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 찰스 디킨스 선집
찰스 디킨스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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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찰스 디킨즈 황소연 옮김 시공사




"제발, 나리, 조금만 더 주세요."

"뭐라고?"

"제발요, 나리."




내가 기억하는 올리버 트위스트는 바로 뮤지컬 영화였던 <올리버>였다. 올리버의 얼굴이 지금도 기억난다. 순수하고 착하면서도 기품있는 태도의 올리버는 배역에 아주 딱 떨어지는 캐스팅이었다. 1968년에 제작된 <올리버>는 몇 살에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화면의 어느 곳을 봐야할지 모를 정도로 내 정신을 쏙 빼놨었다. 당시 뮤지컬 영화라는 것도 모르고 봤었는데 중간중간 등장인물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은 굉장히 재미있었고 인상적이었다. 소매치기들이 넘쳐나고 어린아이들을 앞장세워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고 한편으로는 진정성있는 올리버의 태도를 믿고 그를 구하려는 이들의 대비되는 이야기는 영화를 보는 나에게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찰스 디킨즈의 나이 스물다섯 살에 쓴 소설이라고 하니 사회를 보는 시선이 남달랐던 작가인 듯하다. 자신의 나이 열두 살 때 디킨즈는 구두약 공장에서 일하게 되고 아동 노동 현장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서 산업화의 폐해에 그대로 노출되는 아동들의 현실에 눈을 뜬 것이다. 풍요로움 뒤의 그늘 속에 방치된 이들의 상황에 대해 저자는 올리버 트위스트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빈원에 대해서 자세히 묘사하는데 올리버가 친구들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없이 죽 한 그릇을 더 요구했다가 일주일동안 어둡고 외로운 방에 죄수나 다름없이 갇혀 지내는 일화는 어쩌면 사실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 가려는 방문객은 미로 같은 답답하고 비좁은 진창길을 통과해야 한다. 가장 거칠고 가장 가난한 강가 주민들이 무슨 거래를 하는 것처럼 거리마다 모여 있다. 가장 싸고 가장 저급한 식료품들이 가게 안에 쌓여 있고, 가장 거칠고 흔해빠진 옷들이 상점 문 앞에 걸려 있거나 상점 난간과 창문에서 나부낀다. 빈둥거리는 최하층 노동자들, 바닥짐 나르는 인부들, 석탄 운반부들, 노골적인 여자들, 헐벗은 아이들, 강가 폐기물과 쓰레기를 헤치면서 힘겹게 나아가다 보면, 좌우로 뻗어나간 비좁은 샛길의 불쾌한 광경과 냄새에 습격당하는 것은 물론이요, 모퉁이마다 우뚝 선 창고에서 물건을 잔뜩 싣고 덜컹대며 나오는 육중한 수레들의 소리에 귀가 먹먹해진다. 그러다 비교적 더 외지고 한적한 거리에 겨우 도달하면, 무너질 듯 인도를 침범한 집의 현관들, 지나갈 때 허물어져 내릴 듯한 부서진 벽들, 반쯤 무너졌으나 완전히 무너지기를 주저하는 듯한 굴뚝들, 시간과 오염에 거의 삭아버린 녹슨 쇠창살 창문들 등 황폐와 방치가 갖가지 양상으로 구현된 풍경이 펼쳐진다."




대영제국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영국의 빈민층의 어려움은 심각했기 때문에 사회의 어두운 면을 놓치지 않고 그들의 실상을 알리는 것, 이것이 디킨즈 스스로가 내걸은 자신의 사명이었을지도 모른다찰스 디킨즈가 올리버 트위스트를 쓰게 된 배경은 어쩌면 위의 문장 속 영국의 그늘을 봤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대영제국에도 역시나 하층민들은 있었고 찰스 디킨즈의 눈에 그들은 안쓰럽고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이었다. 그들에게 작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올리버트위스트> 안에는 지금도 드라마에 자주 등장되는 출생의 비밀과 권선징악, 빈부격차라는 큰 기둥이 있고 그 안에 많은 등장인물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장착하고 있다. 혈혈단신이었던 올리버가 어른들의 속임수에 넘어가고 그들의 잇속을 챙겨주기 위해 희생되는 상황에서 선과 악이 대치하며 영국사회의 빈부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올리버트위스트는 어른이나 어린이가 함께 보는 동화처럼 안타깝지만 끝내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시대를 초월하는 명작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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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의 진자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67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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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의 진자() 움베르토 에코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카소봉은 벨보의 진자에 대한 그의 말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장소는 국립 공예원. 그는 오늘 밤 국립 공예원에 숨어 들어 문이 닫힐 때가지 기다릴 것이다. 카소봉은 이틀 전 파리에 있는 벨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바로 그들이 벨보가 성전 기사단에 대한 지도가 있다고 믿으며 그를 쫓고 있다는 내용이었으나 전화는 곧 끊긴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소리를 뒤로하고. 벨보의 사무실에서 찾아낸 파일들을 읽는 카소봉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카소봉은 국립 공예원에 숨어 들어 시간을 거슬러 벨보를 만났던 때를 생각한다. 성전 기사단의 재판에 대한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 카소봉은 술집에서 출판사의 편집자인 벨보와 디오탈레비를 알게 된다. 그들은 출판사로 초대하고 카소봉에게 성전 기사단 체포에 대한 어떤 이의 자료를 넘겨준다. 14세기에 파리를 빠져나간 성전기사단이 프리메이슨 조직의 일부가 되는 내용이었다. 추후 출판사로 찾아온 아르텐티 대령은 성전 기사단에 대한 원고를 보여준다. 성전 기사단은 필리프 왕에 의해 와해되었던 조직이 사실은 세계 정복의 계획을 꿈꾸며 은밀하게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벨보 일당을 만나기 전에 라코스키라는 학자를 만났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로 부터의 연락을 받은 벨보 일당은 아르덴티 대령은 실종되었고 라코스키라는 학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밝혀졌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성전 기사단에 대한 출판은 잊어버리고 카소봉은 여자친구 암팔루와 함께 브라질로 떠난다. 카소봉은 암팔루와 브라질로 떠났지만 벨보는 계속 성전 기사단에 대한 추적과 인연을 끊지 않고 있었는지 벨보는 카소봉에게 편지를 보낸다.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자이면서 동시에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로 활동했던 대학교수였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그가 소설가인 줄 알았다가 이번 <푸코의 진자>를 읽으며 알게 된 사실이다. 그의 글이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가 철학자이며 역사학자였으니 그의 학자로서의 깊이가 그대로 작품에 녹아든 듯하다. 그의 글을 이해하려면 읽으면서 계속 검색을 해가며 기본배경을 알아야 좀 더 깊이있게 그의 글에 다가갈 수 있는 듯하다. 기본적으로 성전 기사단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읽으면서 그의 글을 이해하면 되겠지만 성전 기사단 이외의 역사적 지식과 다양한 민족, 민족들의 토템 신앙 등 나와는 거리가 멀었던 지식들이 너무 많아 읽는 데 조금 방해가 되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내가 상식이 부족했나 싶기도 하고 '작가의 글이 어려운거야'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성전 기사단에 대한 부활을 꿈꾸는 그의 발상이 흥미로운데 그의 마지막 소설 <0>에서는 무솔리니가 사실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한다. 읽지는 않았지만 <장미의 이름>에서는 종교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의 관심사는 주로 역사적 결과가 명확하지 않은 주제나 종교에 대해 주로 다루는 듯하다. 푸코는 프랑스의 과학자 장 베르나르 레옹 푸코이다. 그는 팡테옹의 천장에 실을 달고 그 아래 진자를 매달았다. 이실험은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기 위해 고안해 낸 실험장치이다. 이 푸코의 진자가 왜 제목이 되었으며 성전기사단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이제 1/3을 왔다. 어렵기는 하지만 빠른 전개와 흥미로움에 빠져드는 푸코의 진자, 중편으로 달려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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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왼손 1
폴 호프먼 지음, 이원경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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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왼손1 I 폴 호프먼 I 이원경 옮김 I 문학동네






'이 아이를 찾아라.

그리고 이 아이를 발견하면 훗날을 위해 준비시켜라.

'신의 왼손', 또는 '죽음의 천사'라고도 불리는 이 아이가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리니.'






다크 판타지는 처음이다, 폴 호프먼과의 만남도 처음이다. 그런데 이 만남 찬성일세! 한참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등을 많이 보았었다. 가독성도 좋고 재미도 있었고. 그러다가 점점 고전에 눈을 뜨기 시작해서 살짝 멀어진 감이 있는 미스터리물들, 그리고 처음 입문하는 다크판타지는 그저 재미있다~를 연발하며 읽었다. 역시 재미가 있어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폴 호프먼은 주드 로 주연의 뱀파이어 영화 <악어의 지혜>를 각본과 동명의 소설을 쓰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이력을 알고 나니 역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의 왼손1>을 읽으며 영화로 만들어도 굉장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같이 읽고 있는 이들의 평가 또한 '재미있다', ;순삭이다', '빨리 3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니 작품성을 떠나 재미 하나는 보장하는 <신의 왼손>이다.



시대 미상, 사제들과 그의 복사들이 모여 사는 곳 성소에는 케일이라는 복사, 즉 애콜라이트가 있다. 우연한 사고로 상대의 공격을 재빨리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하게 된 케일은 전투 리디머(사제)인 보스코의 철저한 길들임으로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일은 리디머 피카르보를 죽이게 되고 피카르보가 죽이려했던 소녀를 구해 케일의 친구 헨리와 클라이스트와 함께 성소를 탈출한다. 리디머들은 멤피스 총리의 딸 아르벨 스완넥을 납치하고 케일은 아르벨을 구출시킨다. 총리는 아르벨의 경호를 케일에게 맡기지만 아르벨은 케일이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을 보고 케일을 싫어하게 된다. 그러나 아르벨은 점점 케일을 알게 되면서 둘은 사랑에 빠지고, 케일을 잡기 위해 리디머들은 멤피스를 공격해오는데...



여자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성소에서 전사이자 사제인 리디머들의 규율과 종교적 금기, 그리고 혹독한 훈련으로 길들여지는 애콜라이트들. 그들은 10대 소년으로 리디머가 적으로 생각하는 '안타고니스트'와의 전쟁시 필요한 병사이다. 애콜라이트 중 독보적인 케일은 주인공답게 냉소적이면서도 뛰어난 전투력을 지녔으며 성소에서는 금지된 우정을 그의 방식대로 나누었던 친구 두 명과 함께 성소를 탈출한다. 새로운 도시 멤피스에서 또아리를 틀고 그들은 성장해간다. 운명을 타고난 소년 케일의 성장이야기 같기도 한, 한 소년의 운명적 출생으로 벌어지는 파멸과 죽음의 이야기인 <신의 왼손>은 운명적 출생, 독보적 존재인 주인공, 사랑의 배신, 온갖 재미거리가 가득하다. 지금 읽을 책을 찾고 있다면 바로 읽기를 추천한다. 2편의 내용이 너무 궁금해지는 이야기이다.



다크 판타지는 처음이라 일단 검색부터 해본다. 다크 판타지는 판타지의 장르 중 하나로 무거운 분위기와 비극적인 전개, 부조리한 세계관 등에 중점을 둔 장르라고 한다. 처음 읽을 때의 느낌은 디스토피아 느낌도 있었다. 무거운 분위기, 부조리한 세계관 등으로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다. <신의 왼손> 또한 분위기가 무겁고 부조리한 세계관을 보여준다. 비극적인 전개 또한 맞다. 하지만 주인공이 열네 살 소년이어서일까? 왠지 희망적으로 느껴진다. 희망을 걸고 싶은 마음 때문인일까? 결말은 해피엔딩이길 바라며 동시에 아직까지 국내에는 1,2편만 들여와 번역되었는데 3편이 바로 출간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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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트 - 세계화에 저항하는 세력들
나다브 이얄 지음, 최이현 옮김 / 까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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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트 I 나다브이얄 I 최이현 옮김 I 까치






"사실 우리 모두는

운명이라는 한 벌의 옷을 함께 입고 있어서,

꼼짝없이 서로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 마틴 루터 킹 주니어





20년 경력, 기자의 눈으로 본 세계화의 진면목을 얘기하는 <리볼트>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세계화의 확산성이 보여주는 현상을 앓고 있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내며 낱낱이 고발하는 리볼트. 세계화는 결국 사피엔스의 역사이고 그 역사를 통해 세계는 성장해왔다. 성장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나다브 이얄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목소리는 부정적이다. 어디서도 낙관론을 찾을 수 없었다. 희망은 나다브 이얄의 대안 속에 존재한다. 기자의 목소리로 듣는 생생한 세계화의 저항을 대면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지만 그 심각성 면에서는 우리 모두가 숙지하고 다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리볼트>의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허투루 대할 수는 없는 이야기다.



세계화는 모든 사물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강화하고 국가 간의 통합을 촉진했다. 활발한 교류와 소통이 가능하고 국제무역과 생산과 분배가 좀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수십억 명의 인구가 극빈 상태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그 이면에 암울한 문제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차별, 약소국가의 붕괴, 종교로 인한 분쟁, 전쟁, 불평등, 노동력 착취, 인간성 말살,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출산율 저하 등이다. 이 문제들은 유기적이며 순차적이다. 듣기만 해도 어느 정도는 우리가 그 심각성을 알고 있는 사례들인데 세계화된 세계의 한 지역의 위기는 확산성이라는 무서움을 포함한다. 곧 퍼지고 이웃나라로 흘러가 결국 전 세계로 확산된다. 이 세계화의 확산성에서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다.



조지오웰의 에세이 <코끼리를 쏘다>를 통해 심각성을 드러냈던 코끼리 도살 이야기나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를 빌어 설명하는 출산율 하락의 문제들, 그리고 더글러스 머리의 저서 <유럽의 죽음>속 이슬람교도의 문제와 난민의 문제들은 작품으로 만났던 이야기들이라 그 심각성이 다르게 다가온다. 시대의 작가들도 시대의 문제에 집중하며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고 작품을 통해 말했던 것이다. 인식하지 못했을 뿐 세계화의 확산은 이미 우리의 곁을 잠식해갔다.



나다브 이얄의 르포르타주는 다양하고 거침없다. 역사속에서 영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한 아편전쟁이 낳은 덩샤오핑, 벨기에의 콩고인 노동력 착취로 인간성까지 말살했던 수백만 명의 살해는 콩고인들의 저항에서 비롯되었다. 증국은 얼마 전까지 세계 최대의 폐기물 재활용 국가였다. 폐기물이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자 중국 정부는 2018년 더 이상 폐기물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폐기물은 동남아시아로 버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같은 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태국 모두 폐기물을 받지 않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작금의 세계화에는 내가 살고 남이 죽어야 하는 극단적인 면들로 가득하다. 이 말을 거꾸로 보면 그들의 남은 나고 나의 남은 그들이 되니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빠진다. 특히 약소국은 강대국에 상대적으로 세계화의 영향, 또는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세계화의 중심에 미국이 없다고 말할 수 없으므로.



이제 그들은, 아니 우리들은 저항한다, 스스로 저항 해야 한다. 이 저항을 나다브 이얄은 세계화를 부정하고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진보이며 진보를 위한 싸움이라고 표현한다.그러나 <리볼트>는 어찌 보면 잔뜩 문제만 던져주고 문제해결에 있어서는 뒷짐을 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저자 나름의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디테일에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므로. 그러나 이런 문제 인식만으로도 눈을 뜨는 듯한 느낌이다. 현실에 눈을 뜨고 좀더 냉철하게 세계를 바라볼 수 있도록 밝혀주는 등불이 된다. 어둠에 익숙해지며 하나씩 하나씩 보이는 주변을 나의 좁은 식견으로는 모두 설명할 수 없어 안타까운 책, <리볼트>. 지금 세계는 무서운 세계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코로나의 바람이다. 지금이야말로 백신으로 인해 세계화의 확산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또한 <리볼트>는 하루아침에 읽어버리는 책은 아니다. 저자의 기자 경력 20년에 걸친 사피엔스의 성장이야기 #리볼트는 현재 우리 지구촌의 세계화와 그 저항의 목소리를 유기적으로 설명하므로 하나하나 곱씹으며 읽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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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2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안영옥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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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2 I 세르반테스 I 안영옥 옮김 I 열린책들




"삶에 있어서 모든 것이 늘 같은 상태로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부질없는 짓이다.

오히려 삶은 모두 원을 그리며 흘러가는 듯하다.

말하자면 중심에다 한 점을 놓고 그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봄은 여름을 추적하고, 여름은 한여름을 추적하며, (중략)

이렇게 세월은 멈출 줄 모르는 바퀴를 타고 구르고 또 구른다.

단지 인간의 목숨만이 세월보다 더 가볍게 그 종말을 향해 치닫는다.

인간의 목숨을 제한할 한계가 없는 다른 생애에서가 아니라면

다시 시작해 볼 희망도 없이 말이다."




작가는 중세시대에 사람들이 기사도에 빠져사는 것을 우려해서 돈키호테를 썼다고 한다. 기사소설을 좋아해 읽다보니 덕질이 분별력을 잃게 만들어 돈키호테는 자신의 이름도 바꾸고 자신을 편력기사로 만들어 마법에 걸린 둘시네아를 구해주려한다. 그의 이런 어처구니 없는 과대망상증 때문에 우리의 충실한 산초 종자는 늘 무모한 모험의 피해자가 되야했다, 물론 돈키호테도 마찬가지이다. 주위사람들을 때로는 답답하게 때로는 황망하게 때로는 웃게 만드는 그의 광기 어린 모험은 우연하게도 그에게 승리라는 기쁨을 안겨준다. 상대가 실수를 하든 우연이 개입을 하든 돈키호테 스스로를 우쭐하게 만든다. 이런 승리의 기쁨은 그가 또 다시 모험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늘 우연이 따르지는 않는다. 다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지칠줄 모르고 모험을 떠나는 돈키호테는 자신이 생각하는 선에서 정직하게 모험을 한다. 또한 광기에 사로잡힌 돈키호테이지만 그가 입을 열면 명언이 쏟아져 나온다. 말도 안되는 모험을 하는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아이러니가 바로 돈키호테를 계속 읽게 만드는 매력이었다. 돈키호테를 계속 읽게 만드는 원동력은 또 있다. 중세시대의 사람사는 모습이 고스란히 에피소드에 담겨있다. 중세시대의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는 인간의 보편성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현대의 독자들이 돈키호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과대망상증에 빠져 마법사에 의해 사람이 바뀌고 마법에 빠진 이들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돈키호테. 지금의 우리는 기사도에 빠져있지도 않은데 말이다. 불의라면 참지 못하는 물불가리지 않는 무모한 이들을 가리켜 돈키호테라고 말한다. 무모한 이상주의자를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이성보다는 감성적인 사람을 지칭하기도 하고. 좋게 평가하지는 않는 듯 하다. 하지만 돈키호테는 행동가, 즉 자신의 삶에 있어 매우 자유롭고 정의로우며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모험을 하지만 도에 어긋나지 않고 누구의 지시를 받지도 않으며 게으르지도 않는 정열을 불태운다는 면에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사람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자주 이상과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하지만 과감히 이상을 좇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돈키호테와 욕심은 있지만 충직하고 의외로 현명한 면모를 가진 산초와의 합은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한 케미가 있다. 브로맨스라고 해도 좋고 덤 앤 더머라고 해도 좋다. 이 둘의 대화에서 명언이 많이 쏟아진다. 광기에 사로잡혔다가도 입만 열면 한치도 틀림없는 말을 하는 돈키호테나 드디어 돈키호테를 잘 모신(?) 댓가로 섬을 통치하게 되어 내리는 명판결에서 산초는 아주 지혜로운 통치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믿겨지지 않지만 말이다. 이런 둘의 엎치락 덮치락 어처구니 없는 모험이야기와 훌륭한 명언들은 <돈키호테>의 큰 줄기가 된다.



이렇게 풍자적인 소설, 이렇게 유머러스한 소설, 이렇게 엉뚱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소설은 살면서 더는 만날 수 없겠다 싶을 만큼 으뜸인 듯한 <돈키호테>는 인간미를 가득 품고 박진감 또한 넘치는 모험가의 대명사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돈키호테>를 읽지 않고서는 고전을 읽었다 얘기할 수 없을 듯하다. 많은 대문호들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극찬했다. 그 중에서도 도스토예프스키는 "전 세계를 뒤집어 봐도 돈키호테보다 더 숭고하고 박진감 넘치는 픽션은 없다." 라고 했으며 르네 지라르는 "돈키호테 이후에 쓰인 소설은 돈키호테를 다시 쓰는 것이나 그 일부를 쓰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당대의 문인들이 돈키호테가 최고의 소설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었으니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 꼭 돈키호테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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