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17의 개봉이 다가오면서 오늘자 신문 조선일보와 한겨레에 크게 기사가 떴다. 한국일보는 라제기 영화전문기자가 작은 칼럼에 브뉴월과 함께 살짝 다뤘다. 나는 인터넷 신문은 안 보고 종이 신문밖에 읽지 않는데 종이로 읽을 때 집중도와 흡입력이 더 커서이다. 인터넷으로는 집중이 잘 안된다. 하지만 인터넷 자료는 검색과 편집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5/02/19/AZ4E4UWC3BCLBCA2D2GAELZCUE/

조선일보 백수진 기자의 이런 표현은 아주 감각적이다.

"미키가 프린터에서 덜컹덜컹 뽑혀 나오는 모습은 육도윤회(六道輪廻)를 거듭하는 중생처럼 가엾다. 구부정한 어깨, 가늘고 여린 목소리, 힘없는 미소로 고단한 노동자를 연기한 패틴슨의 공도 크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82965.html

한겨레 김은형 기자의 이런 표현은 참 좋다.

1. 할리우드 메인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가 1억달러 넘게 투입한 대작이지만, 상업영화 문법에 흔들리지 않고 봉준호의 성채가 견고하게 유지됐다.


아주 간결하게 잘 표현했다. 거대 자본이 투입된 대작이지만, 상업영화의 문법에 흔들리지 않고,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성채로 은유)가 잘 묻어난다는 뜻이다. 문득, 이를 영어로 써보면 어떨까?


아마 직역하면 대충 이렇게 될 것이다.

Although it is a blockbuster film(대작이지만) in which Warner Brothers, a major Hollywood studio,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 브라더스가 ) invested over $100 million, (1억 달러 넘게 투자한)

1) 메인은 메이저라고 표현함이 적절하다 2) A인 B는 컴마로 동격(apposition)으로 표현한다 3) 투입하다의 집어넣다는 뉘앙스를 다 살릴 수 없다 투자하다는 말이 맞다. million은 백만으로 기계적으로 외우고 있어야한다. 우리는 만단위 서양은 천단위다. 순서대로 thousand, million, billion, trillion은 천, 백만, 십억, 조이다. 만단위의 0이 네 개이고 천단위의 0이 세 개이기 때문에 4x3해서 조에서 한 번 일치된다. 


Bong Joon-ho's fortress remains solid, unshaken by the grammar of commercial films.

봉준호의 성채가 견고하게 유지되고(remain), 상업영화의 문법에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어에서는 술어로 병렬처리 되었으나 (흔들리지 않고~ 유지됐다)

영어는 fortress라는 명사 주어에 술어 remain olid가 붙은 상태에서 다시 unshaken이 붙어서 remain solid + unshaken  두 수식구조가 성채라는 명사주어를 수식한다고 정확히 태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했다는 어색함은 피할 수 없다. 영어만 읽었을 때 한국인들은 문제 없다고 느끼겠지만, 영어권 사람들은 이물감을 느낀다. 만약 그네들의 영화전문기자가 썼다면 이렇게 썼을 것이다.


Despite being a blockbuster production backed by over $100 million from Warner Bros., a major Hollywood studio, Bong Joon-ho's artistic vision remains intact, resisting the conventions of mainstream commercial cinema.


한겨레 김은형 기자가 '봉준호의 성채'라고 말했을 때 스타일을 의미했다면 영화업계에서는 artistic vision시각적 비전이라고 쓴다. 이 vision은 실제 시각도 추상적이 지향도 의미한다. 추상명사이므로 구체적 물성의 견고함을 의미하는 solid가 아니라 intact가 수식됨이 맞다. 약간 옷이 정확히 몸매에 맞아 짝 달라 붙는듯한 적절하다는 의미가 있다.

영화의 문법이라는 표현도 가능하지만, convention관습이 좋고, 그냥 상업영화가 아니라 주류상업영화라고 말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러한 관습에는 resist저항하다는 말이 오면 더 좋다. 투자하다도 좋은데 production에는 back뒷받침된다는 표현이 더 자주 보였다. 



2. 소심하고 체제 순응적인 미키와 무능하지만 뻔뻔하고 잔혹한 마샬로 대척점을 이루는 계급의 대비는 후반부로 가면서 커지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감으로 또 다른 이야기의 가지로 뻗어 나간다. 


기자의 이런 기술적 묘사도 좋다. 이 문장에는 압축이면서 간결한 표현이 많다.

하나씩 다 정보를 전달한다. 

1) 우선,캐릭터의 특징을 말한다. 미키의 특징은 소심하고 체제 순응적이다. 마샬은 무능하고 뻔뻔하고 잔혹하다. 

2) 그리고 이 두 메인 캐릭터의 대비는 계급의 대비를 의미한다고 연결짓는다. 

3) 그 다음 스토리의 전개과정에 따른 변화를 설명한다. '후반부로 가면서'라고 말하며서 전반부에는 이 캐릭터의 특징과 대비가 등장함을 암시한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감이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가면서 더 커진다.

4)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게 갈무리한 이유는 아마 스포일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표현들을 어떻게 영어로 번역할 수 있을까? 일단 진짜 주어와 술어를 찾아야한다.

- 계급의 대비는 다른 이야기의 가지로 뻗어나간다.

The class struggle is expanded into another story라고 가볍게 바꿔볼 수 있겠다.

조금 더 힘을 주자면

The stark class contrast between ~ develops into a separate narrative thread 라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

story가 아니라 narrative thread가 더 자연스럽고 원어민스럽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도 최초 한국어의 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영어로 바꾸는 것이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성채가 견고하다 같은 한국어의 전달방식과 표현기법을 지켜주면서 최대한 영어스럽게 바꾸려는 것이다. 전문번역가라면 발화자 혹은 의뢰자의 의도를 존중해야하기 때문에 너무 벗어나면 의역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페이를 받는 통번역가의 구조적 한계이자 어려움이다. 


스스로 생각해서 스스로 영어로 표현할 것이라면 출발언어의 한계에 매여있을 필요가 없다. 영어권 사람들의 사고에 맞게바꿔서 자유롭게 표현하면 된다. 먼저 한국어로 생각하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표현하면 된다. 그리고 그러려면 그냥 좋은 글을 많이 읽고 고민해보면 된다. 옛날에는 외국에 가야 그런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은 꼭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유학가서 한국인들과 지내면서 겉멋만 드는 사람도 많다. 중요한 것은 외국유학감으로써 얻고자 하는 효과인데 그 효과를 인터넷이나 자료를 많이 접함으로써 자신이 존재하는 공간을 바꾸지 않고도 가능하겠다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지분위기나 기억은 없겠지만, 여기서는 전시나 영화같은 표현이니까 큰 차이는 없다. 영화는 외국에 있으나 한국에 있으나 혼자 보는 것이니까. 영화찰영지 로케를 방문해보겠다면 다른 수준의 이야기다.


어쨌든 나라면 이렇게 써보겠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소심하고 순응적인 미키와 무능하지만 뻔뻔스럽게 잔인한 마셜 사이의 

극명한 계층 간 분열이 

두 개의 별개이면서도 서로 얽힌 스토리라인으로 진화하며, 

후반부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점차 확대되면서 더욱 풍부해진다.


As the film progresses, the stark class divide between the timid, conformist Mickey and the inept yet brazenly cruel Marshall evolves into two distinct yet interwoven storylines, further enriched by the escalating presence of alien life forms in the latter half.



여기서 윗 부분은 기계적인 번역이다. 신경쓸 부분은 "후반부에서 ~ 더욱 풍부해진다" 부분이다.

이것을 

as the presence of alien life forms grows in the latter half라고 하면 직역이고 어색하다.

분사구로 바꾸어서 앞부분을 수식해주는 식으로

후반부에서 외계 생명체의 "고조되는escalating" 존재에 의해(by) 더욱 풍부해지는


영어는 한 문장에 우겨넣기 위해 이렇게 수동태와 분사구가 있는데

우리는 술어 중심의 구조이므로 수동태 구조는 by 이하의 명사를 주어로 바꾸고 수동태(국문법에서는 피동형)를 풀어주는 것이 적절하다. 


다시 말해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꿀 때는 피동표현과 분사구와 수식구조로 압축해서 한 문장에 넣으려느 기술적 고민이 필요하다.




3.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통해 청춘 스타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이를 떼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패틴슨은 바짝 마른 몸과 붕 뜬 말투, 어쩔 줄 모르는 눈빛으로 벼랑 끝에 몰린 암울한 청년의 초상을 빼어나게 그려냈다. 자칫 어색하고 유치하게 보일 수 있는 배부른 자본가의 도식적인 태도를 기름기 묻은 표정과 목소리로 표현한 러팔로의 공력 또한 영화의 두께를 만들어내는 데 제 역할을 했다.


기사 마지막에 이르러 기자의 배우에 대한 평가가 나온다. 기사 자체도 구조적으로 깔끔하게 잘 써졌기 때문에 위의 링크에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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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읽어주는 여자의 간단 요리 레시피
레시피 읽어주는 여자 지음 / 혜지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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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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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豊原国周生誕190年]토요하라 쿠니치카(일본의 유명판화가, 1835-1900) 탄생 190년


歌舞伎を描く 가부키를 그리다

―秘蔵の浮世絵初公開!숨겨서 감추어둔(비장의) 우키요에 최초 공개!

2025/1/25(土)~2025/3/23(日)


1. 세이카도 분코는 황거(코-쿄) 근처에 있다. 이 근처로 도쿄역 부근 미술관 6총사가 있는데, 그중 하나인 이데미츠가 빌딩정비 관계로 장기휴관 중이라 지금은 5총사이다.


이 5총사는 아티존 미쯔이 미츠비시 도쿄스테이션갤러리, 세이카도분코이다.

東京駅を中心に位置する、アーティゾン美術館、三井記念美術館、三菱一号館美術館、東京ステーションギャラリーと静嘉堂@丸の内


2025년 한정으로 미술과 티켓 5개 묶어서 4500엔으로 팔고 있다. 늘 그렇듯 이런 정보는 외국인용 영어 사이트에는 표시되어있지 않다. 가서 사면 되는데 언제 다 팔릴지는 모른다.


https://6museums.tokyo/ticket.html



2. 다음은 세이카도분코 미술관 내부이다.



3. 2025/1/25(土)~2025/3/23(日)까지 가부키전을 하고 있다. 우키요예의 2대 장르가 하나는 미인화하고 다른 하나는 배우 그림이라고 한다. 가부키전은 배우그림을 포함해 가부키 연극의 전경을 그린 유명 판화가 한 명의 작품으로만 구성했는데 아주 풍부하다.








4. 이 그림 하나 안에도 이미 그림 안의 그림이 있다. 


5. 확대해보면 세밀하게 써넣은 칸지(한자)와 쿠즈시(초서)도 보인다.



6.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다 살아있다. 얼굴만 보고 그들의 습관과 성격까지 읽어낼 수 있겠다. 훌륭한 미술가다.


7. 서서 본 것일까. 가운데 있는 사람들은 고개를 숙여 나무봉을 지나가 화장실을 갔을까.


8. 캡션을 읽어보면 아까 그 큰 그림 속의 내용을 알 수 있다.


갓난 아기를 업고 입을 벌리고 듣는 여자나 간판을 쳐다보느 도제 견습생(丁稚 でっち뎃치라고 읽는다)이나 무사나 상인으로 붐빈다. --- 간판에 삼폭대서초증아라고 있는데, 天保(텐뽀てんぽう)5년(1834년) 정월의 상연기록과 일치한다. .--- 그림 간판의 세부까지도 정성스럽게 그리고 있다.



이제 아기를赤ちゃんを 어부바하おんぶして 口を開けて입을 벌리고 聞く女듣는 여자가 보인다.

간판의 삼폭대서초증아 한자도 보인다. 다는 못 읽어도 앞의 석 삼자는 확인할 수 있다. 

우키요예에 남긴 시각문화의 기록이 실제 문자로 남겨진 상영기록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9.

일본은 시각문화가 강하다. 모두 천천히 조용히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가 작품 앞에 독대해서 휴대용 현미경 같은 것으로 자세히보고 작품 리스트에 일일히 필기한다그런데 1억2천의 인구에 경제력과 국력에 감안했을 때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인구규모와 비례하지 않고 드물다. 눈의 꽃으로 유명한 나카지마 미카나 아이묭 같은 락가수도 있고, 요네즈 켄시나 X-Japan 등 싱어송라이터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인구가 그 절반도 안되는 한국에는 인구에 비례해 너무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슈퍼밴드, 미스터/미스트롯, 온갖 케이팝 서바이벌 인재발굴 프로그램, 너목보, 불후의 명곡, 싱어게인, 비긴어게인, 고등래퍼, 쇼미더머니, 히든싱어, 유투브의 창현거리노래방까지 이 좁은 땅덩어리에 노래 잘하는 사람이 비율적으로 생각해봐도 너무 많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청각+퍼포먼스문화가 강하다. 탈춤, 연희, 굿 등 참여형 청각문화의 전통이 오늘날에는 콘서트, 노래방, 댄스 등으로 발전한 것 같다. 노래+댄스가 다 되는 게 사실 어려운 것인데 아이돌 육성 시스템은 그걸 가능하게 해냈다. 일부 일본의 아이돌 춤을 보면 너무 따로 놀고 수준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반대로 아마 일본이 한국의 웹툰 예를 들어 카카페의 왕딸이나 불사무적 같은 것을 보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겠지 싶다


한국도 물론 훌륭한 미술가들이 많다.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에도시대 판화부터 시작해와 지금의 만화, 애니메이터로 연결되는 일본의 견고한 시각문화의 수준과 어깨를 겨눈다고 보기는 어렵다. 1등상과 메달을 받는 하나의 스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업계 저변, 중간층에 대한 것이다


일본의 시각문화를 감상하는 피라미드 그래프 중간의 탄탄한 지지층은 한 순간에 생긴 것이 아니라 17-18세기 에도시대의 키뵤시(黄表紙)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갑자기 원피스와 같은 만화가 나온 것이 아니라 오랜 만화, 혹은 코믹북에 대한 전통이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노래를 레전드급으로 잘 부르는 사람 이전에 그냥 일반적으로 잘 부르는 사람도 수준급이고 노래방문화나 TV프로그램이나 작게는 중고등학교 축제에서 노래 잘 부르는 것을 인정해주는 문화나 예대 실용음악과 입시나 이런 모든 작은 문화와 인프라 같은 것이 함께 엮여서 청각문화의 저변층을 강화하는 것인데, 저잣거리의 탈춤, 굿, 사물놀이와 같은 연희문화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하나의 지배적인 문화는 그것을 즐기는 자들의 총합보다 더 큰 무언가이고 오랫동안 사람들의 문화적 무의식 속에 각인되어 온 무언가에서 기원한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에서 키뵤시와 만화문화만을 다룬 단독 학술저서가 2019년에 나왔다. 몇 십년 전 키뵤시에 대하 단독 저서를 보완한 개정판이다. (over a dozen years have passed since the original publication of this study of the kibyoshi, a genre of woodblock-printed comicbook widely read in late eighteenth-century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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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24

2024-10-25 ~ 2025-03-23


양정욱은 작가상 4인 중 세 번째이고 처음 보게 되는 장면은 위에서의 부감샷이다.




1. "현대미술은 어렵다"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된다. 보기 편하고 예쁜 인상파의 작품이나 창의적이고 특이한 피카소나 아니면 아예 이집트 미라, 피라미드나 공룡처럼 시각적 자극에 의한 즉물적 감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확히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설명을 읽어야 비로소 이해가 된다. 그런데 그 설명이 거의 논문같은 학술표현으로 되어있어서 사람들이 읽기에 난해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작품 자체도 무엇인지 모르겠고 설명도 어려우니 점입가경이다. 그래서 "현대미술"하면 자동적으로 "어렵다"라는 말이 튀어나오게 되었다. 현대미술이라는 체언(혹은 명사)과 어렵다라는 용언(혹은 형용사)가 검색 코퍼스에 단단히 엮여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상파나 피카소나 다 처음에는 그게 뭔지 잘 몰랐고 당대의 감각과는 많이 달랐다. 일견의 어려움도 어린왕자의 여우가 말하듯 길들여지기 시작하면 하나의 뉴노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길들여진다는 말은 곧 현대미술을 이해하고자 하는 청중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이때의 교육이란 강의실에서 교조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자주 많이 접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이 보여주고 더 많이 설명을 제공하고 읽게하면 그 어려운 현대미술을 1510년에 걸쳐 조금씩 이해하는 새로운 새대가 탄생하는 것이다.




2.  

해석이 없다면 이 작품은 도저히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해석을 경유하고 나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물론 그 설명도 완전한 해석도, 무조건적 정답도 아니지만 감상자에게 가이드는 제공해줄 수 있다.




3. 전시장 현장에서 작품은 반복 운동을 하고 있다. 관람객은 나무 구조물이 있네 왔다갔다하네 설치예술인가?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이제 캡션을 읽어보자.

 

위의 설명에 따르면,

작가는 누군가의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는 삶의 모습을 상상한다.

Yang imagines life that reveals understanding only through one's repetitive actions

 

그 반복 행위는 고난과 희망 사이에서 해 보고 또 해 보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시도 속에서 견뎌내고 희망해나가는 자들(those continue to hope and preservere amist trials)에 대한 것이다.






4.

<서서 일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오랫동안 한 가지 일을 해 온 사람들이 퇴직 후 생계를 위해 임시적인 일을 한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The Standing Workers series begins with the narrative of individuals who, after long careers, take on temporary work to make a living post-retirement.

 

임시적인 일이기 때문에 작품에서 그들은 서 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The subjects are depicted standing, alluding to the transient nature of their labor

 

평생 종사한 직업에서 얻은 리듬과 습관 같은 것들이 새로운 상황에 놓이며 낯선 심리를 환기하고 지금의 형상과 움직임을 낳는다.

The rhythms and habit acquired from their lifelong careers evoke unfamiliar feelings and movements in their new situations

 

..누적된 시간의 경험으로 정의하기에 이른다.

define work .. as an accumulation of time and experience

 

작품과 작품설명은 서서 보기 때문에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다. 그리고 수많은 작품과 설명이 있기 때문에 문장 전체를 다 기억할 수 없고 일부 핵심어만 기억하고 볼 뿐이다. 이것이 현실적인 관람객의 읽기 방법이다.

 

아 이 작품은 "서 있는 사람Standing workers"이고 "임시직temporary work"을 표현하고 그들의 "리듬과 습관rhythms and habits"을 표현했고, 이를 통해 "누적된 시간의 경험accumulation of time and experience"을 표현하고자 했구나. 그러면 왜 이 작품이 나지막하게 반복 운동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설명을 이해하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이 작품이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목조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관찰해냈다면, 임시적 성격을 지녔으며, 전시회 이후에 아마 해체될 것임을 추론해볼 수 있다. 그러니 노동의 임시적이고 단기적이고 일시적인(transient) 성격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alluding to the transient nature of their labor)


 

이정도 이해하고나면 현대미술 이해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표현방법을 매칭하기 위해 캡션설명 정도만 경유하면 된다.

이 이상의 철학적 함의를 끌어내는 것은 학구열이 많은 자가 취해야할 그 다음의 일이지만

대부분 관객들은 하나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적절한 설명이 제공되면 다른 작품을 보러간다.

중요한 것은 쇼츠처럼 압축적이고 설득력있는 설명을 제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이제 더이상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같은 긴 글을 1년씩 앉아서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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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

2024-11-21 ~ 2025-05-06


1. MMCA 과천과 같이 전시관 하나만 따로 이동시간이 소요되는 경우에는 전시회가 몇 개하면 묶어서 간다.

예를 들어 작년의 경우 다음과 같은 세 전시를 같이 볼 수 있는 공통분모인 2024.09.10.-2024.09.22 사이에 세 전시를 같이 보러갔었다. 아더랜드가 9월 10일 시작했고 60-70년대 구상회화가 9월 22일 마치기 때문이었다. 


MMCA 기증작품전: 1960-70년대 구상회화 2024-05-21~2024-09-22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2024-07-19~2025-02-02

MMCA 뉴미디어 소장품전: 아더랜드 2024-09-10~2025-03-30


물론 60-70년대 구상회화는 단독으로 보기에도 괜찮은 전시라서 5월 21일에 시작하고나서 갈 수도 있었다. 2023년에는 그렇게 했다. 시간이 있어서 과천에 전시 하나 보러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전시회를 많이 다니다보니 이제 지적 주파수의 대역폭이 넓어져서 가야될 곳이 너무 많아졌고, 2024년부터는 묶어서 다니기 시작했다. 비슷한 지역의 전시회 몇 개 이런 식으로 묶어서. 서울, 경기의 전시만 다닐 때는 한 번에 하나만 갈 수 있으나, 지역적 범위가 전국이 되니 전략적인 시간배치가 필요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광주에 전시 한 개 갔다가 대구에 전시 한 개를 갈 수는 없다. 비효율적이다. 광주-대구는 KTX도 직통이 없고 대전을 경유하고 이동에만 한 나절이 소요된다.


이제 글도 일간으로 생산하기로 결심한 이상 더더욱 가장 효율적인 시간계획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MMCA 과천에 다음 전시 세 개를 묶어서 가는 것이다.


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 2024-11-21~2025-05-06

젊은 모색 2025  2025-04-24 ~ 2025-10-12

MMCA 상설전 «한국미술 1900-1960» + «한국미술 1960-1990» 2025-05-01 ~ 2027-06-27


그러며 2024년 11월 21일에 도자기 보러 한 번 가는게 아니라 (물론 아더랜드도 같이 하고 있지만 이미 보았으므로)

2025년 5월 1일 이후에 한국미술 열리면 가는 것이다. 젊은 모색 4월 24일에 개관하고 갈 수도 있으나 전시 시작 1주일 밖에 차이 안나므로 조정가능하다.

그리고 도자공예전이 5월 6일에 마치므로

5.1-5.6 방문하면 적절한 것이다.

다만 5.5는 어린이날로 서울대공원에 방문객이 아주 많을 것이다. 지하철역 부근 입구에서 현대미술관까지 들어갔다 나오는데만 1시간 이상 소요될 것이 예상되므로 이날은 피해야한다.


3. 아직 도자공예전은 가지 않았다. 전시회 한 번 가고 그 전시회에 대해 다 쓰는 것이 안니라 전시회의 한 작품을 주제로 하나씩 계속 쓰기 때문에 글조각은 다 파편적이다. 일단 아무렇게나 생산해보고 무엇이 어떻게 나올지 보는 실험단계다.


4. 전시는 가지 않았으나 전시 유투브에 대한 품평을 한다. 영어 성우가 아주 솜씨 좋았다. 이전에 유투브에 댓글로 단 내용인데 여기에 복사해둔다.


https://www.youtube.com/watch?v=sMbngjB4lqU&lc=UgxeZ1S9XRDueYHTGpN4AaABAg



성우 픽 잘 한듯. 한국어와 영어 둘 다 자연스럽고 명확한 발음과 정확한 딕션. 전달하려는 전문적 지식과 어울리는 목소리 톤, 신속하면서 편안하여 듣기 적절한 속도와 리듬, 마지막 호흡음. 비엔날레biennale를 finale(피날리)처럼 비에날리라고 읽었고, broadening도 뒤에 생략하고 브뤈닝이라고 하고, letter of 같은 리듬감에서 보아, 약간 미국 midwestern과 남부와 서부가 조금씩 섞여있는 듯. 한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미국에 유학한 듯. 한국어의 '정규'에서 보이는 ㅈ은 영어의 j와는 달리 유기음aspirated sound이 아니기 때문에 유년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교포는 흉내내기 어려움. 한국어의 '옹기'에서 들리는 초성 ㅇ 발음도 영어권 사람들은 흉내내기 어려움. 영어에는 무성 자음의 개념이 없어서 단어가 o으로 시작하지 못하기 때문. 이런 부분도 성우는 자연스러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kim'은 유기음으로 강하게 발음하고 성씨로 전달하고자 김준명, 김지혜를 발음할 때는 한국어식으로 발음하며 두 개 국어를 자유롭게 전환함. 다소 젊게 들리는 20대 초반 여성의 음성인데, 20년 정도 더 커리어를 쌓으면 내가 좋아하는 Smarthistory의 Dr. Beth Harris와 같은 음성도 가능하게 될듯. 중후하면서 톤의 교육받은(learned) 전문직 나이든(aged) 백인 여성의 리듬감 있고 천천히 말하면서 모든 단어가 정확히 소실점을 향해 달려가는 타격점이 확실한 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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