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나 사랑해?
-그럼, 사랑하지.
-왜?
-. . .
‘그거 참... 사랑하는데도 뭐 이유가 있어야되나?'
-그냥, 아-무 이유 없어!
-그럼,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사랑이 식으면 그만이겠네?
그래서 인생이 허무한건가?
누구를 위해 쓴 책인지 명확하지 않다.
지은이가 ‘감사의 글’과 ‘프롤로그’에서 밝히는 집필 동기도 모호하다.
나 역시, 내가 왜 이 글을 읽는지 명확하지 않다.
그냥, ‘NAVER라는 사이트를 좋아한다’ 정도?
난, 날개 달린 모자가 좋더라, 정도?
처음 네이버를 사용하게 된것도 이런 정도의 호감과 호기심이었다.
‘왜 애창곡을 18번이라고 부를까요?’ (62p.)
‘캔 맥주는 있는데 왜 캔우유는 없을까?’ (62p.)
‘약속할 때 왜 새끼손가락을 걸고 할까?’ (69p.)
‘연예인 노출이 뭔가요? 답)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69p.) ㅋㅋ
‘대사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답) 시멘트가 되세요’ (69p.) ㅋㅋ
이런 호기심으로 만난 네이버가 계속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줘서,
지도 검색도 하고, 명함에 쓰는 메일주소도 *****@naver.com이 되고,
블로그도 만들고, 블로그에 사진 올리려고 디지털카메라도 사고,
이렇게 네이버는 나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런 네이버에 대한 책을 읽고 난 지금,
사실 나도, 네이버도 변한 건 없다.
다만, 그동안 알고 있던 네이버의 얼굴이 화장 곱게 한 모습이었다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네이버의 적나라한 맨 얼굴을 본 느낌이고,
또 한편으로는, 무대 뒤의 비하인드스토리(대개 우리는 이런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가고이렇게 듣게 된 이야기를 더 진솔하게 받아들인다.)를
알게 되서, 더 친밀해진 느낌인 것만은 확실하다.
-
NHN의 임직원 월평균 급여는 경쟁사들을 압도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제출된 200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말 기준NHN의 직원 평균 급여액은 4,400만 원으로 경쟁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3,900만 원), 엔씨소프트(3,900만 원), 네오위즈(4,200만 원)보다 월등히 높다.
(249p.)
어떤가?
이 대목만 읽어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NHN의 직원들의 밝은 표정이 떠오르면서
급격히 친해진 느낌이 들지 않나?
NHN은 1999년 삼성SDS 출신 7명이 시작한 벤처회사였다. 한게임 역시 1999년 삼성SDS 출신
단 3명으로 시작한 작은 회사였다. 이런 NHN이 만 7년 만에 국내 직원수 1,400명, 해외 직원 수까지
하면 2,000명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에 본사를 두고 중국, 일본, 미국에 걸쳐 총 4개 해외
법인을 거느린 아시아 최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112p.)
그럼, 이제, 아-무 이유없이, 그냥, 한 번 알아보자.
네이버 성공 신화의 비밀!
결국 사람이다.
네이버, 성공신화의 비밀,
결국은 ‘사람’이라는 소리이다.(19p.)
(사실 이 책은 한 번에 읽기에 만만치 않다.
직업적으로 보면, 내겐 생소한 분야에서 어떤 회사가 태동하여
빠르게 성장해온 행보를 기록한 책이기 때문에 그렇고,
한 편으로는 아-무 이유 없기는 하지만,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날개달린 모자’를 만들어낸 이 기업은
대체 어떤 사람이 어떻게 만들어왔을까? 한 부분도 소흘히
넘어가고 싶지 않다는 욕심 때문에도 그랬다.
그러나 지은이는 ‘결국은 사람이다’ 라는, 비밀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서 ‘사람’ 이야기를 빼면 이 책에서는 할 이야기가 없다.
사람 이야기이기에, 그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인터뷰하고 취재한 사람이 쓴
이야기를 부분부분 인용하는 것으로 오늘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만약 주변에 IT업계에 입문할 예정인 사람들이나, NHN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선물해주시라.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수 있으실거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고, NHN 주식을 좀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네이버의 역사를 열다 [이해진]
“질량이 커다란 물체의 주변 공간은 구부러져 있다. 열정이 가득한 사람은 환경을
변화시킨다. 환경이 자신에게 맞춰져서 내가 환경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문제가 있는
것은 환경이 아니고 자기 자신이다.” – NHN 창업자 이해진 (153p.)
그도 인정하듯, 그는 직원들에게 ‘쫀쫀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네이버를 창업하고 처음
서비스를 시작하던 1999년부터 직원들을 불러 “야, 여기 오타 났다”고 말할 정도로, … 그가
제일 싫어하는게 사용자가 보는 페이지에 오타가 나는 것이다. … 그는 ‘돌다리도 열두 번
두들겨 보고 갈’ 정도로 사전에 정보를 다 수집하고 조심성 있게 한 발을 내딛는 스타일이다.
스스로도 “뭔가를 저질러 득 본 것 보다는 안 해서 득 본 게 더 많다”고 말할 정도로 인터넷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그만큼 조심스러워하고 치밀히다.(155~156p.)
한게임 세상을 만들다 [김범수]
“꿈꾸는 자만이 자유로울 수 있다.” – NHN 김범수 대표 (168p.)
꿈꾸는 사나이, 승부사, 개척가. 김법수 대표를 수식하는 말은 참 많다. 그런 그가 꿈 다음으로
많이 말하는 것은 ‘장기 예측을 하지 말라’는 것과 ‘운명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것이다.
낙천적인 그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이런 면을 보면 장기 계획 수립에 열심히 노력하고 치밀한
이해진CSO와 낙천적이고 장기적인 계획보다 단기적인 계획 수립 및 목표달성 능력이 뛰어난
김범수 대표는 정말 최적의 조합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178p.)
NHN의 살림을 어깨에 짊어지다 [최휘영]
“네이버를 첫 화면으로 해놓은 사람들이 40%다. 심할 때는 60%까지 된다. 책임감이
무겁다.” (182p.)
1990년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최휘영 대표는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연합뉴스에서,
1995년부터 2000년까지는 YTN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2000년 야후코리아에 입사한 뒤 2002년
12월에는 네이버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4년 네이버 부문장에 오른 데 이어 2005년
1월 드디어 NHN대표이사가 되었다. 그를 이렇게 만든 원동력은 뭘까?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그의 좌우명이다.(184p.)
NHN의 중국 시장은 나에게 맡겨라 [김정호]
NHN을 취재하던 중 만난 한 게임업체 임원은 김정호 대표에 대해 ‘배포가 대단한 장부’ 라고
불쑥 말을 꺼냈다. 이유를 물었다.
“2003년 말 김범수 대표가 단독 대표가 되는 것으로 결정되자 김정호 당시 부사장이 갑자기
김범수 대표에게 큰 절을 했다.” (중략) 사적으로 따지면 김정호 대표는 삼성SDS 시절 김범수
대표의 회사 입사 선배이다. 연배도 비슷하고 젊은 시절 회사 선후배라는 것이 두 사람의 관계
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은 틀림없다. (중략) NHN 내부에서는 혹시 있었을지 모르는 네이버
쪽 세력의 반발을 무마해 버린 행동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 한번의 절로 김범수 대표
와 이해진 CSO라는 NHN의 두 축, 네이버와 한게임이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193~194p.)
롄종의 오경식 실장은 김정호 대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참으로 아이디어가 많고, 그런 아이디어를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며, 때론 형님처럼 믿음직
스럽게 조직을 이끌고 묵묵히 참을 줄 아는 사람이다.” (201p.)
일본의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싶다 [천양현]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잊니 않고 반드시 일본에서 한국의 이름을 떨치겠노라 다짐하기 위해서
였다.” (202p.)
그는 외로웠다. 2003년은 천 대표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다. 고민이 많다 보니 생각을 너무 한
까닭에 머리가 쉬지 않는 특이한 병에 시달리기도 했다.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어도 머리가
쉬지 않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도 했다. (211p.)
한게임을 게임 시장의 강자로 군림시키다 [남궁훈]
“인터넷이라는 미지의 세상에 대한 똑 같은 꿈을 꾸고 있었던 게 NHN이 생겨난 힘이
됐다.” – 남궁훈 이사(NHN USA COO)
빡빡 민 머리는 그를 단연 돋보이는 존재로 만든다. …
개인적으로 그를 보면 한게임이 왜 장기간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해왔는지 알 수 있다.
게임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재미와 발상의 전환, 격식의 초월 등을 그는 자신의 외모뿐 아니라
살아온 삶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군 복무 시절 남 이사의 부대에는 택시기사를 하다 온 선임병이 있었다고 한다. 그에게서 듣는
택시기사의 삶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남 이사는 젊은 시절에 꼭 한 번 택시기사를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한번 떠오른 생각은 오래 고민하지 않고 바로 실천에 옮기는 것이 남 이사의
특기다. 제대 후 바로 그해 여름방학에 택시 기사 면허증을 얻어서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
도대체 그는 무슨 생각으로 회사를 퇴사하고 사무실을 얻었을까? 놀랍게도 그는 별생각이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막상 직장생활에 비전이 없다는걸 깨닫고 나오긴 했어도 그에게 명확한
계획은 없었다.
다만 인터넷으로 뭔가 해봐야겠다는 생각 하나만 확실하게 붙들고 있었다. 별다른 계획이
없었기에 그는 사무실을 얻고 난 뒤에도 그냥 무작정 게임만 했다. 1992년 커맨드앤컨커로
게임의 세계에 입문한 그는 창업이라는 명분으로 얻은 소호 사무실에서 오주영씨와 함께 하이텔
고스톱 게임을 주로 했다. 테트리넷이라는 사이트에서 테트리스의 온라인 버전을 하기도 했다.
이때를 두고 남이사는 사무실을 열어 놓고 주로 게임만 하던 한심한 시절이라고 회상한다.
여기서도 남 이사다운 독특한 면이 나온다. 당시 총각이었던 남 이사는 사무실에 나와 게임만
하더라도 항상 양복에 넥타이까지 맨 정장 차림으로 매일 9시까지 출근해서 일(?)을 했다고 한다.(217~219p.)
NHN 검색 부문의 운명을 손에 쥐다 [이준호]
“처음 검색 기술을 공부한 지 5년이 됐을 때는 내가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했다. 10년이 되자
스스로 검색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15년이 지나자 내가 검색에서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 지를 조금 알 것 같았다. 요즘에는 내가 검색 기술 개발의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남들보다 좀 나은 부분 이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다. 20년이 되면 무엇을 알게 될까?
지금으로선 모르겠다. 짐작조차 할 수 없다.” – NHN 이준호 CTO (226p.)
“인터넷 기업에는 좀 튀는 사람이 많아야 좋습니다. 이쪽 사업이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기 때문
이죠.” 그런데 진작 그가 볼 때는 요즘 들어 점점 튀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한다. 튀는 사람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이공계로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점점 많아져 인재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227p.)
NHN은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 이라는 원칙이 분명한 회사다.
NHN은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 이라는 원칙이 분명한 회사다. 계속 언급됐지만 어떤 새로운
일을 하 든 사람이 맞아야 일을 하고 사람이 좋아야 서로 신뢰관계가 지속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NHN은 태동부터가 그랬다. 삼성SDS 출신들이 만든 회사이고, 그들은 서로 간에 상당한 신뢰가
있었다. 인맥에 의한 기업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지만 NHN은 상당히 한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끈끈한 인간관계로 인해 생긴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국적 벤처 기업의 성공 모델을 만들었다.
합병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숱한 파트너들이 있을 법했지만 결국 잘 맞는 사람들이 있는 네이버와
한게임이 뭉쳤다. 이런 연혁을 가진 기업이기 때문에 사람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70p.)
“NHN 방식 있쟎아. 먼저 사람끼리 마음이 맞고 친해져야 하는 거야.” (243p.)
비밀은 이것이다.
NAVER Inside!
거기에 결국 ‘사람’이 있더라!
p.s 천양현 NHN재팬 대표가 '머리가 쉬지 않는 특이한 병'에 시달렸다는 이야기를 읽을 때,
그러고보니 나도 그런 병에 시달리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떠오르는 얼굴이
세 명 있었다. 그 분들에게 안부 전화라도 한 번씩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