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소네트 1번

너무 현대어로 번역하면 그 특유의 고풍스런 느낌이 살지 않는다

20세기 초반 기미독립선언서에 보이는 국한문혼용체로 바꿔보자


4,5,6행이 핵심이라 생각


미려한 생령이 창조의 뜻을 이어받아 그 꽃을 퍼뜨림은(1행 From fairest creatures we desire increase)

영원불멸한 아름다움의 계승이요(4행 His tender heir might bear his memory:)

진실로 인류의 축복이라

허나 너, 오직 네 눈빛의 찬란함에 매여(5행 But thou, contracted to thine own bright eyes)

스스로를 기름 삼아 스스로를 태우며(6행 Feed’st thy light’s flame with self-substantial fuel)

풍요의 밭에 기근을 불러

사랑스러운 너 자신에게 조차 잔혹한 원수가 되었으니(8행 Thyself thy foe, to thy sweet self too cruel

오호 슬프도다!

네 지금이야말로 세상에 한 송이 싱그런 꽃이요

찬란한 봄을 알리는 전령이거늘

그대는 스스로의 봉오리 속에 그 축복을 묻고

인색함 속에 낭비함을 감행하니

이 어찌 가엾지 않으리오

천하를 위하여 자비를 베풀 것이냐

아니면 무덤과 함께 세상의 몫을 삼키는 탐욕의 자가 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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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버스는 예의있는 선비처럼 장유유서가 확실해 할머니들에게 사랑합니다, 아이들에게 반갑습니다하고 외쳐준다.

부산의 버스는 공공적자를 메우기 위해 기본요금이 서울보다 600원 높은데 환승요금은 50원 싸다.


부산의 지하철은 승강장 진입시 갈매기 울음소리와 함께 뱃고동이 울린다. 문이 열리고나서는 발밑 조심하라고 집착적으로, 미친사람처럼, 약간 과하게 15번 이상 반복한다.


서울 횡단보도도 위험하오니 안으로 들어가라고 들어갈 때까지 반복하는데 대개 유툽쇼츠보는 사람들의 이어폰을 뚫고 음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옛날 소니 워크맨들고 다니던 시절에는 귀는 음악은 듣되 눈은 좌우전방주시라도 했는데 이제는 스크린에 눈을 못 뗄 정도로 연출과 스토리가 재밌어서 수십 번 반복하지 않으면 다가오는 위험신호를 감지하지 못한다.


만약 버스 안내양처럼 일일이 사람들에게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하는 유도원이 있다면 어땠을까. 거의 미쳐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이 되지 않았을까?


도저히 말을 듣지 않고, 다음 날 나아지지 않는 인파를 통제하는 인간 유도원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이런 반복작업은 기계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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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고에 원리이해중심 물리,수학파와 암기량 많은 화학,생물파가 갈린다면

외고에는 알파벳파(독어 불어)와 한자파(일어 중어)가 갈린다.

전자는 시제, 분사구문 등 눈으로 앞뒤 왔다갔다하며 분석하는 공간중심적 문법을 선호

후자는 부수 조립으로 형성되는 한자 그리기를 좋아하는 시각적 자극을 선호


그러나 어느 정도 수준이 오른 이후 마땅히 좋은 서적이 없다

시험용 한자암기박사가 독보적이나 장점만큼 단점이 명확하다. 암기비법과 시나공이외의 설명은 소략

이 대만원서 번역책이 참 좋다고 생각한 것은 깊이가 남다르기 때문

아울러 전서, 갑골문에 기반한 어원설명이 우리나라 책에 없다


예컨대 국내서에는 뒤져올 치 夂 부수에 대한 파생어 설명이 없거나 일부는 때리다 등으로 잘못 설명했는데 이 책 (2권) 에선 아래쪽을 향해 나아가다로, 강, 융, 복, 각, 여름 하 등과 연결지었다. 신체 부위 마인드맵도 인포그래픽으로서 이해가 쉽다.

이런 한자어에 대한 정교한 이해는 한국어 구사력을 높인다


하버드 동아시아문명학과나 캐나다 밴쿠버대 한국학과 등 고전한문학 전통이 강한 곳의 교수님들은 80년대 대만에서 중국어를 배웠는데 단순히 냉전시절 중국과 미수교라는 정치적 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글자를 간소화된 버전으로 공부하면 고전을 공부할 수 없는 까닭

간체자를 선택하지 않은 대만은 말하자면

고전어도 현대어도 다 공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인구에 문맹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간소화된 한자로 인민교육을 해야했던 교육적 필요성도 나름 일리가 있으나 (그리고 간체자도 부수에 기반한 것이다. 말씀 언 변이나 공기 기의 생략부수는 초서에서 따왔다든지)

간체로만 교육받으면 번체로 나아갈 수 없다

어려운 것을 해야 쉬운 것으로 내려올 수 있는 법


홍콩과 대만은 번체, 중국은 간체

홍콩은 광동어, 대만과 중국은 보통어

따라서

홍콩은 전통글자로 외국어를(혹은 사투리를)

대만은 전통글자로 현대어를(다소 라이트한)

중국은 간략버전으로 현대어를(다소 얼화가 심한)

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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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박사 15 - 자연 생물 관찰 만화 에그박사 15
홍종현 그림, 박송이 글, 주세종 감수, 에그박사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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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 기획전에 다녀왔다


기념수건, 마라톤완주메달, 다양한 트럼프카드, 그리고 영화포스터가 인상적이다. 다른 전시에서 본 적 없던 물품이지난 민속박물관의 모티브에는 적절하게 부합한다. 시민이 참여해 자기 기념품을 전시한 인터뷰가 있다. 이로써 박물관이 소수의 부유한 자를 위한 전용 레져시설이 아니라 보통의 마음을 지닌 시민 모두의 공간임을 보여주었다. 우리 근처에 있을법한 사람이 모은 기념품을 전시해 나와 심리적으로 시간적으로 동떨어진 저 멀리 삼국시대 조상님의 물품 역시 일상생활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전시기획을 통해 보여주었다.


19세기 말 평생도 8폭 병풍은 인생승리자의 기념사건이 기록되어있다. 돌잔치 혼례 과거급제 벼슬길 관찰사부임 판서행차 정승행차 회혼식


그러니까 생물학적 출산과 노동력 재생산을 위한 결혼을 제외하곤 다섯 개가 출세에 대한 것이다. 그것도 관찰사 판서 정승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블라인드에 나올 법한 승리한 금수저 인생이다. 오늘날로 치면 과고 아이비유학 대기업취직 임원 같은 느낌이랄까


한국인은 사회적 성취를 옛부터 중요시한 것 같다.


한편 안쪽에 오늘날의 기념일에 대해서는 출산돌잔치 성장기학교 청년군대 결혼 은퇴 경로를 꼽았다. 청년=군대라는 점이 웃픈 현실이다. 이후 월드컵 등 공동체의 기억, 훈장 등 공적자아로 전시가 이어져 여전히 사회적 가면이 중요한 사회임을 반증한다.


신혼여행 수학여행과 기념품에 이르러서는 관광과 기념품소비라는 근대적 산업소비사회의 테마가 등장한다.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고 특산물을 구비하는 것. 자본주의와 지방관광이 결합하는 순간이다. 원래 없었던 특산물, 전통이지만 판매와 홍보를 위해 억지로 호명하기도 끌어오기도 과거의 전거를 남용하기도 한다. 테세우스의 배도 아니다. 625전쟁과 새마을운동으로 평준화된 지방의 삶인데 재구성된 지방특색이다. 강남바라기하는 지방메이저광역시의 흐름과는 반대에 위치해, 수도를 벗어나면 뭔가 그들만의 특별한 말투, 물건, 음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만드다. 사실 수요에 맞춰 근과거에 재발명된 것인데.


그러한 만들어진 환상과 호기심이 외부로 놀러나가는 동력이다. 판매업자와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각기 이윤과 세수를 늘릴 기회이기도 해서 굳이 손사래 칠 필요가 없다. 다른 지역과 무엇을 차별화시킬까? 만 중요할 뿐. 우리 지역에만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외부인이 방문해서 수요를 창출할테니. 여행과 소비사회, 특산품/공예품 대량생산과 철도로 인한 근대관광은 맞물려 있다.


영화포스터가 많은데 2번 본 것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인간 왓챠, 리스트를 보면 취향이 보인다. 거진 다 봤는데 너와 사랑한 시간, 만 못 봤다. 차태현처럼 정말 오랜만에 본 얼굴도 있다. 명탐정 코난과 할로윈의 신부, 여명10년, 올빼미에 킹메이커에 헌트. 잔잔하고 선명한 서사에 감각적 작화와 연출을 중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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