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했던 나, 편견에 갇혔던 그녀― 다아시가 돌아본 오만과 편견나는 내가 사람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좋은 가문과 재산, 교육을 갖춘 내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 역시 옳다고 믿었다. 엘리자베스를 처음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에게 끌리면서도 그녀의 집안과 친척들을 먼저 보았고, 사랑을 고백하면서조차 내가 얼마나 큰 차이를 감수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말았다. 그것이 오만이라는 사실을 나는 알지 못했다.그녀는 나의 청혼을 거절했다. 그것도 내가 평생 들어본 적 없는 솔직한 말들로 나를 꾸짖었다. 처음에는 분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나는 예의 바르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거만했고,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상대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그러나 엘리자베스 역시 나를 온전히 알고 있지는 않았다. 첫인상과 위컴의 말을 믿고 나를 판단했다. 그녀에게도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 그것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 역시 그녀의 거절 앞에서 비로소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두 번째로 마음을 고백할 때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이 예전과 같다면 물러날 생각이었다.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임을 이제는 알았기 때문이다.돌이켜보면 우리의 사랑을 가로막았던 것은 신분도 재산도 아니었다. 나의 오만과 그녀의 편견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가 변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먼저 자기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