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말하다
레프 톨스토이, Leo Tolstoy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는 19세기 러시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가 겸 사상가로 평가받는 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죽고, 친척들 손에 자라났다. 16세가 되던 1844년 카잔대학교에 입학 했으나 형식적인 교육에 실망해 1847년에 중퇴했다. 공허한 생활에 염증을 느낀 톨스토이는 1851년 형 니콜라이를 따라 카프카즈 의용대에 들어가 포병 장교가 된다. 군대에 복무하면서쓴 『유년 시절』이 잡지 『현대인』에 실리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제대 이후, 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는 동시에 농민들의 열악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교육에 힘을 쏟는다. 1859년에는 농민 학교를 짓고 창작과 별개로 교육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
1862년 지적 관심이 충만했던 중산층 출신 소피야 안드레예브나 베르스와 결혼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탓인지 아내에게 모성을 몹시 강조했다. 소피아는 열세 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한편, 틈나는 대로 톨스토이의 원고를 교정하고 교열했다.
18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를 집필 했다. 1880년대 들어서 톨스토이는 원시 그리스도교로 회귀하고, 단순하고 간소한 생활을 유지하며,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유재산을 부정하고 농민 계몽에 힘쓰는 금욕주의자로 변신했고, 말년에는 러시아 민중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오래도록 구전되는 설화를 다시 쓰는 일에 몰두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도 그 작품 중 하나다. 또다른 대작 『부활』도 이 시기에 쓰였다. 톨스토이는 순례자가 되겠다고 집을 나선 며칠 후, 1910 년 11월 7일 아스타포보 역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작품을 말하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What Men Live By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가 한평생 붙잡았던 화두인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해 주는 단편이다. 민중의 가슴을 적시기 위해 쓰인 작품이라 쉽고 따뜻하고 뭉클하다.
종교에 귀의한 후 원시 그리스도교가 지닌 미덕이 사람들과 세상에 스며들기를 원했던 그의 간절한 바람이 잘 녹아든 작품이기도 하다.
제화공 세묜이 신에게 버림받아 세상에 온 미하일을 돌보는 이야기지만, 이 ‘돌봄’은 결코 일방적인 것은 아니다. 세묜은 구두 만드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지만 사는 일은 힘겹기만 하다. 빵값은 비싼 데 품삯은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게다가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해 새 외투도 살 수없다. 고단한 생활과 빠듯한 생계 앞에서 긍정적인 삶의 방식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세묜은 인간성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분투한다. 이 과정에서 미하일은 세묜과 그의 가족에게서 인생의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 알게 한다. 세묜은 사람의 가치가 물질적 풍요에 있지 않고, 사랑과 이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한, 미하일이 지닌 신비로운 힘과 그의 선한 영향력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
미하일이 발견된 곳은 공교롭게도 예배당 앞이었다. 이는 민중들과 멀어진 당시 기독교에 대한 비판 의식이 담겨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미하일은 신이 던진 세 질문,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무엇이 주어지지 않았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했다. 이 질문은 작품의 후반부에 등장하는데, 덕분에 우리는 이전에 있었던 여러 사건을 복기할 기회를 얻는다. 동시에 천사 미하일이 왜 세 번 웃었는지 알게 되면서 그를 따라 자연스럽게 미소 짓게 된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계획해서가 아니라, 사람 안에 있는 사랑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 다.”라는 미하일의 말은 이 작품의 주제 의식을 관통한다. 사람을 어지럽히는 무수한 유혹과 삶을 뒤흔드는 갖가지 사건 사이에서 사랑이 갖는 힘과 가치를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 안에 사랑이 있고, 사랑이 주어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며, 마침내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깨달음은 시공을 초월해 여전히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사랑하라!‘는 말을 건네는 이 책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자신의 깊은 종교적 신념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사랑과 연민이야말로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근본임을 강조했다.

세계를 말하다
‘입고’ ‘먹고’ ‘사는’ 사랑, 그리고 애칭
톨스토이는 후반기에 쓴 작품들에서 사랑과 선을 실천하라고 이야기한다. 이 사랑의 대상은 비단 가족이나 연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랑은 헐벗은 자, 굶주린 자, 몸 누일 곳 없는 자들에 게까지 향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주인공 세묜의 직업이 제화공인 것도, 그들이 빵값이 없어 걱정하는 나날을 보내는 것도, 예배당에서 발견한 미하일이 갈 데가 없는 것도, 삶의 바탕을 이루는 의식주의 중요성을 드러내 준다. 그의 작품에서 의식주는 누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것이 된다.
톨스토이는 작품을 통해 외면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든든한 초석임을 이야기한다. 세묜은 미하일을 보고 고민에 빠진다. ‘네 돈을 도둑질할까 봐 두려운 거야? 에이, 세마. 그건 좋지 않지!’ 외면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을 때, 세묜은 스스로를 가리켜 ‘세마’라고 일컫는다. 세마는 세묜의 애칭이다. 한편, 세묜이 미하일의 이름을 알게 된 뒤 곧장 ‘미하일라’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것 또한 사랑의 발현이다. 사랑이 필요한 순간, 애칭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가 미하일을 부를 때 “사랑하는 사람아”라고 버릇처럼 말하는 것 또한 사랑의 실천이다. 사랑이 계속되 어야 한다고 재확인하는 것이다.
문학에서 신앙으로
톨스토이는 젊은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혀 온 삶의 목적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했다. 과학, 철학, 역사, 문학 등 여러 분야의 책을 탐독하며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 실패는 곧바로 정신적 위기로 이어졌고 이때 톨스토이는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 사는 게두렵고 삶이 불명확하고 불투명하게만 느껴졌다. 그때 쓴 책이 『고백록』(1879)이다. 이 책에서 그는 그간 신봉해 왔던 ‘이성’이 비이성적이었음을 고백했다. 또한 자기 자신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해서 일할 때, 삶의 의미가 발견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1885)를 쓰기 전, ‘인간은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살아야 하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을 『고백록』에 먼저 담은 셈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상류 계층으로서 자기의 삶이 철저히 거짓과 위선 위에 세워 졌음을 자각한다. 청빈과 금욕을 한껏 예찬하면서도 정작 안락한 삶을 버리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엄습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때부터 그는 문학보다 종교 사상에 더욱 몰두한다.
톨스토이에게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허위의식을 벗어 버리는 ‘실천’에 있었다. 그는 기존의 복음서 네 권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복음서』(1883)를 펴냈다. 그러나 ‘독선과 신비로부터 해방된 기독교’를 만들겠다는 그의 원대한 꿈은 정교회로부터 파문당하면서 좌절되고 만다. 이 때문에 후대인들은 예술가 톨스토이와 사상가 톨스토이를 구분해 평가하기도 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세계문학그림책 | 오은 저자(글) · 조아름 그림/만화 · 레프 톨스토이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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