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묘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부록 1] 『흑묘관의 살인』 등장인물의 서사적 기능과 역할


1. 사건의 중심인물

가. 아유타 도마 / 아모 다츠야(60세)

ㅇ 기억상실에 걸린 전 흑묘관 관리인 ‘아유타 도마’로 등장하여 자신이 쓴 것으로 보이는 수기의 진실과 자신의 정체를 밝혀달라고 시시야에게 의뢰하는 사건의 출발점

ㅇ 실제로는 흑묘관의 원래 주인이자 진화론을 연구한 생물학자 아모 다츠야로, ‘아유타 도마’라는 인물 자체가 수기와 기억상실을 이용해 만들어진 또 하나의 정체 트릭

ㅇ 조카이자 양녀인 리사코에게 뒤틀린 집착을 품고 그녀가 성장해 여성이 되어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살해한 뒤 시신을 관의 숨겨진 공간에 감춘 과거의 살인자

ㅇ 홋카이도 구시로 부근과 오스트레일리아 타스마니아에 서로 거울상처럼 대응하는 백묘관과 흑묘관을 짓게 한 장본인으로, 작품의 인물 트릭과 장소 트릭을 동시에 연결하는 핵심인물

ㅇ 레나가 살해된 것이 아니라 심장마비로 급사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자신의 과거와 흑묘관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밝히지 않아, 히카와가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르게 만드는 간접적인 원인 제공자

ㅇ 독자가 ‘아유타는 누구인가’라는 인물의 정체에 집중하는 동안 정작 ‘아유타는 어디에 있었는가’라는 더 큰 공간적 수수께끼를 놓치게 만드는 작품 전체의 미스디렉션을 담당


나. 시시야 가도미 / 시마다 기요시(41세)

ㅇ 추리작가로서 기억을 잃은 아유타의 의뢰를 받아 가와미나미와 함께 수기를 분석하고 흑묘관의 위치와 아유타의 정체를 추적하는 탐정 역할

ㅇ 관계자들의 증언과 수기에 남은 단서를 따라 구시로와 아칸까지 이동하며, 독자가 수기 속 사건의 무대를 홋카이도라고 확신하게 만드는 현재 시점의 탐색을 주도

ㅇ 수기 속에 흩어져 있던 일몰시각, 태양의 방향, 언어, 긴급전화번호, 동물, 경찰차 등의 단서를 다시 연결하여 사건의 실제 무대가 홋카이도가 아니라 남반구의 타스마니아였음을 간파

ㅇ 아유타 도마와 아모 다츠야가 동일인이라는 인물의 정체뿐 아니라, 아칸에서 발견한 관이 흑묘관이 아니라 백묘관이라는 사실까지 밝혀 작품의 ‘사람의 정체’와 ‘관의 정체’를 동시에 해결

ㅇ 범죄의 진상을 밝혀낸 뒤 아유타에게 자수 여부를 맡기는 태도를 보여, 관 시리즈에서 반복되는 시시야 특유의 ‘진실의 해명과 법적 책임의 분리’를 다시 드러냄


다. 가와미나미 다카아키(25세)

ㅇ 기단샤 편집자로 아유타의 편지를 처음 받고 그의 이야기를 들은 뒤 시시야에게 사건을 연결하는 현재 시점의 주요 관찰자이자 독자의 대리자

ㅇ 시시야와 함께 관계자들을 만나고 홋카이도까지 이동하여 흑묘관의 실재 여부를 추적하며, 독자가 시시야의 추리를 따라갈 수 있도록 사건의 탐색과정을 전달

ㅇ 시계관 사건을 이미 경험한 인물로서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또 하나의 관이라는 사실에 관심을 보이며 ‘관 시리즈’의 연속성을 담당

ㅇ 시시야와 달리 수기 속 장소를 홋카이도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작품이 독자에게 심어놓은 공간적 선입견을 그대로 공유하는 인물


2. 흑묘관 수기 속 젊은이들 ― 록밴드 ‘세이렌’

가. 가자마 유키(22세)

ㅇ 흑묘관 당시 소유자의 아들이자 해체를 앞둔 록밴드 ‘세이렌’의 기타리스트로, 친구들을 흑묘관으로 데려와 수기 속 사건이 벌어질 인적 조건을 형성

ㅇ 사촌인 히카와 하야토와 기노우치 신, 아사오 겐지로를 흑묘관에 모이게 하고, 기노우치와 함께 여행 중이던 레나를 만나 흑묘관으로 데려옴으로써 이후 사건의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

ㅇ 레나의 죽음과 아사오의 죽음을 직접 경험한 수기 속 주요 인물이지만, 이후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

ㅇ 가자마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이 함께 사망함으로써 저택의 소유관계가 변하게 되고, 이후 히카와의 어머니가 저택을 상속하는 배경을 형성

ㅇ 수기 속 사건의 직접적인 생존 증언자가 될 수 있었던 인물이 현재 시점에는 이미 사망해 있다는 점에서, 시시야와 가와미나미가 과거의 진상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시간적 단절을 보여줌


나. 히카와 하야토(23세)

ㅇ 가자마 유키의 사촌이자 대학원에서 형태학을 연구하는 학생으로, ‘세이렌’의 피아니스트

ㅇ 생물학자인 아모 다츠야의 연구와 학설에 관심을 보여 흑묘관과 아모의 과거를 생물학과 진화론의 문제로 연결하는 인물

ㅇ 자신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으로 여기지만, 술과 약물에 의해 이성을 잃고 기억까지 끊긴 경험 때문에 자신이 레나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견디지 못함

ㅇ 그 가능성을 지워버리기 위해 아사오 겐지로를 살해한 뒤 ‘레나를 죽이고 자살한 범인’으로 위장하는 실제 살인자

ㅇ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이성적으로 진짜 살인을 저지른다’는 역설을 통해 작품의 살인동기를 구성


다. 기노우치 신(22세)

ㅇ 가자마 유키의 친구이자 ‘세이렌’의 드러머로, 흑묘관에 머무는 젊은이들 가운데 한 명

ㅇ 가자마와 함께 여행 중이던 레나를 만나 흑묘관으로 데려와 이후 사건이 벌어지는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

ㅇ 술과 약물이 뒤섞인 젊은이들의 일탈에 참여하여 흑묘관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혼란과 기억의 공백을 함께 경험

ㅇ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밖으로 뛰어나가는 모습 등 수기 속 행동을 통해 독자가 당시 계절을 ‘홋카이도의 여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생활묘사의 한 축

ㅇ 살인의 핵심 당사자는 아니지만 레나의 죽음 이후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 불안정한 집단 상황을 구성하는 인물


라. 아사오 겐지로(21세, 피살자)

ㅇ ‘세이렌’의 베이시스트로, 가자마, 히카와, 기노우치와 함께 흑묘관에 머무는 젊은이

ㅇ 레나의 죽음 이후 누가 그녀를 죽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의심과 불안에 휩싸임

ㅇ 실제로는 레나를 죽이지 않았음에도 히카와가 자신의 범행 가능성을 지우기 위한 희생양으로 선택하면서 살해됨

ㅇ 히카와에 의해 ‘레나를 살해한 뒤 죄책감 때문에 자살한 범인’으로 조작되어, 진짜 살인자가 자신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만들어낸 가짜 범인 역할을 담당

ㅇ 아무런 살인도 저지르지 않았으면서 히카와의 자기보존 논리 때문에 목숨을 잃어, 범인의 개인적 사정 때문에 죄 없는 사람이 희생되는 구조를 보여줌


3. 흑묘관에 들어온 외부인

가. 츠바키모토 레나(25세)

ㅇ 여행 중 가자마와 기노우치 일행을 만나 흑묘관으로 따라온 여성으로, 원래 관이나 아모 다츠야의 과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외부인

ㅇ 젊은이들과 함께 술과 약물이 뒤섞인 밤을 보낸 뒤 다음 날 아침 숨진 채 발견되어 수기 속 사건을 본격적인 ‘살인사건’처럼 보이게 만드는 인물

ㅇ 실제 사인은 타살이 아니라 심장마비에 의한 급사이지만, 아유타가 이를 밝히지 않으면서 젊은이들이 자신들 가운데 살인자가 있다고 오해하도록 만드는 사건의 도화선

ㅇ 레나의 죽음 자체는 살인이 아니지만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오해가 히카와의 아사오 살해를 촉발하므로, ‘살인이 아닌 죽음이 진짜 살인을 만들어내는’ 구조의 중심

ㅇ 아무런 원한관계도 없이 우연히 흑묘관에 들어왔다가 죽음을 맞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사건의 우연성과 비극성을 보여줌


4. 아모 다츠야의 과거

가. 아모 리사코(피살자)

ㅇ 아모 다츠야의 조카이자 양녀로, 외부에는 행방을 알 수 없는 인물로 제시되어 아모의 과거에 숨겨진 비밀을 형성

ㅇ 성장하며 소녀에서 여성이 되어가는 모습을 아모가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그의 뒤틀린 집착과 살인의 대상이 됨

ㅇ 결국 아모에게 목 졸려 살해된 뒤 흑묘관의 숨겨진 공간에 시신이 감춰져, 관 자체가 오랜 범죄를 품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과거 사건의 피해자

ㅇ 현재의 수기 속 젊은이들 사건보다 이전에 벌어진 진짜 살인을 드러내어, 독자가 레나의 죽음에 집중하는 동안 또 하나의 살인이 이미 관 속에 묻혀 있었음을 보여줌

ㅇ 아모의 광기와 흑묘관의 어두운 과거를 연결하는 핵심 피해자


5. 아모 다츠야의 과거를 증언하는 인물

가. 구마시로 슌노스케(70세)

ㅇ 아모 다츠야가 학창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인물로, 시시야와 가와미나미가 아모의 과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

ㅇ 아모의 성격과 과거, 인간관계 등에 관한 기억을 전달하여 수기 밖에서 사건의 배경을 복원하게 하는 핵심 증언자

ㅇ 나카무라 세이지와도 인연이 있어 아모와 나카무라를 연결하고, 흑묘관과 백묘관이 만들어진 과거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인적 연결고리를 형성

ㅇ 현재의 ‘아유타 도마’와 과거의 ‘아모 다츠야’를 이어주는 외부 조사축의 주요 인물


나. 구마시로 히로요

ㅇ 구마시로 슌노스케의 손녀로, 시시야와 가와미나미가 구마시로를 방문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보조적 인물

ㅇ 사건의 진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노년의 구마시로와 외부에서 찾아온 두 사람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


다. 다치바나 데루코(63세)

ㅇ 아모 다츠야와 같은 대학에 재직했던 관계자로, 대학 시절의 아모를 알고 있는 과거 인물

ㅇ 시시야와 가와미나미에게 아모의 연구와 대학생활, 인간관계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여 기억을 잃은 ‘아유타’와 과거의 ‘아모 다츠야’를 연결하는 증언자

ㅇ 아모가 단순한 기괴한 저택의 소유자가 아니라 실제 대학사회에서 활동했던 생물학자였음을 확인시켜 그의 과거를 구체화

ㅇ 구마시로와 함께 서로 다른 방향에서 아모의 과거를 복원하여 시시야가 아유타의 정체에 접근하도록 돕는 인물


6. 흑묘관의 소유·관리와 현지 관계자

가. 히카와 하야토의 어머니

ㅇ 가자마 유키의 가족과 친족관계에 있는 인물로, 가자마와 그의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저택을 상속

ㅇ 수기 속 사건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가자마 일가의 사망 이후 저택의 소유권이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설명하는 인물

ㅇ 흑묘관 사건의 주요 인물인 히카와 하야토의 어머니이기도 하여, 가자마 일가와 히카와 가문 사이의 가족관계와 저택의 소유관계를 연결


나. 아다치 히데아키

ㅇ 오스트레일리아 타스마니아에 있는 흑묘관의 토지와 가옥을 현지에서 실질적으로 관리하던 일본인 관리대리인

ㅇ 저택 소유자를 대신해 흑묘관의 관리 실무를 맡았으며, 가자마 유키 일행이 저택을 이용하기에 앞서 관리인 아유타 도마에게 연락해 준비하도록 지시

ㅇ 아모 다츠야가 ‘아유타 도마’라는 가짜 신분으로 흑묘관에 계속 은둔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현지에서 실질적인 거주와 관리를 뒷받침한 인물로, ‘과거를 숨긴 관리인’이라는 사건의 기본 설정을 가능하게 만든 필수적인 조력자

ㅇ 1990년 시시야 일행은 수기에 나온 ‘아다치’를 찾으면 저택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아칸의 전화번호부를 조사하지만 그의 전화번호를 찾지 못함

ㅇ 그러나 이는 당연한 결과로, 히데아키는 아칸 주민이 아니라 실제 흑묘관이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타스마니아에 살고 있었음. 전화번호부에서 ‘아다치’를 찾지 못한 사실 자체가 뒤늦게 보면 사건의 무대가 일본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단서가 됨


다. 성명 미상의 전파상 주인

ㅇ 아칸초에서 오래전부터 전파상을 운영해온 인물로, 시시야와 가와미나미가 숲속 저택의 위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현지의 핵심 증언자

ㅇ 과거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 저택의 전자제품을 수리하기 위해 직접 방문했던 경험이 있어, 다른 지역 주민들이 알지 못하는 관의 존재와 대략적인 위치를 기억하고 있음

ㅇ 처음에는 오래전 기억을 더듬지만, 당시 저택까지 찾아갔던 길을 떠올려 약도를 그려줌으로써 시시야 일행이 관으로 향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


7. 아다치 가문과 관 시리즈의 연결

가. 아다치 모토하루

ㅇ 아다치 히데아키의 형으로, 아모 다츠야가 학창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구마시로 슌노스케의 지인

ㅇ 아다치 데루미의 남편

ㅇ 사건에 직접 관여하는 인물은 아니며, 히데아키와 데루미를 가족관계로 연결하는 인물


나. 아다치 데루미

ㅇ 아다치 모토하루의 아내로, 『시계관의 살인』에서는 고가 미치노리의 여동생이자 고가 유키야의 후견인으로 등장했으며 오스트레일리아에 거주

ㅇ 『흑묘관의 살인』 마지막 설명에서 모토하루의 아내이며, 흑묘관을 관리했던 아다치 히데아키와도 가족관계로 이어져 있음이 밝혀짐

ㅇ 『시계관의 살인』에서도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한 관과 얽혀 있던 인물이, 이번에는 또 다른 세이지의 관인 흑묘관과 가족관계를 통해 다시 연결됨

ㅇ 세이지가 설계한 서로 다른 관에 같은 인물이 연이어 얽혀 있다는 기묘한 현실을 보여주며, 『시계관의 살인』과 『흑묘관의 살인』을 이어주는 관 시리즈의 연결인물


8. 두 개의 관을 만든 건축가

가. 나카무라 세이지(향년 46세)

ㅇ 아모 다츠야의 의뢰를 받아 홋카이도와 타스마니아에 서로 대응하는 두 채의 저택을 설계하여 작품의 가장 거대한 장소 트릭을 물리적 공간으로 구현한 건축가

ㅇ 북반구의 구시로 부근과 남반구의 타스마니아라는 서로 반대되는 지리적 조건을 이용해 계절, 태양의 방향, 일몰시각까지 뒤집히는 ‘지구 규모의 거울관’을 만들어냄

ㅇ 백묘관(白兎館, 흰 토끼의 관)의 흰 토끼와 흑묘관(黒猫館, 검은 고양이의 관)의 검은 고양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라는 대응관계를 건축 속에 구현하여 작품 전체의 상징체계를 완성

ㅇ 독자는 시시야가 찾아간 홋카이도 아칸의 저택을 당연히 수기의 흑묘관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곳이 백묘관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나카무라 세이지의 건축 자체가 작품 최대의 반전이 됨

ㅇ 다른 관 시리즈에서 비밀통로, 시간장치, 기하학적 구조 등이 살인 트릭을 가능하게 했다면, 『흑묘관의 살인』에서는 두 건축물을 지구 반대편에 배치하는 발상 자체가 트릭이 되어 ‘관’이 단순한 무대를 넘어 작품의 핵심으로 기능


9. 인물구조의 종합적 의미

가. 두 개의 ‘정체’가 병행되는 구조

ㅇ 아유타 도마가 사실 아모 다츠야라는 ‘인물의 정체’와 아칸에서 찾아낸 관이 사실 흑묘관이 아니라 백묘관이라는 ‘공간의 정체’를 병렬적으로 배치

ㅇ 독자가 아유타의 기억상실과 아모의 행방에 집중하도록 만들어 사람의 정체를 가장 큰 미스터리처럼 보이게 한 뒤, 마지막에는 그보다 훨씬 큰 장소의 반전을 제시

ㅇ 결국 “아유타가 누구인가”보다 “아유타가 어디에 있었는가”가 작품 전체를 뒤집는 더 큰 수수께끼로 기능


나. ‘살인이 아닌 죽음’이 ‘진짜 살인’을 만드는 구조

ㅇ 레나는 살해당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급사가 살인으로 오해되고, 그 오해를 견디지 못한 히카와가 아사오 겐지로를 실제로 살해

ㅇ 아유타가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침묵함으로써 자연사 → 살인 의혹 → 실제 살인이라는 인과관계가 형성

ㅇ 현재 사건의 핵심은 범인의 치밀한 살인계획이라기보다 인물들의 은폐와 오해, 자기보존이 연쇄적으로 새로운 범죄를 낳는 과정에 있음


다. 관의 트릭과 인물의 비극

ㅇ 나카무라 세이지와 아모가 만든 두 관은 북반구와 남반구, 여름과 겨울, 흰 토끼와 검은 고양이, 실체와 거울상의 관계를 정교하게 구성

ㅇ 등장인물들은 살인사건 자체뿐 아니라 ‘누가 어디에 있었는가’, ‘어느 관에서 사건이 벌어졌는가’를 감추고 밝히는 장소 트릭의 구성요소로 기능

ㅇ 특히 아유타, 히데아키, 아칸의 전파상 주인처럼 서로 다른 공간에 속한 인물들이 하나의 저택을 가리키는 것처럼 배치되면서 독자의 장소 인식을 홋카이도로 고정

ㅇ 결국 『흑묘관의 살인』에서는 사람의 정체와 사건의 진상뿐 아니라 인물들이 어느 공간에 속해 있는지를 밝히는 과정 자체가 작품의 핵심적인 추리구조를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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