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대들은 이 저명한 인류학자가 미래에 대해 어떤 전망을 내놓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새로운 ‘민주적 휴머니즘’으로서의 인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서구 문화 패권의 종말’을 말한다. 또한 문화상대주의와 그 가치에 따른 도덕적 판단의 관계에 대해서도 묻는다. 경제적 현황, 인공수정, 과학적 사고와 신화적 사고의 관계 등 이제는 전 세계적 문제가 된 사회문제를 살피기도 한다. - P-1

18세기 말 프랑스와 미국에 나타난 사회조직 형태 및 정치제도에 영향을 준 철학이 있는데, 그 영향으로 각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행동에 더 많은 자유를 가지는 동시에 공적인 업무의 행사에서 더 많은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도덕적 판단, 미적 감수성, 한마디로 진선미에 대한 사랑이 하나의 저항할 수 없는 운동1으로 전파되었고, 이런 진선미에 대한 희구는 인간이 거주하는 모든 곳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P-1

레비-스트로스가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영국의 명예혁명에 이은 미국의 독립선언, 그리고 특히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의 전파로 인한 유럽 세계의 거대한 정신적ㆍ정치적 변혁을 의미한다. 특히나 1789년 프랑스혁명으로 군주제를 타파하고 공화제라는 새로운 정치체제를 도입한 당시 프랑스의 분위기를 암시하고 있다. 예컨대 장-자크 루소는 1762년 《사회계약론》 에서 군주에 예속된 신민이 아니라 주권자로서의 시민 개념을 주창하며 근대 사회과학의 새로운 길을 활짝 연 바 있다. - P-1

과학과 기술이 이익만 가져다주는 것 같지는 않았고, 18세기에 탄생한 정치 및 사회 제도의 형태들이 인간이 처한 조건에서 일어난 커다란 문제들을 결정적으로 해결해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 P-1

한 세기 전만 해도 인간의 자연 지배력에 대해서는 추호의 의심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얻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자연을 이용하면서, 아니 이용하지 않아도 인간의 존재 자체가 어마어마한 파괴 수단이 되어 인간 종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입니다. 공간, 공기, 물, 다양하고 풍부한 천연자원 같은 것들이 희박해지고 오염됨으로써 인간의 생존은 늘 잠재적으로, 아니 실질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것입니다.

인구가 점점 더 늘어나면 일자리도 더 늘어나야 하므로 불가피하게 생산도 늘어납니다. 자의건 타의건 이렇게 우리는 생산 증대를 위해 끝없는 경주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산은 소비를 부르고, 소비는 다시 더 많은 생산을 요구합니다.

한동안은 결코 중단될 수 없는 물질적ㆍ정신적 진보로 통했던 신념이 이제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서구식 문명은 스스로에게조차 더 이상 본보기가 되지 못하므로 다른 문명에게 따르라고 감히 제안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사회생활은 제도적인 틀 안에서 진행되는데, 그 내용은 집단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그 형태는 상수처럼 변하지 않습니다. 정치적ㆍ종교적 기능과 같은 어떤 기능들은 상이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정기적으로 보장됩니다.

아랍 세계에서는 대여행가였던 이븐 바투타와 역사학자이자 철학가인 이븐 할둔이 진정한 인류학적 정신으로 16세기를 증언했습니다. 이보다 몇 세기 전에는 불교의 자료 조사를 위해 인도에 간 중국 승려들이나, 같은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일본 승려들도 있습니다.

이 시기 일본과 중국의 교류는 특히 한국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7세기 이후 제가 지금 말하는 맥락의 인류학적 호기심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오늘날 하고 있는 인류학적 탐색은 19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첫 동기라면 아마 고고학적 호기심일 것입니다. 역사학, 고고학, 문헌학, 과학 같은 고전적인 주요 학문은 대학 교과과정 안에 들어오면서 일종의 시민권을 누리게 된 셈입니다. 물론 이 교과과정 뒤로 여러 부산물과 부스러기가 남았는데, 이것은 간과되고 있지요. 인류학자는 잡화를 취급하는 사람처럼 호기심에 가득 찬 사람입니다. 다른 학과가 휴지통에 버린 지식 부스러기들과 문제가 될 만한 파편들과 그림이 될 만한 세부 사항들을 인류학은 잘 모아놓습니다.

나와는 다른 인간의 모습을 보면 우선은 놀라겠지만, 막상 달라서 놀랐던 점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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