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말고 『일』을 읽더니만,
일을 다 하고도 『일』을 읽고,
일을 앞두고도 『일』을 읽다니,
-일이 그렇게 좋냐고.
그렇다면 이제 그만 일을 좀 하라고.
일하라고 일!
읽지 말고 하라고 쫌!
- 답답한 소리 하시네 참말로.
일할라고 읽는거여 시방.
못 읽으믄 일 못 해.
일 못 하믄 못 사는 거랑 같어. 으째서 그런가 알고 싶걸랑... 뭐여? 알고 싶지 않어? 그라믄 그냥 날 좀 가만 내비둬. 배고프믄 라면이나 한 개 끓여 먹든가... 뭐여? 힘들어서 꼼짝을 못혀? 뭐여? 속이 쓰려? 뭐여? 어지러워? 뭐여? 미워하지 말라고라고라?... 참말로... 뭐여? 약속 있어서 나가야 돼? 뭐여? 현금이 없어? 뭐여? 지갑을 잃어버렸어? 뭐여? 뭐여? 뭐여?
"어떤 사람이라도 자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다른 사람이 배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주장입니다." (움베르토 마투라나, 『있음에서 함으로』)_『인문잡지 한편 5 일』(p.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