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88006.htmlㄷ

세계 최고 '고래사냥' 담은 반구대 암각화 최초 탁본 공개


가야겠다

동국대박물관

3월 25일 시작한다

동국대 근처는 평양냉면과 태극당의 생크림팥빵과 모나카

가는김에 조현화랑 서울(신라호텔 지하) 보스코소디

나중에 돈이 많이 있으면 근처 라연이나 서울다이닝도 가보고 싶다. 더들리님이 좋아한다는데 라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OBVIOUS : IMAGINE

2025.3.8-5.3




1. 원래 오늘 인사동에 갈 계획이 없었다. 성북으로 가는 길에 신문을 읽는데 흥미로운 전시 소개가 있어서


성북동을 빠르게 돌고 중간에 시간을 내어 인사동 선화랑에 방문했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5/03/21/JCCGC473LNAKDPH2IQHYJYECDQ/

AI가 머릿속을 읽고 그린 그림… 우리의 상상은 '작품'이 됩니다

佛 3인조 AI 창작 집단 '오비어스' 국내 첫 전시


2018년 10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인공지능(AI)이 그린 초상화 ‘벨라미가(家)의 에드몽’이 43만2500달러(당시 환율로 약 5억원)에 낙찰됐다. 예상가를 40배 이상 뛰어넘은 가격에 미술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중략)


오비어스의 작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전시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이 ‘초현실주의의 새로운 지평: IMAGINE’. 인간의 무의식과 AI를 결합해 만든 풍경화와 초상화 등 28점을 선보인다. 오비어스가 파리 브레인 연구소(ICM)와 함께 개발한 ‘마음에서 이미지로(Mind-to-image)’라는 기술을 사용해 만들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들은 “AI가 인간의 뇌 속을 들여다보고 그린 그림”이라고 했다. 오비어스 작가 3명이 각각 MRI 기계에 들어가서 자신이 생각한 이미지를 상상하면, 생체 신호를 기반으로 AI가 뇌 안을 들여다본 것처럼 그림을 그려낸다는 것이다.





2. 물론 예기치 못한 일정 변경은 비일비재하다. 그러니 계획에 언제나 약간의 여백을 두는 게 좋다. 스케쥴의 쉼표는 단순한 부호가 아니라 문장의 호흡을 살리는 숨비소리다.


일분 일초라도 허비하지 않게다는 일념으로 중무장한 빡빡한 여행. 허투루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마음으로 A점에서 B점으로 최적의 경로만을 따라 이동하는 일정 보다는


큰 틀에서 버킷리스트를 정하되 발 길 닿는대로 흐르며 여행지에서 알게 된 플레이스를 찾아나가고 우연히 마주치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여행이 더 값진 것 같다.





MRI와 뇌파로 만든 예술이라니? 


마르셸 뒤샹급으로 올라선 것인가?


마르셸 뒤샹은 철학자이자 선언가였다. 유럽회화 같은 장인정신은 없다. 작품의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공장에 의뢰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데미언 허스트를 지나 그 아이디어를 더 시도하고 발전시킨 가장 최전선은 오비어스인듯하다.


LLM 모델을 디자인해 자동글쓰기로 만든 초현실주의 문장을 되뇌이는 작가들이 MRI 장치 안에 들어가 만든 뇌파를 시각화해서 디지털 프린팅까지 하다니.


1) 초현실주의라는 기존 예술사조에 기대고 (선례)

2) 대충 AI한테 그려줘!하고 마법봉을 휘두른게 아니라, 알고리즘을 디자인하고 MRI에 사람이 들어가 뇌파를 측정하며 창작과정에서 인간의 기획과 노력이 들어갔으며 (노력)

3) 디지털이미지를 물성을 지닌 예술작품으로 보여주고, 그 디지털 인쇄기법 인증도 받았으며 (물성)

4) 무엇보다, 인간의 뇌파를 MRI로 단순히 수동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이 MRI 속에서 특정 문구를 되뇌며 상상할 때 발생하는 뇌파를 기록함으로써, 입력 → 출력의 수동적 과정이 아닌 ‘출력 → 입력’의 역방향 흐름을 보여준 것이다. (혁신)


기존에 있던 기술과 매커니즘을 창의적으로 활용해서 아트앤테크놀로지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예쁘고 보기 좋냐? 는 아니다. 신기하다? 는 맞다. 창작과정을 감안했을 때 독특하고 무언가 새로운 가능성이 보인다.







캡션을 읽어보면 자동글쓰기로 만든 초현실주의 문장이 나온다. 이 문장을 읊으면서 MRI에 들어가 발생한 뇌파를 기록하고 모아 예술작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 기법으로 바탕으로 만든 아래 그림에 내장? 우물? 같은 느낌이 보이는 것 같다.




이것은 라벤더 언덕이다.



이것은 구름, 두 갈래로 갈라진 하늘





3. 사진의 등장으로 초상화 그리던 사람은 일거리가 없어졌다. 그러나 회화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매년 미술학원에서 드로잉을 배우고 회화과에서 수천 명의 학생이 졸업하며, 회화작품이 여전히 거래되고 감상된다. 그저 다른 플레이어가 생긴 것일 뿐이다. 초기 흑백 사진은 유화의 다채로운 분위기를 전혀 살리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 비싼 초상화 가격을 감당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록 수요를 감당해줬다.

FSC(풀 서비스 캐리어)에 LCC(로우 코스트 캐리어, 저가형 항공사)가 등장해서 FSC가 망한게 아니라, 다른 형태의 철학과 사업전략을 추구하게 되었다. 기존에 한 클러스터로 존재하던 업계가 다층화, 분화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여러 선택지가 생긴다.  기내식과 기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이코노미석으로 빠르게 이동하면 그만일 뿐인 사람들의 니즈를 LCC가 채워주었다.

스타벅스와 이디야도 비슷한 관계다. 이십 년 전쯤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판다는 어느 일본인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이후 스타벅스는 분위기를 파는 것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몇 년 전에는 어떤 책에서 이디야는 스타벅스가 입점을 내는 곳 옆에만 내서 저가 수요를 감당해준다는 코멘트를 읽은 적이 있다. 이디야를 지나 이제 MGC, 메가, 백다방의 시대다.

제주항공을 지나 에어 프레미아, 에어 서울, 에어 부산, 진에어 다 그런 것이었다.


흑백 사진, LCC, 이디야 모두 저가형 모델로 시장의 하방 수요를 흡수한다.


AI 미드저니의 등장으로 영화인들이 긴장한다. 비슷할 거라고 본다. 하방에서 수요를 확보한다. 그럼 기존 비즈니스는? 고급화로 간다. 정말 영화다운 영화, 인간성과 인간사회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보여주어 시네필을 만족시키는 영화'만'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럼 이제 천만관객을 논하는 시대가 아니게 된다. 데이트 관례라서 의무적으로, 혹은 킬링타임용으로 영화를 보던 사람들이 줄어든다. 영화티켓 가격이면 1달에 OTT에 수 천 편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원래 영화관을 가던 사람들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몇 달 기다려서 넷플에 풀리기까지 기다린다. 얼마나 많은지. 작년만해도 탈주, 아마존활명수, 보고타, 베테랑2, 한국이싫어서, 파일럿, 탈출, 원더랜드 등등 나는 다 영화관에서 봤는데 어느새 넷플에 올라와있었다. 영화관만 주는 느낌도 분명이 있지만, 그것을 관객에게 그래야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다. 하방 수요가 빠지며 절대적인 영화관객 숫자는 줄어들 것이다. 집에서 OTT로 영화보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늘어나겠다. 드라마도, 그러나 아마 첫 회만. 뒤로 갈수록 별로인 드라마가 너무 많기 때문. 나도 많이 참고 많이 속았지만 그래도 꾸역 꾸역 완결은 봤지만, 드라마, 쉽지 않다.


이 전시 작품은 징후적이다. 영상 양산 시대를 예고하는 것 같다.

AI 미드저니 + 자동글쓰기 + LLM의 영상산업화는 적당히 킬링타임용으로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제작해주는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한다.

물론 유투브 영상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주인공이 내가 아니다. 남의 영상물이다. '내'가 주인공인 영상.

사람이 상상한 뇌파를 MRI를 거쳐 입력해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출력의 단계까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MRI를 뇌파의 수동적 기록장치로 정의하지 않고 입력자의 뇌파를 발산하는 창구로 썼다는 아이디어에 혁신성이 숨겨져있다.


LCC처럼. 사진처럼. 이디야처럼. 그냥 적당히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내가 양산형 웹소설 주인공인 적당한 영화를 만들어주는 식으로. 누구나 자기 생각이 시각화되는 현실을 보고 싶지 않을까? 특히 소외층이라면 더더욱.


일본의 <소드 아트 온라인>같은 라노벨과 한국의 <로그인 무림>같은 웹툰에서 

이미 뇌파감지VR기기를 이용해 다른 판타지 세계를 살아가는 네러티브를 다룬 적 있다.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도 최근에는 넷플 애니 <사이버펑크>도 이런 비슷한 설정에 기반했다.


뉴럴링크, 뇌-척추 인터페이스까지 기술적으로 완성되고, 

AI 로봇으로 인해 노동이 필요없게 되며

거대기업에 부가 집중되는 것을 인정하는 대신 기본소득을 받겠다는 서민들의 사회적 합의까지 된다면

많은 사람들은 아마 현실 대신 판타지 세계에서 사는 것을 선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예를 들어 이런 상황도 상상해볼 수 있을테다

LGBTQ인 부모가 라떼는 사람을 사랑했는데

왜 너희 신세대들은 만질 수 없는 가상인물을 사랑하냐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성북 갤러리를 돌다가 우연히 발견한 근현대문학관.

오픈한지 갓 1년된 곳이다. 설렁탕과 양갱집 뒤에 숨겨져 있다 마치 문학작품이 서가 뒤에 살포시 숨겨져 있듯이


따로 특별전시는 없고 무료 상설전시다.









2. 문학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아이디어를 다 시도했다. 시낭송 번역본 합창곡 고서 고지도 사진 교류 지도 변천사 일러스트 당대 사료 작가 유품 등등. 


작품 테마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아이디어를 다 시도했다. 일제, 도시개발, 성북지역, 미술, 음악 등등


뇌폭풍으로 고생한 흔적이 역력하다.





3. 본디 문학이란 고독한 마음으로 홀로 읽는 것인데, 문학이 홍보되고 전시될 때는 그 묵묵한 독서와는 다른 결로 채색된다. 마치 숨겨져 있는 무덤의 부장품을 꺼내 많은 이에게 전시할 때 장례지내고 땅에 물건을 묻을 때의 맥락과는 다르게 되듯 말이다.



4. 옛날에는 노트가 3원이던 시절도 있었다. 물가가 참 많이 올랐다. 이제는 3천원이다.



5. 이런 시민증 하나를 땀에 절은 저고리 안주머니에 넣어 다녔을 시절을 생각해본다.


사람들 대부분 문맹인 상황에서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을까? 글 읽을 수 있는 사람에게 하소연하고 부탁해서 읽어달라고 했을 것이다.


신분증에 쓰여진 글자가 뭔지 몰라도 부적이나 도깨비 방망이처럼 여겼을 것이다.



방문했다 돌아오는 길에 읽은 오늘자 한겨레 txt 기사와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188092.html
















한겨레는 얼마 전부터 토요일자를 발행하지 않고 책 관련 소개는 금요일에 txt라는 이름의 추가지로 껴준다. 거기에 있던 신간 소개 기사였다.


동유럽 유대인 카민스키가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신분증명서를 위조한 스토리를 다룬 책이다.

"여권과 신분증, 결혼증명서, 세례증명서, 배급허가증 같은 서류를 위조했다. 어느 날 사흘 안에 300명의 유대인 어린이 서류를 만들어야 하는 임무가 내려왔다. 한 시간 잠들면 30명의 생명이 사라진단 생각으로 동료들과 밤을 새웠다."


저런 피난시민증이 한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던 시대가 이 땅에 불과 75년 전이었다. 지금 동시대에도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불과 몇 년 전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로 유입되는 리비아난민도, 그 이전에 보트피플도 모두 다 종이 한 조각에 생사가 왔다갔다했다. 그만큼 안정적인 국가시스템과 제도는 중요한 것이다. 그 시스템을 유지하는 수많은 안보이는 사람들 - 9급 공무원 포함 - 의 노력에 감사해야한다. 공적 제도가 없으면 사적인 삶도 없는 것이니까. 보이지 않는 사회 시스템의 존재를 못 느끼고 살다가 시스템이 붕괴하면 그제서야 돈으로 살 수 없는 그 가치를 알게 되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고치고 예방하고 소중히 해야한다. 발급받은 서울특별시 시민증을 항시 휴대해야했던 나날을 이 전시장에서 상상해본다.




6. 이태준 김환기 김기창 등 30년대 성북동 지식인의 문학품평회 시낭송회 그림감상회 사진을 보면서 AI시대의 정보소비를 생각해본다.


마치 홍수가 나면 물은 많은데 정작 마실 물이 없는 것처럼 인터넷 확산 이후 정보의 범람 속에 정작 읽을만한 정보가 없다는 한탄이 있었다. 이것도 이미 30년 전 푸념이다.


이제 AI까지 등장해 나의 선택 패턴을 조사해 읽을 만한 지식을 큐레이션해주게 되었다. 그리고 정보의 수준은 점점 높아진다. 최고의 전문가가 알려주는 지식들. 지방 사범대 나온 학교 선생님이 아니라 스탠포드 출신 수학강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지방 국문과 출신 선생님이 아닌 옥스포드 출신 디즈니 작가의 스토리텔링작법을, 지방 의대가 아닌 하버드 출신 의사가 알려주는 생활건강 지식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학력으로 게임이 안된다. 양극화가 심하다. 


그냥 사회 초년생은 진입할 자리가 없고, 중고 신입 즉 경력직만 뽑는 상황에서 헤드헌터과 자격증 강사만 할 것이 많다. 옛날에는 뽑아서 키워서 쓰던 시절에서, 준비를 스스로 하게 하고 자격증으로 검사하니 기업 트레이닝을 초년생에게 무급으로 외주를 주고 있는 셈이다. 엑셀, CPA, 워드, 외국어 뭐든지 다 준비된 사람만 원한다. 기업 인사팀도 볼멘소리겠다. 준비성에서 남다른 사람을 뽑아야 하는게 아니냐고. 문제는 진입장벽이 계속 높아지고 자격증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도 이제 명함을 못 내민다. 팬데믹과 트럼프라는 원투펀치를 맞고 비자 때문에 아이비리그도 유턴하는 시대다. 제대로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 늦게 온 사람들은 하염없이 줄만 서있고, 문 안 쪽에서는 밖에 문을 찔끔찔끔 열어주고 안에서만 계속 사람들이 왔다갔다한다. 


위에서 말한 난민이나 이민으로 생각해보자면, 밖에서는 사람이 죽는데 유럽 비자, 시민권은 주지 않거나 1년에 몇 명만 주고 안에서는 좋은 생활을 영위하는 것과 같다. 물론 인구대비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스웨덴의 복지가 무너지고 갱단으로 인한 강력범죄가 EU2위가 되었다는 것과, 캐나다의 실패한 이민정책으로 인도인이 너무 많아서 사회갈등이 심각하다는 기사를 보면 받아들이는 이상주의가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사회는 매우 모순적이고 하나의 갈등봉합은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문을 안 열어주는 유럽이나, 문 열어달라고 아우성대는 북아프리카,이슬람국가들이나 모두 다 나름의 근거가 있다. 


성문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안에 있는 사람들이 부럽고 질투나고, 성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문을 열어주면 난리나니까 절대 안 열어주거나 땜빵식으로 한 두명 받아준다.


맞음 vs 틀림의 싸움이 아니라, 내가 맞음 vs 내가 맞음의 싸움이다.


AI, 뇌척추인터페이스, 바이오테크와 우주식민지를 논하는 시대에 점점 중세 사회화 되어간다고 나는 본다.



7. 어쨌든 

인터넷 시대의 푸념은 정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AI시대의 푸념은 고퀄의 좋은 정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AI시대의 정보소비 문제 핵심은 좋은 정보를 정작 다 읽을 시간이 없다는 데 있다. 

인터넷 시대에는 그나마 전문가라면 선별가능할 정도의 양이었다. 하이텔에 올라오는 글은 다 읽을 수 있을 때도 있었고, 구글에 검색해도 뒷쪽으로 갈수록 별로 영양가 없는 정보였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최고의 정보가 너무 많다. 할 게 너무 많다. 그래서 다 못한다.


하루 종일 시간이 있는 백수라 할지라도 모든 유투브를 다 볼 수 없고 마케터라해도 브랜드를 모두 다 써보지 못하고 갤러리스트라해도 모든 전시를 다 가지 못하며 서점엠디도 모든 신간을 다 읽지 못하고 시네필도 모든 영화를 다 보지 못한다.


설령 다 본다 해도 꼼꼼이 보지 못한다. 스쳐 지나가고 다음 날에는 다른 것을 봐야하니까


그 옛날 내가 만든 예술을 꼼꼼이 다 보고 읽어주던 시대는 얼마나 아름다웠나


김환기 화백네 집에 놀라가서 매일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그림을 보고


정지용 이육사의 시를 한땀한땀 낭송하고


이태준의 문학이 매일 한 꼭지씩 완성되어 가는 것을 찬찬히 읽을 수 있었다.


시간을 두고 문학과 같이 익어갈 수 있었다.


읽을 것이 볼 것이 들을 것이 그것 밖에 없었기에


그것이 전부였기에 소중하게 아껴줄 여유가 있었다


지금은 변화에 쫓긴다. 한 가지만 좋아하며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 


그 책만 그 사람만 좋아할 수 없다. 


AI에게 쫓겨 서둘러 움직여 새로 나올 다른 좋은 것을 소모하며 유동하는 기체근대의 시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5 경기아트프로젝트 《한국현대목판화 70년: 판版을 뒤집다》

2025. 03. 20. ~ 2025. 06. 29.

경기도미술관 2층 기획전시실 1,2,4



1. 초지역의 경기도 미술관




2. 목판화 전이다. 


홍대 학부+대학원, 추계예대 대학원 과정에만 판화과정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디지털매체에 비해 옛 매체라서 수요에서 밀리는 것 같은데


우리는 팔만대장경도 만든 나라라서 판화의 역사가 꽤 오래되었다.


모두 판화라는 말을 느슨하게 알고 대충 좋아하지


선명하게 알고 확실하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3. 

왜 판화를 좋아하는가


왜 판화가 특별한가에


대한 대담 인터뷰 영상이다.




4. 반대로 새겨야 제대로 찍을 수 있다.


일종의 미러링





5. 유명 홍선웅 작가의 대담 책이다.




6.


이러 작화 느낌의 만화가 있는데
















박건웅의 그래픽 노블들이다. 일본 망가나 미국 코믹이 아니라 프랑스 그래픽 노블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돌아와서 영문자료가 있는지 살펴 봤는데 왠걸?! 없다.


홍대 2022년 박사의 목판화 논문 서지사항까지 살펴봤는데


현대판화, 목판화에 대한 영문서적이 없다.


외국에는 이런 고퀄의 전공 입문서가 있는데 반해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7. 전시는


김환기, 이응노가 생각나는 자연주의적 목판화 순한 맛으로 인트로를 한 뒤


여러가지 목판화의 매체적 특성을 보여주고


80년대 민중미술의 서사성과 실존성으로 나아간다. 여기가 진하고 매운 맛.


잘 기획했고 판화의 양도 많아서 볼 거리가 많다.


왜 민중미술을 그린 목판화가 많을까? 그것은 매체가 태초에 품고 있는 대중적 지향때문이다. 시서화가 결합된 문인화가 양반,귀족 지향성이 있는 것과 같다. 비싼 도구와 훈련비가 드는 하키 같은 스포츠가 개도국에서는 발달 못하고, 선진국에서 부유층이 많이 하기 때문에 상류층적 느낌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니, 대략적인 방향성이 그렇다는 것일 뿐이다.


목판화는 강한 윤곽선, 단순한 색면, 거친 질감이 특징이다. 나무판의 표면을 조각하여 잉크를 묻힌 후 종이에 찍어내는 방식으로 제작되어 선명한 대비와 독특한 질감이 부각된다. 윤곽선이 두드러지는 대신 매우 세밀한 표현은 어렵고 따라서 도식적인 구성이 많아 회화적 표현보다는 조형적 요소가 드러나는 것이다. 나무의 결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평면적인 공간 구성과 강렬한 색면 대비가 시각적 인상을 강화한다.


유럽 목판화는 중세 시기의 성경 삽화나 15~16세기 인쇄술과 결합된 형식에서 시작된 대중매체였다. 조선 시대에서는 언해본 불경이나 실학자의 서적을 대량으로 인쇄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하고 에도 시대에서는 신문 전단지 등의 인쇄에도 쓰였다. 20세기 초반에는 사회운동과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선전물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원래 목판화는 대중에게 정보 전달하는 매체였다. 한 컷으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다는 점에서 자극적인 썸네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SNS시대의 썸네일의 특징을 감안하면 왜 한 점 목판화의 강한 윤곽선이 한국 민중미술의 실존성과 서사성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는지 이해가 된다. 알고리즘에 의해 전파되는 썸네일처럼 대량 복제되는 판화가 대중성과 호응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다량을 배포하는데서 대중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조선후기 민화처럼 목판화도 민속적 정서와 생활상을 담아내고 서민층의 삶과 사고방식을 시각적으로 전달해서 수용이 쉽기 때문이다. 아울러 단순한 형태와 과장된 표현, 강한 대비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극적인 구성은 이야기성을 제공하니, 자극적이기도 하고 즉각적인 이해도 가능해서 더욱 대중성과 호응한 것 같다.


일본의 우키요에가 세련된 선과 색감으로 이상화된 장면을 묘사하는 것과 대비되지만, 우키요예도 다른 일본 회화에 비하면 여전히 서민적인 예술이었다. 서민의 구성과 취향이 다소 다른 것일뿐이다. 우리나라의 서민은 누구냐, 하면 일제지배에, 산업화에, 독재에 고난받는 민중이었기 때문에 한국목판화는 민중미술적 특징을 띠게되었다. 글로벌시대의 목판화인 유투브의 썸네일은 알고리즘을 타서 조회수를 올리고 자본을 추구해야하는 전략상,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문구와 거짓정보를 보여주게 된다.


8.


전시 사진과 전시 작품 설명이 꼼꼼히 되어있는 전문성 있고 성실한 블로거는 많다. 존중받아야할 멋진 사람들이다. 나의 목표는 다르다. 내 글은 맨 처음부터 작품의 시각적분석에 출중한 글을 쓰는 것이 목표였다. 그리고 남들이 잘 안가는 전시장과 잘 안 보는 부분을 짚어내며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외국어 캡션 설명 분석도 제공하는 것이었다.


목판화는 재밌는 특징들이 있는데 영어로 제공되는 좋은 글이 없으니 좀 읽고 써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