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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했던 것들
에밀리 기핀 지음, 문세원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평점 :
우리가 원했던 것들 l 에밀리 기핀 l 미래지향
P. 221 언제까지나 아들 곁을 지켜주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아들이 죄를 자백하고 진심으로 회개하고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자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사람이 되길, 그리고 용서받아 마땅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우리가 원했던 것들>은 스캔들과 거짓말 사이에서 성폭력, 인종차별, 진실과 거짓, 특권층들의 의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등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우리들이 반드시 생각해야 할 주제들을 총망라한 멋진 소설이다. 사실 책의 초반에만 해도 특권층의 힘을 이용해서 사건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시작된 흐름의 확장된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너무 뻔한 예측이었다. 소설은 그것보다는 어떤 것이 진정한 용기이고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사춘기 소년의 못된 행동으로 시작된 사건은 파고들어갈수록 의혹이 제기되고 진실이라 믿었던 것이 거짓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과정에서 강자가 약자의 약점을 쥐고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작가에 대해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전직이 변호사였던 작가는 이미 알려진 작가였고 <우리가 원했던 것들> 또한 뉴욕타임스 화제의 베스트셀러였다. 기대 이상의 이야기, 청소년기의 자녀가 있다면 필독서로 추천한다.
갈라 행사가 열린 날 니나는 캐시로부터 자신의 아들 핀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 자신과는 다른 의견을 갖는 남편과 아들에게 이질감을 느낀다. 이미 프린스턴 대학의 합격 통지를 받은 니나의 아들 핀치는 친구 보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술에 취해 잠든 라일라의 노출 사진을 찍고 친구들에게 돌린다. 사진에 대한 설명으로 인종차별적 댓글까지 달아 단순 스캔들에 문제가 추가된 상태. 학교 측에서는 명예위원회에서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고 그 결과를 프린스턴 대학에 통보할 거라는데 핀치의 인생이 예상과 달리 흐를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니나와 남편 커크는 똑같이 걱정스럽지만 이 사건에 대해 해결하려는 방법 차원에서는 이견을 보인다. 그리고 이 사건과 관련된 이들의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건의 피해자인 라일라의 아빠 톰은 직접 사건을 학교 교장에게 알린다. 라일라가 피해를 당했으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만 핀치의 아버지 커크는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 사건의 피해자 라일라는 아빠와는 생각이 다르다. 이런 일은 생각보다 빨리 잊히므로 그냥 덮었으면 한다. 괜히 아빠가 일을 크게 만든다는 것이다. 가해자가 가해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톰에게 핀치의 아버지는 입막음용 돈을 쥐여준다. 하지만 니나는 톰에게 라일라를 진정으로 걱정하며 핀치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한다.
피해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가해자에게 그 책임을 물으려는 톰과 돈으로 있던 일을 없던 일로 만들려는 부와 사회적 지위를 가진 핀치의 아빠 커크는 대비되는 인물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구도이다. 그런데 여기에 굉장히 용기 있는 인물이 있다. 이런 인물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데 바로 핀치의 엄마인 니나다. 니나는 핀치가 라일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원한다. 만약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쉽게 니나처럼 행동하기는 힘들 것이다. 보통 진정성있는 사과를 할 수는 있다. 마음에서 일어나서 아이를 대신하여 사과도 하고 용서를 빌 수는 있지만 아마 그 뒤에 분명 선처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니나는 핀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현실에서 니나처럼 행동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니나의 생각과 용기 있는 행동은 니나가 얼마나 긍정적이며 강한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또한 많은 엄마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어떤 방향으로 교육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우리가원했던것들>은 지금 돈이 많은 걸 해결해 주고 금수저와 같은 부와 관련된 신조어들이 난무하는 이때에 돈을 떠나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진정한 부모의 교육관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