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께 국립중앙박물관 에곤 쉴레전이 폐막했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뉴욕타임즈에서도 언급했다.
참고로 국중박은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캔버스마냥 시원한 하늘을 찍을 수 있는 게 포토스팟으로 가장 매력이다.
한국은 어딜가나 산지여서 지평선에 산이 눈에 걸리게 되는데 여기만큼은 그런 걱정이 없다.
https://www.nytimes.com/2025/03/02/arts/design/egon-schiele-tefaf-portraits.html
By Rebecca Schmid
Reporting from Vienna
March 2, 2025
Earlier this year, the National Museum of Korea in Seoul presented “Vienna 1900, The Dreaming Artists — From Gustav Klimt to Egon Schiele.” The show, in collaboration with the Leopold Museum in Vienna, drew some 80,000 visitors during its first month. Back at home in Vienna, from March 28 to July 13, the Leopold will present “Changing Times. Egon Schiele’s Last Years: 1914-1918.”
미국판으로는 2월 21일기사가 오늘 배송받은 3월 5일 International판에 나왔는데, 이렇게 지연되는 것은 너무 흔한 일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종이로 밖에 기사를 읽을 수가 없고 스크린으로 너무 안 읽혀져서 어쩔 수가 없다. 특히 영어기사는 종이로밖에 잘 읽혀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종이신문 배송받을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https://www.nytimes.com/2025/02/21/arts/design/egon-schiele-watercolor-nazi-looted-christies-auction.html
By Catherine Hickley
Feb. 21, 2025

기사 중 이 그림에 대한 시각적 묘사에서
Michelle McMullan, who is running the Christie’s evening sale of 20th- and 21st-century art in March, at which the Schiele will be featured, described it as “one of the best watercolors I have handled” and said it shows the artist — whose art the Nazis deemed “degenerate” — “at the very height of his powers.” Unfinished elements, such as the missing left hand, “evoke movement and spontaneity,” she said.
(미셸 맥뮐란은) 사라진 왼손 같은 미완성 요소들이 "움직임과 자연스러움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spontaneity는 즉흥, 자발, 자연스러움 이런 말인데, 이 단어를 한국어로 옮길 때 하나만 고정하기가 어렵다.
그냥 자연스러운 것도 아니고, 즉흥적인 것만도 아닌 그 어딘가에 있는데
왜냐하면 영어 어휘가 라틴어의 spontāneitāt에서 유래해 voluntary(원하고, 의지가 있는) unconstrained(제한받지 않는)의 뜻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순 속에 진리가 있다고 하듯, 제약된 자유(constrained freedom)으로 비유해볼 수도 있다.
이제 갓 이십대가 되어서 원하는 것 마음껏 할거야!하고 술 잔뜩 마시고 늘어져있는 그런 혼란이나 무작위적 느슨함이 아니라
훈련된 기법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나오는 리듬, 플로우, 흥취 같은 것이다. 충동이라고만 번역을 하면, 일탈적인 느낌이 있어서 적절하지 않다. 감정이 동하는대로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발레에서는 특유의 포즈와 훈련방식이 있고 무대의 공간적, 관습적 제약이 있다. 발레에서의 자발성은 무용수가 그러한 여러가지 구조와 규약을 체화한 이후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능력을 통해 표현된다. 설사 안무가 정해져 있더라도 때에 따라 감정과 반응이 음악에 반응하여 자연스럽게 흐른다. 공연하는 발레 무용수는 그날 그날 리듬과 기분에 따라 자유로운 표현을 하지마,거기에 이르기까지 몇 십년을, 해당 무대를 빈틈없이 준비하기위에 같은 동작을 수 만번 반복해왔던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자유는 정밀함, 충동은 제약에 근거하고, 대조적인 가치가 아니다.
경계가 아예 없으면 난잡해지지만, 구조화된 환경에서 움직일 때 자연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서예의 경우 김정희가 대표적인 예이다. 예서와 초서 등 모든 서법에 통달한 후, 붓, 묵, 획 등의 테두리 내에서 자유롭게 새로운 서체를 발견한다. 기술이 체화된 공예장인들의 습관적 행동에서도 본능적 반응이 보인다. 미리 정의된 프레임워크의 규약 속에서, 사전 계획이나 의도적인 생각 없이 그날의 기분과 리듬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잭슨 폴록의 붓놀림이나 색상 선택은 순간순간 정해지는데, 엄밀한 계획 없이 혼란에 가까운 표현방식으로 보이지마, 그러한 작품 만들기가 오래 지속되고 정교해질 수록 일상적 자발성이 드러난다. 개인적 작업뿐 아니라 듀엣이나 협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행위에 대한 나의 자연스러운 반응이 있다. 이미 공유된 특정 예술 형식에 기반하여 한 사람의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획일적인 반응을 강요하지 않으며, 유기적으로 창조적인 행위가 나온다.
spontaneity는 충동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흥이 오르고 자발적으로 반응하는" 같은 말로 길게 풀어볼 수 있다.
그러니까 그림에서 왼손이 없는데, 사라진 왼손이 움직임과 자연스럽게 흥겹고 자발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
정말 그런가? 다이내믹이 느껴지나?
비평가의 해석, 캡션에서 큐레이터의 설명이 설득력이 있냐 없냐, 내 생각은 어떻다 저떻다, 이런 부분을 생각해보고 나의 언어로 이야기하는게 미술사 시각적 분석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