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의 책이 많다.

마스다 미리의 책이 많은 이유가 뭘까.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한 컷의 힘이다. 표지 한 컷!

제목의 힘도 있다. 제목 한 줄!


항상 새로나온 책 목록을 살피는 나로서는, 마스다 미리의 책을 놓치기가 더 어렵다. 오늘도 난 알라딘의 슈퍼바이백(이거야말로 진짜 작명 센스! 세상 든든한 슈퍼바이-빽!)을 믿고 새로나온 책을 주문하고, 다 읽지 않았어도, 슈퍼바이백 기간이 많이 남았어도, 매력을 못 느끼는 책은 가차없이 빽! 한다. 그 수가 아무리 적게 잡아도 반은 넘는다. 그렇다면 마스다 미리의 책이 이렇게 많이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스다 미리의 책은 사실, 싱겁다. 


싱겁기가 싱겁기가.. 우와. 참 나. 이런 얘기라면 정말 나도 쓰겠다. 나도 쓰겠어! 건들거리면서 휘리릭, 책 한 권 뚝딱하는데 30분도 길게 느껴질 정도다. 그게 다라면 정말 가차없이 슈퍼바이백 해버리고 말아야 하는데, 처음에는 분명 그럴려고 빼놓았다가도 이상하게 마지막 순간에 마음이 약해져서 다시 책장에 꽂고 마는 것이다. 지난 10년 간 똑같은 짓을 반복하다보니 급기야 이런 글을 쓰고 앉은 것인데, 이거 하나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다.


마스다 미리의 책은 싱겁다! 단행본 한 권 한 권에, 건질 거라곤 에피소드 한 두 개가 전부인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표지가 전부인 경우, 제목이 전부인 경우도 없다곤 못하겠다. 문제는 나오는 책 마다 에피소드 한 두 개, 표지 한 컷, 제목 한 줄이 나에게 너무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치명적인 것이 살아남는다. 치명적인 것은 언제나 치명적인 것을 두드러지게 하는 배경(마스다 미리의 경우, 대부분이 싱겁다는 속성)이 받쳐준다. 말이냐 방구냐. 뭐 이렇게까지.. 괜히 내가 나에게 하는 변명이긴 하다. 마스다 미리 책 많이 갖고 있다고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 


싱거운 책을 많이 봐서 그런가 나도 오늘 꽤 싱겁다.

싱겁게 살고싶다. 싱겁게 싱겁게! ... 싱겁게? 

허 참 진짜 싱거워.


*

검색어 : 마스다 미리 (*국내도서/출간일순/상품이미지 크기 선택-큰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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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26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스다미리 책 진짜 많이 나왔네요. 그 말은 우리나라에서 그만큼 많이 팔린다는건데 그 와중에 한권도 안읽은 나란 인간....ㅠㅠ
다음번 도서관갈때는 이 중에 한군쯤 살짝 섞어 올까싶네요.

잘잘라 2021-02-27 00:46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올해 벌써 두 권째네요.
《내 누나》재미있어요....엥? 이거보세요, 제가 이런다니까요. 아휴, 도무지 왜 이러나 싶은 이상한 내용이 많거든요. 그런데도 격하게 이해되는 한 두 장면때문에, ‘재미있는 책‘ 하면 꼭 떠올리는 한 권이라는.. ㅋㅋㅋ

라로 2021-02-27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 있을 때는 마스다 미리 책이 늘 업데이트 됐었는데 올려주신 책 보니 제가 본 것보다 안 본 것이 훨 많네요.ㅠㅠ
싱겁고 잔잔한 마스다 미리 이야기가 가끔은 그리워요. 그렇게 사는 삶도 괜찮고요. ㅋ

잘잘라 2021-02-27 12:40   좋아요 0 | URL
마스다 미리 책, 이왕 갖고 있으니 이걸로 교재 삼아서 그림 일기 쓰고 있어요. 별일 없는 날도 그림일기 남아있으면 특별하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어서 좋아요. 싱거워도 괜찮다는 걸 이제야 조금 느끼는 것 같아요. 라로님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