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안쪽을 향하는 그림자가 스치고 간 자리에서 코에 익은 향수 냄새가 풍겼다. 고묘지 미코토의 몸에서 났던 그 향수의 향이다.

이런 시간에 혼자, 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이 긴 복도 끝은 예의 ‘진자의 방’이다. 더구나 그 방은 잠겨 있을 텐데…….

가와미나미는 걸음을 서둘렀다. 바닥에 끌리는 ‘영의’ 자락을 밟아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앞쪽 어둠에 한 줄기 빛이 비쳤다. ‘진자의 방’ 문틈에서 새어나오는 빛인 듯하다.

소리들은 당황과 의문, 그리고 떨쳐버릴 수 없는 공포를 문지르듯 짙은 안개가 서린 마음속에 맴돌았다. 그와 동시에, 어쩌면 이것은 현실이 아니라 꿈속의 사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묘한 정당성을 지니고 솟아올랐다.

마침내 시계 소리가 사그라들자, 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제대로 생각도 못하고 가와미나미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방향을 바꾸어 걸었다.

10년 전에 왔을 때에는 저런 탑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건물의 현관도 아까 본 모양과 달랐다는 생각이 든다.

밖에서 봐서는 잘 알 수 없지만, 그것은 시계탑이라고 와타나베가 말했었다. 시계의 문자판은 뒤뜰을 향하도록 지어져 있다. 게다가 묘한 일은, 이 점은 최근에 들었지만 그 문자판에는 바늘이 없다고 한다.

‘바늘이 없는 시계탑이란 말이지.’

정면에서 불어오는 미적지근한 바람에 멍하니 서 있는 후쿠니시의 머리칼이 흩날렸다. 숲의 나무들이 조잘조잘 바람에 술렁인다. 그때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주위의 어둠에서, 갑자기 무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후쿠니시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떨었다.

"어두웠고, 거리도 꽤 떨어져 있었으니까, 거기까지는 잘……."
"어쩐지 마음에 걸리는군."
시시야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생각할 수 있는 머리가 조금만 있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당연하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래요. 《카오스》의 기사만 해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며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어딘가에 진짜가 존재할 거라고 믿고 싶어 하죠. 과학이 그것을 부정하면 할수록 그 과학을 넘어서는 곳에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말입니다.

"역시 일종의 현실 도피일까요? 아니면 반대로 무의식적인 반항인지도 모르겠군요. 학교에서 강요하는 어른들과 기존의 과학이라든가 질서에 대한."

"반항이라, 흥미로운 의견이로군."

"글쎄, 난 아주 무책임하게 그저 재미있어야 할 뿐이야. 믿느니 안 믿느니 하는 것보다, 유령이란 것이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고 싶다, UFO가 있다면 타 보고 싶다……. 그런 식으로 말이야. 호기심 덩어리라고 하면 듣기는 좋지만, 요는 아무 쓸모도 없는 구경꾼인 셈이지."

"그렇군. 뭐 아무튼,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지.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의 배경에는 반드시 무언가가, 그에 상응하는 원인이 있을 거야."

"그렇다면 문제는 없겠군. 미스터리 마니아인 젊은 학생과 신진 미스터리 작가가 묘한 인연으로 이렇게 알게 되었는데, 오늘 밤 무슨 약속 있나? 없으면 우리 어디서 식사라도 함께 하지."

"요코하마의 가나가와 현 경찰본부에 다녀왔었어."
꼼꼼한 손놀림으로 잔에 맥주를 따르면서 시시야는 말을 이었다.

고다카 씨―오늘 내가 찾아간 형사인데―그도 그 집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데다 다소 관심도 갖고 있는지 관할서에 물어보기까지 하면서 조사를 해 주더군. 그 조사에 의하면 고가 미치노리를 포함해, 10년 동안에 적어도 일곱 명의 관계자가 죽었다는 거야.

"우선 고가 미치노리의 딸, 유령으로 나타난다는 문제의 소녀야. 10년 전, 그러니까 1979년 8월에 14살 어린 나이로 죽었어. 병사로 되어 있더군. 그 다음이 당시 고가 저택에 살면서 일했던 데라이 아키에라는 여자야. 도와가 죽은 지 얼마 안 돼 숲 속에서 목을 매 자살, 27살."

"그 다음은 현관에 나온 그 여자……. 이나미 사요코라고, 현재 그 집의 관리를 총책임지고 있는 모양인데, 그녀에게는 유사쿠라는 남편이 있었어. 원래는 둘이서 고가 저택에 살면서 일을 했대. 부부 사이에는 교코라는 딸이 있었지. 그 아이가 같은 해 8월에 아홉 살로 죽었어. 이 아이도 병사로 되어 있더군. 그로부터 한 달 후, 이번에는 아버지인 유사쿠가 죽었지. 마흔 살, 사고사."

"고가 미치노리가 죽은 것은 이듬해 80년 9월. 63세. 마찬가지로 병사. 도와가 죽은 후에 저택의 증축을 시작해서 그 일이 완성된 직후였다더군. 이렇게 해서 다섯 명이 되었지. 나머지 두 명. 한 명은 고가 가문의 주치의였던 하세가와 도시마사라는 남자. 81년 12월, 52살로 죽었어. 개업 중인 병원에 불이 나서……. 또 한 사람은 핫토리 이쿠오라고, 미치노리가 은퇴한 후, 고가 정계사의 전무로 일했던 남자야. 미치노리에게 꽤나 신임을 얻었는지 언젠가는 사장이 될 인물이었다는데, 82년 3월에 마흔다섯 살 나이로 죽었어. 이것도 교통사고."

"병사가 세 명에 사고사가 세 명, 한 명은 자살이로군요. 아, 고맙습니다."

좀 더 자세한 기억이 떠오르지는 않을까 하고 눈을 감아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은 예쁘지만 어딘가 모르게 병약해 보이는 그 소녀의 얼굴. 숲 사이에 서 있는 그 집의 어두컴컴한 현관. 그리고…….

불쑥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함몰된……) 희미하게 꿈틀거리며, 후쿠니시를 당황케 했다. 무얼까 (……구멍에 처박혀) 이것은.

"그 책을 읽고, 나한테 탐정 소질이 있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르지. 의논할 일이 있다는데, 죽은 고가 미치노리와 관계된 일인 것 같아."
아아, 그래서 시간을 말한 거로군요."
"귀가 밝기도 하군."
시시야는 또 싱긋 입술을 비틀었다.
"내일―아니 오늘 밤 9시, 정식으로 그 집에 초대되었는데, 어떤가? 자네도 함께 가지 않겠나?"

7월 31일 월요일.

잠에서 깨어났을 때, 가와미나미 다카아키는 문 옆에 걸린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벌써 2시에 가까운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영의’ 주머니를 뒤지자, 어젯밤 홀에서 슬쩍한 회중시계가 들어 있었다. 그것으로 다시 한 번 시간을 확인한다. 역시 2시 전이었다. 이렇게 늦게까지 잠을 자다니, 평소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들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말이야. 뭐랄까, 공기가 이상해. 고여 있고 투명하지가 않아. 왠지 탁한 색처럼……. 파인더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유난히 그런 느낌이 더 든단 말이야. 아무래도 난 기분이 나빠서 못 참겠어."

"그러고 보니, 그런데."
"어째서 일부러 저런 식으로 만들었느냐 말이야. 언뜻 보기에도 아주 복잡하고 튼튼하잖아. 왠지 마치."
말을 끊고 우류는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가와미나미가 예상했던 말이 그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가와미나미는 순간 한기가 들었다.
"안에다 사람을 가두기 위한 건물 같잖아."

고묘지 미코토가 사용한 침실을 들여다보았지만, 사키코가 말한 대로 비어 있었다. 침대에는 누웠던 자국이 있고 그 옆에는 그녀가 갖고 들어온 가방이 남아 있었지만, 본인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두 사람을 놀라게 한 것은 잘 정돈돼 있는 그 가구 사이로 흩어져 있는 정밀 기계의 잔해였다. 부서진 시계가 바닥에 깔린 짙은 갈색 카펫 위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고바야가와가 방 안으로 들어가, 바닥에 나뒹구는 시계 하나로 다가갔다.
"도무지 손쓸 여지가 없군, 이거야."

세면실이었다. 미코토의 모습은 없었지만, 대리석 화장대 앞에 깨진 시계가 하나 나뒹굴고 있다는 점이 역시 이상했다. 옆방의 시계 여섯 개와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부순 것이 분명하다. 깨져 조각조각 떨어져나간 문자판의 유리. 멈춘 시계 바늘이 가리키는 시각은 3시 50분.

가와미나미는 몸을 구부리고, 고바야가와가 가리키는 장소를 들여다보았다. 바닥에는 털이 긴 진주색 카펫이 깔려 있었다. 그것이 검붉게 얼룩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기도 모르게 고바야가와의 얼굴을 보았다.
"이건."
"핏자국처럼 안 보이나? 더구나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어."

"설마 고묘지 씨가 어젯밤 이 장소에서 누군가에게 당했다……."
가와미나미는 마른 침을 삼켰다.
"그렇다면, 그 시간에 내가 들은 소리는 이 시계로 그녀의 머리를 내려치거나 어떻게 한 소리였다는 셈이로군요."

황망한 시간이 흘렀다.
침실, 거실, 세면실, 화장실, 욕조 등을 다시 한 번 빈틈없이 조사를 한 다음, 고바야가와와 가와미나미는 서둘러 홀로 돌아가 모두에게 사태를 보고했다. 그리고 전원이 흩어져 ‘구관’ 전체를 수색하기로 했는데…….
약 한 시간에 걸쳐 관내를 샅샅이 수색한 결과, 확인된 것은 이 건물 어디에도 그녀의 모습이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저 말이지, 고즈에. 너 정말 어디까지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지."
"그럼 어떻게 해."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면, 미사오. 살인이니 시체가 없어졌느니 하는 것도 별로 현실적으로 생각되지 않는데."
약간은 비꼬는 투로 가와라자키가 말했다.

"밖에 알리고 싶어도 열쇠가 없어."
"무슨 소리입니까? 열쇠 꾸러미는 고바야가와 씨가 맡고 있잖아요?"
"그걸, 그녀에게 건네줬었거든."
고바야가와는 점점 더 숨이 막히는 듯한 몸짓으로 말했다.
"그녀라뇨? 고묘지 씨 말입니까?"
"으응."
"왜요?"
"고묘지 씨가 그러라고 해서 말이지. 이 집의 과거를 탐색하기 위해서 열쇠 꾸러미가 필요하다고 했거든."

"내 생각이 옳았다는 말이야. 말하자면 이건 전부 고묘지 선생 한 사람의 연극이었다는 거야."
"흐음, 그도 일리가 있는 말인데."
대항하듯 우류도 입술에 미소를 띠었다.
"온 집을 다 뒤져도 그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왜냐? 그녀는 집 밖으로 나갔기 때문이지. 현관 열쇠를 갖고 있으니 아무런 문제없잖아."
"명쾌한 설명이로군. 그런데 왜 그녀가 그런 일을 한 거지?"

"자세하게 말하자면, 가위나 칼 같은 날카로운 것으로 닥치는 대로 갈가리 자른 느낌이었어. 가슴 있는 데가 이렇게 얼룩져 있었고."

그때까지 잠자코 있었던 사키코가 느닷없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그 이야기, 이제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무슨 마음에 걸리는 일이라도 있어?"
우류가 묻자, 사키코는 하얀 두 볼을 떨면서 고개를 숙였다. 짧은 한숨을 쉬며 우류가 천천히 팔짱을 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그가 도와의 죽음과 관련해 무슨 꺼림칙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가와미나미는 생각했다.

어젯밤의 말소리, 그리고 방에서 난 소리. 가와미나미는 그것들이 미코토 혼자만의 연극이었다고 순순히 믿을 수가 없었다. 가와라자키나 우류의 의견에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있는 8명 중에 누군가가 그녀를 살해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타당성이 없다. 그렇다. 문제는 이 시계관이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은 건물이라는 바로 그 점이다.

"무슨 소리죠? 지금 저 소리는?"
"소리? 글쎄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고, 그녀는 오른쪽 귀에 꽂힌 이어폰에 손을 갖다댄다.
"저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요."
"지금 들렸어요. 어디선가 중국 요리할 때 쓰는 프라이팬을 바닥에 떨어뜨린 듯한 소리가 났는데. 후쿠니시, 자네도 들었지?"
"네, 분명히."
"그렇습니까?"
사요코는 미안하다는 듯 눈을 내리깔았다.
"보시는 대로, 요즘엔 귀가 안 좋아서요."
"보청기입니까?"
"네. 그래서 안 들렸는지도 모르죠."
"아주 작은 소리였으니까요. 그건 그렇지만……."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좀 높은 지대에 있는 집이라서 먼 데 소리가 잘 울리거든요. 밤에는 특히."

"말씀대로, 거기에는 가면이 하나 더 걸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어제 오후부터 없었어요."
"어제 오후부터? 없어졌다는 걸 안 것은 언제입니까?"
"6시에 여러분이 ‘구관’으로 들어간 다음이었어요. 선생, 아니 시시야 씨가 오셨을 때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 집은 불행한 집입니다."
얼굴을 약간 숙이고 사요코는 절절하게 말했다.
"저주를 받았다고,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도 과거에 일어난 불행을 생각하면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저주를 받았다, 정말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원칙적으로 ‘구관’을 거주 명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 문을 잠그고, 지금 그대로의 상태를 계속 유지할 것. 특히 ‘진자의 방’ 그러니까 따님인 도와 아가씨가 사용했던 방은 살아 계셨을 때와 똑같이 해 두고,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는 외에는 함부로 드나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구관’에 있는 시계, 그쪽 건물에는 자료실에 진열돼 있는 수집품 외에, 작동하고 있는 시계가 전부 108개 있습니다. 그것들 모두를 가능한 한 늘 손질해서 정확하게 움직이게 할 것."

"번뇌의 수로군요. 그것들을 전부, 오늘까지 당신이 관리하셨나요?"
"몇 개 고장이 난 것도 있지만, 대충 사흘에 한 번은 태엽을 감고 시각을 조정합니다."
"야, 그것도 힘든 일이겠군요."

"노노미야 야스히토 씨라고, 주인어른이 젊은 시절부터 내내 의논 상대로 삼으셨던 점쟁이입니다."

"점이라고요? 그런데 그 분이 무슨?"

"올해 벌써 84살이 되신 분인데, 주인어른의 배려로 이곳의 별채에 살고 계십니다. 별채는 이 ‘신관’이 서기 전부터 있었던 건물을 말하는 것이죠. 저희 관리인과 그 외 집안일을 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주인어른이 돌아가신 후에도 노노미야 선생님은 이 집에 살도록 하고, 잘 보살펴 드리라고."

"한 가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요. 어쩌면 아무 일도 아닌, 염두에 둘 필요도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데 9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그 의미를 알 수 없다는 상태가 점점 견디기 힘들어졌어요."

여신은 침묵의 감옥에 이어져 있다

1992년 8월 5일 처형의 그 날

시간은 끝이 나고 성당에 일곱 가지 색이 비치고

땅을 뒤흔드는 외침 속에서 너희들은 들으리라

침묵의 여신의 단 한 번의 노랫소리

아름다운 단말마의 선율을

그것은 한탄의 노래 그것은 기도의 노래

죄 많은 짐승들의 뼈와 함께

우리들의 비석에 바쳐지리라

"정시법이 자연을 관리하려는 시스템인 데 비해, 부정시법은 자연의 리듬을 중심으로 해 시간을 가변적으로 설정한 것인 셈이지. 한 각의 길이가 낮과 밤의 길이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그런 시각제도였어. 그래서 계절에 따라서 혹은 장소에 따라서 시간의 길이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지."

"사신死神이야. 사신을 보았어."
겁을 먹은 듯한 눈으로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돌아보면서, 그는 그런 말을 했다.
"죽음의 신이야, 사신을 보았어."
무슨 소린지 어리둥절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시야를 상관하지 않고, 노인은 쉰 목소리로 계속한다.
"검은 망토를 입은 놈이야. 창백하고 납인형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우선, 이 저택에 ‘구관’이 세워진 것은 정확하게 언제였습니까?"
"15년 전입니다. 1974년 8월 5일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요. 따님의 열 번째 생일에 맞춰 주인어른이 이 집으로 이사를 오셨어요."
"8월 5일. 그날이 도와 씨의 생일입니까?"
"네."
"돌아가신 유사쿠 씨와 당신은 그 당시부터 이 집에?"
"그보다 훨씬 전이에요. 주인어른이 도쿄에 사실 때부터 우리들은 고가의 집안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들은 바에 의하면 데루미 씨의 남편, 아다치 모토하루 씨의 친구가 나카무라 씨의 은사라고 하던데요. 그런 관계로 알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흐음. 그래서 특별히 의뢰를 수락했다, 그런 얘긴가요. 데루미라는 여동생이 유키야 도련님의 후견인이라고 아까 들었는데, 그녀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오스트레일리아의 멜버른이오. 남편 분의 일 관계로, 거기 산 지 오래됩니다."
"멜버른이라면 지금쯤 한겨울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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