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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와 회귀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1년 9월
평점 :
무언가에서, 어딘가에서 도피한다는것은 도망 또는 피함이지만 근원적 인간의 모습으로 회귀하는것과 같다.
그 옛날 신의, 종교의 영역에서는 아담의 선택에 대해 신의 명령 불복종으로 인한 원죄를 씌웠지만 뭇 동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인간에게는 그저 보이는것에 대한, 실존에 대한 선택에 다름이 아니라 볼 수 있다.
태초에 인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우리가 배운대로 일 가능성이 높지만 인간은 사적이고 이기적이며 순응적인가 하면 도전적이기도 하기에 동물들과는 전혀 다른 특성들을 보여왔음을 생각하게 한다.
인간의 삶이 내포한 존재론적 삶의 근거는 도피와 회귀방식의 순환적 양상을 띠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존의 소설 작품과도 같지 않고, 철학서와도 닮지 않았으며 역사서와도 간격을 두고 있지만 그 모든걸 아우러 부조화적 이질감을 느끼게 해 주는 작품이 있어 생경한 느낌으로 읽어본다.
이 책 "도피와 회귀" 는 동물과 인간의 구별에 대한 의미를 인간의 실존적 의미에서 찾고 인간행위의 도피와 회귀적 모습을 소설, 철학, 역사적 흐름을 통해 보여주려는 이색적이면서도 끌림이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 모두를 관통하는 주제 하나는 실존적 인간의 사랑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녀간의 사랑은 성적 접촉에 의한 조화로움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러함이 아니어도 성적 헐떡거림이나 동물적 성애를 구현할 수는 있다.
소설 속 주인공 명하는 철학과 시간강사이지만 무기력에 휩싸여 현실적 사회에서의 도피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의 행위의 모든것들이 어쩌면 하지 않아도 될 것들에 대해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무기력한 사람은 섹스도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화자인 명하는 다양한 여자와의 사랑?을 섹스로 나눈다.
과거의 역사와 철학적 사유를 통한 삶과 사랑,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명하의 변주를 들어보면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라 지금의 현 상황을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어 도피하고자 하는 실존의 위협에 대해 의식한다.
자살은 자유일까? 아니면 또다른 구속일까?
현실세계를 벗어나는 자유로의 자살이라 말하지만 그것이 온전히 죽음으로서 자유를 누리는걸까?
누린다는건 살아있는자의 특권같은 의미를 부여한다.
그런데 스스로를 죽임으로서 자유를 누린다는 가당치도 않은 의식은 영원한 도피라 할 수 밖에 없다.
죽음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자연으로 돌아간 우리는 자연의 일부로 회귀한다고 생각하면 도피의 회귀는 맞다.
도피의 회귀가 순환 한다면 인간 삶의 근원적 특징이 될 수 있을까?
그러나 탄생에 의한 생의 의미는 실존해야만 누리고 느낄 수 있는 특화된 체계이자 느낌이다.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 보다 문장 하나 하나를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해보는 독서와 책은 처음인것 같다.
은근히 매력있는 끌림의 미학을 느껴보기에 독자들 역시 그러한 즐거움을 느껴보길 기대해 본다.
**네이버 카페 북뉴스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