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도 데생 실력이 상당했지만, 아들인 제가 직물업에 종사하길 희망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HEC에 입학하도록 되어 있었지요. 하지만 내가 대입 예비고사에서 세 차례나 낙방하자, 아버지는 아들한테 품었던 희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P81

그 후, 1927년에서 1928년까지 이 년 동안 앙드레 로트에게서 배우게 됩니다. 그는 책을 읽고 글 쓰는 법을 가르쳐 줬지요. 그가 저술한 《풍경과 인물에 관한 논고》는 중요한 책입니다. - P82

그는 이런 말을 자주 했었죠. "직관력을 타고난 사람은 그림을 그릴 자격이 있다." 내 그림을 보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어린 초현실주의자로구먼! 색채는 좋군. 계속 그리게!" 그가 죽기 직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내 사진을 보면서 말했죠. "모든 것이 자네가 받은 회화 수업에서 비롯하는구먼!" 나는 체계화된 세계로 진입하기 싫어 그의 화실을 떠났습니다. - P82

주머니에 랭보, 조이스, 로트레아몽의 문고본 책을 넣고서 떠돌았습니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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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사진가의 개성이 투사된 모습입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사진의 세계에는 경쟁이 끼어들 수 없는 것이죠. 행여 경쟁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시장이 개입하는 경쟁일 것입니다. 사진에 경쟁이 있을 수 없는 것은, 사람들은 똑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너무 다른 방식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 P43

우리 같은 사진가들이 언론과 맺는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이같은 관계 덕분에 삶의 현장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사진가가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은 주위로부터의 인정이나 성공따위가 아나라, 바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즉, 우리가 하는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미를 가질 수 있고 중요성을 띨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 같은 사진가들은 대단히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고, 보는 것에 대해 극도로 정직해야만 합니다. 사진가는 사진을 찍을 때 자기 검열을 하면 안되고, 잡지사도 사진가에게 일을 맡길 때는 바로 그 순간 지녔던 초심을 잃어서는 안됩니다. 이미지는 맥락 속에 자리잡아야 하지요. - P43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장에서 동사나 형용사 또는 작은 연결고리라 할 수 있는 사진이 이같은 소소한 연결고리로 남아 있어야 하며, 절대 부풀려져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 P44

잡지사의 편집장이라면 우리가 현장에서 목격한 바를 실을 때 페달을 밟아 강약 조절을 하는 게 아니라 동일한 어조를 유지할 줄 알아야만 합니다. 요컨대, 편집장이란 현재와 현실, 매일을 기록하는 역사가입니다. 더불어 사진가의 임무는 그 무엇이든 간에 입증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진가는 광고쟁이가 아니에요. 우리는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의 증인이죠.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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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제고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나는 내 시선을 끄는 것들을 지켜보는 증인에 불과할 뿐입니다. - P41

나 자신의 감각이 신선한 상태로 남아 있길 원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하고 그들의 말을 듣고 또 질문을 던지면서 상황을 이해해 나가지요. 우리는 어디를 가든 편견을 가져서는 안되고, 자신의 고정관념을 정당화하려 하면 안됩니다. 대신 사실에 입각하고, 사실을 분석하는 방법을 알고, 자신의 고정관념에 기대어 안주하는 대신 관찰을 통해 첫인상을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 P42

어쨌든 입증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뭘 입증하려 애쓸 필요도 없지요. 중요한 뭔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고 삶이며 삶의 풍요로움입니다. 그리고, 신경이 벼린 상태로 있어야만 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 P42

나는 언제나 구체적인 것, 구체적인 현실, 실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하찮은 사건이나 소소한 진실 등과의 접촉을 끊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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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을 사진가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해 본 적이 없죠. 다만 스냅사진 찍기를 좋아할 뿐이지요. 그래서 많은 것들이 본능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난 사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거든요. 중요한 르포 작업에 나설 때면 흑백필름을 넣은 두 대의 카메라를 휴대합니다. 그러변 설사 찍을 사진이 많더라도 새 필름을 갈아끼우기 전까지 무려 일흔 두 장이나 찍을 수 있으니까요. - P36

나는 한 번도 친구를 대동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만일 친구와 함께 르포여행을 떠난다면 필연적으로 그 친구와 대화를 하게 될 테고 그러다 보면 뭔가를 놓치기 십상이죠. 뭔가를 찾아내려면 긴장할 수밖에 없을 텐데, 그 긴장감을 혼자서 짊어질 줄 알아야 합니다. 사진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 P37

우리는 자신의 카메라를 가지고 있을 때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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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선생이 보시기에, 사진과 정치 사이엔 어떤 연관성이 있습니까?

ㅡ우리는 그저 인간성의 측면에서만 언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사진가들이 하는 모든 작업은 세계관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따라서 주제를 한정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요.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뭔가가 영속적인 가치를 지니려면 그것이 진정한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인간적인 감정의 전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그런데, 정치라는 것은 주어진 상황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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