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클> 보았다.


5월에 보기로 계획한 기대되는 영화, 홍상수의 34번째 자기 복제작 <그녀가 돌아온 날>, 대만 펜싱 퀴어 서스펜스 <피어스>, BDNS 문상훈이 수입했다는 (예상컨대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같을) 너바나 더밴드(제목이 긴데 문상훈의 정신없는 스타일과 비슷하다), 연상호의 (기독교 비판+미약한 러브크래프트형 디스토피아일 듯한) 군체, 일본 로드무비 <유레카>, 프랑스 로뱅 깡피요의 성장드라마 <엔조>, 폐쇄형 호러 <백룸>, 디즈니 IP 프랜차이즈 <만달리안과 그로구> 중에 하나다.

<퀸 락 몬트리얼>처럼 공연영상이 중심이 되는 전기영화다. 마이클의 생애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호불호가 심하다. 어떤 식으로 각색했어도 분명 어떤 팬덤은 불만족이었을 것이다. 논란 유발할 가능성은 소략했다. 스릴러 뮤비 메이킹이나 빌리 진 영상보기에 좋다.

그럼에도 드러나는 캐릭터의 특성이 있다. 똑바로 말 못하고 사람을 거쳐 메시지를 전하거나 아이와 동물을 사랑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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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미로를 걷는 사람들
다샤 키퍼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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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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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외여행, 미술전시더라도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주고 궁금해하는 곳이 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아트 바젤, 홍콩, 뉴욕 등등

한편 상대적으로 역사적 지식과 문화적 허들이 높은 곳이나 지역적이어서 지엽적인 곳은 각광이 덜하다.

예컨대 일본여행글에서 인상파전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같은 공간의 다른 전시실에서 하는 기모노전이나 협회 대관전은 가지 않는다.

도쿄박물관을 가도 한국에 관련된 것은 찾지만, 인형, 사무라이칼은 넘긴다. 한문도 읽지 못하는데 초서는 말할 것도 없다.

대만에 가도 도자전이나 이집트전, 서구작가전은 보지만, 우리나라의 퀴어도 관심이 없는데 대만의 퀴어전을 더욱 보지 않고, 몽골티벳관, 고궁박물원의 서예는 보지 않는다.

조회수를 목표로 하고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면 사람들의 평균적 취향에 맞춰 최적화하면 된다. 시험에 나올 것만 공부하듯, 우선순위를 잡아서 그곳에 핵심역량을 투입하면 된다.

그러나 나는 남들이 보지 않는 것에 더 관심이 있고 거기에 어떤 보물같은 숨겨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성이 예술의 생명아닌가. 불편한 곳에 가려진 진실이 있고, 사안을 여러 면모로 접근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플루언서가 국현미 데이미언 허스트전을 가서 상어와 해골 앞에서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영상관에서 했던 허스트와 마크퀸의 영상이 훨씬 좋았다. 근처 안국역 아라리오 뮤지엄엔 허스트와 YBA작가의 작품이 있다.

후쿠오카 박물관, 다카하시, 기후 등의 박물관에서 지역사를 어떻게 다루는지 보는 것이 재밌었다.

AI 비서가 2시간 20분동안 317번 클릭할 여행계획 작성을 1분 30초로 줄여 결제단계 직전까지 데려간다는 기사를 보았다. 장단점이 있다.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6/05/02/L5USLXK2KBCQ3EHIWRSE5PBPWI/

이런 자동화 기능은 시간을 압축해서 소비해야하는 중산층에게 어필할 것이다. 오히려 부자들이 고생을 마다하고 현장을 다닐 것이다. 그 고생의 구체적인 이름은 비행기 등받이 발로침 당하기, 영화관에서 눈뽕 당하기, 지하철에서 밀쳐지기, 소매치기 

이어폰 안 끼고 유투브 정치영상 트는 사람들을 피해 옆 칸으로 이동하기, 암내 견디기, 환승시간 보내기, 정보가 없어서 고생하기, 불필요한 환전 수수료내기, 인종차별 등등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고생을 마다하고 가치가 있는 현장경험을 하러 다닌다. 시간이 화폐다. 노동이 필요없는 자산가가 목적 없는 지역여행을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자는 AI를 쓰고 가난한 사람은 노동한다고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갈 것이다. 자산이 있는 상류층이 자동화를 쓰는게 아니라 노동해야하는 플랫폼/자산 비소유자가 시간이 없어서 자동화를 사용해 트렌드와 함께 발맞춰 걸으려고 할 것이다. 유명 관광지 찍먹을 할 것이다.

19세기 후반 철도시대에도 급행을 탄 건 노동과 업무에 묶인 공무원, 사업가, 군인, 금융인이었다. 시간을 사용해 화폐로 교환해야하는 이들이다. 반면 귀족층과 상류층은 오히려 장기 체류 그랜드 투어, 시골 별장 거주처럼 목적 없는 노마드 생활을 즐기며 현대자본주의의 효율성을 거슬렀다.

직접 고른 LP, 작은 지역 갤러리 방문, 발효식품 전문 로컬식당 단골되기, 독서, 항해..

시간을 압축해야 하는 현대인은 예컨대 마감 있는 웹소설작가, 플랫폼 노동자, 중간관리자, 생산성 압박 받는 직군의 연구자, 복수의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사람 등이 있다.

한편 자산가나 결정권자는 오히려 직접 현장을 보며 다양한 사람들과 여유있게 대화하고 그로 인한 우연한 세렌디피티를 경험하고 장기적 흐름을 읽는 능력을 얻는다.

그럼으로 인해 평균적 최적화에는 강한 AI가 못하는 어떤 니시 마켓을 찾는다.인공지능은 주어진 데이터 안에서 정리는 할 수 있으나 아직 데이터화 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만의 것이다. 아직 시장이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를 찾는 것.

특정 패턴의 비균질적 반복

지방과 도시의 분위기 싱크로

작은 카페의 분위기

알파세대의 말투 변화

오래된 산업 지역의 재활성화 조짐

현장에서 감각으로 먼저 감지가 되는 것의 예시다. 


2시간 20분의 클릭을 절차적으로 줄여주었지만, 그 시간 동안 여행지 가기 위한 설레임이 있었다. 미리 공부를 한 것이다. 대개 여행지 가기 전이 제일 즐거운데 평균 최적화로 중간 절차를 생랙한 결과 사람들은 유명 관광지 찍먹하고만 돌아올 것이다. 이는 철도 급행과 닮았다. 옛날에는 도보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변화를 관찰했다. 기후가 바뀌는 것을 체감하면서 다녔고, 제국주의가 어떻게 주변부로 펼쳐지는지 항구마다 정박하면서 체감했다. 그런데 이제 비행기로 중간거리를 압축해 공항에서 공항으로 다닌다. 그 결과 엄청 많은 대륙을 다니게는 되었지만 사이의 경험은 없어졌다. 그랜드투어를 하던 때에 런던에서 이탈리아까지 가면서 그리스로마문명이 중심에서 주변으로 전파되는 과정을 기후변화, 건축앵식, 언어와 말씨, 문화를 통해 경험했지만 지금은 분절적으로 경험한다. 카테고리 속에서 직접 자료를 찾는 수작업의 현장 경험이 결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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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고 재밌는 기획이다.


워딩도 재밌고 보조 패널들의 입담도 좋다.

사랑=마음=어텐션(주의력)이라고 보았을 때 인플루언서, 플랫폼 소유자에게 인사이트가 많을 것 같다.

인플루언서란 어떤 의미에서 이전 시대의 배우, 가수같은 유명인이 조금 더 대중화된 버전이다. 예쁨과 잘생김이 아닌 각자의 매력을 하나의 어필 수단으로 삼고 이를 통해 팔로워는 자신과 동일시한다.

또한 과거의 궁정에 살던 왕족과 귀족처럼 존재한다고는 알고 있는데 실제 만나 본 적은 없거나 퍼레이드때 멀리서만 보는 것과 같은 반복되는 기의

유명인이 된다는 건 나는 그들을 자세히 모르는데 그들은 나를 선명히 알게 되는 것. 나를 모르는 만인의 짝사랑의 대상이 된다

널리 알려지면서 내가 모르는 곳에서 호르몬 작용을 하는 그들에게 제품을 노출하고 광고비를 번다. 따라서 이 노출 어텐션 비즈니스의 기반이 되는 이들은 마음의 구조를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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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온 신간 <모두를 위한 키워드 미술사> 읽었다. 알라딘에는 상품이 안 올라왔고 아직 교보에서만 판매 중이다.


책은 쉽게 쓰여져 중고등학생과 학부생, 일반인이 읽기에 적합하다. 미대, 미술사 계통으로 관심있는 고등학생에게 읽히고 스무 가지 주제 중 하나를 골라 더 조사해 발표시키고 한 학기 독서록과 세특에 쓰기에 적합하다. 학부 교양강의의 필독도서로 전면에 내세우기에는 학술성이 부족해 곤란하지만 참고도서로 올리면 이제 배우기 시작하는 20대들의 눈높이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뱅크시와 반구대 암각화, 원근법과 가상현실, 점묘법과 픽셀, 책가도와 세잔 등 과거와 현대를 종횡무진오가며 흥미를 북돋는다. 특히 2-3부는 기존 대중서에 없던 내용이라 반갑다. 장소특정적 미술, 역사와 기억, 공공장소 등 최근 중요해지는 주제와 비엔날레, 컬렉터, 도슨트, 인플루언서 등 미술의 외연인 시장과 구조를 다루었다. p199부근의 내용은 모두 적절하다. 편파적이지 않고 균형있는 시각으로 주제를 다루되 마케터의 관점에서신선한 워딩을 사용해 글이 통통 튀는 맛이 있다. 새로 리뉴얼된 맛집의 신메뉴를 맛보는 느낌이다.


내용상 여러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이는 스무 가지에 포함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사정에 의해 누락된 부분으로 아마 추후에 2편이 나온다면 고려됨직할 내용이다. 내용의 스코프가 국공립미술관을 읽기 위한 것인지 아트페어나 현대작가의 전시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함인지 불분명하다. 후반부는 저자의 백그라운드인 SNS채널과 인플루언서를 지향하다 끝을 맺었다.


예컨대 장식과 공예, 문자와 이미지와 미드저니, AI와 윤리, 퀴어성, 몸-바디올로지, 여성, 식물의 사생활, 환경과 생태, 국제정세와 인권, 이민과 디아스포라 등 최근 전시에서 많이 보이는 주제는 없고 그렇다고 전통회화를 이해하기 위한 양식설명도 결여되어 있다(물론 이 부분을 터치하는 교양서는 차고 넘친다). 하여, 이건 어떤 시대의 양식일까? 하는 물음도 답한다는 것이 책의 단순한 메시지라는(p232-233)의 의도는 설득력을 잃는다.


"조용히" "단순히" 같은 GPT가 써 준 문구를 사용해(혹은 GPT가 많이 써서 오염되어 버린 표현을 사용해) 책의 적실성과 인간미를 다소 잃은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가장 아쉬운 점은 프롤로그, 에필로그의 등의 다소 편협한 카피다. 개인적으로 현대미술이 난해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의해 현대미술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이 재생산된다고 생각한다. 현대미술이 난해한 부분이 있으면 쉽게 설명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그 주변에서 주제가 어렵다고 외치며 변죽을 울리면 그 누구에도 득이 없다. 심지어 현대미술보다 콰트로첸토나 중세미술이 훨씬 언어적 문화적 허들이 높아 더 난해한데도 불구하고. 또한, 미술이 콧대 높아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책 띠지에서 콧대 높아 보이던 미술, 이라는 워딩을 쓰는 것도 아쉽다. 이런 워딩은 개인적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책이 어떠한 독자를 타겟팅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으로 이어진다.


프롤로그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수많은 작가의 이름과 연도를 외우는 일은 .. 미로 속에 들어가는 입구(p5), 입시나 시험을 위한 박제된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에 익숙해진 탓에(p6), 미술사의 지도를 통째로 외우라고(p7), 정답을 맞히기 위해 시험지를 푸는 학생이 아니라(p8)


여기서 한국입시사회의 문제와 미대, 미술사 전공생의 학습방식을 정교하게 분별해야한다. 위는 암기 위주 한국 입시의 문제이지 미술사의 문제가 아니며, 일반인이 미술사를 열심히 공부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모두를 위한" 이라며 대중서를 표방하는 책에서 쓰기에는 부적절하다. 그리고 때에 따라 암기는 전문성을 위해 필수적인 작업으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한국 입시에서 미술사 연표를 외우지 않는다. 미술사학과도 수학을 잘해서 들어가는 것이지 미술사를 잘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쉽게 말해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외워서 미술관련 전공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삼각함수와 미적분 문제를 잘 풀고 생기부 관리해서 입학하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취미로 배우는 이상 미술사의 박제된 연표를 외우거나 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책에 존재하는 하나의 정리되 도표와 이미지일 뿐이다. 그런데 특히 국사(한국사)에서 이해 없는 암기를 해왔던 탓에 미술사 연표를 보면 자동적으로 치가 떨리는 듯하다.


아울러 전공생이라고 할지라도 영미권, 프랑스, 이탈리아의 미술사학과에서 배우는 정도로 제대로 외우지 않는다. 수업마다 아주 최소한도로 100작품의 캡션은 외운다. 심지어 미국 고등학생이 보는 수능격의 AP 미술사에서도 과정 전체에 걸쳐 최소 250 작품에 대해 작가, 작품, 양식/재료, 연도를 암기하도록 한다. 마치 언어를 배울 때 필요한 기본어휘와 같다. 최소 2천 단어를 외우지 않고 한 언어를 배울 수 있을까? 아무리 창의성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지식 없이는 무분별한 자유로 귀결될 뿐이다. 미술사 연표는 암기를 위함이 아니라 알고 있는 내용을 시각화한 인포그래픽으로서 지적 가이드의 기능을 한다. 비판의 대상은 아니다.


나아가 미술사의 지도를 통째로 외우는 것은 전문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책에서 말하는 다정한 목소리의 도슨트나 인플루언서가 내용 설명을 하다가 피카소가 기원전 몇 세기 사람이었지? 앤디 워홀이 태어난 중국에서는.. 하는 말이 나온다면 그 전문성을 의심받을 것이다. 전문가는 자신이 다루는 지식에 대해 윤리적인 책임을 져야한다. 통역사가 다양한 뉘앙스 중 가장 정확한 표현 하나를 골라 외우고 출력하듯이.


그런데 일단 한국 입시에서 일반학생들도, 미대나 미술사학을 지망하는 학생들도 책에서 말하는 암기와 박제된 정보를 한 경우도 없거니와, 미술에 대해 알아볼까? 하며 이 책을 손에 쥘 일반인은 더욱 더 그런 경우가 없고, 심지어 구미의 학생들에 비하면 국내 전공생의 암기량과 공부량이 현저히 부족한데도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여러모로 제한적이고 아쉽다. 한국 입시의 폐해를 미술사에 덧씌워서 책이 암기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어필하기 위해 느슨하게 말한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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