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한비야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부아프리카에 무슨 일 났어요?

 

무슨 일이라니. 거기가 바로 서울시 인구보다 훨씬 많은 1천3백만 명이 굶어 죽고 있는 초대형 긴급 구호 현장이다. 사람의 목숨도 환율처럼 1달러 대 1천 원, 1달러 대 3만 리라 하듯 그 값이 각각 다른 걸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3명만 죽어도 전 세계가 들썩거리지만, 남부아프리카에서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굶어 죽기 직전인데도 세계 언론은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그러니 한국에서인들 이곳에 무슨 일이 났는지 알 수가 있나? 나 역시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현장이다. (52p.)

 

 

아프카니스탄 

 

말라위ㆍ잠비아 

 

네팔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 사실 나에게는 딸이 셋 있다.

 

큰 딸은 에디오피아, 둘째 딸은 방글라데시, 셋째 딸은 몽골에서 살고 있다.

하나같이 똘똘하고 귀엽다. 올해 안으로 네팔 아들이 한 명 더 생길 예정이다.

모두 월드비전이 맺어 준 아이들이다. (117p.)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훤히 알 수 있다. 전에는 지구를 한마을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지구집'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쪽 방의 유리창이 깨지면 곧 내 방에도 찬바람이 들이친다. 건넌방의 깨진 유리창이 뻔히 보이는데 못 봤다고 시치미 뗄 수도 없다. 그래서 지금 세계는 더 이상 예전처럼 다른 나라에서 생긴 일에 "그런 일이 있는지 정말 몰랐어."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5p.)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인지상정人之常情.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마음이다.

 

그래서 이런 책이 반갑다.

얼마든지 얼마든지! 어른 책으로도 나오고 어린이 책으로도 나오고

1편, 2편, 3편, 4편... 계속해서 나와주면 좋겠다.

 

양치질 할 때 컵에 물 받아 쓰는거,

설겆이 할 때 통에 물 받아 쓰는거,

세제 가려 쓰는 거,

외식 줄이고 1회용품 사용 줄이고 종이컵 안 쓰고

꼭 내 한 몸 건강을 위해서만이 아니고

배고픈 사람들 생각해서라도 소식하고 음식물 남기지 말고

또 뭐 있나, 아무튼 이런 거 저런 거 나름 신경쓰며

산다고 하지만 살다보면,

나사 풀리듯 살살살 한번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종이컵 쓰고, 외식하고, 과식하고, 두부 유통 기한 넘겨서 버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나이기에.

 

리뷰 쓰랬지 누가 반성문 쓰랬냐!

 

그것도 인지상정이라.

이런 책 읽으면 여러 가지 막 찔리는게 많다.

나도 이런 책 읽고도 찔리는 거 없이 잘 살고 싶다.

떳떳하게 당당하게 멋지게 잘 살고 싶다구!

 

그래도 너무 기죽진 말자.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지 않나.

이번엔 이번에 느낀 만큼 행동하자.

반성문만 쓰고 만다면 변하는게 없겠지만,

이번에 느낀 대로 행동하고 나면

최소한 그만큼은 변하겠지.

절제하는 생활도 조금은 오래가겠지.

그래 이러면서 사는거지 뭐.

 

아자 아자!!!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나에게는 딸이 셋 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모두 나를 보며 활짝 웃고 있다. 나 역시 반가워서 입꼬리가 올라간다. 나는 1남 3녀 중 셋째 딸이다. 우리 4남매에 형부와 올케, 6명의 조카까지 합한 12명의 가족은 나의 영원한 지원군이자 응원군이다. 그래서 어딜 가나 가족 사진을 가지고 다닌다. 힘없을 때는 조카들의 "꼬미야, 힘내요."라는 응원 소리가, 힘이 넘칠 때는 어른들의 "잘했어, 애썼다."라는 박수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서로 아끼는 형제들도 혼자 사는 나를 보면 늘 안타깝고 뒷모습이 짠하단다. 난 정말 괜찮은데...... 식구만 그런 게 아니라 남들에게도 그렇게 보이는 모양이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이런 질문을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외롭지 않으세요?"

 

글쎄, 조금도 외롭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늘 외롭다거나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외롭지는 않다.

그러나 이 질문이 '독신이라 더 외롭죠?' 라는 뜻이라면 그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외로움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인생 패키지 안에 있는 품목 같은 게 아닐까. 장미에 가시가 있는 것처럼 독신으로서의 자유로움과 독신이라서 좀 더 외로운 것은 한 묶음이다. 자유로움만 택할 순 없다. 단독 포장이 아니라 패키지니까.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 사실 나에게는 딸이 셋 있다. 큰딸은 에티오피아, 둘째 딸은 방글라데시, 셋째 딸은 몽골에서 살고 있다. 하나같이 똘똘하고 귀엽다. 올해 안으로 네팔 아들이 한 명 더 생길 예정이다. 모두 월드비전이 맺어 준 아이들이다.

 

큰 딸 이름은 젠네부, 열한 살이다. 그날 아침 나를 만나러 네 식구 모두가 새벽부터 진흙길을 몇 시간이나 걸어서 왔다고 했다. 나를 보자마자 아이 엄마가 뛸 듯이 다가와 뺨을 맞추는 인사를 했는데 내 양쪽 뺨이 눈물로 흥건해질 지경이었다.

 

아이 아버지는 내 손을 꼭 잡으며 "우리 아이를 살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를 연발했다. 갑자기 민망해졌다. 내가 이 식구에게 한 일이라고는 한 달에 3만 원을 보낸 것뿐인데......(117p.)

 

 


댓글(8)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는재로 2011-12-29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죠 너무 무심한게 아닌가하고 자기 반성도 해보는

잘잘라 2011-12-29 09:25   좋아요 0 | URL
한비야님 책 읽고 나면 항상 들썩 들썩,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예요.^^

순오기 2011-12-29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성문을 겸한 훌륭한 리뷰에요~~~~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요, 우리!!

잘잘라 2011-12-29 09:27   좋아요 0 | URL
네, 우리!!!^^(실은 책 주문 참느라 안간힘 쓰는 중.ㅡ.ㅡ;;;)

하늘바람 2011-12-29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리뷰쓰랬지 누가 반성문 쓰랬나에 한참 웃고 갑니다

잘잘라 2011-12-29 09:28   좋아요 0 | URL
히히힛.. 하늘바람님이 웃어주셔서 제 기분이 바람 타고 날아갈듯 합니다^^

마녀고양이 2011-12-29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나두 반성문 한참 써야할거 같아요, 너무 찔려서 난 웃질 못했어요,,, 히히.

잘잘라 2011-12-29 14:11   좋아요 0 | URL
히히히히힛 머리 안 아프세요?
 
우리 회의나 할까? - 아이디어가 진화하는 회의의 기술
김민철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겨운 회의, 하기 싫은 회의, 형식적인 회의 이제 그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7가지 보고의 원칙 - 성공과 실패 사례로 엮은 경영 다큐멘터리
남충희 지음 / 황금사자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콘 애정남이 어제 그러더군. 직장 선배와 상사를 어떻게 구별하느냐? 당신이 실수했을때 혼낼것 같은 사람은 선배, 짤릴게 걱정되면 상사 라고. 선배든 상사든 직장에서 보고서는 기본, 기본은 갖추고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한비야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달에 책 주문 한 번만 참으면 배고픈 아이 한 명 후원할 수 있다. 절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건 이야기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애니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년간 추적조사! 으아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