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가운데 취재를 구실로 ●●●●● 현지에 가서 그 지역 사람들한테서 종교의 발상이라고 할 만한 이야기를 들은 거야. 그게 그 인터뷰 녹취. 너무나 하찮은, 불쌍한 남자 이야기. - P-1

우리가 산으로 꾀는 것이라고 부르는 그건…. 그래. 틀림없이 가족을 갖고 싶어 했을 거야. 그러니 집요하게 신부를 계속 구하지 않았겠어? 외톨이니까, 산속에서 손짓하면서. 그건 신 같은 게 아니야. 어디까지나 우리랑 같은, 그저 바보 같은 남자. - P-1

동시에 그 돌에 대한 것도 알게 됐어. 사교 집단이 숭배하던 남자는 그저 희생자이고, 모든 원인은 그 돌에 있었다는 걸 말이야.
하지만 이미 돌은 그 종교 시설에는 없어. 어머니가 훔쳐서 빼돌렸으니까. - P-1

발자취를 뒤쫓지는 않았지만, 아마 여전히 어딘가에서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고 있겠지. 이를테면 종교 단체에서 다단계 판매 집단으로 껍데기만 바꿔서 말이야. - P-1

다단계 판매 집단이 외웠던 그 주문,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어. 그야 종교 단체 신자가 외운 것과 거의 같으니까. 잠입 보고 기사를 구멍이 뚫릴 만큼 읽었으니 잊을 리가 없지.
속여서 미안해. 처음부터 난 전부 알고 있었어. - P-1

바보 같지. 자기 어머니가 괴담이 되다니. 정말 웃기지도 않아.
하지만 나는 확인해야 했어. 유령이 된 어머니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아키라는 정말 되살아났는지. - P-1

하지만 어차피 한낱 괴담이니까 실체 따윈 없고. 폐허가 된 그 집에 가 봤지만, 어머니도, 아키라도 내 앞에는 나타나 주질 않았어. 그런 짓을 계속하는 걸 마음 한구석으로는 어리석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둘 수가 없었어.

그러다 당신과 만났지. - P-1

새삼스럽지만 한때나마 이런 나와 가족이 돼줘서 고마워. 이제야 겨우 과거의 저주에서 풀려나는구나, 그땐 그렇게 생각했어.
아이가 생겼을 때는 정말 기뻤어. 하지만 난 그 아이를 세상에 내보내질 못했지. 아직 이름조차 없던 그 아이. 사랑하는 것조차 할 수 없다니 다정한 당신은 용서해 주었지만,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없었어. 아니, 아냐. 무서웠어. 유산하고 이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돼버렸으니까 당신에게 버림받는 게 아닐까 두려웠어. 그래서 내가 먼저 이혼해 달라고 부탁한 거야.
미안. 새삼스럽네, 참. 울지 말고.
당신이 말했잖아.
따뜻한 가족을 갖고 싶다고. 미안해. 나로선 그 바람을 이루어 줄 수 없었어. - P-1

만약 이 세상에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고 사라져 버린다면 유령은 존재할 수 있을 거 같아?
인지하는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이 세상에 머무를 수 있지 않을까? 그만큼 모호하고 약한 존재라고 생각해 - P-1

유령으로서 어머니를, 아키라를 계속 존재하게 만들 생각이었어.
어리석고, 하지만 소중한 내 가족을. 마지막까지 가족이 될 수 없었던 내 가족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만큼 못 견디게 미우니까.
계속 존재시킴으로써, 바보 같은 가족의 모습을 계속 대중의 눈에 노출함으로써 복수하고 싶었어. - P-1

관계없는 당신을 끌어들여서 미안해.
나 말이야, 올해로 어머니가 죽은 나이가 되었어.
이제 이런 짓 그만두자고 생각했지. 질려버렸으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어쩔 수 없는 과거를 죽도록 조사하는 것도, 어리석기 짝이 없는 농담 같은 이야기를 계속 써내려 가는 것도. 차라리 오컬트 작가 따위 때려치우고 어디 숨어서 죽어버릴까, 그런 생각도 했지. 그런데 당신한테서 연락이 오고 말았어. - P-1

나는 그저 그 아이를 찾고 있을 뿐이다.
이것을 읽고 그 아이를 보는 사람이 나타나리라 믿고 계속 썼다. 세노를, 지히로를 이해해 주기 위해서.
설령 아키라를 본 사람이 어떻게 되더라도. - P-1

괴이한 존재는 때로 우리에게 구원이 된다.
우리는 항상 죽음을 두려워한다. 자신이 죽고 나면 어떻게 돼 버릴까. 소중한 사람이 죽은 뒤 어떻게 돼버릴까 두려워한다.
심장이 움직임을 멈춘 육체는 내버려두면 썩어서 흙으로 돌아간다. 또는 화장장에서 고온의 불에 타서 재가 된다. 하지만 그런 잔혹한 ‘현상’으로서의 죽음은 우리에게서 살아갈 의미를 빼앗는다.
사후의 세계라는 것은 분명히 있다.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매달리면서 어떻게든 인생을 보내고 있다. - P-1

선을 행하면 틀림없이 천국에 갈 수 있다. 악인은 지옥에 떨어진다. 신은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며 사십구재까지는 현세에 혼이 머무르고, 음력 칠월 보름이면 피안에서 돌아온다. 그렇게 믿음으로써 죽음 너머에 있는 ‘무(無)’로부터 계속 시선을 돌렸다. - P-1

그것은 두려움을 낳으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사후의 구원을 넌지시 알려준다.
우리는 그것을 믿음으로써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약한 존재다. 허구를 계속 믿다 결국 사실로 만들어버릴 만큼 애처로운 존재다. - P-1

생각해 보면 당신과 나는 서로 닮은꼴이었을지도 몰라.
서로 이해하기를 회피하고 자신만 지키며 살아온 인간이니.
당신과 처음 만났던 그날, 마치 거울에 비친 나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어.
그렇기에 더욱 당신에게 끌렸지.
나와 닮은 당신을 이해함으로써 그런 자신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으니까. - P-1

당신이 필사적으로 죽은 모친을 이해하려 했던 것처럼.
그리고 당신과 다시 가족이 되기 위해서.
줄곧 생각했어.
"겨우 그 아이가 내 눈에 보였어."
그렇게 당신이 말했을 때부터.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도 내게는 보이지 않아. 유령이. 당신의 동생이.
당신을 이해하고 싶어. 하지만 보이지 않아. - P-1

앞으로 당신이 이걸 읽는 날이 올까.
만약 내가 당신의 동생을 볼 수 있다면 그때는 다시 한번 가족이 돼줄까.

그때를 기다리고 있어. 계속.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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