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일보 베이징 특파원 이혜미 기자의 글
중국이 특정 분야의 문호를 연다는 것은 '이쯤 되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볼 만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섰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실제 중국이 게임 분야를 개방하는 배경에는 2023년 출시되어 세계적 호평을 얻은 중국산 게임 '검은 신화: 오공'의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한한령'이 작동하는 영역은 역설적으로 아직까지 중국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분야라는 얘기다.
2. 중국의 한한령은 많은 부분에서 98년 김대중정부 이전 일본문화 배척과 비슷해보인다. 두려움은 무지와 내 것에 대한 폄훼와 열등감에서 부분적으로 비롯된다.
3. 중국의 경제력, 인구, 기술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은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스타벅스 옆 이디야 입점 전략, 유한양행과 같은 틈새강자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이 자신감을 갖고 오픈하고 있는 게임이나 수묵에서 한국적, 글로벌적, 현대적 변주를 주어서 리텐션을 일부 가져오는 것. 유투브도 한 채널이 메가급으로 성장하면 그 채널의 스타일과 프레임대로 만드는 기생 채널이 생기는데 선도하는 채널에 익숙해진 유저를 흡수하는 것이다.
처음 까페문화를 만든 사람은 시장을 교육해야하지만 이미 까페에 익숙하면 비슷한 컨셉으로 가게 여는 건 쉽다.
주류-비주류가 아니라 1인자-2인자, 리더-팔로워의 전략이다.
5. 이어서 이혜미 기자의 글
'외국인 생존 작가'로서는 최초로 광둥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게 된 박종규 작가. 박 작가가 5일 자신의 작품 앞에서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중 미술계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왕샤오창 광둥미술관장의 강한 의지로 성사됐다.
그렇다고 모든 한국 문화 콘텐츠가 중국 문턱을 넘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장르·파급력·규모·상징성·개최 장소 등에 따라 중국 당국이 선별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탓이다.
우선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중국 당국의 허가 결정은 사실상 '복불복'에 가깝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와 문화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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