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개봉할 즈음에 봤지만 생각이 복잡해서 조금 묵혔다가 브레인스토밍한다.




1. 과거 봉준호 작품과 연관성

1) 크리쳐가 광물에서 튀어나오는 컷에서 18은 사령관 죽이러 오고 누구는 그걸 막고 사람들은 대피하고 온갖 난리부르스를 피우는 장면

2) 귀여운 크리쳐(봉준호에게는 귀여우나, 많은 이들의 동의를 얻을 것인지는 의문)

3) 애잔한, 안쓰러운, B급 캐릭터. 

4) 고 변희봉 같은 캐릭터는 찾지 못했다. 조연급 중에서는 봉준호의 페르소나를 가장 잘 구현하는 캐릭터였는데

5) 설국열차처럼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서스펜스를 올리지 않고 의도적으로 꺼뜨리는, 뜬금없는 자기고백신(여기서는 프린트기 폭파 직전의 꿈)

6) 사회 계급 갈등


2. 할리우드 미국영화 맥락에서 차별점

1) 흑인 여성이 구원자이고, 끝까지 살아남는다. 동양 남성이 보스급 협력자이고, 끝까지 살아남는다.

2) 내가 자궁인가요? 매우 정면으로 물어본다.

3) 우리가 늦게 왔으니까 원주민을 존중해야한다, 고 각본으로 말한다.

4) SF 다룬 수많은 시리즈 중 가장 B급. 프린트도는 장면에서 기계가 쿵쿵 거린다랄지, 뾰루지 짠다랄지.

5) SF 다룬 수많은 시리즈 중 중앙관제센터가 깔끔한 유백색 배경이 아니라 어두움

6) SF와 애국심 연결하지 않음.



이 영화는 우리가 봉준호라는 사람에게 길들여지는 하나의 방법으로 보인다.



그가 좋아하는 배우와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가 하고 싶은 연출로 보여준 영화.


관객은 대중 상업 영화의 문법과도, 예술인디 영화와도 맞지 않아 어색함을 느낄 것 같다. 


심지어 과거 봉준호 작품을 다 봤던 사람들도 특유의 서스펜스가 없어서 영화의 흐름이 늘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을 듯.


그래서 일반 관객도, 봉준호 팬에게도 모두 호소하는 영화는 아니다.




(<어벤져스>와 <미키17>과 <콜미바이유어네임> 이런 조합을 동시에 좋아하긴 힘들 듯하다. 잡식성 취향에게 가능은 하지만, 일반적으로)


봉준호를 이해하고 봉준호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 봉준호의 영화는 이럴 수도 있다 라는 점을 받아들이면 그 다음부터는 괜찮은데, 기존 자기 취향, 봉준호 세계관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


호불호는 분명히 나뉜다.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을 파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이 긍정적이 반응을 보일 때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이런 반응이 흥미롭다


오스카상 받으셨으니까 아무렴..

할리우드 거액을 받아 만들었는데 우리가 모르는 게 있겠지

아카데미+칸 동시에 받은 역사상 3번째 감독이라면서..


이런 부류의 관객은 자기가 본 것이 이상하거나 어색하다고 느껴도 내가 틀렸을까봐 솔직한 평가를 할 수가 없다


반대 측면에서, 안좋은 평가를 하는 사람들은 일부 사람들에게 네가 오스카상을 받고 그런 식으로 말하라고 공격을 받기 쉽다.


그러니까 작품 자체로 논의가 안되고

그의 명성과 지위가 작품에 대한 평가를 방해하고

관객의 평가가 왜곡이 될 수밖에 없으니


좋냐 나쁘냐 같은 호불호 이야기보다는


봉준호 시리즈 안에서 연관성이나, 할리우드 작품과의 차별성 같은 기술적인 분석을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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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득할손 중고등시절, 교과서의 지루한 글만 시험을 위해 외우다가 교보를 갔는데, 비슷한 역사, 과학 정보를 너무나 신선하게 풀어 설명하는 책을 읽고 우와 이런 책은 어떻게 쓰는거지 하면서 지적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문체가 흥미로웠다. 책의 문체는 만화의 작화, 영화의 연출과 같아 같은 내용도 달리 보이게 한다.


우리 모두 빗살무늬 토기 전공자이지만 이호예병형공을 지나 고려쯤에서 낙마하고 불상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교과서의 특유의 무색무취의 문체 때문일 것 같다.

작가 영혼의 파편이 묻어있는 것 같은 고유한 문체는 어떻게 나오는가? 어느 페이지를 열어도 그 사람이 쓴 것 같은 글. 요즘 한창 인구에 회자되는 ChatGPT를 빌려 말해보자면, 거대대규모언어모델도 흉내내기 어려운, 정말 그 사람만에게서만 스며나오는 글은 어떻게 나오는가?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나는가? 훈련을 거쳐 만들어지는가? 특정한 기회에 발현되는가?

독특한 글의 결을 가진 작가는 예컨대 문득 생각나는 사람만 해도 신형철, 무라카미 하루키, 최열, 고희동, 오세창, 김용준, 故한형조, laurie schneider adams, 쉬즈위안, 존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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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용어의 탄생 - 과학은 어떻게 '과학'이 되었을까
김성근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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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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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국립중앙박물관 에곤 쉴레전이 폐막했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뉴욕타임즈에서도 언급했다.


참고로 국중박은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캔버스마냥 시원한 하늘을 찍을 수 있는 게 포토스팟으로 가장 매력이다. 


한국은 어딜가나 산지여서 지평선에 산이 눈에 걸리게 되는데 여기만큼은 그런 걱정이 없다.




https://www.nytimes.com/2025/03/02/arts/design/egon-schiele-tefaf-portraits.html



By Rebecca Schmid

Reporting from Vienna

March 2, 2025


Earlier this year,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in Seoul presented “Vienna 1900, The Dreaming Artists — From Gustav Klimt to Egon Schiele.” The show, in collaboration with the Leopold Museum in Vienna, drew some 80,000 visitors during its first month. Back at home in Vienna, from March 28 to July 13, the Leopold will present “Changing Times. Egon Schiele’s Last Years: 1914-1918.”




미국판으로는 2월 21일기사가 오늘 배송받은 3월 5일 International판에 나왔는데, 이렇게 지연되는 것은 너무 흔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종이로 밖에 기사를 읽을 수가 없고 스크린으로 너무 안 읽혀져서 어쩔 수가 없다. 특히 영어기사는 종이로밖에 잘 읽혀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종이신문 배송받을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https://www.nytimes.com/2025/02/21/arts/design/egon-schiele-watercolor-nazi-looted-christies-auction.html


By Catherine Hickley

Feb. 21, 2025


기사 중 이 그림에 대한 시각적 묘사에서 


Michelle McMullan, who is running the Christie’s evening sale of 20th- and 21st-century art in March, at which the Schiele will be featured, described it as “one of the best watercolors I have handled” and said it shows the artist — whose art the Nazis deemed “degenerate” — “at the very height of his powers.” Unfinished elements, such as the missing left hand, “evoke movement and spontaneity,” she said.


(미셸 맥뮐란은) 사라진 왼손 같은 미완성 요소들이 "움직임과 자연스러움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spontaneity는 즉흥, 자발, 자연스러움 이런 말인데, 이 단어를 한국어로 옮길 때 하나만 고정하기가 어렵다.


그냥 자연스러운 것도 아니고, 즉흥적인 것만도 아닌 그 어딘가에 있는데


왜냐하면 영어 어휘가 라틴어의 spontāneitāt에서 유래해 voluntary(원하고, 의지가 있는) unconstrained(제한받지 않는)의 뜻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순 속에 진리가 있다고 하듯, 제약된 자유(constrained freedom)으로 비유해볼 수도 있다.


이제 갓 이십대가 되어서 원하는 것 마음껏 할거야!하고 술 잔뜩 마시고 늘어져있는 그런 혼란이나 무작위적 느슨함이 아니라


훈련된 기법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나오는 리듬, 플로우, 흥취 같은 것이다. 충동이라고만 번역을 하면, 일탈적인 느낌이 있어서 적절하지 않다. 감정이 동하는대로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발레에서는 특유의 포즈와 훈련방식이 있고 무대의 공간적, 관습적 제약이 있다. 발레에서의 자발성은 무용수가 그러한 여러가지 구조와 규약을 체화한 이후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능력을 통해 표현된다. 설사 안무가 정해져 있더라도 때에 따라 감정과 반응이 음악에 반응하여 자연스럽게 흐른다. 공연하는 발레 무용수는 그날 그날 리듬과 기분에 따라 자유로운 표현을 하지마,거기에 이르기까지 몇 십년을, 해당 무대를 빈틈없이 준비하기위에 같은 동작을 수 만번 반복해왔던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자유는 정밀함, 충동은 제약에 근거하고, 대조적인 가치가 아니다.


경계가 아예 없으면 난잡해지지만, 구조화된 환경에서 움직일 때 자연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서예의 경우 김정희가 대표적인 예이다. 예서와 초서 등 모든 서법에 통달한 후, 붓, 묵, 획 등의 테두리 내에서 자유롭게 새로운 서체를 발견한다. 기술이 체화된 공예장인들의 습관적 행동에서도 본능적 반응이 보인다. 미리 정의된 프레임워크의 규약 속에서, 사전 계획이나 의도적인 생각 없이 그날의 기분과 리듬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잭슨 폴록의 붓놀림이나 색상 선택은 순간순간 정해지는데, 엄밀한 계획 없이 혼란에 가까운 표현방식으로 보이지마, 그러한 작품 만들기가 오래 지속되고 정교해질 수록 일상적 자발성이 드러난다. 개인적 작업뿐 아니라 듀엣이나 협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행위에 대한 나의 자연스러운 반응이 있다. 이미 공유된 특정 예술 형식에 기반하여 한 사람의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획일적인 반응을 강요하지 않으며, 유기적으로 창조적인 행위가 나온다.


spontaneity는 충동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흥이 오르고 자발적으로 반응하는" 같은 말로 길게 풀어볼 수 있다.


그러니까 그림에서 왼손이 없는데, 사라진 왼손이 움직임과 자연스럽게 흥겹고 자발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


정말 그런가? 다이내믹이 느껴지나?


비평가의 해석, 캡션에서 큐레이터의 설명이 설득력이 있냐 없냐, 내 생각은 어떻다 저떻다, 이런 부분을 생각해보고 나의 언어로 이야기하는게 미술사 시각적 분석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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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U1ClDmRNU0g?si=ja6p0v9zhPFFNueW


국가등록문화재

지정명칭 :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딜쿠샤)

※ 딜쿠샤(DILKUSHA)는 ‘기쁜 마음’이라는 뜻의 페르시아어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2길 17

규모 : [대지] 462㎡, [건물] 623.76㎡ (지하1층, 지상 2층)

건립연대 : 1923~1924년 신축, 1926년 화재로 1930년 재건 (※2020년 딜쿠샤 원형 복원)

개관 : 2021년 3월 1일




1. 딜쿠샤(DILKUSHA)는 페르시아어로 ‘기쁜 마음’이라는 뜻으로 앨버트 W. 테일러와 메리 L. 테일러 부부가 살던 집의 이름입니다.

https://museum.seoul.go.kr/www/intro/annexIntro/annex_dilkusha/annex_dilkusha_02.jsp?sso=ok


2. 힌디어로 '기쁨, 이상향'을 뜻하는 딜쿠샤(Dilkusa)는 2층 규모의 서양식 벽돌건물로 미국출신의 광산·무역업자였던 앨버트 테일러(Albert W. Taylor, 1875~1948년)가

https://data.si.re.kr/architrdb/07-%EB%94%9C%EC%BF%A0%EC%83%A4


3. 딜쿠샤(Dilkusha).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란 뜻이란다. The name, which means "Palace of Heart's Delight" in Sanskrit, 

https://www.bizhankook.com/bk/article/26288

https://en.yna.co.kr/view/AEN20210226009700315



한국어로 검색해보며 기관에 따라 딜쿠샤에 대한 뜻풀이가 다르다.

1. 서울 역사박물관은 페르시아어로 기쁜 마음

2.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는 힌디어로 기쁨, 이상향

3. 비즈한국과 연합뉴스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


무엇이 맞는걸까?


페르시아어, 힌디어, 산스크리트어로 해당 문자를 조합해보고 돌려본 결과


일단 셋 다 딜쿠쉬 비슷한 발음이 있고 뜻은 기쁨이다.


페르시아어는 아랍문자를 사용해 دلخوش 혹은 دِل خوشی라고 쓰고 델코쉬 delkosh 혹은 delkhushii 로 읽고 

힌디어와 산스크리트어는 데바나가리문자를 사용해 दिल-ख़ुशी 라고 쓰고 딜쿠쉬 dil-khushi라고 읽는다. 

둘 다 ㅋ는 목구멍 아래에서 나오는 ㅋㅎ이다. 켁켁할 때 나오는 유기음이다. 쿠키의 쿠가 아니다.


이쪽 언어 계통에서 델이나 딜이나, 뒤에 쉬 뒤에 i가 하나 더 붙는 것은 큰 의미차이가 없다. 서로 모음 표기방법이 달라서 발생하는 차이다.

선지자 모함메드가 사실 ㅁㅎㅁㄷ라고 자음으로만 쓰여있어서 때에 따라 무함마드, 모하메드, 모함마두, 마흐메드 등으로 다르게 발음하지만 의미는 같은 것과 같다.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북경어, 광동어, 일본어, 한국어, 베트남어도 같은 한자 文化를 웬화, 만파, 분카, 문화, 반와 등으로 다르게 발음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다른 차이는 아니다.


델코쉬 딜쿠쉬 딜쿠쉬 모두 뜻은 기쁨이다. 마음이 행복하고 마음이 가볍고 소망하는 것이다.


https://www.rekhtadictionary.com/meaning-of-dil-khushii

https://glosbe.com/fa/en/%D8%AF%D9%84%D8%AE%D9%88%D8%B4



궁전까지는 없다. 그런데 선교사가 왜 산스크리트어로 이 이름을 지었을까? 어떻게 알게되었을까? 레퍼런스는 무엇일까?


찾아보니 인도에 딜쿠샤라는 지방이 있고 거기에 영국식 가옥이 지어졌다고 한다.


역시나 모음은 큰 신경 쓰지 않아서 이때 표기로는 dil khoosha도 있다보다. 딜쿠~샤.


https://lucknowpulse.com/dilkusha-kothi-lucknow/


https://en.wikipedia.org/wiki/Dilkusha_Kothi


서강대학교 사이트에 조금 더 정확한 정보가 올라와있다.


http://anthony.sogang.ac.kr/Dilkusha.htm


그러나 인도에 있는 가옥과 영국에 있는 가옥의 형태적 유사성을 지적했으나


왜 한국의 선교사가 가옥의 이름을 딜쿠샤로 지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방글라데시에도 딜쿠샤라는 상업센터가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Dilkusha,_Dhaka



일견 한국과 아무 관련성 없는 중동-페르시아 지방이지만


신라의 처용, 딜쿠샤 가옥, 테헤란로 등 문화와 지명 등에 조금씩 존재감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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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배송된 조선일보에서 딜쿠샤에 대한 글이 있었다. what a serendipity!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5/03/05/T4FHMJZBUNCKLG2EBJVFO2VRTA/

[윤주의 이제는 국가유산] [22] 딜쿠샤에 봄 햇살이 드리우니

윤주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자연유산위원

2025.03.05. 23:56


앨버트는 광산 기술자인 아버지를 따라 우리나라로 와 광산과 테일러상회 등을 경영한 사업가이자 언론인이다. 일본에서 만난 메리에게 호박 목걸이를 선물하며 인연을 맺고 1917년 인도에서 결혼했다. 인도 여행을 하며 본 아름다운 궁전을 마음에 품고 훗날 딜쿠샤를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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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 궁전은 앞서 보았떤 딜쿠샤 영국식 가옥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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