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H-1비자 이슈로 난리다.
미국을 포함해 해외 취업시장이 막히고 경제가 나빠지자
한국으로 귀국해 일자리를 찾는 흐름은
역사 속에 몇 번 반복된 것 같아서
이 기회에 기억을 더듬고 생각을 다듬어봤다.
개인의 고통은 완전히 공감받지 못하지만
집단의 고통에서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줍잖은 위로를 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사태의 면면을 분석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조금 더 정교하게 분별해보자면
(1) 해외 상황이 나빠진 경우
(2) 우리 상황이 나빠진 경우
두 가지가 있다.
이 두 상황이 동시 발생할 때도 있었고 둘 중 하나인 경우도 있었다.
경제가 아니라 상황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정책문제에서 기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0년 중반의 경우 미국내 고용은 회복세였으나 반이민정책의 H-1취업비자 쿼터 축소때문에 귀국했다.
그럼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겠다.
1. 1997년 IMF 외환위기 - (2)
- (1)은 문제없었음 (특히 미국은 호황)
- (2) 국내 금융위기 → 환율 폭등, 학비, 생활비 지원 중단, 기업 구조조정
- 영미+유럽 모두 귀국. 특히 유럽 음악 예술 유학생 귀국. 상대적으로 미국 대학에서 보조금을 많이 받은 미국 석박사는 영향이 덜함.
2. 2001년 닷컴버블 붕괴와 911테러 - (1)+(2)
- (1) 미국 IT, 벤처 붕괴, 테러 충격으로 외국인 취업환경 악화
- (2) 국내 벤처 거품 붕괴, 고용시장 경색
- 이때는 귀국자들 정착 어려워 영어교육으로 많이 빠짐. 양쪽 모두 불안정
3.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 대체적으로 (1) + 부분적으로 (2)
- (1) 서브프라임모기지(허위부동산매물문제)로 글로벌 금융권 붕괴, 외국인 고용위축
- (2) 한국도 충격은 받았으나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
- 이때 귀국자 일부는 오히려 한국이 낫다고 판단
4. 2017년 트럼프 1차 - (1)
- (1) H-1B 비자 축소, 유학생 OPT(실습연수) 제한, 반이민 기조강화
- (2)는 문제 없었음 해외 정책 충격이 주된 요인. 한국은 고용 호황 국면이었음
- 아이비나와 잘 근무하다가 뺑뺑이 비자 추첨운이 없어서 귀국한 사례
5. 2020년 코로나 팬데믹 - (1)+(2)
- (1) 팬데믹으로 취업 비자 이동 제한, 취업 제한 고용 불안
- (2) 팬데믹으로 한국 고용시장도 위축, 대면 서비스 붕괴.
-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모두 영향 받음. 이중 타격.
- 국내 대기업에 SKY가 아니라 아이비리그 출신도 지원
6. 2025년 트럼프 2차 - 대체적으로 (1) + 부분적으로 (2)
- (1) 4와 같음. 반이민정책 재강화, 현재진행중 + 4와 다르게 보호무역 심화까지
- (2)는 확정적이지 않으나 귀국자 받아줄 여력이 미비. 연준금리와 통화스와핑 문제보다 관세전쟁 충격파
이렇게 정리했을 때
순수 국내요인(2)은 1번 1997 IMF
순수 해외요인(1)은 4번 2017년 트럼프
다.
국내 해외 요인 중 둘 다 문제냐 둘 중 하나만 문제냐
어느 것이 더 강한지는 정량적으로 모르겠다.
귀국파동의 충격파는 이래나저래나 사람에게 전가되는 것 같고
결국 운으로 머물러 있느냐 깡으로 버티느냐 돌아와서 각자도생으로 잡을 다시 찾느냐의 문제는 있는 것 같은데
그저 한국거주민으로 생각해봤을 때 귀국자가 돌아와서 기여할 역할이 글로벌화되는 세계에서 점점 축소된다는 인상이다.
그 요인은 일차적으로 한국과 선진국의 격차가 줄어들어
과거 만큼 선진국에서 한국으로 내려오는 위치에너지 격차로 인한 이득이 줄어들었고
이차적으로 해외에서 얻을 수 있었던 지식정보가 메타, 스마트폰, 플랫폼의 발달로 인해 많이 대중에게 풀렸기 때문이다.
이제는 외국에 나가야만 하는 이유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어교육이 아니라 다른 요인에서 찾아야만 한다.
P.S.
1997년 IMF 외환위기 전후의 사례에 대해서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외국경제상황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안좋아졌던 것인데
외환위기로 인한 환율폭등, 구조조정 때문에 때문에
잘 나가던 부모의 직장도 잃고 해외로 송금하는 돈에서 손실도 많아
어학연수생, 학부와 석사유학생 중 상당수가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귀국했었고
주재원도 귀국조치를 당했고 잔류자도 주재비가 대폭 삭감되었다.
특히 음악, 예술계 유학생들이 귀국할 수 밖에 없었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한국경제 1997년 12월 31일 기사 링크
https://www.hankyung.com/article/1997123100561
(미국) "유학생들의 경우 수천명이 이미 학업을 포기하고 "철수"했거나 귀국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