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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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시가 아닌 이야기 처럼 인식하게 하는 힘은 시인의 뛰어난 표현력 때문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를 생각하면 떠올려 지는 시로의 시가 아니라 시가 이야기처럼 느껴지는것은 시가 갖는 독특성이나 난해함 등이 자연스럽게 변화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탁승관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그러한 느낌을 얻는 이가 비단 나만의 것이라면 한낫 기우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그런 시인의 고도화된 언어의 결집체인 시집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산책길" 은 탁승관 시인의 시적 표현력이 극대화되어 시를 시가 아닌 시를 이야기처럼 인식하게 되는 매우 애착감이 느껴지는 시집이다.

시인의 시집은 그 어떤 주제보다 더 자연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하기에 시인 자신의 자연과의 교감, 소통의 기운을 그의 경험을 통한 시어로 느껴볼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우리의 삶을 집어 삼킨지 3년의 시간은 자연이 좋아 찾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의식적 단절과 폐쇄적 시간이었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어느정도의 여유를 삶의 산책에 할애할 수 있는 시절이 되었다.

햇살, 시골길, 솔밭, 들꽃, 가을 바람, 숲내음, 오대산계곡, 빗물, 붉은 노을, 낙엽 등 일상이 자연의 그것과 닮아있듯 자연과 동화된 시인의 이야기들이 시로 펼쳐지는 터에 무척이나 서정적 느낌을 더하게 된다.

자연과 일상과 여행이라는 키워드는 시인이 즐겨하는 삶이기도 하며 그러한 인생의 길을 스스럼 없이 시적 과제로의 행보로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살피게 된다.


세상을 보는 시선의 다름을 느낄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인간의 이기에 쌓인 불편한 시선들은 오늘 우리 사회의 주류적 시선이 되었고 그런 시선에 아파하고 고통 받으며 불안한 나날들을 사는 우리는 원시적인 느낌은 아니라도 이기를 쫓아 상대를 기만하는 그런 불쾌함의 시선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푸근함과 있는 그대로의 순수함, 세상의 이치를 깨우친 듯한 관록의 시선까지도 시적 표현으로 교감할 수 있게 한 시인의 모습이 마치 오래된 그 누군가를 찾아 해메다 어렵게 만난듯 반갑고 기쁘고 친근하고 따듯한 감정의 동화를 일으키게 한다.

<바람 한 점 없는 날>과 같은 시를 통해 잊고 있었을 기억의 저편 넘어 존재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따스한 사랑을 기억해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핵가족화 되고 그마저도 이젠 1인 가족으로 치닫는 시대에 가족이라는 이름과 그 이름으로 느껴지는 감성의 따스함이 이제는 마냥 옛것처럼 느껴지는 시대에 시인의 이러한 시어들을 통해 회복의 탄력성을 소원해 볼 수도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산책은 힘들이지 않게 가볍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런 산책길은 아프고 힘겨워 지친 우리의 마음을 자연의 주는 힘과 함께 적잖은 위로와 치유의 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까운 산책길을 찾아 '산책길' 을 들고 읽으며 걸어볼까 싶은 마음이 든다.


**네이버 카페 북뉴스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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