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 이라는 말에는 반가운 마음이 들어 있다. ‘오랜만에 비가 온다‘고 하면 오랜만에 와서 좋다는 거지 오래만이라서 기분 나쁘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비는 오랜만에 오지만 미세먼지는 오랜만에 오지 않는다.
친구는 오랜만에 만나지만 도둑놈은 오랜만에 만나지 않는다.
오랜만이라는 말에는 그리움이 깔려있다.
오랜만에 그립고 반가운 얼굴,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
오랜만에 쓰는 엽서,
오랜만에 찾아간 우체국,
오랜만에 찾아온 감성,
오랜만에,
참 오랜만에,
그리고,
정말 참말 진짜로 오랜만에 다른 사람의 인생이 부럽다.
이슬아가 쓴 책을 읽으며 이슬아의 시공간을 부러워하는,
오랜만에 비가 내리는,
오랜만에 한가한,
오랜만에 그런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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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경과
지금 시간 오후 1시 25분.
바람이 많이 분다.
태풍처럼 분다.
비도 많이 온다.
장마처럼 온다.
손님이 다 갔다.
바람처럼 지나갔다.
사진 한 장 더 찍었다.
아이처럼 신난다.
바람이 자꾸 종을 울린다. 띠링띠링~
손님처럼 인사한다.
어서오세요.
잘 가세요.
안녕.
또 오세요.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