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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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상) l 찰스 디킨스 l 류경희 옮김 l 열린책들




저 애를 사랑해라! 저 애를 사랑해라! 저 애를 사랑해라!




영화로도 유명한 <#위대한유산>을 책으로 만났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들은 지금껏 읽고 실망한 적이 없었다. 작품마다의 개성이 넘치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장착했고 생각해 볼 부분들이 있었고 사회적 교훈 또한 갖고 있었다. 이렇듯 찰스 디킨스의 작품은 내게는 실패가 없는 성공신화를 가진 셈이다. 그렇기에 기대를 가지고 만난 <위대한 유산>은 역시 훌륭했다.  어느 연예인이라도 자기만의 개성이 있듯 작가들도 자기만의 화법이 있다. 찰스 디킨스의 익숙한 화법이어서일까? 차근차근 스토리를 쌓아 나가는 그의 솜씨는 책을 다 읽고 났을 때의 뜨거워지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강 하류의 습지대에 사는 핍은 부모가 죽고 스무 살 이상 차이나는 누나와 그녀의 남편 조와 함께 산다. 핍은 어느 날 교회의 묘지 사이에서 감옥을 탈출한 죄수를 만나는데 죄수는 핍에게 음식과 줄칼을 요구한다. 협박에 못 이겨 몰래 집에서 훔쳐 가져다 주고 이 후, 이 일은 핍만이 아는 비밀로 간직한다. 그리고 대저택에 사는 미스 해비셤의 초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핍은 그녀의 집을 방문한다. 해비셤은 약혼자의 배신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아픔을 가진 여성이다. 그녀는 멈춘 시계와 썩어가는 케이크와 함께 살아가는 송장 같은 사람이다. 폐허가 되어버린 집에서 예쁘고 도도한 에스텔라를 만난 핍은 그녀에게 모멸감과 굴욕감을 느끼지만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미스 해비셤의 배려로 조의 도제가 되었지만 자신이 원한건 대장장이가 아님을 깨닫는 핍에게 4년이 흐른 뒤 재거스라는 변호사가 찾아온다. 자신의 의뢰인으로부터 핍이 유산을 받고 나아가 훌륭한 신사가 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의뢰를 받았다고 전한다. 핍은 재거스라는 후견인을 따라 고향을 떠나 런던으로 가게 되고 런던에서 비천한 노동자아이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어간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아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에 대해 끔찍함을 느낀다. <위대한 유산>에서도 핍의 누나가 핍을 체벌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체벌이라기 보다는 학대나 고문에 가까운 수준이다. 밥 굶기기와 잠 못자게 하기 등으로 어린 동생을 혼내는 스무 살 이상 차이나는 누나는 여기에 핍을 키워준 것에 대한 공치사까지 더해지니 같은 어른으로서 참 부끄러운 일이고 당시의 영국사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캐릭터일 것이다. 핍은 누나의 대우가 부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에스텔라를 통해 자신이 하층민이며 천박한 습관에 젖어 있었고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식하다는 것을 각성하게 된다. 이러한 각성으로 인해 핍은 점차 성장하게 된다. 런던에서 신사교육을 받고 더욱 변화할 핍의 성장이야기, 하편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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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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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ㅣ 베르나르베르베르 ㅣ 전미연 옮김 ㅣ 열린책들





"인간들은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오.

세상은 그들 이전에도 존재했고, 그들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니까."




수술로 인해 피타고라스와 같은 고양이가 된 바스테트. 초소형 USB 케이블을 바스테트와 컴퓨터로 연결해 인간-고양이 번역기 프로그램으로 집사인 나탈리와 대화하는 바스테트. 드디어 바스테트가 원했던 다른 종과의 소통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인터넷이 먹통이 되고 캠퍼스 내에서도 폭발음이 들려온다. 혼란 속에서 극단주의자들은 ESRAE가 담긴 USB를 훔쳐 달아나고 USB를 찾기 위해 로망과 바스테트는 그들을 따라 화학공장으로 출발한다. 간신히 되찾아 오려나 했는데 뜻밖의 복병을 만난다. 시테섬의 남은 이들을 구해야 하는데 언제 가나? 갈 수는 있나?




테러, 전쟁, 전염병이 돌자 인간은 무력해지고 인간이 인간을 위해 실험동물로 사용했던 쥐가 반란을 일으켰다. 실험 쥐를 끊임없이 괴롭혔던 인간을 없애려는 쥐들의 반격을 인간과 고양이가 대치한다. <문명2>에서는 바스테트도 피타고라스처럼 USB를 이용할 수 있는 문명적인 고양이로 변신함에 따라 활약이 두드러진다.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바스테트는 많은 정보를 흡수하면서 더욱 고대 이집트의 고양이 여신의 현신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더 진취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런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재미를 더한다.



<문명2>에서 인상 깊었던 대목은 동물들이 인간을 대상으로 재판을 하는 장면이다. 역시 실험에 이용되었던 돼지가 왕으로 군림하고 있었는데 나탈리와 로망의 재판은 아주 불리했다. 돼지들이 괴로운 자세로 도축장에 매달려 멱을 따서 피를 받아 순대를 만들고 가죽을 벗기고 털을 뽑으며 투우에서는 소의 등에 창을 꽂고 간을 얻기 위해 거위를 좁은 공간에 가둬 강제로 먹이를 먹이는 행위의 증언들이 그들의 분노와 함께 제시되었다. 우리의 힘을 이용해 그들에게 가한 일들이 그들 입장에서는 철저한 학대였던 것이다. 상어 지느러미를 얻기 위해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만 자르고 다시 바다로 보낸다는 얘기도 생각이 나면서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제일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지구에서 인간은 동물들과 함께 세 들어서 사는 것일 텐데 같은 세입자들끼리 오손도손 살지 못하고 인간의 욕심을 위해 그들은 지금까지 희생되었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문명>에서는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통해 <문명>과 관련된 지식들을 배울 수 있다. 이를테면 쥐들의 수장인 티무르를 소개할 때는 바로 다음 장에서 티무르에 대해, 동물들이 군사 작전에 투입되었던 어쿠스틱 키티 작전, 프랑스 동물 재판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잊혔던 또는 알지 못했던 정보를 얻게 되는 재미가 있고 이야기 중간중간에 소개되어 잠시 쉬었다가는 코너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쥐들의 번식력은 엄청나다. 한 마리의 암컷이 6개월 동안 200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고 생후 6개월이면 성숙해서 새끼를 가질 수 있다. 그러니까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가 늘어나는데 전쟁에 있어서는 엄청난 군사력을 지닌 것이다. <문명>에서도 죽을 걸 알면서도 수장인 티무르의 명령에 따라 물에 뛰어들고 고압 철조망에 뛰어들어 죽음을 무릅쓴다. 정말 쥐들이 인간과 전쟁을 치르게 된다면 수적으로 당해낼 수가 있을까 싶다. <문명2>를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슬픔에 잠긴 집사를 달래는 바스테트가 갸르릉소리를 내서 집사를 달래려 하는데 실제로 '갸르릉테라피라'를 단어를 쓴 사람이 있었고 고양이의 갸르릉 소리가 진정 효과가 있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인간만이 가졌다는 세 가지 개념인 유머와 사랑과 예술을 주인공 바스테트가 터득해 나가며 쥐들과 벌이는 전쟁 이야기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답다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를 무척 좋아한다는 그가 얼마나 고양이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했을까 싶은 요소들이 많았고 인간이 동물에게 가하는 학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만약 동물들이 인간과 같이 말을 알아듣고 할줄 알며 유머와 사랑과 예술을 안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아마 작가도 이런 의문으로 <고양이>와 <문명>을 쓰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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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월급날, 주식을 산다! - 네이버 인기 경제 인플루언서 봉현이형 투자법
봉현이형 지음 / 진서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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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월급날,주식을산다 l 봉현이형 l 진서원




"부자는 단기간에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처럼 열심히 회사일 하면서

월급을 아껴 쓰고 남은 돈으로 꾸준히 투자하자."




주식 이야기다. 요즘 코로나로 경제가 침체되고 수입이 반 토막이 나는 등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주식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난 듯하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주식에 대해서는 깡통인 내가 생각해도 여유자금으로 진행하는 것이 주식투자인데 돈이 없는데도 주식투자를 한다? 어불성설이다. 그런데 한 편으로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니 나도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나는 여유자금이 없어서 그동안 생각을 못했는데 올해 큰아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주식에 관심을 보였다. 전공이 금융이다 보니 펀드나 주식 등을 공부하면서 우리는 주식을 왜 안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글쎄... 그러다 만난 <나는 월급날, 주식을 산다>는 주식에 대해 전혀 모르던 내가 앞으로 주식을 시작할지는 모르지만 아들과의 대화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좋은 기회다 싶어 반가웠다.



저자 봉현이형은 주식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다. 주식을 시작하면서 주식이야기를 포스팅하던 것이 출간으로까지 이어졌다. 저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서울에 살지만 집 없는 30대 남자,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출퇴근하는 평범한 회사원, 4년제 대졸, 2남 중 차남, 부모님께 지원받은 전세금이나 용돈 없이 온전히 나의 노동 소득인 월급만 가지고 투자해 온 평범한 월급쟁이'. 그도 대단한 자본금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했던 것은 아니었다. 월급에서 조금 떼어, 또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수익, 그러니까 소규모의 여유자금으로 시작했던 것이다. 여유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당*마켓을 이용하기도 했다는 대목에서는 저자에 대한 거리감이 없어져 아주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저자의 주식투자 방향을 결정지었던 것은 어느 은퇴한 교수님이 30대 중반부터 월급으로 주식을 투자해 80대 나이에 1조 자산가가 되었는데 이렇듯 월급과 장기 투자에 저자는 큰 울림을 받았다는 대목에서는 주식 역시 끈기가 필요한 투자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식투자이지 투기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월급의 일부분으로 장기적으로 투자했다는 것이 더욱 주식이 장기적 예금같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내가 젊었던 날 다니던 직장에서 주식에 열을 올리던 상사가 있었다.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그분은 주식을 하고 계셨던 듯했다. 근무 중 늘 주식시세 확인으로 근무가 태만으로 이어졌고 직장에서의 평판도 나빠졌던 그분은 결국 생활고를 겪으시면서 회사도 그만두시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주식투자하면 그분이 자꾸 떠올랐고 20대의 나로서는 주식이 참 무서운 거구나라는 생각으로 굳혀지게 된 사건이었다. 돈을 융통하다 못해 선배였던 다른 부서 언니에게도 돈을 빌렸고 급기야 내게까지 손을 내미셨던 그분은 한 방을 노리셨던 걸까? 주식 공부가 부족했던 걸까? 저자 봉현이형은 성실한 직장 생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로 인해 30대에 서울의 30평대 아파트를 갖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저축으로 돈을 불리기가 어려운 시대이다. 뭐든 해서 목돈을 마련하고 싶다면 단기 투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주식에 관심이 생긴 주린이라면 <나는 월급날, 주식을 산다>를 지금 당장 보기를 추천한다. 주식투자가 이런 것도 가능해?라는 놀라움과 저축 자금으로 충분히 가능한 주식투자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3단계 투자법을 통해 투자의 방법과 우량주를 소개한다. 주식에 대한 정보 전달은 이미 앞서 출간된 많은 책들을 통해 알 수 있으므로 그는 초보 주식투자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정보로 책을 만들었다. 단 급등주와 단타는 멀리하고 장기투자하실 분들에게 추천한다. 10년 후를 보장받고 싶다면 지금 읽어보자!




도서를 지원해주신 진서원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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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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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ㅣ 칼세이건 ㅣ 홍승수옮김 ㅣ 사이언스북스




"코스모스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다. 코스모스를 정관하노라면 깊은 울림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나는 그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지고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며 아득히 높은 데서 어렴풋한 기억의 심연으로 떨어지는 듯한, 아주 묘한 느낌에 사로잡히고는 한다. 코스모스를 정관한다는 것이 미지 중 미지의 세계와 마주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울림, 그 느낌, 그 감정이야말로 인간이라면 그 누구나 하게 되는 당연한 반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인간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철학적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게 된다. 인간은 다른 생물과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능력으로 인간은 자기 종에 대한 호기심과 연구를 끊이지 않고 해왔다. 인류의 역사가 바로 그 증거이다. 인간의 이 호기심은 바로 자신이 살고 있는 행성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탐험하기 시작했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망원경을 만들어 달의 표면을 보고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다른 행성을 탐사하기에 이른다. 인류의 발전은 순전히 호기심에서 기인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수많은 외계 행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인간은 다른 행성에도 사람이 살고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살고 있다면 인간의 모습과 같을지? 그들도 문명적인 삶을 살고 있을지 등등 궁금함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인간은 드디어 지구와 가장 가까운 금성과 화성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금성과 화성이 타깃이 되었다. 금성은 샛별이라고도 부르는 행성으로 표면온도가 480도씨에 이른다. 인간이 단 1초도 견딜 수가 없다. 당연히 탐사기가 쉽게 내려갈 수도 없어 전파로 인해 표면을 관측했다. (물론 추후에 우주선으로 측정했지만.) 화성은 온도가 20도씨이고 최저 온도가 140도씨에 이른다. 호기심에 두 행성을 탐사했지만 인간이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은 미지수이다. 지구는 지금 온난화 현상을 겪고 있다. 지구의 나이 45억 년임을 감안한다면 지구 온난화 현상을 배제하고도 수명이 그리 길지는 않을 듯하다.



스티븐 와인버그라는 물리학자에 의해 지금은 다중 우주론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모스>는 1980년에 쓰여졌고 다중우주론은 스티븐 와인버그에 의해 1987년에 처음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중 우주론 그러니까 우주, Universe에서 다중 우주 Multiverse로 우리의 우주 같은 것이 여러 개 있을거라는 이야기다. 우리가 우주를 떠올리면 그 크기가 막연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이런 우주가 여러 개 존재한다면 그 크기는 상상도 되지 않는다. 우리의 우주 말고 다른 우주도 우리의 우주의 법칙처럼 존재할까?라는 호기심이 또 발생한다. 자연히 다른 우주에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쉬어진다. 진위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UFO를 봤다는 제보가 그 가정을 부추긴다. 아직 다른 문명권과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은 질서정연한 우주의 이야기를 어려운 과학의 시선이 아닌 인문학적 시선으로 접근하며 설명하고 있다. 그는 1980년에 <코스모스>를 출간했고 그는 지금 이 세상에 남아있지 않다. 어쩌면 그의 영혼은 다른 우주를 여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떠난 후 인류는 다른 행성에 대한 탐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칼 세이건, 그는 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까? 그가 천문학자라서? 틀린 대답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코스모스>에서 인류의 과학발전을 통한 인류의 현재 주소를 말한다. 행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데 쓰이는 로켓과 똑같은 로켓 추진체가 핵탄두를 적국으로 날려 보내는 데에도 쓰이며 바이킹과 보이저 탐사선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사능 에너지도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알아낸 그 기술에 힘입어 마련되었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인간은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다윈은 인간은 이 지구에만 있으며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라고 규정했다. 만약 다른 행성, 외계 문명권에 생명체가 있다고 해도 그 행성에 맞게 진화되어 인간과는 다른 생명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학이 더 이상 문명의 이기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넓고도 넓은 우주 속 인간의 존재를 생각해 본다.



사람들이 <코스모스>를 두고 과학도서라기보다 인문학적 도서의 느낌이 강하다고들 하던데, 나는 술술 읽히진 않았다.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이다. 한참 어르신이다. 어르신의 도량을 반백년을 산 내가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핑계같은 이유를 생각하며 언젠가 다시 재독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의 감상은 지금보다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순응하는 느낌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오늘도 넓고 넓은 우주 안에서 작디작은 공간 속에 나를 가두고 하루를 또 살았다. 내가 아무리 넓은 생각을 한다 해도 우주 안의 것일 테지. 저절로 겸손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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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을유세계문학전집 112
요시야 노부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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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ㅣ 요시야 노부코 ㅣ 정수윤 옮김 ㅣ 을유문화사








프랑스의 화가 마리 로랑생은 자신의 '잊혀진 여인'이란 시에서 제일 불쌍한 여인을 잊혀진 여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사춘기 때 많이 했었다. 이것은 나만의 경우는 아닐 듯하다. 시를 몰랐어도 사람은 본능적으로 잊혀지지 않는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물망초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요'이다.




사춘기를 감성적으로 보낸 사람들은 공감될 이야기 <물망초>는 세 소녀를 대조되는 캐릭터로 소개한다. 예쁘고 학교 수업보다는 댄스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에 더 관심이 많은 온건파 아이바 요코, 공붓벌레 모범생 강경파 사에키 가즈에와 조용하고 개인주의적인 엄숙한 분위기의 유게 마키코라는 세 명의 소녀들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형성해가고 성장해가는 소녀들의 성장소설인 <#물망초>는 독자로 하여금 잊혔던 사춘기의 기억을 소환시킨다. 캐릭터의 분류를 온건파, 강경파, 개인주의자로 나눈 것도 재미있지만 캐릭터가 도드라지고 사춘기 소녀라면 한 번쯤 겪었을 일들로 설정되어 공감이 쉽다.




<물망초>에는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고 자아의 혼돈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여성은 남성을 뒷바라지하고 그림자처럼 존재해야 하며 집안을 일으키고 사회적인 성공보다는 가정을 돌보는 일에 더 어울리며 가족마저 그러한 분위기로 몰아가는 일본 사회의 모순을 이야기한다. 남자 형제를 둔 여자는 위아래를 막론하고 희생해야 하며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꿈도 포기해야 하는 근대적 여성상을 주인공들에게도 강요하는 분위기다. 한참 자신의 이상향을 만들어가는 소녀들에게는 아예 꿈도 꾸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여서 불편함을 자아낸다. 물론 이러한 갈등으로 인하여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여고 3학년, 감기로 결석했던 마키코는 모범생 가즈에에게 노트를 빌린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클레오파트라라는 닉네임을 가진 요코는 자신의 생일파티에 마키코를 초대한다. 그날 저녁 마키코는 저녁 식사 시간에 요코의 생일파티 얘기를 꺼내고 아빠는 요코가 자신이 세우려는 유게과학연구소의 기부금을 약속한 분의 딸임을 알아채고 꼭 참석하라고 한다. 요코의 생일날 춤과 옷 갈아입기 등으로 정신이 쏙 빠진 마키코는 요코와 함께 뒤뜰에서 가벼운 산책을 하고 요코는 마키코에게 사이좋은 친구가 돼주기를 요청하고 있었다. 그때 마키코의 땀을 닦아주던 요코는 지나가던 모범생 가즈에를 보고 손수건을 가즈에에게 던진다. 요코의 모습을 보고 마키코는 마치 꿈에서 깬 사람처럼 정신을 차리고는 요코의 유혹에 더 이상 빠지지 말자고 결심한다. 생일파티에 참석한 이유도 아버지 때문이었다고 솔직히 말하자 요코는 자존심이 짓밟힌 느낌을 받는데...





쉽게 얻은 인기는 그만큼의 가치가 없는 것일까? 주위에 친구가 많지만 콧대 높은 요코는 마키코의 마음을 얻고자 애를 쓴다. 자신과는 다른 자아를 가진 마키코에 대한 동경이랄까? 자신의 성격 그대로 마키코에게 어필하는 요코가 안쓰럽게 느껴지고 한 편 마키코 입장에서의 요코는 화려하고 금기적인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마음을 부릴 수 있는 모습에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마키코는 요코의 행동과 자신의 생각 사이에서 갈등한다.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학창시절 자신과는 아주 다른 성격의 친구에게 호감을 느끼고 보이시한 친구에게 매력을 느꼈던 경험이 소녀들에게는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좋아하는 친구가 나와 같은 마음이길 바라며 우정을 나누고 모든 것을 같이 나눌 친구를 갖고 싶었던 사춘기의 기억을 새록새록 샘솟게 하는 <물망초>. 작은 일에도 우정을 들먹이고 우정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가치로 다가왔던 사춘기의 섬세한 소녀감성이 짙은 <물망초>는 아련했던 기억이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색칠되고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슬프기도 했던 시간의 조우였다. 한참 감수성 예민한 소녀들의 자아를 찾아가는 예쁜 이야기, 물망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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