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씨는 음독과 훈독이 섞여있는 고유의 읽기 방식이 있기 때문에 한자를 배운 한국인이 한국 음독대로만 읽을 수 없다.


요시다는 길할 길에 밭 전, 좋은 풍요로운 밭이라는 뜻인데

길할 길을 길이 아니라 요시로 읽는다.


그리고 띄어읽기도 중요하다. 요시-다이지 요-시다 아니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시게 할 수 없다.

고바야시도 고바-야시가 아니라 작을 소(고)-수풀 림(하야시)에 하가 바로 음운변화를 해서 고-바야시다.

즉, 한자 하나에 한 음절이 아니라 둘, 셋, 심지어 넷까지 할당될 수 있다는 뜻

예컨대 사무라이侍, 타마시이(혼魂)은 한 한자에 음이 넷이 붙은 케이스다


한자로 생활하는 중국인과도 다르다. 야마모토는 한자로 뫼 산에 기본 본(산본)인데 한중일 모두 통하는 음독이 아니라 훈독으로 읽어서 야마모토이고, 중국은 샨번으로 읽는다. 그리고 같은 발음인 샨번이 스기모토 杉本에도 해당되어 헷갈린다.



음독으로 대동단결하면 어떠냐? 할 수 있지만 한국은 당나라음 고정, 일본은 양나라 이후 여러 레퍼런스가 섞여있다. 중국은 청나라후 발음이다


그 결과 일본인의 베스트 성씨를 타이핑한다음 엑셀로 정리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한국은 상호주의에 의해, 그리고 과학적인 한글의 음운법으로 인해 일본의 성씨를 그들 발음 그대로 음차할 수 있지만 중국은 완전 다르다.


대충 반만 정리해봤다.


이중 한국에도 임씨가 있고, 일본에도 하야시라고 하고, 중국에서도 린이라는 성씨가 있으니 이 성씨만 한중일 공통으로 그대로 쓸 수 있어서 특이하다.


佐藤 사토 Zuǒténg 주어텅

鈴木 스즈키 Língmù 링무

高橋 다카하시 Gāoqiáo 가오치아오

田中 다나카 Tiánzhōng 티엔쭁

渡辺 와타나베 Dùbiān 두비엔

伊藤 이토 Yīténg 이텅

中村 나카무라 Zhōngcūn 쭁춘

小林 고바야시 Xiǎolín 시아오린

山本 야마모토 Shānběn 샨번

加藤 가토 Jiāténg 찌아텅

吉田 요시다 Jítíán 지티엔

山田 야마다 Shāntián 샨티엔

佐々木 사사키 Zuǒzuǒmù 주어주어무/줘무

山口 야마구치 Shānkǒu 샨코우

松本 마쓰모토 Sōngběn 송번

井上 이노우에 Jǐngshàng 징샹

木村 기무라 Mùcūn 무춘

하야시 Lín

清水 시미즈 Qīngshuǐ 칭쉐이

山崎 야마사키 Shānqí 샨치

阿部 아베 Ābù 아부

모리 Sēn

池田 이케다 Chítián 치티엔

橋本 하시모토 Qiáoběn 치아오번

石川 이시카와 Shíchuān 쉬추안

山下 야마시타 Shānxià 샨시아

小川 오가와 Xiǎochuān 시아오촨

石井 이시이 Shíjǐng 쉬징

後藤 고토 Hòuténg 호우텅

長谷川 하세가와 Zhǎogǔchuān 쟈오구추안

近藤 콘도 Jìndōng 진똥

村上 무라카미 Cūnshàng 춘샹

遠藤 엔도 Yuǎnténg 위엔텅

青木 아오키 Qīngmù 칭무

藤田 후지타 Téngtián 텅티엔

岡田 오카다 Gāngtián 깡티엔

福田 후쿠다 Fútián 푸티엔

三浦 미우라 Sānpǔ 산푸

中島 나카지마 Zhōngdǎo 쭁다오

藤井 후지이 Téngjǐng 텅징

西村 니시무라 Xīcūn 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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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후쿠오카 열차 급정지 사고(2명 경상)


차량운전사의 모자가 선반 위에서 떨어져서 비상 브레이크를 눌렀기 때문


세상엔 이런 일도 있구나

하며 운의 신비, 인간과 사물의 동맹,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대해 생각해본다.


모자가 브레이크를 눌렀다니. 세계는 인간의 손에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구나.


기계 고장이나 시스템 결함이 아니라 선반 위에서 굴러떨어진 운전사의 합성섬유 모자가 부드럽게 흔들리다 쿵 떨어져 덜컹대며 움직이던 강철 덩어리를 멈추게 한다는 아이러니.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구조보다 작은 오차가 우리를 휘청이게 만든다.


일상의 질서 속에서 가장 사소한 물체가 체계적인 계획을 무너뜨리고 중대한 사태를 촉발하는 순간, 여기서 우리는 운이라는 이름의 볼 수 없는 힘이 얼마나 정교하게 인간의 계산을 깔깔 비웃는지를 깨닫는다. 


우리는 시스템이 합리적으로 설계되었다고 믿지만 모자 하나의 예측할 수 없는 추락이 철로를 달리던 전차를 멈추게 한다는 점에서


합리성의 외곽에 여전히 틈새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과학이 포착할 수 없는 빈틈과 에움길을 걸어가는 우리는 그루잠 속에서 새로이 번뜩이며 눈뜬 의식에 의해 다른 가능성으로 인도된다.


인간은 예측과 통제라는 장치로 현실을 정리하나 실상 진정한 위협은 거대한 폭발이나 구조적 붕괴가 아니라 의외성 자체일 수 있다. 사고는 커다란 균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 눈에 띄지 않는 파편, 인력의 미필적 고의에서 비롯될 수 있다. 안전 매뉴얼이 예상하지 못하는 순간에 질서가 가장 연약한 물체에 무너진다. 기술 안전과 관리 체계의 허점을 찾기보다는 우연이 확률의 구조 속에 어떻게 편입될 수 있는가를 묻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관리자가 추구해야하는 방향은 완전한 안전이 아니라, 우연과 예측 불가능성을 전제하는 리스크 매니지먼트라는 겸손한 태도일테다.


우리는 비상 브레이크를 누르는 주체가 언제나 인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사물의 우연한 움직임이 인간을 대신하여 결정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브루노 라투르의 사물-동맹 네트워크를 생각나게 한다. 기술과 인간 중심적 질서가 지닌 자만심은 여기서 무너진다.


이성의 큰길 곁에는 언제나 에움길 하나쯤이 열려 있다. 논리의 인드라망에 걸리지 않는 아스라한 틈새에서, 윤슬처럼 번뜩이는 대안적 사유가 자라난다. 새로운 세상을 예비하는 혜윰이 아스라이 움트고 명징한 판단력을 자랑하는 가라사니의 빛이 과학의 렌즈로만 보았던 가온길을 비춘다.


후쿠오카 열차 사고 유투브 영상 출처: 닛테레

https://www.youtube.com/watch?v=9NmoNotG7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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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여름은 3개월 입하 5월 말-입추 8월말


지금 여름은 6월 시작 - 폭염 + 장마 + 태풍 - 9월까지 더움


앞으로는 이렇게 될 듯 합니다


5월 시작 - 폭염 +장마 + 태풍 - 초초폭염으로 야외활동 강제금지 락다운 포함 - 간헐적 태풍과 호우 - 계속되는 무더위 - 10월까지 여름


출처: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kid/kid_literacy/kid_sisanews/2024/09/11/FXU7UG7MECDXFU4OJWZZZ5V2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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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국립박물관 창립 150주년 기념 특별전(2022년 10.18-12.11) 도록을 사두고 고이 모셔만 두었다가 드디어 읽었다. 코로나 막바지에 슬슬 여행금지가 풀릴 때 PCR검사 받고 갔던 첫 오사카교토여행 때 교토국립박물관에서 샀던 것 같다. 이때 도쿄를 간 적이 없으니

그러니까 가보지 않은 전시작품을 고해상도로 인쇄한 도록에서 대신 감상하는 셈이다. 시공간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으니 책으로 대리만족을 한다


세 폭 제단화triptych로 번역되는 고금진물집람(p181)이 눈에 띈다. 신라민정문서가 포장지에서 나왔던 바로 그 쇼쇼인(정창원)의 보물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1940년 특별전에 들어가기 위해 우에노공원에 길게 뱀처럼 늘어선 행렬을 그린 그림이 인상적이다(p214-215) 20일간 전시에 40만명 이상이 방문해 전전 최대 동원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올해 초 도쿄국립서양미술관 모네전에 들어가기 위해 3+1시간을 기다렸던 내 경험은 쨉도 되지 않을 정도로 긴 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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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장용이다

번역서가 더 훌륭한 경우가 있다

전문용어와 맥락을 각주에 많이 설명해둔 책

보통 시장에 유통되는 일반적 상식을 적당히 짜깁기 하거나

누구나 한 두 번 들어 봤을 만한 이름을 대충 입에 올리는게 아니라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이름과 개념이 쏟아지는

그런 책은 배움이 많이 된다.

일반적인 책은 원서를 구해 읽고 마는데

2차 창작하는 역자 입장에서 품이 많이 들어 보이는

어휘 하나하나 문장 하나한 번역하는데 공을 많이 든 것 같은

그런 책은 사야한다

이 책이 대표적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들어봤어도

12세기 파리의 샤르트르학파는 들어본 적 없다.

13세기 이슬람, 유대학문의 유럽에 대한 영향도 100페이지

14세기도 200페이지씩이나 정성들여 서술했다.

심지어 독일어 원서 책도 구하기 쉽지 않고 원서도 특유의 철학적 문체로 쓰여져 있다면 번역서를 읽는 편이 더 접근성이 좋고 편리하다.

유럽 중세를 이해해야 근대 예술과 과학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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