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프루아 들로름, 노루인간 겨울나기, 불면의 밤.
(생존 야간 불면, 생존에 포커스를 맞추면 확실히 돈은 적게 든다.)

야생에서, 침낭조차 없는 사람이, 혹한의 겨울을 다 보내고 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내가 진짜 놀란 건, 그가 애초에 인간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노루에게 배워서 행동했다는 점이다.

두 달 미리 올해의 책으로 뽑은 이유..

다게, 시푸앵트, 셰비를 비롯한 친구들 덕에, 이젠 야외에서 침낭이나 오두막이나 난방 없이 잘 수 있게 되었어. 그들이 내게 짧은 주기로 먹고 자고 사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으니까. 그렇게 하니까 그다지 큰 육체적 고통 없이도 삶ㅡ혹은 생존ㅡ이 가능했어. - P163

낮이나 밤이나 오래 잠드는 것은 특히 겨울에는 죽음의 위험까지 있어. 누워 있으면 심박수가 줄어들고 30분만 지나도 금세 감기 기운이 느껴져. 몇 시간 안에 손발이 차가워지고 저려오며 점차 저체온증에 걸려. - P166

혹한의 날씨에는 수면 시간을 아주 짧게 해야 하고 꼭 낮에 자야 해. 나는 오전 시간이 끝날 무렵, 햇살이 가장 뜨겁게 내리쬘 때를 잠자는 시간으로 정했어. 개운치 않게 깨어나고 손발이 저려오기도 하는 날이 잦지만 평온한 순간을 보낸 것에 만족했어. 전혀 잠을 자지 않을 때도 있었어. 그럴 때면 바람을 막아주는 나뭇단 밑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몇 분 동안 졸다가 자리에서 일어나곤 했어.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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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31 22: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기장판을 애정하는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ㅎㅎ 노루인간 끌리네요 잘잘라님 . 우리나라라면 이 분 노루인간 아니라 고라니인간이지 않았을까요 ㅎㅎ 잘잘라님 추천에 담아갑니다 *^^*

잘잘라 2021-11-01 08:49   좋아요 2 | URL
미니님 ^_______^ 전기장판의 계절이 왔네요. 본격적으로요. ㅎㅎㅎ 즐거운 독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1-11-01 06: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시기, 그 시기 7년을 노루와 지낼 수 있었던 저자는 참 경이로운 사람이네요 노루를 몰아내는 건, 사람이지만 결국 벼랑으로 몰리는 존재 역시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무섭고도 현실적입니다.

잘잘라 2021-11-01 08:59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이미 만연한 무서운 현실입니다. 내 차례가 아닐 뿐.. 그래도 저항하는 과정에서 의미-또는 희망-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