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Men Live By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톨스토이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무엇이 주어지지 않았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P-1
성실한 제화공 세묜이 있었다. 바지런히 구두를 만들었지만 품삯은 싸고 빵 값은 비싸서 늘 가난했다. 딱 한 벌 있는 외투는 낡을 대로 낡았지만, 새로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것은 아내와 함께 입는 유일한 외투였다. - P-1
가을쯤 양 모피 살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모아 둔 3루블에 농부에게 받을 5루블 20코페이카를 보태면새 옷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농부에게서 고작 20코페이카밖에 받지 못했다. - P-1
세묜은 혼잣말을 했다. "20코페이카 은전 하나로 술 마시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는 그날 술에, 가난에, 가련한 신세에 취해버렸다. - P-1
투덜대며 집에 오는 길, 세묜은 예배당 뒤에서 한 사람을 보았다. 무슨 영문인지 그는 벌거벗은 채로 앉아 있었다. ‘다가갈까, 아니면 그냥 지나갈까?’ 그 사람을 본 이상, 못 본 척 지나칠 수는 없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사람은 세묜을 힘없이 쳐다보았다. 세묜은 그 시선에 선선히 마음을 빼앗겼다. - P-1
세묜은 자기 외투를 벗어 그에게 입혀 주었다. "어디서 온 겐가?" "저는 이곳 사람이 아닙니다." 세묜은 취기가 가셔서 추위가 고통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 집에 가세. 좀 지내다 떠나게나." - P-1
세묜의 아내 마뜨료나는 새 외투에 대한 기대감으로 남편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때 남편과 낯선 사람이 집에 들어섰다. 얼큰한 술 냄새도 함께였다. 탕진의 냄새였다. - P-1
마뜨료나는 욕을 퍼붓고 싶었지만, 나그네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마뜨료나, 당신 안에는 신이 없는가?" 세묜이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다시 나그네를 바라보자 마뜨료나의 마음이 차분해졌다. "한술 자시던가." 한참 나그네를 바라보고 있자니 이상하게도 그가 좋아졌다. 나그네가 마뜨료나를 향해 해맑게 미소 지었다. - P-1
"그나저나 누군가에게 강도를 당한 거요?" 마뜨료나가 물었다. "신이 저를 징벌하셨습니다." 마뜨료나는 당장 입을 옷을 나그네에게 건넸다. 속상했지만 나그네의 미소를 떠올리자 이내 행복해졌다. 그 속상함을 풀 곳은 남편이었다. "세묜!" "왜?" "우리는 주는데, 왜 우리한테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가난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 P-1
다음 날 아침, 세묜이 말했다. "귀한 손님, 밥벌이는 해야 하지 않겠나. 무슨 일을 할 줄 아는가?" "아무것도 할 줄 모릅니다." 세묜이 놀란 마음을 추슬렀다. "할 마음만 있으면 되네." "사람들이 일을 하니 저도 하겠습니다." "자네 이름이 뭔가?" "미하일입니다." "자, 미하일라, 나를 잘 따라 하게." 세묜은 실을 집어 손에 두르고 매듭을 짓기 시작했다. - P-1
미하일라의 바느질 솜씨는 일품이었다. 사흘째부터 숙련된 제화공처럼 일하기 시작했다. 평생 이 일을 해온 세묜보다 실력이 나았다. 한겨울의 어느 날, 몸집이 커다란 신사가 집 안에 들어섰다. "잘 듣게, 제화공. 이 물건이 보이는가?" 고급 가죽이었다. "보입니다, 나리." "1년 내내 다녀도 비틀어지지도, 터지지도 않는 장화를 만들어 주게나. 그렇게만 된다면 10루블을 주겠네. 대신, 그 전에 장화가 터지면 자네를 감옥에 집어넣겠네!" - P-1
미하일라는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자네, 사랑스러운 사람아, 이게 무슨 짓인가!" 미하일라가 만들어 놓은 목 없는 신발을 보고 세묜은 당황했다. 장화를 망쳤다는 소문이 벌써 난 것일까? 때마침 신사의 집에서 온 하인이 문을 쾅쾅 두드렸다. "나리께 장화는 더 이상 필요 없소. 나리께서 돌아가셨소."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미하일라가 목 없는 신발을 건넸다. 죽은 사람에게 신길 신발이었다. - P-1
몇 년이 흘렀다. 한 여자가 쌍둥이 여자애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이 아이들에게 가죽 구두를 맞춰 주고 싶어요." 두 아이가 똑 닮았지만, 그중 한 아이는 다리를 절뚝였다. "이 아이는 어쩌다 이렇게 되었습니까?" 치수를 재던 세묜이 여자에게 물었다. "어머니한테 눌려서 이렇게 되었어요." 마뜨료나가 끼어들었다. "아주머니가 애들 엄마 아닌가요?" "아닙니다. 이 아이들은 내 양녀들입니다. 내 아이는 신이 데려가셨거든요." - P-1
한번 말문이 터지자, 여자의 입에서 이야기가 술술 쏟아져 나왔다. "6년 전, 이 아이들의 부모가 며칠을 사이에 두고 운명했답니다. 엄마는 아이들을 낳고 한 아이 위에 쓰러져 있었어요. 참 선량한 사람들이었는데……. 이웃인 제가 일단 아이들을 데려왔지요. 8주가 된 제 아들과 이 두 아이, 그날부터 제가 젖을 먹여 키우기 시작했지요. 슬프게도 아들은 두 돌 때 땅에 묻었답니다.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과연 제가 살 수 있었을까요?" 이야기를 듣는 미하일라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 P-1
"마침내 신이 저를 용서하셨어요." 미하일라가 두 주인에게 인사하며 말했다. "자네를 붙잡지는 않겠네.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나? 지금껏 자네는 딱 세 번 미소를 지었네. 그때마다 빛이 났고." 미하일라가 말했다. "저는 신이 내린 벌을 받는 중이었어요.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는지, 사람에게 무엇이 주어지지 않았는지,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알게 된 뒤에야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어요." - P-1
그제서야 세묜과 마뜨료나는 미하일라가 누군지 알게 되었다. "세묜은 저를 지나치지 않았고 마뜨료나는 저를 내치지 않았죠. 그 때문에 저는 사람 안에 사랑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1년 뒤 우람한 신사가 찾아왔잖아요. 그때 신사 어깨 너머로 제 친구인 죽음의 천사를 보았습니다. 그는 1년간 신을 수 있는 신발을 주문했지만, 저는 그가 죽을 것을 알았지요.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 그것은 자기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세 번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들을 먹이고 키운 여자를 보니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랑이지요." 세 번의 미소는 세 차례의 깨달음이었다. - P-1
한 사람에서 나그네로, 식구이자 제화공으로, 그리고 지금은 천사가 된 미하일라가두 사람의 눈앞에 있었다. 커다란 빛을 내뿜으며 천사의 날개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 P-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