의 오사카 취재에 동행해주신 다카무라 가오루 씨, 오사카 사투리에 관해 상세하게 조언해주신 히가시노 게이고 씨, 컴퓨터에관한 초보적인 질문에 답해주신 이노우에 유메히토 씨를 비롯해, 연재 기간 동안 몇 번씩이나 막다른 길목에 부닥친 저자를 격려해주신 여러분, 그리고 『소설추리』편집부, 후타바샤 편집부 여러분께도 말미에서나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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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가 불어나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이렇습니다. 먼저 신용카드를 만들죠. 편리하게 사용합니다. 쇼핑, 여행, 뭐든 카드 한 장으로 간편하게 할수 있죠. 그러는 사이 매수가 점점 늘어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일단 심사에서 걸리지는 않으니 백화점, 은행, 슈퍼마켓 할 것 없이 앞다퉈 카드를 만들라고 권유합니다. 카드 회원이 되면 할인이나 우대 등 각종 다양한 혜택이 따라오죠. 그래서 카드 매수를 늘려나가는 겁니다.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신용카드의 ‘공급처‘는 사방에널려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쇼핑만이 아니라 현금서비스까지이용하게 됐죠. 편리하니까요. 다시 말해 ‘신용판매‘ 뿐만 아니라 ‘소비자금융‘에도 손을 뻗치게 된겁니다. 그렇다고 딱히 대단한 각오가 필요한 것도 아니에요. 은행 계열 카드의 경우에는 계좌의돈을 인출하는 은행 CD기에서 바로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판매나 유통 계열 같으면은행 CD코너같이 알록달록한 인출기가 가게 안팎에 설치되어 있죠. 신용카드를 넣고 비밀번호를누르기만 하면, 자기 계좌에서 돈을 꺼내듯 간단히 빚을 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죠. 그런데 ‘어, 뭐야, 현금서비스도 생각보다 간단하네‘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이자도그때는 별로 안 높다고 느꼈고요. 십만 엔을 빼서썼는데, 삼천 엔이 조금 넘었다고 합니다. 약 한달 동안요. 이 점을 기억해주세요. 그때는 이자가별로 높지 않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가끔씩 이용하게 됐죠."

 "쇼핑, 현금서비스. 계속 편하게 쓴겁니다. 한 번에 왕창 쓰는 게 아니니까 낭비한다는 느낌도 없어요. 그래도 어쨌거나 빚은 빚이죠.
기한이 오면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점점 쌓일수록 재정 상태가 힘들어집니다. "

그러나 조금만 방심하면 금방 그 정도가 됩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현금서비스에 의지하게 되죠. A사에 결제하기 위해 B사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는 겁니다. 일단 이러기 시작하면 그뒤로는 눈덩이처럼 빚이 늘어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현금서비스만으로는 손 쓸 수 없게 됩니다. 자, 그럼 어떻게 할까요?"
"신용대출인가요?"

"그리고 여기에서도 또다시 같은 과정이 반복되죠. A사에서 빌린 돈을 갚기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B사로갑니다. 이어서 C, D, E사를 찾게 되죠. 신용대출회사에 따라서는 자사의 빚을 갚게 하기 위해 고객에게 다른 회사를 소개해주는 곳까지 있으니까요. 물론 훨씬 수준이 낮고, 자금력이 딸리고, 따라서 대출 심사가 느슨한 회사죠. 경영이 힘들다보니 무제한으로 자꾸 빌려주는 겁니다. 그리고이자를 거둬들이죠. 대략 그런 구조입니다."

자전거조업:만성적으로 자기 자본이 부족하여 타인의 자본을 잇달아 거두어들여서 가까스로 이어가는 조업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시곗바늘을 몇십 년 전으로 되돌려보십시오.
그 옛날의 정겨운 전당포 시대로 말입니다. 그 시절에는 무제한으로 돈을 빌릴 수가 없었어요. 간신히 변통해서 물건을 전당잡히거나, 기껏해야 월급을 가하는 정도였죠. 번화가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무담보 융자를 해주는 기관은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차라리 그 편이 나았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무렵에 비하면 훨씬 살기 편한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그리고 아무리 봐도 비정상적인 고금리를 단속하자는 겁니다. 대기업 신용대출의 금리는 연이자로 무려 25퍼센트에서 35퍼센트에 이르는데, 이것은 이자제한법과 개정출자법 틈에 끼어서 ‘바람직하지 않지만 일일이 탓할 수는 없다‘는, 이른바 그레이 존에 속하는 금리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채무자 개개인에게는 매우 심각한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그래요.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습니다. 금리란등에 업힌 귀신 같은 거라서 갈수록 무거워지죠."

그리고 또 한 가지, 현금서비스라는 말의 마술 때문입니다. 신용대출을 받는 건,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볼썽사납게 여겨집니다. 그러나 신용카드로현금서비스를 받는 건 스마트한 느낌이 들죠. 게다가 금리도 신용대출에 비해 싼 것 같은 느낌이들어요. 그러나 그건 어처구니없는 착각입니다.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 금리는 연이자로 환산하면25퍼센트에서 35퍼센트 대기업 신용대출 금리와 비슷하죠. 그런데도 그 사실을 모르면 왠지 막연하게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가 안전하다고 믿어버리는 겁니다. 그것이 실수의 첫걸음이죠."

"그렇죠. 당신은 지금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 소비자신용 세계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건 잘 알았다. 구조적인 문제, 금리 문제, 서투른 행정, 부족한 교육. 그건 충분히 이해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갚을 수 없다는걸 뻔히 알면서 돈을 빌리고 곤경에 빠지는 건 결국 개인의 문제가 아닌가. 그 개인에게 약점이 있으니까, 세상을 우습게 보는 면이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추락하는 것이다. 그 증거로 일본 국민 전체가 다중채무자가 된 건 아니지 않은가. 나만 해도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 성실하고 제대로된 인간이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다중채무를 떠안은 것은 역시 본인에게 어떤 결함이나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난 말이죠, 강의 같은 데서 ‘어쨌거나 야반도주를 하기 전에, 죽기 전에, 사람을 죽이기 전에파산이라는 수단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십시오‘라고 이야기합니다. 청중들은 그걸 듣고 웃죠.
그러나 이것은 결코 웃을 일이 아닙니다. 파산에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직장을 잃어버리는 겁니다."

살아 있는 유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富의강물에 떠내려가는 버려진 이들의 무리.

돈의 멍에는 거리의 발목까지 휘감는다. 하물며 사람의 발목에는 얼마나 강하게 얽혀들까. 낚아채인 인간이 바짝 말라 죽어갈 때까지일까. 아니면 죽을힘을 다해 칼을 휘둘러서 발목을 끊어내고 도망칠 때까지일까.

・・・・・선생님, 어쩌다 이렇게 많은 빚을 지게 됐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난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그나저나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로 떠들어대는인간들은 왜 하나같이 목소리가 크고 멍청해 보일까.

혼마는 자기 집에 할부로 산 물건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대형가구나 전자제품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빚이 아니라 가게와 개별적인 계약을 맺어 조금씩 갚아나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분이 들었다‘는 것은 관리를 모두지즈코에게 맡겼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가구 색깔이나 전자제품의 기능 등은 모두 그녀의취향대로 결정되었다. 혼마에게 상담하는 건 예산뿐이었다.

"너무 많이 올라서 이젠 아무리 노력해도 내 집마련을 꿈도 꿀 수 없게 된 거죠. 그렇다보니 거주목적으로 집을 사려는 보통 사람들은 무리해서 대출을 받지 않아요. 현재 상황에서 부동산 관련으로 파산하는 사람들 중에는 투자 목적으로 빚을내서 부동산을 사들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요.
원룸맨션을 잘 굴려서 돈을 벌 생각으로 큰 빚을내는 거죠. 그런데 어쩌다보니 거품이 꺼지고 맨션 값이 폭락해버린 거예요. 지금 팔면 원금도 못받아요. 하지만 어쨌든 빚에 대한 이자는 내야 하잖아요. 이런 게 아니었는데, 아아 괴롭다………… 그렇게 되는 거죠. 그래서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많아요. 십대는 거의 없지만, 이십대에서 삼십대정도. 그리고 한참 간격이 벌어져서 퇴직금이나연금을 다 쏟아부은 중년들. 주식으로 날려버린사람도 많고요."

인간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벗어던진 웃옷에 체온이 남듯이. 빗살 사이에 머리카락이 끼어 있듯이. 어딘가에 무언가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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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2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차는 지금 봐도 섬뜻할듯요. 그때나 지금이나 사회 자체가 별로 달라지지 않았으니까 그렇겠죠.

대장정 2022-09-22 16:57   좋아요 1 | URL
네. 요즘 금리도 오르고 두렵습니다 😢 ㅠㅠ
 

1. 화차[火車]
생전에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실어나르는 불수레

2. 화차[火車]
화차(火車) 또는 화거는 이름 그대로 ‘화약(무기)을 실은 수레‘로, 하나 또는 다수의 화약무기를 설치하여 적에게 발사할 수 있게끔 만든 장비를 말한다. 송나라 대 처음으로 화약이 개발되어 군사적 용도로 이용되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하였다.  한국에서는 조선 문종 시기 제작된,  신기전을 다연장로켓 형태로 배치한 문종화차(文宗火車)가 제일 유명하며,
이 버전이 외국에서도 ‘Hwacha‘라는 고유명사로 잘 알려져 있다. 로켓 화살인 신기전 그 자체를 ‘화차‘라는 이름인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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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21 2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장정님 옆에 책📚수레가 🤗

대장정 2022-09-21 23:27   좋아요 2 | URL
冊車인가요? ㅎㅎ 안녕히 주무세요. 스콧님?

mini74 2022-09-22 1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보다 영화가 전 더 무서웠어요. ~ 신기전 영화는 재미없었습니다 ㅎㅎ

대장정 2022-09-22 14:01   좋아요 1 | URL
ㅎㅎ 그래요, 무섭기보담 재밌었어요. 글구, 전 신기전 재밌던데요3번 봤어요ㅠㅠ

mini74 2022-09-22 14:12   좋아요 1 | URL
기대가 넘 컸나봐요 ㅎㅎ김민희 연기,사채업자들 넘 무섭다라고요 ㅎㅎ

대장정 2022-09-22 15:47   좋아요 1 | URL
나뿐 사채업자들, 전, 다련장 🚀 날아갈때 감동ㅋㅋ
 

어떤 방법을 써서 가로챘을까

어느 쪽이든 이 ‘세키네 쇼코‘는 주도면밀하게 손을 써서 감쪽같이 진짜 행세를 한 것이다.
"그렇지만 한 인간이 완전히 다른 타인의 행세를 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일까요?"
추운 듯 어깨를 움츠리며 이사카가 말했다. 사실은 추운 게 아니다. 실내는 적당한 온도로 난방이 돌아가고 있고, 한기로 빨갛게 얼어붙었던 히사에의 뺨도 원래의 빛깔을 되찾았다.

"그러니 중요한 점은 어떤 경우든 A라는 관공서에 와서 ‘회사에 근무하게 됐으니 국민건강보험을 정지하고 싶다‘고 신청한 여자가 정말로 그 보험에 가입한 사람인지 확인하는 데 사진을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막도장과 건강보험증만 가지고 가면그만이에요. 다른 사람이 가도 알 도리가 없죠. 등본을 떼는 것뿐

이것은 비단 국민건강보험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호적 분가든 주민표 이전이든 다 마찬가지다. 서류로 신원을 확인하는 경우는 있어도 얼굴까지 조회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본적과 현주소 등 대략적인 정보만 파악하고 있으면,
그다음에 무엇을 하든 거의 발각 날 염려가 없는 셈이다.
다만 조건이 있다. 실제 본인이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절대조건이.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다. 혼마도 어젯밤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먼저 가족, 그리고 이어서 서서히 본인을.. 없앤다.
"당신은 얼른 청소부터 해요. 이따 점심이나 같이 먹게. 난 혼마 씨를 역까지 바래다주고 올게요." 히사에가 일어섰다. 몹시 심각한 표정이었다.

"화차여......"
"화차?"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혼마에게 이사카가 천천히뒷말을 이었다.
"화차여, 오늘은 내 집 앞을 스쳐 지나, 또 어느 가여운 곳으로가려 하느냐."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세키네 쇼코는 거기서 내리려 했다. 그리고 한 번은 내렸다.
그러나 그녀로 변신한 여자가 그것도 모르고 또다시 그 수레를불러들였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지? 혼마는 밤의 어둠 저편을 향해 마음속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게 바로 오해라는 겁니다. 오늘날 같은 현대사회에 신용카드나 대출 때문에 파산에까지 내몰린 사람은 오히려 상당히 고지식하고 겁이 많고 마음이 약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 점을 이해시키려면 먼저 이 업계의 구조부터 설명해야 할 겁니다."

그렇다면 어느덧 삼십이 년이 지났다.
"1960년, 그해는 일본 고도성장기의 원년이기도 하죠. 그만큼이 나라가 풍요로워지기 시작한 시기였어요. 크레디트 산업의 탄생은 시대의 필연적 결과이기도 했습니다."변호사는 말을 이었다. "또한 앞으로도 그러한 민간금융 업계의 존재 없이는 우리나라의 경제와 국민생활이 성립될 수 없겠죠. 이미 돌이킬 수 없는일입니다."

"전형적인 거품현상이라는 뜻인가요?"
변호사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말하는거품이 세간에서 작년에 터졌다고 일컫는 그 거품이라면, 그것과는 좀 다르다고 봅니다. 금융시장이란 애당초 환상입니다. 본래실체가 없는 거죠. 원래 화폐라는 것부터가 그래요. 그냥 종잇조각, 평평하고 둥근 금속 덩어리일 뿐이죠. 안 그래요?"

"앞서 말했듯이 금융시장은 본래 환상입니다." 변호사가 다시한번 반복했다. "그러나 그것은 말하자면 현실사회의 ‘그림자‘로서의 환상이죠. 때문에 자연히 한계가 있어요. 사회가 허용하는한계가 그걸 생각하면 소비자신용의 이런 비정상적인 팽창 양상은 아무래도 수상쩍어요. 본래 부풀일이 없는 곳을 무리한 방식으로 부풀리지 않는 한, 이 정도로 급격하게 성장할 리가 없죠. 이환상은 정상적인 크기보다 훨씬 크게 팽창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혼마 씨, 당신은 키가 꽤 크지만 그렇다 해도 이 미터는 안 되잖아요? 그런데 당신의 그림자가 십 미터나 드리운다면 아무래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변호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자, 그런데 키 이 미터의 소비자신용이 십 미터짜리 그림자를 드리워버린 가장 큰 원인은, 지금부터 말씀드릴 무차별 과잉여신과 고금리, 과도한 수수료 때문입니다. 지금부터가 본론입니다."
예를 들면, 하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일 년 전쯤 내가 개인파산 상담을 받은 사례인데, 스물여덟 살의 한 직장인이 당시 소지한 신용카드가 서른세 장에 부채 총액은무려 삼천만 엔에 이르렀습니다. 매달 손에 쥐는 급료는 이십만엔이었고, 다른 자산은 없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삼천만 엔… 일개 지방공무원인 혼마로서는 퇴직금으로도 만져볼 수 없는 금액이다.
"매달 이십만 엔을 버는 사람이 어떻게 삼천만 엔이나 되는 빚을 졌을까. 누가 그렇게 큰돈을 빌려줬을까. 어떻게 빌릴 수 있었을까. 이게 바로 과잉여신, 과잉융자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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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9-21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한 문장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대장정님^^

대장정 2022-09-21 18:53   좋아요 0 | URL
네, 얄라~~님 좋은하루 보내셨죠? 이제 즐거운 저녁시간입니다~~^^감사합니다
 

그런데 눈은 한밤중에 이미 그치고, 오늘 아침에는 어이가 없을 만큼 해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집 창문에서 밖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포장도로의 눈이 말끔하게 녹아 있고 젖은 콘크리트가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점점 말라가는 게 눈에보였다. 집 지붕이나 건물 처마에 널빤지처럼 매달린 딱딱한 눈덩이도 땀을 뚝뚝 흘리며 녹아내렸다.

"아하, 그렇군." 사장이 또다시 자기 머리를 어루만지며 (그러면 머릿속에 든 기억을 수정할 수있는 걸까) 말했다. "그래, 사파이어, 사파이어였어. 세키네 씨가 모습을 감췄을 때도 그 반지는 가져갔다던데요."

뭐니 뭐니 해도 이렇게 조그만 회사를 신주쿠최고의 노른자위 땅에서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작은 회사일수록 더욱 남다른 능력이 요구되는 법이다.
대기업을 굴리는 일은 어떻게 보면 컴퓨터로작동되는 자동조종장치가 설치된 점보제트기를움직이는 것과 같다. 매번 심각하게 조종사의 능력을 검증받지는 않는다.

청년이 이윽고 전화 통화를 끝내고 혼마 쪽으로 급히 돌아섰다. 그 바람에 옆에 있던 워드프로세서 프린터의 종이 받침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바닥으로 떨어졌다.
"아, 이런, 죄송합니다."
허둥지둥 다시 끼우면서 말한 탓에, 혼마가 아니라 떨어진 종이 받침대에다 대고 사과하는 것처럼 보였다.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면 상대가 위협적인 느낌을 받을 것 같아서 혼마는 자기 손 언저리로 시선을 돌렸다. 탁자 위에 볼펜으로 써놓은 낙서가 눈에 띄었다. ‘바보바보바보‘라고 쓰여 있었다. 의뢰인 중 하나가 변호사가 오기를 기다리다 끼적거린낙서일 것이다.
바보, 바보, 바보.

흔적을 남기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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