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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말 - 나를 향해 쓴 글이 당신을 움직이기를
이어령 지음 / 세계사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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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일관(首尾一貫)하게 글을 쓰고 연설하는 이어령선생은 긴 글보다는 짧은 글에서 빛을 발한다. 젊은 시절에는 무려 12년간이나 신문의 칼럼을 쓴 칼럼리스트였다. 짧은 글에 임팩트있고 여운이 남는 글을 쓰는 그는 많은 독자에게 울림을 주었다. 그의 글은 번뜩인다, 핵심을 꿰뚫는다는 말이 맞다고 해야겠다. 400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어록집이 발간되었다. 목차로는 마음, 인간, 문명, 사물, 언어, 예술, 종교, 우리, 창조로 되어있으며 그의 글은 한국인의 정서가 짙게 묻어있어서 더욱 좋았다. 이어령선생의 글은 막힘이 없다 그리고 논리적이고 눈이 번쩍 뜨이게 명확하며 일관단정(一貫端正)한 가르침을 주었다.
P.12
마음이야말로 정신의 인덱스인 것이다.
P.27 기쁨은 그보다 더 크고 집요한 욕망 때문에 더 쉽게 지나간다. 기억할 수도 없는 여름의 소나기처럼 언제나 급히 지나가버린다.
P.95
왜 아침은 이렇게도 아름다운가. 아직 그 빛 속에 어둠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저녁노을은 왜 이렇게도 아름다운가. 다가오는 어둠 속에 아직 빛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빛과 어둠이 엇비슷하게 존재하는 아름다운 세상. 그것이 한국인이 오랫동안 참고 기다렸던 그 공간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만나는 기분 좋은 시간, 한국인의 시간이다.
천개의 단어, 억겹의 시간이 모인 이어령선생의 어록집의 어록은 생각을 비집고 파고들어 사유하게 한다. 단어에 집약된 이어령선생의 글은 통찰력이 있는 글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자신만의 언어로 단어를 표현하는데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기에 그 번뜩이는 생각이 너무나 좋았다. 이어령선생의 책은 거의 읽었는데 융합과학의 아이콘으로 지우개달린 연필에 대해 얘기를 했었다. 지금까지 배웠던 것들을 지우는데도 써보라는 글이었는데 연필에 대한 성찰이랄까 그 생각에 설득력이 있었다. 둥글둥글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내 주장이 없이 사는 것은 또 아니다. 그렇다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은 되지 않아야 한다. 둥근연필도 아니고 세모난, 네모난 연필도 아닌 여섯모난 연필로 인생을 써내려가라고 말한다. 너무 모나지 않고 그렇다고 둥글둥글하지 않은 여섯모난 연필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