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비유럽권에도 얼마든지 문화는 있고 그곳의 학자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지식을 조탁하고 사료를 축적하고 있었다. 널리 알려지지 못했을 뿐이다. 중국일본 한문사료뿐 아니라 인도아프리카도 마찬가지고 태평양 연안의 소위 비문명, 전근대 부족사회로 치부되는 나라들마저도 탄소측정기나 엑스레이, 시료분석을 통해 고고인류학적으로 탐구하면 유골과 토기 등에서 분명히 존재했던 사람들의 공예, 장식, 사회형태를 추론할 수 있다. 문제는
미술사가 유럽중심주의라는 시공간적 한계에 갖혀있는 것은 마치 가부장제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한 가지 특정한 모델만 강요해서 삶의 다양성을 모두 포용하지 못하는 한계와 비슷하다고 이해해볼 수 있다물론 서유럽학자들이 몇 백년 이상 축적한 사료는 훌륭하다 제국주의, 양차대전 승리, 자본주의 번영 등 일련의 역사적 분기점에서 서유럽의 패권이 정치경제문화 제분야에서 유지됐기 때문에 미술사 역시 유럽중심으로 수용되고 적극적으로 찬미되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작품은 대부분 색채연구라는 제목으로 레진을 듬뿍 쓴 쫀쫀해 보이는 바탕에 색면추상을 시도한 작품이다. 서사보다는 서정, 혹은 물성실험에 가까운 작업이다. 일견 화학자의 수행적, 반복적 작업같기도, 색채연구가가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려는 구도적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촉각성같은 글로벌 담론으로 승화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질감 자체는 훌륭했다
연희동에 있는 화인페이퍼 갤러리에 다녀왔다.지난 4월에 끝난 정정하 작가의 전시다.정정하 작가는 서양화과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수료하고 페인트 가게에서 조색사로 일하면서 작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시설명에 적혀있던 것이 기억난다. 생계를 유지하며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멋진 작가같다.
내 업무 아니라고 토스하고 최종적으로 담당자가 찾아지는게 아니라 자기 업무 아닌데도 마음 착해서 시간과 노력을 희생해서 도와주는 사람에게 일감이 떨어지는 사회. 저출산고령화와 인구급감으로 인한 위기를 외쳐대면서 정작 불법 해외입양, 십대의 성과 결혼, 다문화사회의 포용가 동화, 이민정책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덮어두고 안된다고 반대하는 모순의 사회. 출생신분이 중요하고 남들 보기에 번듯한 직장과 외면을 갖추는데 전력을 다하느라 정작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박하게 대우하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