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버스는 예의있는 선비처럼 장유유서가 확실해 할머니들에게 사랑합니다, 아이들에게 반갑습니다하고 외쳐준다.
부산의 버스는 공공적자를 메우기 위해 기본요금이 서울보다 600원 높은데 환승요금은 50원 싸다.
부산의 지하철은 승강장 진입시 갈매기 울음소리와 함께 뱃고동이 울린다. 문이 열리고나서는 발밑 조심하라고 집착적으로, 미친사람처럼, 약간 과하게 15번 이상 반복한다.
서울 횡단보도도 위험하오니 안으로 들어가라고 들어갈 때까지 반복하는데 대개 유툽쇼츠보는 사람들의 이어폰을 뚫고 음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옛날 소니 워크맨들고 다니던 시절에는 귀는 음악은 듣되 눈은 좌우전방주시라도 했는데 이제는 스크린에 눈을 못 뗄 정도로 연출과 스토리가 재밌어서 수십 번 반복하지 않으면 다가오는 위험신호를 감지하지 못한다.
만약 버스 안내양처럼 일일이 사람들에게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하는 유도원이 있다면 어땠을까. 거의 미쳐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이 되지 않았을까?
도저히 말을 듣지 않고, 다음 날 나아지지 않는 인파를 통제하는 인간 유도원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이런 반복작업은 기계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