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그렇게 들었습니다. 원숭이의 신이라고요." "그렇군. 걔한텐 그렇게 가르쳤지. 이보게, 말하는 거야 상관없지만, 세상에다 대놓고 쓰거나 이야기는 안 했으면 좋겠네." "알겠습니다. 저만 아는 이야기로 하죠." "그거는, 응? 신 같은 게 아냐. 그냥 남자지." "남자요?" "그래. 마사루라는 이름의 남자야." "그냥 남자를 사당까지 지어 모시고 있다고요?"
"마사루네는 마사루가 아직 어릴 적에 부친이 곰한테 물려 죽고, 모친과 둘이 살았거든. 모친도 몸이 약해서 자리보전만 겨우 했다는구먼."
"아마 쓸쓸했던 게지. 유일한 가족이 없어져서. 손주 얼굴 보고 싶다던 모친의 바람도 이루어 주지 못했으니까. 모친 간병하는 데 여념이 없어서 마을 회합에 얼굴 한번 내밀지 않고. 스물 넘어서도 장가도 못 갔다고 하대." "노이로제 상태였나…." "집에 틀어박혀 이상야릇한 인형 하나 꾸며놓고 종일 말을 걸고 그랬다는 거야. 제 신부라도 되는 것처럼.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가족을 갖고 싶었던 게지."
"남자가 여자더러 ‘당신 집에 감나무 있소?’ 하고 물어. 그러면 여자가 ‘있어요. 마침 감이 맺혔네요’라고 대답해. 그러면 또 남자가 ‘그 감을 받아도 되오?’라고 묻지. 여자는 ‘예. 따주셔요’라고 대꾸하는 거야. 물론 실제로는 감 같은 거 없어도 돼.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마음이 있는지 확인하는 풍습이야."
"뭐 그런 풍습이 있는데, 마사루에게 그걸 장난스레 가르친 놈이 있었던 거지. ‘감이 있는지 물으면 너도 신부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마사루는 그걸 실행했고요?" "아니, 뭘 착각했는지, 쉴 새 없이 온 마을 여자한테 ‘감이 있으니 이리 온’ 하고 다녔다는 거야."
"그랬는데… 어느 날 밤, 마사루네 집 근처 사는 여자가 죽은 채 발견된 거야. 머리가 깨져서. 이제 범인 찾는데, 마사루네 밭에서 피 묻은 커다란 돌이 발견됐지 뭔가. 어디서 들고 온 건지 모르지만, 이 주변 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검은 바위를 떼다 온 것 같은 큰 돌이었네. 그걸 발견하고 죽은 여자의 남편과 젊은이들이 마사루를 에워싸고 마구 때렸지."
"마사루는 그대로 맞아 죽었습니까?" "아니지, 반쯤 죽은 상태로 곁에 있던 여자를 죽인 큰 돌에 스스로 머리를 박아 죽어버렸다지 뭔가."
"아냐, 아냐. 그러고 나서 마을 여자가 몇 사람이나 죽었어. 다들 희한하게 죽었어. 그 돌에 머리를 박아서 죽어버렸거든. 마사루가 불러낸 거라는 말까지 나왔지." "마사루의 저주에 걸렸다?"
"그건 저기, 그래서야. 이렇게 비참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는 못 하니까. 그런데 마사루는 또 계속 모셔야 하고. 그래서 이름이 비슷한 ‘마시라사마’라는 원숭이 신으로 말하기로 하고 후세로 전한 거야. 실제로 나도 딸애한테 ‘마시라사마’라고 일렀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 옛날에 『월간 Q』에 실렸던 사교 집단 잠입 보고서에는 그 불쌍한 가짜 신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비명에 간 마을 사람 하나가 가짜 신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생긴 것이 사교 집단. 그녀들은 신을 대리할 돌을 사당에서 훔쳐내어 한 번 더 모심으로써 신을 숭배했다. 그리고 신앙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각지에 부적을 흩뿌려서 신의 존재를 널리 퍼뜨렸다. 힘을 되찾은 신은 일찍이 자신이 묻혔던 산으로 여자를 불러들였다. 모든 것은 ‘가족 만들기’. 오직 그것만을 위해서.
그렇게 해서 생긴 것이 사교 집단. 그녀들은 신을 대리할 돌을 사당에서 훔쳐내어 한 번 더 모심으로써 신을 숭배했다. 그리고 신앙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각지에 부적을 흩뿌려서 신의 존재를 널리 퍼뜨렸다. 힘을 되찾은 신은 일찍이 자신이 묻혔던 산으로 여자를 불러들였다. 모든 것은 ‘가족 만들기’. 오직 그것만을 위해서.
여기까지 읽고 당신 눈에 뭔가가 보이기 시작했을까? 만약 보였다면 더는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 앞으로 아무리 페이지를 넘겨도 기다리고 있는 결말이 바뀌지는 않을 테니까. 반대로 보이지 않았다면 부디 보일 때까지 읽어주길.
"내게는 보였어. 그러니 부디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길 바라."
하지만 내게는 그것이 보이지 않았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모습을 감추었다. 내가 지금도 찾고 있는 ‘어떤 인물’. 그것은 세노가 아니다. 그녀가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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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자와 선생은 유령이란 거 믿으시나? 그래. 그렇지. 나? 나는 말이지, 호러 작가니까 뜻밖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유령은 믿지 않아요. 오랜 세월 호러 작가로서 쌓아 온 경험에서 내린 내 지론이지만, 유령이란 건 사람의 공포심이 만든 거야.
공포의 대상은 전국 공통이지만, 동시에 시대를 초월하여 이름을 바꾸어가며 전승되기도 해요. 메리는 집 전화가 없어진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고, 때로는 문자 메시지로 연락하지. 이젠 뭐, 메리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괴담은 없어졌는지도 모르지만, ‘상대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시대를 뛰어넘어 계속 남을 거야.
산, 강, 바다에 대한 괴담이 시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 아닐까. 인간의 힘으로는 제어할 수 없는 자연에 대한 공포가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이름을 얻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거지.
다만 일부 예외는 있어. 아주 좁은 지역에만 알려질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건 그 지역의 독특한 괴담으로 전해지는 거야. ●●●●●의 초등학교가 바로 그런 거였고.
그러다 알게 된 게 어떤 학생과 그의 모친이 자살한 사건이고. 당시 사건이 보도된 신문 기사 사본도 있어. 취재 메모 사이에 끼워두었지. 꼼꼼한 성격은 이럴 때 도움이 된다니까. 자, 이거.
사망한 건 당시 11세였던 ○○ 아키라 군. 맞아, ‘了’라고 쓰고 아키라라고 읽지. 성은 ‘세노’였어. 그러니까 ‘세노 아키라’ 군.
왜 그래? 안색이 나쁜데? 괜찮은 거야? 아이고, 그래. 그럼 계속할게.
아까, 게재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잖아. 그게 이 집 이야기야.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아무도 안 사는 집을 두고 동네에서는 ‘부적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지. 거기에 빨간 코트를 입은 여자의 유령이 나온다면서. 그 모친이 종종 빨간 코트를 입었던 모양이야. 아무래도 현실에 아직 남아 있는 폐허에 관해서는 못 쓰겠더라. 게다가 쓰자고 맘먹으면 아무래도 실제 사건을 언급 안 할 수가 없는데 윤리적으로 그러면 안 되잖아. 그래서 그냥 묻어둔 거야.
아키라 군의 이야기도, 모친의 이야기도 학생들 사이에 전해지는 줄거리를 대체로 따랐지만, 이야기의 세부적인 면은 좀 각색을 했어. 목격자가 행방불명되어 버렸다면 누가 그 이야기를 들었겠냐 하는 거지. 후후.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정말 유령이나 그것과 비슷한 무언가가 있다면, 이건 적어도 인간에게 해가 되는 거야. 코로나바이러스랑 같을지도? 일단 엮여버리면, 무차별로 공격을 개시하지. 피해 정도도 다양하고. 너무나 부조리한 이야기야. 유령이 그런 거라면, 나는 지금까지 취재한 괴담을 씀으로써 독자에게 해롭기 짝이 없는 것을 흩뿌린 셈이 되는 거야. 아니, 그런 건 있을 리 없어. 있으면 배기겠어?
나는 유령을 믿지 않아. 그래서 지금도 평온하게 살고 있지. 나쁜 말은 안 할 테니 정체를 밝히려는 짓은 그만둬. 내가 하려고 했던, 학교에 전해지는 무서운 이야기의 근원을 규명하는 작업과, 하는 일은 같아도 목적이 달라. ‘유령의 정체, 알고 보니 마른 참억새’라는 속담도 있잖아. 유령의 정체가 마른 참억새였다면 한시름 놓지. 하지만 만약 그게 마른 참억새가 아닌 무언가였다면 선생은 어쩔 거야?
나는 점프하는 여자와 아이의 괴담에서 모자가 자살한 충격적인 사건이 준 공포가 만들어낸 소문이라는 마른 참억새를 보았어. 그런데 선생은 뭘 볼 생각이야?
…그나저나 선생은 결혼은 하셨나? 이런 일만 하다 가족한테 걱정 끼치고 그러면 안 돼. 아, 아, 혼자시구먼. 그렇지, 이 업계에는 많지. 나도 남 말을 할 때가 아니지만 말이야. 뭐? 어머 그래요. 이혼을…. 뭐, 요즘 시대에 드문 일도 아니니까. 밥은 제대로 챙겨 먹어? 혼자면 돌봐 주는 사람도 없어서 큰일이야. 보니까 제대로 챙겨 먹는 거 같지 않네. 안색이 안 좋아. 편의점 음식만 먹으면 안 돼. 이런 괴담만 쫓아다니다 보면 아무래도 우울해질 거야. 괜찮으면 내가 아는 애를 소개해 드릴까? 착하고 성실한 애야.
「오리타 씨, 상담하셨던 그 건, 찾아냈습니다! 예전에 저희 주간지에서 취재한 ●●●●●의 사건에 등장하는 망상병 여자가 보낸 편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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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씨
오랜만입니다. 세노입니다. 저를 기억하십니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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