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종말이 시작됐다
마쓰후지 타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 원앤원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미국경제의 종말이 시작됐다
나는 이상하리만큼 ‘제목’에 집착한다.
‘종말’이라는 말이 걸린다.
종말. 말 그대로 끝이라는 것 아닌가!
미국경제의 종말이라니 마치 세상의 종말을 말하는 것 같다.
거품이 꺼진다고 해서 국물이 다 없어지는 것은 아닐텐데.
그럼 미국경제는 백퍼센트 거품이라는 말인가?
게다가, 종말이 '시작됐다'니!
그렇게 따지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이 시작됐다'고 해야겠지. 그거 뭐. 중간과정 쏙 빼고 탄생과 죽음만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너무 극단적이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제목 하나 가지고 내가 너무 말꼬리 잡고 늘어진 것이라 치고!
어쨌든 미국경제의 종말이 시작된 것이, 또 나에게 기회를 준다고 한다. 음.. 그래. 예고하고 찾아오는 기회라면 놓치면 안되지! 기회를 꼭 잡아야지!

그런데..
이거 참. 어렵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지은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내 수준에서 이해하고 정리해보면,

‘지금부터 15년간 미국경제가 하락할 것이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그러니 열심히 투자 공부를 해서, 앞날을 예측해서, 자산운용을 잘 해보시라. 그리고 자산운용시에 자산의 50%는 금광주에 투자하시라.’는 건데,
이상하다. 자기 자신이 금광산 경영자라면서 금광주에 투자하라는 결론이라니, 이건 뭔가 싶다.

자기는 주식 투자도 ‘바닥’에서 시작했고,
금광산 경업업도 금가격이 ‘바닥’일 때 시작했기에,
감히 ‘성.공.할.수.밖.에.없.었.다’고 말하면서(234쪽) 말이다. 지금은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꼭대기라면서!

금은 빼고? 음. 그렇군. 금은 빼고!

그러고보니 이상하게 생각하는 내가 이상한가?
하긴. 금광산 경영을 하게된 이유와 근거를 잔뜩 제시해 주었는데 금광주에 투자하라는 결론이 뭐가 이상한가. 거품 꺼지고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으니 바닥이 다 드러날때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돈 모아서 ‘투자’를 시작하라는 결론이 뭐가 이상한가 말이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내가 이상하지. 음..

참...
아무튼, 전체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워도,
작은 부분 부분, 어떤 한쪽 면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고개가 끄떡여지는 쪽도 꽤 있다. (그런 곳만 조금씩 접어서 표시를 해두었는데, 나중에 세어보니 20쪽이다. 244쪽 중에서 20쪽이라... 음... 그럼 10% 정도 이해한 것인가? 훗.. 그러니 전체가 이해 안되는게 당연하지.)

그 중에 하나를 적어본다.

121쪽.

다시 미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졸업생이 제조업체에 취직하지 않고 은행이나 증권계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을 봐도 미국경제의 종언을 짐작할 수 있다.

이 학생들은 눈치가 빠르기 때문에 어떤 분야로 진출해야 빨리 성공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 그들의 시야에 이미 ‘연구 개발’이나 ‘물건 만들기’는 없다. 그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루한 일보다는 ‘어떻게 자산을 운용하면 1만 달러를 1억 달러로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는 일’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사회 풍조가 되어버렸다.

지인 중에도 MIT를 졸업한 뒤 제조업체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벤처캐피털회사를 설립한 사람이 있다. 공학적 센스를 물건만들기가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LTCM에서 보았던 광경을 그의 사무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거품경제 전성기의 일본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었다. 공학부 졸업생들이 제조업체에 취직하지 않고 금융계를 선택한 것이다. 그 후 거품은 꺼져버렸다. 그들이 과연 행복했는지, 기회가 있다면 직접 물어보고 싶다.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는 전혀 관계없이,
순전히 내 개인적인 경험때문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대학을 졸업하고 건축설계사무소에 취업해서 일 잘하던 선배가 있다. 건축설계에 재능도 있던 사람이라 당연히 건축사 면허를 따서 자신의 사무소를 꾸려가겠지 예상했던 선배다.
그러던 선배가 ‘건축설계사무소에 계속 다니다가는 돈 없어서 결혼도 못할 것 같다.’는 이유로 과감하게(?) 건축설계사무소를 그만두었다.
그러더니 곧바로 외국계보험회사에 들어가서 보험영업을 시작했다. 그는 보험영업을 하면서 완전히 딴 사람이 되었다. 밤샘작업이 많은 건축설계사무소에 다닐 때는 생각지 못했던 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도 하고 집도 샀음은 물론이고, 항상 고급 구두에 정장을 입고 몽블랑 만년필을 꽂고 다니며 외제차를 끌고 다닌다.
금융지식을 쌓으면서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사업 투자... 등. 여러 분야에 투자를 해보더니 급기야 투자자를 모아서 회사를 하나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는 행복할까?

지은이는 이야기한다.
‘땀 흘려 일하는 시대’에서 ‘모아놓은 돈을 굴리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맞는 말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행복은 땀 흘려 일하는 데서 더 찾기 쉽다.

그러니까 나의 결론은 이거다.

“땀 흘려 일해서 돈을 모으고,
  모아놓은 돈을 굴리는 공부도 하고,
  그리고 돈을 굴리면서도 계속 땀 흘려 일하겠다! 
  나는 땀 흘려 일하는 행복을 포기하지 않겠다.
  중단하지 않겠다. 정말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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