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말하지 않을 것
캐서린 맥켄지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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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ㅣ 캐서린 맥켄지ㅣ 공민희 옮김 ㅣ 미래지향





캠프 마코에 가족들이 모였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의 추모식과 캠프의 주인인 아버지의 유언장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모였다. 돈이 필요한 라이언과 마고, 메리, 쌍둥이인 리디와 케이트, 마지막으로 맥알리스터 가족에게 충성스러운 캠프 지기 션까지. 그들은 가족의 변호사인 스위프트를 통해 아버지가 남긴 유언을 확인한다. 20년 전 캠프에서 마고의 친구 아만다가 끔찍한 사고를 겪었고 아버지는 그 사건의 가해자가 아들인 라이언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사건은 유야무야 종결되었는데 이제 와서 아버지는 그 사건의 책임을 자식들에게 선택하도록 유언을 남겼다. 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48시간 후에 투표를 진행하며 라이언의 처분에 관한 결정은 만장일치여야 하고 번복할 수 없으며 만약 라이언이 상속을 받지 못하면 그의 몫은 캠프 지기인 션이 받기로 되어 있었다.



자신은 절대 아만다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라이언, 그러나 투표는 그가 유죄라고 말하고 있었고 라이언은 아만다의 일 이전에 다른 사건을 또 겪었다. 물론 라이언이 무죄임이 밝혀졌지만 라이언을 가해자로 생각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그들은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당시 라이언은 마고를 위해 아만다의 사고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고를 위해? 어째서? 그런데 션마저 마고를 위해서 아마다의 사고를 알고도 빨리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마고는 라이언을 좋아했던 아만다의 속마음까지 알고 있었던 절친이었는데 마고를 위해 모두들 그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니? 그럼 마고가 친구인 아만다를 보트의 노로 내리쳤단 말인가?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각자 입장에서 지난 20년을 돌아보며 그때 자신은 어떤 상황이었고 자신의 생각이 어떠했는지를 회상하는 스토리인데 읽을수록 미궁에 빠지는 듯했다. 반 이상을 읽어도 원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주변을 돌기만 하는 느낌이어서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생각지 못한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라니! 이 작가가 누구지?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심리 스릴러가 가져다주는 재미는 등장인물의 상황과 심리를 따라가며 느낄 수 있는 스릴을 매우 디테일하게 잡아낸다는 점이다. 사건을 떠올리고 하나하나 짚어가는 등장인물들의 생각은 독자도 등장인물과 함께 공포를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절대말하지않을것>에서는 여러 등장인물이 범죄의 용의자가 되어 심리를 따라가다 보니 후반부부터 생긴 긴장감과 몰입도가 굉장하다. 더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가해자로 떠오르자 놀라움은 배가 되었다. 이런 맛에 스릴러를 보기는 하지만 왜 이책이 아마존 베스트셀러인지 공감할 수 있었다.



치밀한 계산이 없이는 사건을 완성도 높게 만들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매우 치밀하고 담담하게 아주 서서히 사건을 좁혀나간다. 절친인 아만다를 잃고 20년이 흘렀지만 삶에 아직 정착하지 못한 마고, 자신의 가족을 아끼고 경제적으로 부침을 겪어 캠프를 매각하기를 바라는 라이언, 이상스레 맥알리스터 가족에게 충성스러운 션 등 모두들 조금씩 결함들이 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사건의 가해자라고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속에서 점차 좁혀지는 사건을 통해 작가의 필력이 느껴진다. 이야기의 시초부터 사건의 당사자인 아만다의 시점도 등장해 혼란스럽기도 했다. 죽은 영혼의 이야기인가 싶기도 했고 가족끼리 서로 반목하며 대화의 부재로 인한 묵은 체기가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던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은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이야기 중 하나이다. 책의 두께만큼 이야기의 재미도 두껍다. 반전의 반전을 만날 수 있는 수작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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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의 돈은 잠들지 않는다 - 경제 방송 아나운서의 부캐(부지런한 캐시카우) 만들기 프로젝트
여도은 지음 / 넥서스BIZ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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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의 돈은 잠들지 않는다 l 여도은 l 넥서스BIZ





가장 평안하고 순수한 기쁨은 노동 후에 취하는 휴식이다.

- 임마누엘 칸트




13년차 아나운서 여도은 님의 <N잡러의 돈은 잠들지 않는다>는 그녀가 어떻게 N잡러가 될 수 있었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A to Z가 담겨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황으로 지금 출판계도 돈에 관련된 도서가 쏟아지고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하다. 부동산, 주식은 물론이고 돈의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가 '돈' 관련 도서가 넘쳐난다. 수요를 겨냥한 공급이라 볼 때 그만큼 현대인은 돈을 갈망한다. 그런 현대인들이 어떻게 하면 N잡러가 될 수 있고 그에 따른 수입을 바라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그녀의 이야기가 꼭 정답이 되지는 않겠지만 길잡이는 되어줄 수 있을 듯하다.



그녀가 N잡러가 된 것은 '결핍' 때문이었는데 돈에 대한 결핍이 아니라 삶의 공허함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N잡은 돈을 많이 벌 수 있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쉼'이 아닌 '성취'로 힐링이 되는 사람이었다. 결핍과 자신의 성취에 대한 만족과 힐링으로 그녀는 아나운서, 사업가, 강사, 유튜버가 되었다. 물론 돈의 중요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녀는 인생을 길게 봤을 때 일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중간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젊을 때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까지의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그녀가 '쉼'이 아닌 '성취'로 힐링이 되는 사람임을 깨달았다는 대목이 좀 더 그녀의 이야기가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돈을 목적으로 했다기 보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끊임없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했기에 지금의 그녀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그녀 스스로 아직 '프로 N잡러가 아니라고' 했지만 그녀의 도전기, 그 과정 자체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N잡러의 돈은 잠들지 않는다>는 그녀의 N잡인 유튜버, 사업, 강사, 작가가 된 것에 대해 그녀의 방법론이 자세히 나와있다. 하다못해 사업자등록에 대한 정보까지 나와 있으니 정말 N잡러에 대한 동경이 있는 이들에게는 필요한 도서이다. 그런데 여기에 그녀의 재테크 성공기까지 소개하고 있다. 커피와 소비를 절제하며 주식을 시작했고 얼마 전에는 공부를 시작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땄다. 메인 잡이 있으면서도 '부캐' N잡을 성취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노력만으로는 불가할 것이다. '나도 한 번 N잡러가 되어 수익을 창출해보고 싶다'라고 생각 중이라면 지금 당장 그녀의 열정적인 도전이 고스란히 담긴 <#N잡러의돈은잠들지않는다>를 읽기를 추천한다. 사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왜'가 아니라 '어떻게'이다. 그녀에게서 '어떻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지원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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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했던 것들
에밀리 기핀 지음, 문세원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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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했던 것들 l 에밀리 기핀 l 미래지향





P. 221 언제까지나 아들 곁을 지켜주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아들이 죄를 자백하고 진심으로 회개하고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자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사람이 되길, 그리고 용서받아 마땅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우리가 원했던 것들>은 스캔들과 거짓말 사이에서 성폭력, 인종차별, 진실과 거짓, 특권층들의 의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등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우리들이 반드시 생각해야 할 주제들을 총망라한 멋진 소설이다. 사실 책의 초반에만 해도 특권층의 힘을 이용해서 사건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시작된 흐름의 확장된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너무 뻔한 예측이었다. 소설은 그것보다는 어떤 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사춘기 소년의 못된 행동으로 시작된 사건은 파고들어갈수록 의혹이 제기되고 진실이라 믿었던 것이 거짓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과정에서 강자가 약자의 약점을 쥐고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작가에 대해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전직이 변호사였던 작가는 이미 알려진 작가였고 <우리가 원했던 것들> 또한 뉴욕타임스 화제의 베스트셀러였다. 기대 이상의 이야기, 청소년기의 자녀가 있다면 필독서로 추천한다.


갈라 행사가 열린 날 니나는 캐시로부터 자신의 아들 핀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 자신과는 다른 의견을 갖는 남편과 아들에게 이질감을 느낀다. 이미 프린스턴 대학의 합격 통지를 받은 니나의 아들 핀치는 친구 보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술에 취해 잠든 라일라의 노출 사진을 찍고 친구들에게 돌린다. 사진에 대한 설명으로 인종차별적 댓글까지 달아 단순 스캔들에 문제가 추가된 상태. 학교 측에서는 명예위원회에서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고 그 결과를 프린스턴 대학에 통보할 거라는데 핀치의 인생이 예상과 달리 흐를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니나와 남편 커크는 똑같이 걱정스럽지만 이 사건에 대해 해결하려는 방법 차원에서는 이견을 보인다. 그리고 이 사건과 관련된 이들의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건의 피해자인 라일라의 아빠 톰은 직접 사건을 학교 교장에게 알린다. 라일라가 피해를 당했으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만 핀치의 아버지 커크는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 사건의 피해자 라일라는 아빠와는 생각이 다르다. 이런 일은 생각보다 빨리 잊히므로 그냥 덮었으면 한다. 괜히 아빠가 일을 크게 만든다는 것이다. 가해자가 가해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톰에게 핀치의 아버지는 입막음용 돈을 쥐여준다. 하지만 니나는 톰에게 라일라를 진정으로 걱정하며 핀치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한다.


피해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가해자에게 그 책임을 물으려는 톰과 돈으로 있던 일을 없던 일로 만들려는 부와 사회적 지위를 가진 핀치의 아빠 커크는 대비되는 인물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구도이다. 그런데 여기에 굉장히 용기 있는 인물이 있다. 이런 인물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데 바로 핀치의 엄마인 니나다. 니나는 핀치가 라일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원한다. 만약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쉽게 니나처럼 행동하기는 힘들 것이다. 보통 진정성있는 사과를 할 수는 있다. 마음에서 일어나서 아이를 대신하여 사과도 하고 용서를 빌 수는 있지만 아마 그 뒤에 분명 선처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니나는 핀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현실에서 니나처럼 행동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니나의 생각과 용기 있는 행동은 니나가 얼마나 긍정적이며 강한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또한 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어떤 방향으로 교육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우리가원했던것들>은 지금 돈이 많은 걸 해결해 주고 금수저와 같은 부와 관련된 신조어들이 난무하는 이때에 돈을 떠나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진정한 부모의 교육관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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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양장)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종권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아름다운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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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ㅣ 단테 알리기에리 ㅣ 이종권 편역 ㅣ 아름다운날




나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얘기와 위대한 영혼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행복에 겨운 기쁨을 만끽했다.

그럴수록 지상의 인간들에 대한 연민이 느껴져 저절로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느님의 나라를 모르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헛것에 불과한 게 아닌가.




꼭 읽어야 할 책을 꼽으라면 단테의 <신곡>이 빠질 수 없다. 괴테가 '인간의 손으로 만든 최고의 것'이라고 칭송할 만큼 <신곡>은 대단한 작품이었다. 14세기에 쓰인 이 책은 유럽 역사에서 기독교를 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대중적인 기독교 사상을 단테의 종교적 신념이 어우러져 만들어졌다. 서사시로서 읽기가 어렵고 양도 방대하여 읽고는 싶은데 자꾸 뒤로 밀리는 필독서였는데 이번에 <#알기쉽게풀어쓴신곡>으로 읽으니 소설처럼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신곡은 지옥 편, 연옥 편, 천국 편의 3편으로 나눠져 있고 베아트리체의 요청으로 스승인 베르길리우스와 단테가 지옥, 연옥을 함께하고 베아트리체와는 천국을 함께하는 순례하는 이야기다. 당연히 지옥과 연옥 편에서는 끔찍한 형벌을 받는 망령들이 등장한다. 형벌도 다양하지만 인간의 죄가 어찌나 다양하고 많은지 읽는 내내 부끄럽기도 하고 죄짓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단테 알리기에리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 대에서 몰락하고 단테 나이 일곱 살 때 어머니마저 잃으면서 계모의 손에 키워진다. 부족한 모성에 대한 그리움은 베아트리체에게 이어졌고 부모님이 정해준 여자와 결혼했지만 스물네 살에 요절한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영원한 사랑과 구원의 여인으로 남았다. 그래서일까? <신곡>에서도 베아트리체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으로 그려진다. 어떤 여인이기에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그리 놓지 못했을까? 젊은 나이에 요절했기에 단테의 마음에 더욱 아름답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안겨준 듯하다.



신곡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잠깐 살펴보면 단테가 살던 피렌체는 다른 이탈리아의 도시국가처럼 권력 다툼이 있었고 단테는 자신이 속했던 당에서 최고위원 임기가 끝나고 로마에 특사로 파견되었다. 그러나 샤를 백작이 피렌체로 진격한 상황에서 반대파 당에서 단테가 속한 당을 추방시켰고 단테 역시 정치적 박해를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다시는 귀향하지 못한다. 설상가상 영구 추방령을 받은 단테는 자신의 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두웠던 망명과 유랑 시기에 필생의 위대한 작품, <신곡>을 쓴 것이다. 그렇기에 <신곡>에는 기독교적 종교와 상관없는 피렌체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한다. 만나는 영혼들이 단테에게 알려주는 미래는 모두 불운하고 어두운 이야기뿐이었고 이러한 정치적 이야기들은 <신곡>을 빌려 그들의 잘못된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도 꼬집는 듯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신곡>은 기독교적 사상을 기본으로 그려진다. 예수가 오기 전에 태어나 덕을 쌓고 살았지만 세례를 받지 못한 탓에 지옥에 사는 영혼들만 봐도 기독교의 세례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며 아담이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고 금단의 열매를 따먹었기 때문에 추방된 것이 아니라 자유의지를 남용한 자신의 교만 때문이라는 대목은 내게는 신선한 해석이었다.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단테는 순례로 인하여 하느님의 자식으로 다시 태어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14세기에 쓰인 이 종교적 서적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기쁨과 공감을 일으켰을까?



<신곡>을 읽다 보면 '죄짓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끔찍한 형벌이 많이 등장하는데 죄를 지으면서도 이것이 죄인지 모르는 경우야 어쩔 수 없지만 의도적으로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거나 나쁜 말과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좀 더 내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도 지옥과 천국을 다녀온 이가 없고 설사 다녀왔다 주장한다고 해도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맞은 놈은 펴고 자고 때린 놈은 오그리고 잔다'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바로 내 맘이 불편한 탓이다. 지옥과 천국이 바로 내 맘속에 있다는 것이다. <신곡>은 14세기에 인간들에게 죄짓지 말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라는 조언을 이렇게 훌륭하게 종교적으로 써냈다. 종교를 떠나 누구든 한 번은 읽고 마음의 천국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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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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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1 ㅣ 베르나르 베르베르 ㅣ 전미연 ㅣ 열린책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이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고양이들과 인간들은 쥐들을 피해 시뉴 섬으로 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시테 섬으로 옮기고 섬과 연결된 다리를 모두 폭파한다. 그러나 이곳도 안전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좇아온 쥐들과의 결투에서 포로를 통해 들은 정보로는 그들의 수장이 바뀌었고, 수장은 피타고라스처럼 제3의 눈을 가진 흰색 쥐로 이름은 티무르라고 했다. 그들은 섬을 둘러싸고 식량 보급원을 차단하고 있었다. 인간을 알아버린 티무르는 고단수의 작전으로 그들과의 거리를 점점 좁혀오고 있었다.


시테 섬에서 나름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그들은 열기구를 통해 섬을 빠져나가 그들을 도울 지원군을 찾기로 했고 나탈리와 피타고라스 그리고 바스테트가 열기구를 탔다. 마침내 그들은 고양이 무리를 만나고 수장인 스핑크스 고양이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스핑크스 고양이는 오히려 그들을 인질 삼아 자신들의 안전을 도모하려 한다.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전작 <고양이>를 통해 개와 고양이의 대비된 생각을 알게 되었고 실험으로 이용되었던 동물들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테러와 페스트로 인해 인간들이 숨고 피했다면 이제는 그야말로 본격적으로 쥐들과 고양이 그리고 인간과의 결전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 싸움의 주도권은 쥐들에게 있었다. 제3의 눈을 가지고 쥐들을 지휘하며 인간에게 복수하는 티무르는 역사가 말해주 듯 악랄한 정복자를 대변한다. <고양이>에서 피타고라스가 제3의 눈을 가진 이유로 인간과 대화가 가능하며 암고양이 바스테트를 성장시켰다면 성장한 바스테트의 활약을 볼 수 있는 것이 <문명1>이다. 점점 인간과의 소통을 원하고 더 똑똑해져서 피타고라스와의 대등한 관계를 구축한다.



바스테트 일행은 동족인 고양이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점점 그 힘이 커져가는 쥐들을 당할 재간이 없다. 제3의 눈을 가진 티무르는 인간의 모든 정보를 얻고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화 되어가는 것이다. 인간에게 늘 지배당하던 동물들의 반격은 <문명1>이 바스테트의 유머러스한 생각 때문에 유쾌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음에도 로봇이 점점 인간의 생각을 읽고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처럼 같은 맥락으로 다가온다. 이것은 <문명1>에서 바스테트가 자신도 피타고라스처럼 제3의 눈을 가지고 싶어 수술을 감행하는 것처럼 많은 동물들에게도 가능할 수 있는 일로 다가온다. 더 이상 평범한 고양이와 쥐가 아닌 그들이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처럼 행동하는 것, 가능하다면 그런 날이 온다면 인간이 동물을 이길 수 있을까? <문명2>에서 그들의 계속된 전투의 향방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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