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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의 생각 없는 생각 - 양장
료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평점 :
#료의생각없는생각_료 #열림원 #산문집
런던 베이글은 알았지만 그녀에 대해 몰랐고 표지만 보고 선택했다. 문체나 표지를 보고 외국작가가 쓴 글인 줄 알았다. 글은 솔직담백하며 유쾌하다. 그녀의 머무는 시선을 따라가고 싶다. 그림은 예쁜 것을 넘어서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런던 베이글뮤지엄>, <아티스트베이커리>, 카페 <하이웨스트> 등의 감각적인 공간 브랜드로 여러나라와 전국의 "빵순례객"과 "MZ세대들의 성지"가 되었다. 2021년 서울 북촌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오픈했다. 40대 후반 나이에 창업을 했다. 패션쪽에 재능이 있었고 20년동안 패션업계에 종사한 경험이 있다. 영국과 런던 여행중에 방문했던 카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료는 창업과 성공비결에 대해 "솔직한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료의 생각없는 생각>은 10년이상의 낙서, 메모, 사진을 모은 아카이브이다. 그녀의 핵심 키워드는 "자기답게 사는게 왜 그렇게 어렵나?" 반문하고 있다. 가장 두려울때는 첫발을 내딛는 용기가 진짜 시작이라고 했다. 료가 이끌어내는 힘, 살아가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가 알고싶었다.
작가보단 예술가, 료라는 이름 앞엔 그 말이 더 잘 어울린다. 런던의 작은 카페, 낡은 마켓 거리, 빵 냄새 가득한 골목에서 그녀는 멈춰 서서 바라보고, 냄새로 기억하고, 조용히 기록한다. 산문집 속 자화상 스케치는 은은한데 나에게는 강렬했다.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을 정도로 자신을 사랑한다. 남을 흉내 내지 않는 삶, 그것이 그녀의 방식이고, 철학이었다. 글과 사진, 드로잉 곳곳에 묻어나는 그녀의 취향과 감각, 그리고 사람을 향한 다정한 시선이 인상 깊다.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감각하는 그녀의 삶이 읽는 나의 감각까지 조용히 깨운다. 예술적인 글이나 그림을 보면 나의 깊숙한 감각이 깨어나기도 하는 것 같다.
P.132
아무것도 하지 않고는 내가 무엇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나를 알아가는 방식이란, 결국 물리적으로 자꾸만 써대는 뭔가라는 점을 나는 잘 알고 있고, 택하고 있다. 고민같은 것 없이, 자주 생각하고 자꾸 써대는 것들이 모여 잘하는일이 되는 과정임을 알고 있다. 더이상 의심 같은 건 접어두고, 거창하든 사소하든 그저 끌리는 대로 쌓여가는 거대한 시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믿으며, 나는 그저 간다.
P.251
온전한 나에게 가까워지기 위해 매번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답을 선택하고, 그대로 지켜내 사소하고도 큰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기대되고 신나는 일이 있을까.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섬세한 시각, 본질에 집중하는 탐구하는 태도, 나답게 살아가려는 단단한 마음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우선 시작하고 계속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고백은 먼저 행동으로 임했다. 자기다움을 사는것은 큰 용기이기도 하다. 나다움은 무엇일까? 자기답게 살아가는 것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다. 매일을 성실히 통과하는 나를 치밀하게 바라보는 길이다. 나는 살면서 무언가에 쫓기듯이 항상 분주하고 바쁜데 나와 대조적으로 료는 조급함이 없는 반복 그리고 불안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단단함이 있다. 세상의 기준으로 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