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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외전 4] 『인형관의 살인』 히류 소이치의 정신분석
- 가케바 히사시게의 해석을 중심으로 본 죄책감, 자기파괴, 세 인격의 형성
1. 분석의 전제
ㅇ(분석대상) 본 외전은 결말부에서 가케바 히사시게가 제시한 설명을 중심으로 히류 소이치의 정신구조와 세 인격의 형성과정을 분석함.
ㅇ(해석의한계) 가케바 자신도 자신의 설명 대부분이 겉으로 드러난 사실에 대한 주관적 해석이라고 밝히므로, 이를 의학적 확정진단이 아니라 작품 내부에서 제시된 해석으로 다룸.
ㅇ(핵심흐름) 히류의 정신은 어린 시절의 죄, 죄책감의 억압, 자기파괴 충동, ‘그’의 출현, 삶의 이유와의 충돌, ‘시마다’의 출현이라는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음.
2. 정신적 상처의 기원, 어린 시절의 두 가지 ‘죄’
가. 열차사고와 친어머니의 죽음
ㅇ(최초의죄) 히류는 여섯 살 때 선로에 올려놓은 돌 때문에 열차가 전복되고 친어머니 미와코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죽었다고 인식함.
ㅇ(죄책감형성) 어린 히류에게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의 기억이 아니라 ‘내가 어머니와 여러 사람을 죽였다’는 강력한 죄의식으로 자리 잡음.
나. 또래 아이의 죽음
ㅇ(두번째죄) 열차사고를 알고 히류를 ‘살인자’라고 조롱하던 아이를 밀쳐 강에서 죽음에 이르게 함.
ㅇ(죄의중첩) 열차사고에 이어 자신의 직접적인 행동으로 또 한 명이 죽으면서 히류의 내면에는 자신을 ‘사람을 죽인 인간’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더욱 강해짐.
ㅇ(정신적상처) 가케바가 만난 담당의사는 어린 시절의 이러한 행위와 그에 따른 강렬한 죄의식이 히류에게 커다란 정신적 상처로 남았다고 설명함.
3. 그림을 통한 죄의 고백과 자기처벌
가. 반복되는 죽음의 그림
ㅇ(자기죽음) 가케바는 히류가 그림 속에서 반복적으로 죽이고 있던 대상이 결국 자기 자신이었다고 해석함.
ㅇ(자기파괴) 그림에 나타나는 죽음은 히류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에게 죽음을 부여하는 행위이며, 내면의 강한 자기파괴 충동을 드러냄.
나. 그림의 정화 기능
ㅇ(고백행위) 학창시절 히류는 자신의 죄를 그림에 투영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무의식적인 고백을 계속함.
ㅇ(정화작용) 가케바는 이러한 창작과 공개가 일종의 참회로 작용하여 죄책감을 외부로 표출하고 죽음으로 향하는 정신을 억제했다고 해석함.
ㅇ(환경변화) 대학 졸업 후 취직하지 않고 본가에서 지내면서 그림을 타인에게 보여줄 기회가 사라지고, 히류는 자기 자신만을 위한 죽음의 그림을 그리게 됨.
ㅇ(자가중독) 외부를 향한 고백의 통로가 사라지자 죄책감은 내부에서 반복되고 증폭되었으며, 결국 실제 자살시도로 이어짐.
4. 사와코, 히류를 삶에 붙잡아둔 제동장치
ㅇ(자살시도) 히류는 아틀리에에서 목을 매 자살하려 했으나 사와코에게 발견되어 실패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함.
ㅇ(삶의이유) 자신이 죽으면 사와코 역시 살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와코의 존재는 히류에게 강력한 생존 이유로 작용함.
ㅇ(퇴원조건) 담당의사 역시 사와코의 존재가 히류의 자기파괴를 억제하는 제동장치가 될 것으로 판단하여 퇴원을 허락함.
ㅇ(내적모순) 그러나 ‘죽어야 한다’는 충동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며, 죽고 싶은 자신과 사와코를 위해 살아야 하는 자신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가 계속됨.
5. 첫 번째 인격 ‘히류’,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본래의 자아
ㅇ(본래의자아) 첫 번째 인격은 작품의 화자이자 평소의 히류 소이치로, 자신을 하나의 독립된 인간으로 인식하며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기본 인격임.
ㅇ(기억의공백) 어린 시절의 두 가지 죄와 다른 인격이 행동한 시간의 기억을 온전히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외부인이 저지른 범행으로 받아들임.
ㅇ(피해자인식) 돌, 인형 훼손, 협박편지, 쓰지이의 죽음 등 자신이 연루된 사건을 알지 못한 채 스스로를 정체불명의 범인에게 위협받는 피해자로 인식함.
ㅇ(죽음의충동) 마음 깊은 곳에는 오랫동안 자기 자신을 죽음으로 향하게 하는 충동이 존재하지만, 이를 의식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실행하는 주체는 아님.
ㅇ(생존의지) 한편 사와코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생각과 기사코를 만나면서 생겨난 삶에 대한 감정 역시 본래의 히류 안에 존재함.
ㅇ(분열의중심) 결국 본래의 히류는 죽음을 향하는 자기처벌 욕구와 삶을 향하는 생존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며, 이 상반된 힘이 각각 ‘그’와 ‘시마다’라는 별도의 인격으로 나타나는 중심이 됨.
6. 두 번째 인격 ‘그’, 죄의 고발자이자 심판자
가. 형성 배경
ㅇ(죽음의방향) 가케바는 히류에게 오래전부터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방향성이 존재했다고 보고 이를 프로이트의 ‘타나토스’에 비유함.
ㅇ(심판자인격) 억압되어 있던 죄책감과 자기파괴 충동이 독립된 인격으로 분리되면서 히류를 심판하려는 두 번째 인격 ‘그’가 형성됨.
나. ‘그’의 목적
ㅇ(죄의고발) ‘그’는 돌, 인형 훼손, 협박편지 등을 이용하여 히류가 잊어버린 과거의 죄를 스스로 기억하도록 강요함.
ㅇ(자기처벌) 목적은 단순히 히류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의 죄를 깨닫고 충분히 괴로워하게 한 뒤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임.
ㅇ(분리된자아) ‘그’는 자신을 히류와 별개의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죽이려는 행위를 ‘히류라는 죄인을 심판하는 행위’로 받아들임.
7. 사와코 살해, 삶의 제동장치 제거
ㅇ(선행조건) ‘그’가 히류를 죽이기 위해서는 먼저 히류가 살아야 할 가장 강력한 이유인 사와코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음.
ㅇ(방화살해) 이에 ‘그’는 안채에 불을 질러 사와코를 살해함.
ㅇ(죄책감가중) 이후 사와코의 죽음까지 히류 자신의 죄라고 고발하는 편지를 보내 자기처벌의 근거를 더욱 강화함.
ㅇ(심리적의미) 사와코 살해는 외부인을 향한 범죄이면서 동시에 히류 자신의 생존 기반을 스스로 파괴한 행위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님.
8. 기사코의 등장, 다시 나타난 ‘삶’의 방향
ㅇ(새로운관계) 사와코가 사라진 뒤 히류는 기사코와 가까워지면서 다시 삶을 향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함.
ㅇ(새로운제동장치) 가케바의 해석에 따르면 기사코는 사와코를 대신하여 히류를 삶에 붙잡아두는 새로운 힘이 됨.
ㅇ(계획중단) 이를 감지한 ‘그’는 히류를 죽이려던 계획을 바로 실행하지 못하고 잠시 멈추게 됨.
ㅇ(제거대상) 이후 ‘그’에게 기사코는 단순한 연애대상이 아니라 히류를 죽음에서 멀어지게 하는 존재이므로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됨.
9. 세 번째 인격 ‘시마다’, 생존욕구가 만든 구원자
가. ‘시마다’의 탄생
ㅇ(과거의안식처) 실제 시마다 기요시는 대학 시절 히류에게 정신적 안식처가 되어준 친구였음.
ㅇ(구원욕구) 기사코를 통해 다시 삶의 방향을 느낀 히류는 현재의 자신을 도와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절실하게 원함.
ㅇ(인격형성) 이러한 욕구가 과거 자신을 도와주었던 친구의 모습을 빌려 세 번째 인격 ‘시마다’를 만들어냄.
나. ‘그’와 ‘시마다’의 대립
ㅇ(죽음과삶) ‘그’가 히류를 죽음으로 이끄는 인격이라면 ‘시마다’는 히류를 보호하여 삶으로 되돌리려는 인격임.
ㅇ(상호독립) 가케바의 설명에 따르면 ‘그’와 ‘시마다’는 서로의 정체를 알지 못하며 각각 자신을 독립된 존재로 인식함.
ㅇ(선의의추리) ‘시마다’는 히류를 속이려 한 것이 아니라 실제 명탐정처럼 사건을 해결하여 친구를 구하려 했기 때문에 성씨 일치설, 비밀통로설, 가케바 범인설 등을 진심으로 만들어냄.
10. 기사코 습격, 한 육체에서 충돌한 죽음과 삶
ㅇ(그의공격) ‘그’는 히류를 삶에 붙잡아두는 기사코를 제거하기 위해 마네킹의 팔로 공격함.
ㅇ(시마다의구조) 공격 도중 히류의 강한 생존욕구가 ‘시마다’를 불러내면서 인격이 전환되고, 같은 육체가 이번에는 기사코를 구함.
ㅇ(동일목소리) 기사코가 공격자와 구조자의 목소리를 모두 히류의 것으로 기억한 것은 두 인격이 하나의 육체를 공유한다는 결정적 증거가 됨.
ㅇ(핵심장면) 이 장면은 히류 내부에서 진행되던 자기파괴와 생존욕구의 충돌이 현실의 행동으로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순간임.
11. 쓰지이 살해, ‘또 다른 히류’에 대한 대리처벌
ㅇ(범행목격) ‘그’는 우연히 쓰지이가 어린아이를 살해한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됨.
ㅇ(자기동일시) 어린아이를 죽인 쓰지이의 모습에서 과거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히류 자신을 발견하고 쓰지이를 ‘또 다른 히류’로 인식함.
ㅇ(대리처벌) 쓰지이를 살해한 행위는 다른 살인자를 처벌하는 동시에, 히류가 자신의 죄를 외부의 닮은 존재에게 투영하여 대신 처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12. 히류의 세 인격 구조
ㅇ(첫번째인격·히류)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과거의 기억과 죽음의 충동을 온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본래의 자아임.
ㅇ(두번째인격·그) 죄를 기억시키고 히류를 심판하여 죽음으로 이끌려는 자기처벌의 인격임.
ㅇ(세번째인격·시마다) 히류를 보호하고 사건을 해결하여 삶으로 돌려놓으려는 생존과 구원의 인격임.
ㅇ(대립구조) 히류의 정신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본래의 히류, 히류를 죽음으로 이끄는 ‘그’, 히류를 삶으로 되돌리려는 ‘시마다’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하는 구조를 형성함.
13. 종합분석
ㅇ(죄책감의변형) 히류가 감당하지 못한 어린 시절의 죄책감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억 아래에 남아 자기파괴의 힘으로 변화함.
ㅇ(자아의분리) 죽음을 향하는 힘은 ‘그’라는 심판자로, 살아남으려는 힘은 ‘시마다’라는 구원자로 각각 인격화됨.
ㅇ(외부화) 히류는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판과 구조를 외부의 살인자와 명탐정이 벌이는 사건으로 인식하며, 자신의 정신 내부를 하나의 미스터리 세계로 만들어냄.
ㅇ(심리적밀실) 따라서 『인형관의 살인』에서 가장 깊은 밀실은 2-C 욕실이 아니라 히류 자신도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었던 히류의 정신이라고 볼 수 있음.
ㅇ(내면의충돌) 히류 소이치 안에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본래의 ‘히류’, 자신을 심판하여 죽이려는 ‘그’, 자신을 구해 삶으로 돌려놓으려는 ‘시마다’가 함께 존재했으며, 결국 범인과 피해자, 심판자와 구원자가 모두 자기 자신이었다는 데 그의 비극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