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의 힘 - 먹기만 해도 만병통치
이시하라 유미 지음, 성백희 옮김 / 전나무숲 / 2012년 10월
구판절판


생강차를 마십니다.
생강 제철은 가을이지만 지난 주에 하나로 마트에 갔더니 팩에 담아 2,000원 정도 하길래 2팩 사다 두고 한톨씩 씻어 저며서 끓여 마십니다.

생강차는 확실히 감기 예방 효과가 있다고 느낍니다. 지난 김장철에 부지런히 끓여 마신 덕분에 독감 주사 안맞고도 감기 안걸리고 겨울을 나고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늘은 야식까지 먹어서 속이 더부룩했는데 생강차를 한컵 쭉 마셨더니 벌써 많이 가라앉았네요.

우리나라에서 마늘을 먹는것 만큼이나 일본 사람들은 생강을 많이 먹는 것 같아요.

[먹기만 해도 만병통치 생강의 힘] 먹기만 해도 만병통치라니 뭔가 한참 과장된 느낌이 나는 제목이지만 그래도 지은이 소개글을 믿고 책을 읽어봅니다.

`이시하라 유미. 의학박사. 1948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났다. 나가사키대학 의학부에서 혈액내과를 전공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세계적인 장수마을 코카서스 지방(그루지아 공화국)과 스위스 B. 베너 병원에서 자연요법을 연구했다. ......`

지은이가 생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의학과 한약을 공부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한약 공부를 하면서 보니 70~80%의 한약에 생강이 들어가 놀랐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듯이 그럼 일본에서는 `약방의 생강`???) 우리나라 한약에도 해당하는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책의 3분의 1도 넘는 분량이 생강의 효능 설명입니다. 감기에 좋다는 정도만 생각했던 저에게는 정말 놀라운 내용이네요.

더구다나 `건위구풍 작용`, `항우울 작용`, `항균 작용`, `강심 작용` 등은 저에게도 필요한 것들이라서 `아하~ 이래서 내가 생강만 보면 그렇게 사고 싶고 그랬구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렇다고 책 내용을 맹신해서 생강밖에 모르는 생강 화성인이 되지는 않을테니 걱정은 말아주세요!^^

다만 올 가을엔 생강을 좀 넉넉히 사서 책 후반부에 나온 레시피대로 생강청주랑 생강꿀절임을 담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11월 달력에 미리 메모해두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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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3-02-14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바일 리뷰대회 참가.. 사진 찍고 바로 올리는 것은 편리한데 문단 나누기조차 맘대로 안되는 편집창이 엄청 불편합니다. 아이폰4라 입력하기도 그렇구요. 음.. 이거 올리는데 거의 100분 소요.. ㅡㅡ;;
 
글쓰기, 어떻게 쓸 것인가 - 한 줄도 쓰기 어려운 당신에게
임정섭 지음 / 경향BP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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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글쓰기 훈련을 시작한다면 당신은 경험과 읽기의 양분을 흡수해야 한다. 이윽고 필사와 마구 쓰기를 통해 싹이 돋아나고 묘사와 요약, 줄거리 쓰기를 통해 줄기를 뻗는다. 이어 사유와 생각 쓰기 속에서 굵은 나무로 성장하며 서평과 에세이, 소설과 같은 가지로 갈라진다. 마지막으로 은유, 직유와 같은 수사법과 다채로운 글쓰기 기술을 통해 꽃을 피운다. 한 톨 씨앗이 우람한 나무가 된다. 우리는 늘 잊고 살지만 경이로움 그 자체다. -5쪽

●●●교실

"얼음이 녹으면 뭐가 될까요?"
선생님이 물었다. 한 아이가 대답했다.
"얼음물이요."
그때 다른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봄이 와요."
창의성을 이야기할 때 종종 거론되는 사례다.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오는 마법이 일어난다.(봄이 와서 얼음이 녹는 것 아닌가?) 그런데 시인 김경주는 '눈물은 자기 안의 빙하가 녹는 것이다.'라고 설파한 바 있다. 그렇지 않은가. 참회 혹은 용서를 통해 차갑고 딱딱한 내 마음 속 응으리는 언젠가 한순간에 뜨거운 눈물로 흘러내릴 수 있다. 결국 한 시인의 통찰로 인해 다음과 같은 명문장이 만들어졌다.
"얼음이 녹으면 눈물이 됩니다."-24쪽

사람이 글을 쓰는 행위는 나무에 꽃이 피는 이치와 같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가장 먼저 뿌리를 북돋우고 줄기를 바로 잡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이어 진액이 오르고 가지와 잎이 돋아나면 꽃을 피울 수 있게 된다. 나무는 애써 가꾸지 않고 갑작스레 꽃을 얻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나무의 뿌리를 북돋아주듯 진실한 마음으로 온갖 정성을 쏟고, 줄기를 바로 잡듯 부지런히 실천하며 수양하고, 진액이 오르듯 독서에 힘쓰고, 가지와 잎이 돋아나듯 널리 보고 들으며 두루 돌아다녀야 한다. 그렇게 해서 깨달은 것을 헤아려 표현한다면 그것이 바로 좋은 글이요, 사람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훌륭한 문장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참다운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장은 성급하게 마음먹는다고 해서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ㅡ 정약용
-64쪽

나는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뚜렷한 목표 없이 그냥 타성에 젖어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기쁨을 주는 존재이기 싶습니다. 내 주위에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필요한 존재이기 싶습니다. 나는 죽은 후에도 여전히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을 통해 마음속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글 쓰는 재능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순간에는 어떤 일이라도 잊을 수 있습니다. ㅡ 안네 프랑크-64쪽

난 태양을 그릴 땐, 사람들에게 태양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회전하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어. 밀밭을 그릴 땐 밀알 안에 든 원소 하나하나가 영글은 터지는 순간을, 사과를 그릴 땐, 사과즙이 표피를 밀고 나오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사과 씨들이 결실을 맺기 위해 바깥으로 나오려 몸부림치는 것을 느끼게 만들고 싶어. ㅡ쥐디트 페라뇽, <나의 형 빈센트 반 고흐>-112쪽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꺠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ㅡ마종기, '꽃의 이유'-138쪽

글쓰기는 금욕주의적인 생활을 요구한다. 하루에 네 페이지씩 글을 쓰려면 나는 하루에 꼬박 열다섯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창작의 마술이나 나만의 비밀, 창작 비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세상과 접촉을 단절한 채 커피를 충분히 비축해 놓고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귀에 꽂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방법밖에 없다. ㅡ기욤 뮈소-194쪽

글을 쓰다가 막힐 때 머리도 쉴 겸 해서 시를 읽는다. 좋은 시를 만나면 막힌 말꼬가 거짓말처럼 풀릴 때가 있다. 다 된 문장이 꼭 들어가야 할 한마디 말을 못 찾아 어색하거나 비어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도 시를 읽는다. 단어 하나를 꿔오기 위해, 또는 슬쩍 베끼기 위해, 시집은 이렇듯 나에게 좋은 말의 보고다.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 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ㅡ박완서.-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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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간에 집을 짓고 - 임원경제지에 담긴 옛사람의 집 짓는 법 참 우리 고전 7
서유구 지음, 안대회 옮김 / 돌베개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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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떠도는 속된 이야기 가운데에는 그럴듯한 이치가 담긴 것이 없지 않다. 다음 이야기도 그중의 하나다.
옛날에 몇 사람이 상제上帝에게 하소연하여 편안히 살기를 꾀하려고 하였다. 그중 한 사람이 "저는 벼슬을 호사스럽게 하여 정승 판서의 귀한 자리를 얻고 싶습니다"라고 하니 상제가 "좋다. 그렇게 해주마"라고 허락하였다. 두번째 사람이 "부자가 되어 수만 금金의 재산을 소유하고 싶습니다"라고 하니 상제가 "좋다. 네게도 그렇게 해주마"라고 대답하였다. 세번째 사람은 "문장과 아름다운 시로 한 세상을 빛내고 싶습니다"라고 하자 상제는 한참 있다가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주마"라고 답을 하였다. 드디어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나와 이렇게 말했다. "글은 이름 석 자 쓸 줄 알고, 재산은 의식衣食을 갖추고 살 만 합니다. 다른 소원은 없고 오로지 임원林園에서 교양을 갖추며 달리 세상에 구하는 것 없이 한 평생을 마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자 상제는 이맛살을 찌푸리면서 이렇게 답했다. "이 혼탁한 세상에서 청복淸福을 누리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너는 함부로 그런 것을 달라고 하지 말라. 그 다음 소원을 말하면 들어주겠다."-14쪽

울타리를 만드는 법

전원에 살면서 정원이나 남새밭을 담장으로 에워싸고자 한다면, 그 물력物力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장맛비를 한번 거치면 동쪽이 기울고 서쪽이 무너져, 기울고 무너진 곳을 보수해야 한다. 그런 일을 통해서 담장을 유지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따라서 집의 북쪽에는 정원을 만들어서 과실수를 심고, 집의 좌우에는 남새밭을 만들어 채소를 심는다. -42쪽

오늘날 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은 진실하고도 명확하여 아무런 하자가 없는 순정한 길을 선택하여 행동으로 옮긴다고 할지라도 제대로 집이 지어지지 않을까봐 걱정을 한다. 그렇건만 무엇 때문에 괴롭게 아직 옳고 그름이 판가름 나지 않은 길을 고지식하게 믿고 따라서 그런 짓거리에 푹 빠져 있을까? 집터를 선택하는 자는 이런 짓을 버리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무엇을 살펴보아야 한단 말인가? 『시경』詩經에 "음양을 보고, 물이 흐르는지를 살펴라!" 라는 구절이 있다. 내용인즉, 춥고 따뜻한 방향을 따져보고, 물을 마시기가 편안한지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게만 하면 충분하다. 지세가 낮고 움푸 꺼진 곳이라고 해도 현명한 사대부가 되는 데 방해를 받지 않고, 지극히 높고 환한 지세라도 귀신이 엿보는 곳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임원에 만들 거처는 지리와 형세가 유리한 땅을 대략 골라서 그럭저럭 자신을 보호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어느 겨를에 쇠퇴하고 왕성하고, 화를 일으키고 복을 주는 술수를 따지겠는가?-100쪽

행동거지가 고결한 선비로 하여금 머문 곳 어디서나 소요하면서 살 곳을 선택할 방법을 알도록 하는 것이 이 '상택지'의 목적이다. 이 또한 고상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하나의 도움이 되리라. -101쪽

주거지 선택의 네 가지 요체

주거지로 선택하는 땅은 지리地理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생리生理를, 그 다음에는 인심人心을, 그리고 그 다음에는 산수山水를 고려해야 한다. 이 네 가지 중에서 하나라도 결핍되면 살기 좋은 곳이 아니다. 지리적 조건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생리적 조건이 결핍된 곳이면 오래 거주할 수 없고, 생리의 조건이 좋다고 하더라도 지리적 조건이 나쁘면 오래 거주할 수 없다. 지리적 조건과 생리적 조건이 모두 좋다고 해도 인심이 좋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또 주거지 근처에 감상하기에 좋은 산수가 없다고 한다면 성정性情을 도야할 길이 없을 것이다. ㅡ『팔역가거지』八域可居志-102쪽

주거지에는 나무를 먼저 심어야 한다

평소 임원林園에 듯을 둔 사람이 마음에 드는 좋은 언덕과 골짜기를 얻었다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나무를 심어야 할 것이니 결코 망설이거나 의심하지 말라! 내가 가만히 살펴보니, 산림과 자연의 즐거움에 대하여 사람마다 다 말하고 있지만 끝내 한 사람도 그 즐거움을 누렸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 까닭은 좋은 벼슬하는 사대부들은 어디엔가 얽매여서 그 즐거움을 누릴 수 없고, 불우하게 겨우겨우 살아가는 선비는 또 재물이 없어 곤궁하게 지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지위가 높아지고 뜻한 바를 이루자 그제야 산을 사서 은퇴하여 밭이나 갈면서 살려는 뜻을 갖고, 또 어떤 사람은 조금씩 돈을 계속 모은 다음에야 비로소 지을 집을 찾고 전답을 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들 또한 어김없이 나이가 들고 기력이 쇠진하여 늙은 다음의 일이다. -161쪽

집을 짓고 남새밭을 꾸미고 하는 여러 가지 일은 여러 해 동안 경영하여 차례로 마칠 수 있다. 그러나 과실수를 심어 과일을 따먹고, 소나무를 심어서 그늘을 즐기는 것은 10년이나 2,30년이 아니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교묘한 지혜를 가지고도 거기에 드는 시간을 앞당길 수 없고, 재력을 가지고도 나무를 뽑아서 길게 자라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옛날 서현호에게 어떤 사람이 물었다.
"나무를 심으면 10년은 기다려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 기다릴 수 없습니다. 어쩌면 좋겠습니까?"
그 말에 서현호는 그에게 "빨리 나무를 심으시고!"라고 말했다고 한다. 따라서 나도 집을 짓는 데 제일가는 급선무로는 나무를 심는 것보다 급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ㅡ『금화경독기』 -162쪽

초가지붕

향촌에서 지붕을 덮는 데는 볏짚을 많이 사용한다. 볏짚을 서너 다발로 묶어서 차례차례 지붕을 덮는다. 다시 볏짚으로 새끼를 꼬아서 가로 세로로 지붕을 둘러매고 새끼줄 끝을 서까래 끝머리에 맨다. 바람에 뒤집어지기도 하고 비에 석기도 하여 초가집은 해마다 한 번씩 갈아주어야 하므로 10년 간 드는 비용을 차곡차곡 모으면 기와를 굽는 비용과 맞먹는다. 그런데도 그냥저냥 지내면서 한 번 목돈을 들여 영구히 이익을 보는 길을 생각지 않는다. 이것은 대단히 그릇된 계산이다. -211쪽

개미를 쫓는 법

부뚜막을 만들 때 부뚜막 밑에 반드시 광회(석회의 다른 이름) 7분, 노란 진흙 3분을 찧어서 섞은 다음 지면에 평탄하게 깔면 부뚜막 위에 영원이 벌레나 개미가 없을 것이다. ㅡ『증보산림경제』-249쪽

습기를 몰아내는 법

저습한 땅에는 굴 껍질을 많이 묻어두면 물이 잘 빠져 습기를 제거할 수 있다. ㅡ『화한삼재도회』和漢三才圖會-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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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건물 무엇인가
김용식 지음 / 기문당 / 2012년 2월
절판


책을 시작하며

초모위언(草茅危言)
- 초야에 묻힌 재야인사가 나라의 정사에 대하여 통탄하여 논의함. 또는 그런 논의

건축과 교수, 건축설계사무소 대표인 친구들과 녹색건축에 대하여 얘기하는 도중 한 친구가 "너는 재야(在野)냐" 하고 물었다.
재야라...... 그 정의가 궁금하여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ㆍ공직에 나아가지 아니하고 민간에 있으면서 활동하는 사람
ㆍ일정한 정치세력이 제도적 정치조직에 들어가지 못하는 처지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친환경건축이나 에너지절약에 관한 각종 제도ㆍ법규 제정에 참여한 적이 없고 이에 관련된 정부의 연구 용역에도 참여한 바가 없으니 공지에 나아가지 않은 것과 비슷하고, 간혹 유사한 일에 자문으로 참여한 적은 있으나 그 때마다 친환경건축에 관한 각종 제도ㆍ법규를 만들고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해당 분야 전문가 그룹의 사람들과는 의견이 달라 이런 제도권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이어서 재야 인사와 비슷한 처지인 것 같다.

그렇다고해서 필자는 '공직' 이나 '제도적 정치조직' 같은 소위 친환경 관련 전문가 그룹에 참여키를 원하지는 않는다.-3쪽

근본적인 생각이 많이 다르고 그들의 벽 또한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그냥 이대로 있으면서 초모위언(草茅危言)으로 내가 생각하는 녹색건물로의 방법에 대하여 미력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의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우리 건국대학교에서는 그 동안 4학년 졸업설계시간에 졸업 후의 진로에 관계없이 모두가 설계 및 계획 작품을 해야 했으나 2003년도부터는 사회에 몸을 담으려는 본인의 희망 전공별로 졸업설계를 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지도하는 전공은 환경 및 설비 분야로서 이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우리 클래스의 이름을 E2E(Energy to Environment)라 하여 그 해에 건축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갖는 부문을 주제로 삼아서 학생들과 졸업설계를 함께 했다.-3쪽

ㆍ친환경건축의 에너지 관련 부분
ㆍ이중외피시스템
ㆍ바람길
ㆍ공동주택의 일조환경, 환기계획
ㆍ실내공기환경
ㆍ유비쿼터스 홈, 병원 등을 통한 유비쿼터스(Ubipuitous)의 의미
ㆍ한국 고건축의 자연환기 이용방법
ㆍ에너지절약 설비시스템의 성능 및 운전방법
ㆍ바닥공조시스템

이러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하여 친환경건축을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하는지 우리나라 전통건축에서의 친환경적 고려사항과 외국의 친환경건물에서 배울 점은 무엇이고, 어떤 점을 따라 할 수 있고 따라 해서는 안 되는 것인지 등에 대하여 공부하였다.

필자는 이 책에서 학생들과 함께 진행했던 졸업작품을 통하여 필자가 가졌던 생각, 또 각종 심의 때 여러 건축물들을 보면서 필자가 느꼈던, 그리고 필자가 전하고 싶은 말들을 풀어보고자 한다.

2011년 5월 연구실에서 원고를 집필하며
김 용 식
-4쪽

합천해인사의 장경각은 제로에너지 박물관

제로에너지하우스는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태양열,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보조열원으로 자급자족하는 주택을 말한다. 우리나라 국보인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합천해인사의 장경각은 보조열원으로도 기계적인 신재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실내습도와 환기를 적절히 유지하는 제로에너지 박물관이다.

팔만대장경을 조금 더 오래 보존하기 위하여 한떄는 기계장치로서 온습도를 유지시키는 건물을 짓기도 하였으나 장경각보다 오히려 대장경판을 보존하기 어려워 현재 위치로 되돌려 놓았다고 한다.

장경각은 주변의 지형과 기후를 고려한 배치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한 재료, 환기와 채광을 고려한 평면, 입면, 단면 등으로 대장경판을 보존함으로써 현대기술로도 따라 가기 힘든 건축물이다. 장경각 지붕에는 나는 새도 앉지 않고 판고 안에는 거미줄도 치지 않는 이적이 계속 이어져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81쪽

팔만대장경의 재료인 나무는 습기에 취약하기 때문에 장경각은 습기를 조절하는데 우선적인 고려를 했다. 바닥은 습기를 흡수하는 석회와 숯, 소금을 겹겹이 다진 후 황토를 얹어 여름철에는 습기를 흡수하고 겨울에는 방출하여 적정 수준의 습기가 자연적으로 유지되게 하였다. 노출되어 잇는 나무 서까래와 단순한 형태의 받침대 위에 진흙과 기와로 뾰족하면서도 둥글게 지은 지붕도 직사광선에 의한 온도변화를 방지하고 공기의 자유로운 순환을 가능케 하였다.

장경각은 습도와 온도 유지뿐만 아니라 환기, 즉 통풍을 많이 고려하였다. 건물배치는 주변지형이 북쪽이 높고 막혀 있으며 남쪽은 아래로 열려있기 때문에 남쪽 아래에서 북쪽으로 불어 올라오는 바람이 자연스럽게 판전 건물을 비스듬히 스쳐 지나가게 위치하였다. 특히 습기가 많은 여름철 동남풍은 판전을 타고 옆으로 흘러나간다. 또한 이 지점은 계곡에서 불어온 공기의 습도가 어느 정도 떨어지는 높이이기도 하다. 이는 곧 건물 내부의 적절한 습도 유지와 원활한 통풍에 직결된다.
-81~82쪽

또한 건물 외벽은 위, 아래 두 개의 창으로 되어 있는데 아래창과 위창의 크기가 서로 다르다. 건물의 정면 창은 위가 작고 아래가 크며, 후면의 창은 이와 반대로 되어 있다. 이것은 큰 창을 통해 건조한 공기가 건물 안으로 흘러 들어오게 함과 동시에 가능한 한 내부에 공기가 골고루 퍼진 후에 빠져나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장경각은 이렇게 통풍을 통하여 습도와 온도를 적절히 유지시켜 대장경판을 오래도록 보존시킬 수 있게 하였다. 기계적 장치가 아니라 자연의 원리를 이요한 제로에너지 건물인 것이다.-83쪽

체계적인 과학이 없었을 당시에도 이러한 과학적인 원리로 건축물을 만들어낼 수 있나 하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건축물이다.


또 하나의 제로에너지건물, 석굴암

장경각보다 훨씬 전에 건축되었던 석굴암은 일제에 의하여 그 원형을 잃고 지금은 기계적 냉난방장치에 의해 보존ㆍ유지되고 있으나 원래의 석굴암은 자연의 원리를 이용하여 실내의 습기와 통풍을 제어한 또 하나의 제로에너지 건축물이다. 석굴암의 석상이 있는 본실의 10개의 감실 속에는 자연통풍을 위한 구멍이 있고,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환기구로서 이용되어 석굴 내부의 습기를 제거하고 외부의 건조한 공기를 받아들인다. -84-85쪽

또한, 석굴암은 암석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암석의 다공질을 통해 서실로 들어온 찬공기로 인하여 석실 안이 외부보다 양(+)의 공기압을 유지하게 되어 외부 습기의 유입을 차단하게 한다. 이러한 다공질의 재료를 이용한 제습 기능은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철이 습한 지역의 심각한 결로 문제가 발생하는 곳에 적용될 수 있다.
석굴암은 평지가 아닌 샘이 흐르는 터에 자리 잡고 있다. 계곡물을 석굴암 밑으로 흐르게 하여 석굴암 안에 발생하는 습기를 아래로 모이게 하고 암석의 다공질을 이용하여 그 습기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일제의 잘못된 보수공사, 즉 콘크리트로 석굴을 감쌈으로써 석굴암 내부에 습기가 차고 풍화현상이 일어나면서 이와 같은 자연적인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다.-86쪽

한옥은 패시브 하우스

에너지절감형 단열주택을 패시브하우스라 한다. 우리나라 한옥은 현대의 주택과 비교해보면 에너지소비량에서 확실히 에너지가 적게 소비되었던 패시브 하우스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한옥은 구들에 의한 온돌난방 말고는 여름철에는 어떠한 기계적인 냉방장치가 없었다. 따라서 연간 사용되는 에너지는 지금보다 훨씬 적은 패시브 하우스라는 말이다.
건축가 김원의 「온돌예찬」이라는 글에서 보듯이 온돌은 난방과 동시에 밥도 지을 수 있고, 더운물을 만들 수도 있는 효율적인 난방ㆍ급탕 겸용 보일러시스템인 것이다. 따라서 온돌은 에너지효율이 100%가 넘는다. 한옥에 냉방장치가 없다고 해서 여름철에 살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으며 나름 시원하게 지낼 수 있게 과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87-88쪽

비교적 더운 지역에서는 대청마루를 지면에서 어느 정도의 공간을 두어 건축함으로써 지면의 열기나 습기를 대청마루 밑의 공간을 통해 배출시키고 대청마루는 통풍이 잘 되도록 하였으며 주변의 나무들은 주변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가질 수 있게 식재하였다. -88쪽

지역마다 한옥의 구조가 다른 것을 보면 한옥은 지역마다의 지리적, 기후적 화경의 특성을 매우 잘 반영한 패시브 디자인을 과학적으로 적용한 주거라 할 수 있다. 과거부터 우리나라 한옥은 요즘의 패시브 하우스처럼 벽체나 창호가 에너지절감형 단열성능 갖는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절감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에너지를 스스로 절약하는 형태로 사용되었다. 옛선조들은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환경에 맞게 스스로 적응을 잘한 것이다. 더우면 등목을 한다거나 시원한 모시적삼을 입고 부채를 부치고, 떄로는 마당에 평상을 놓고 그 위에 돗자리를 펴서 식사도 하고 눕기도 하면서 더위를 기분 좋게 이겨냈다. 추울 때는 내복, 털옷을 걸치고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며 방안에서 화로를 지피면서 추위 또한 분위기 있게 이겨냈다. -89쪽

그러면 오늘날의 주택은 한옥과 무엇이 다른가.

오늘날의 주택 대부분은 공동주택, 즉 콘크리트로 지어진 아파트이기 때문에 한옥의 환경적 특성을 살리기가 힘들 수 있다. 여름철에는 열용량이 큰 콘크리트가 밤이 되어도 낮동안 뜨거운 태양열로 덥혀진 열이 쉽게 빠져나가기 힘들다. 또 용적률을 높여 아파트를 배치하다 보면 일조나 통풍이 원활하지 못한 주거가 단지 내에서도 많이 생긴다. 2층 이상만 되면 마당도 없고 1층 앞에 식재해 놓은 나무의 효과를 보기 힘들다. 자연환경을 이용할 수 이는 조건이 되지 않는다.

에너지를 줄인다고 두꺼운 단열재로 벽체를 만들고 틈새바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기밀한 이중유리로 시공된 아파틑는 겨울에는 실내가 건조하며 숨이 턱턱 막힌다. 이럴 때 기계식 환기장치를 틀면 되겠지만, 무엇보다 전기요금이 많이 청구될 것이 염려되어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무덥고 바람 한 점 없는 여름에는 에어컨을 켜지 않고는 아파트 안에 머무를 수 없다. 주상복함아파트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90-91쪽

사람들 또한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예전보다 훨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가는 건물마다, 자동차 안에서도 냉난방장치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냉난방을 하지 않는 집에서는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이제 아파트에서는 한옥의 느낌을, 한옥과 같은 환경적응을 할 수가 없다. -91쪽

앞서 보듯이 한옥, 석굴암, 장경각 같은 우리나라 건축물은 통풍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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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레 미제라블 (10권 한글+영문)
빅토르 위고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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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eBook으로 읽는 첫번째 고전. 아이패드로 보는 레미제라블. 읽는다기보다는 보는 느낌이다. 아직 낯설다. 불끄고 이불 덮고 보다가 잠들기는 좋겠구나. 줄긋기도 좋은데.. 따로 모아 출력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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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31 20: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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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2 15: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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