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석가탑은 높이가 8.2미터인데 진전사탑은 5미터로 현격히 축소되어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석가탑의 장중한 맛이 진전사탑에서는아담한 맛으로 전환되었다. 지붕돌의 기왓골이 석가탑은 거의 직선인데진전사탑은 슬쩍 반전하는 맵시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미감의 차이를 낳았다. 석가탑에는 일체의 장식 무늬가 없으므로 엄정성이 강한데진전사탑에는 아름다운 돋을새김이 친근감을 더해준다. 이것이 두 탑의차이다. - P146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차이는 불국사는 통일신라의 수도인 서라벌에 있고, 진전사는 변방의 오지에 있다는 사실이다. 불국사의 가람 배치는 다보탑과 함께 쌍탑인데 진전사는 단탑가람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불국사가 중대 신라를 살던 중앙 귀족의 권위를 상징한다면, 진전사는 지방 호족의 새로운 문화 능력을 과시했다. 중앙 귀족이 권위를 필요로 했다면 지방 호족은 능력과 친절성을 앞세울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 점은 보통 차이가 아니다. - P146

도의가 당나라에서 익힌 불법은 선종(禪宗) 중에서도 남종(南宗)선의골수였다. 달마대사에서 시작된 선종이 6조에 와서 남북으로 나누어져 남종선이 조혜능(曹溪慧能, 638-713)부터 다시 시작됨은 내남이 모두 알고 있는 바 그대로다. 달마대사가 "편안한 마음으로 벽을 바라보면서)"깨달음을 구했던 것이 혜능에 와서는 "문자에 입각하지않으며, 경전의 가르침 외에 따로 전하는 것이 있으니, 사람의 마음을 직접 가리켜 본연의 품성을 보고, 부처가 된다(不立文敎外別傳直指人心見性成佛)"고 호언장담을 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 P147

6대조 혜능의 뒤를 이어 8대조인 마조도일(馬祖道, 709~88)에 이르면 여기서 더 나아가 "타고난 마음이 곧 부처心卽佛) "임을 외치게 되는데, 이 외침은 곧 마조선사가 있던 지명을 딴 홍주종(洪州)의 진면목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마조의 뒤를 이은 9대조가 서당지장(堂智藏,735-814)인바, 도의선사는 바로 그 서당의 홍주종을 익히고 고국으로돌아온 것이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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