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름꾼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재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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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꾼 I 도스토예프스키 I 이재필 옮김 I 열린책들




아, 나는 예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예감이 빗나갈 리 없다!

지금 내게는 15루이도거가 있지만 

정말이지 처음에는 15굴덴으로 시작하지 않았던가!

조심해서 다시 시작해본다면..... 

그런데 정말이지, 정말이지 내가 이 정도로 어린애란 말인가!

내 자신이 영 글러 버린 인간이라는 사실을 정말이지 알지 못한단 말인가. 하지만 어째서 내가 부활할 수 없단 말인가.




그렇다! 내 인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 신중해지고 끈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알렉세이 이바노비치는 자고리얀스키 장군 자녀들의 가정교사다. 장군의 가족들과 함께 독일을 여행중이다. 장군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재산을 상속 받은 후 블랑슈양과 결혼을 하기로 약속했지만 모스크바로부터 할머니의 부고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장군의 상황은 좋지 않다. 프랑스 후작 드 그리외에게 돈을 빌리고 재산을 저당잡혀 있다. 알렉세이는 장군으로부터 사람들에게 수행원으로 소개되고 밀린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장군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장군의 양녀인 뽈리나를 사랑하기 때문. 그러나 뽈리나의 마음은 오리무중이다. 마음을 알 수없는 뽈리나를 떠나지도 못하는 알렉세이. 뽈리나는 알렉세이에게 도박을 권유하며 돈을 준다, 한 판의 룰렛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도박에서 돈을 몽땅 잃은 알렉세이. 그리고 모스크바로부터 할머니가 도착한다. 너무나 당당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블랑슈양은 화를 참지 못하고 장군을 쩔쩔맨다. 자신이 가져온 돈을 도박판에서 모두 걸고 돈을 엄청 따지만 다시 모두 잃고는 모스크바의 재산을 장군에게 한 푼도 주지 않을거라며 다시 모스크바로 떠난다. 뽈리나는 알렉세이를 찾아오고 그와 밤을 보낸다. 그리고 뽈리나를 위해 도박판에 나서서 큰 돈을 따오지만 뽈리나는 그 돈을 알렉세이에게 던지며 알렉세이를 떠난다. 장군과 헤어진 블랑슈양은 후작과 떠났다가 그가 가난뱅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돌아오고 도박판에서 많은 돈을 딴 알렉세이에게 추파를 던진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이 실제로 노름을 하며 생긴 부채로 인해 책의 저작권을 출판사에 무상으로 건네야했고 27일만에 급하게 써내려갔다. 그러나 급작스럽게 만들어졌지만 노름의 심리와 노름판의 상황을 너무나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각각의 등장인물의 두드러지는 캐릭터가 책 속에서 튀어나올 듯하다.



노름에 빠진 이는 자신이 감정에 휩싸여 제대로 된 이성으로 상황을 판단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제 3자의 눈으로 보면 도박판의 도박꾼은 반은 미쳐있다. 자신이 꼭 이 판에서 돈을 딸거라는 생각에. 자신이 많은 돈을 잃고 할머니도 많은 돈을 잃은 것을 보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다시 도박판에 뛰어드는 알렉세이. 그는 귀족에 박사후보생이었다. 똑똑하고 장래가 유망한 젊은이였으나 사랑하는 여자의 꾀임으로 도박판에 자신을 저당잡힌다. 이성적이었던 사람이 점점 도박에 빠지고 자신에게 생긴 마지막 돈까지 도박에 거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돈을 따고 흥분하며 기쁨에 젖었다가 다시 또 모험을 거는 가슴 떨리는 순간을 맞이하는 주인공을 통해 독자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 안정과 불안을 반복한다. 무일푼이 되고도 다시 도박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장면에서는 독자의 아쉬움의 한탄이 절로 뱉어진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 변한 것일까? 알렉세이는 뽈리나의 사랑을 원해 그녀의 노예가 되기를 원하지만 뽈리나의 이중적인 태도에 절망을 맛본다. 그의 절망과 상실감을 달래줄 것은 엄청난 모험 속에 자신을 던지는 것이었을까?



<노름꾼>에는 알렉세이 외에도 남자를 조종하며 원하는 것을 빼앗아버리는 블랑슈, 사랑에 빠져 아이들도 내팽개치고 오로지 할머니의 죽음을 통해 유산만을 챙기려는 장군, 도대체 속을 알 수 없는 알렉세이의 연인 뽈리나, 연로했지만 예상을 깨고 주위를 호령하며 큰돈을 잃고도 흔들리지 않는 부자 할머니 등 캐릭터가 강한 인물들이 많아 노름꾼을 빛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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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의 꿈 열린책들 세계문학 123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박종소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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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의 꿈 / 도스토예프스키 / 박종소 옮김 / 열린책들




그건 정말이지 아주 굉장한 꿈이었소.

지금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나는 이중으로 행복감을 느끼는구려....., 좋습니다. 좋아요.....!




모르다소프시의 마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퇴역한 허수아비같은 남편과 기품있으며 자존심이 강한 아름다운 딸 지나를 둔 귀부인이다. 고단수의 정치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를 사람들은 미워하기도 두려워하기도 하는데 그녀는 주민 하나하나에 대한 중요하고도 깜짝 놀랄만한 추문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며 입이 무겁기도 하고 예의범절에 있어서는 나무랄데 없는 뛰어난 존재이다. 그런 그녀의 집에 K공작이 나타난다. K공작은 젊은 날을 재미있고 화려하게 보내다가 거의 전재산을 날리고 경매에 부쳐질 지경에 이른 자신의 영지에 가서 안착하게 되는데 먼 친척 중 한 분이 사망하며 K공작에게 유산이 떨어진다. 다시 부를 거머쥐게 된 K공작에게 모르다소프시의 사람들은 그에게 잘보이려고 애를 쓰고 마리야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다. 야심찬 계획이란 자신의 아름다운 딸 지나를 K공작과 결혼시키는 것. K공작은 태엽을 장치한 듯한 송장에 가까운 미라같은 노인이며 건망증인 듯 치매증세가 있는 사람으로 지나와 결혼시켜 공작부인으로 만든 다음 공작이 죽게 되면 그의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젊은 미망인 공작부인으로 재가를 시키려는 속셈이었다. 지나는 마리야의 속셈에 대해서 기겁을 하지만 뭔가 결심을 한 듯 어머니의 뜻을 따르기로 한다.


다른 집에서 이미 술을 마시고 마리야의 집에서도 술을 한 잔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중 지나의 노래를 듣는 K공작은 지나의 아름다움에 반하게 되고 마리야는 기분이 한껏 들떠 있는 K공작에게 결혼이야기로 분위기를 띄워 결국 K공작이 지나에게 청혼하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조용히 숨어서 듣고있는 빠벨 알렉산드로비치 모즈글랴꼬프. 그는 지나에게 청혼했으나 거절당했고 이후로도 계속 지나의 곁을 맴도는 남자이다. 이 남자는 K공작과 멀고 먼 친척으로 마리야의 속셈을 알고는 배신감을 느끼며 괴로워한다. 겉으로는 결혼을 허락할 듯한 여지를 주고 뒤로는 K공작과의 결혼을 계획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곧 마리야의 계획에 동조하는 듯 한데 K공작에게 공작이 지나에게 청혼한 것은 꿈이었다고 말해주는데....




<지하로부터의수기>후 도스토예프스키와의 두 번째 만남. <지하로부터의 수기>가 어둡고 무거웠다면 <아저씨의꿈>은 재미난 한 편의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 하다.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마치 영화를 읽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확실하고 각 캐릭터의 심리를 대사로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마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허영심 많고 상류사회에 진출해 부귀영화를 꿈꾸는 여걸같은 캐릭터이고 가정에서 자기 위치가 없는 허수아비같은 마리야의 남편 아파나시 마뜨베이치는 의존적인데 부인을 어머니라고 부를 만큼 마리야의 기에 눌려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모르다소프시의 부인들의 K공작에게 잘 보여 한 재산 뜯어내려는 듯한 분위기나 자신의 재산을 넘보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K공작은 현실과 꿈을 혼동하는 안쓰러울만큼 코믹적인 캐릭터이다.


등장인물들의 분위기로 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신분상승을 하려는 귀부인의 야심을 꼬집고 있으며 어머니의 반대로 사랑하는 이와 헤어졌으나 다시 어머니의 계획으로 노인에게 시집가야하는 가련한 캐릭터이지만 사랑하는 연인을 그리워하고 많은 남자들로부터의 청혼을 거절하는 모습은 어머니인 마리야와 대조되는 캐릭터여서 기품있는 아름다움이 돋보이기도 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벌>을 쓴 러시아의 작가로 그의 작품들은 무겁기만 한 줄 알았는데 <아저씨의꿈>을 만나 의외로 재미있고 의도치않게 흐른 불리한 상황을 등장인물이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한 번 책을 잡으며 놓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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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열린책들 세계문학 121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계동준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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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 도스토예프스키 / 계동준 옮김 / 열린책들

 

 

 

 

어째서 내가 벌레조차도 될 수 없었는지를.

벌레가 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것을 당신 앞에

엄숙히 말할 수 있다.

 

 

 

 

자신을 병든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관청에서 근무하는 관리였다. 뇌물을 받지는 않았지만 못된 관리였고 거칠었다. 본인의 행동에 만족을 느꼈고 뇌물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직장동료들은 '나'를 괴상한 놈으로 간주하고 혐오스럽게 여긴다. '나' 또한 동료들을 싫어했고 경멸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을 두려워했다. 우습게 보일지 모른다는 병적인 두려움이 있었다. 학창시절에도 '나'는 친구와 만남을 이어가지 못했으며 보통 언제나 혼자서 독서를 했다.

 

24살의 어느 날 '나'는 선술집에서 무심코 길을 막고 당구대 옆에 서 있었는데, 어떤 장교가 지나가길 원했다. 그러나 '나'는 모르고 있었고 그는 내 어깨를 잡고 조용히, 경고나 설명도 없이 나를 내가 서 있었던 곳에서 다른 데로 옮겨 놓고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지나갔다. '나'를 무시한 그를 '나'는 용서할 수 없었다.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인사도 나누지 않았던 친구들의 모임에 나가게 되고 약속시간을 속인 그들을 계속 기다리며 결국 만나지만 기다리는 동안 계속해서 자리를 뜨려고 해도 뜨지 않고 결국 친구들과 함께 직업여성들을 찾는다. 그곳에서 리자라는 여성을 만나는데 리자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말들을 쏟아놓는다. 리자는 손가락을 깨물어가면서 울음을 참는다. '나'는 리자에게 집주소를 주고 나온다.

 

 

 

 

 

'나'는 사회적 연결고리를 모두 끊고 자신의 집 지하에서 살아가는 마흔의 중년남성이다. 친척으로부터 유산을 받고 그 이후로 직장도 관두고 지하에서 칩거한다. '나'는 자신이 부족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우월감이 넘치며 자존심도 강하고 의심도 많으며 성도 잘 내고 가끔 발작까지 한다. '나'가 타인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월감을 느끼는 것은 학창시절 성적도 좋았고 또한 유일한 취미이자 도피처였던 독서를 많이 했던 탓인데 주위에 존경할 수 있는 대상조차 찾지 못했다는 것과 우울증, 신경질적인 갈망에 원인이 있는 듯 하다. 더하자면 '나'는 인간을 두다리를 가진 감사할 줄 모르는 존재이며 가장 큰 결함은 끝이 없는 무례함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결여되어 있다. 그러므로 자신에 대한 자존감도 없고 타인의 감정따위 소중하지 않으며 일상적인 삶을 사는 무례한 타인들에게 '나'는 우월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신은 벌레조차도 되지 못하며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여 지하로 스며들어 자신을 격리시킨다.

 

 

화자는 은둔자이다. 현 시대의 은둔자를 우리는 일본어에서 찾을 수 있다. 히키코모리. 집에 틀어박혀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데 이미 1970년대부터 있었다고 한다. 50년이나 되었으니 역사라고 볼 수 있는데 히키코모리는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므로 세상과 단절하고 자기혐오나 우울증 증상을 앓는다고 한다. 그런데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1864년에 발표되었다. 150년이 훌쩍 넘었으니 19세기에 도스토예프스키가 세상이 몰락하여 이런 인간이 나타날 것을 예상하고 쓴 것인지 아니면 그 당시에도 이러한 인간군상이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다. 1849년 문학모임에서 일련의 사건으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지만 황제의 특사로 강제 노동형으로 감형되는데 이 때 비참한 수용소 생활을 했다고 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독서를 많이 했고 간질증세를 앓았기에 발작을 일으켰으니 <지하로부터의 수기> 속 '나'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녹아낸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귀족가문의 자제로 태어난 그가 아쉬울 것 없었지만 수용소 생활을 통해 비참한 기분, 존중받지 못한 대우 속에서 자신이 나락으로 떨어진 느낌들과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가슴에 새기지 않았을까 싶다.

 

 

'나'라는 한 인간의 일기 같기도, 고백같기도, 자서전 같기도 한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으며 내용을 정리한 듯한 한 문장을 발견했다. 바로 도스토예프스키가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통해 하고픈 말이었을까?

 

 

"결론적으로 이것은 더 이상 문학이 아니라 교화시키기 위한 처벌이다. 결국 구석에서의 도덕적 타락과 적당한 환경의 결핍, 살아 있는 것들로부터의 소외, 그리고 지하에서의 자신의 과장된 악의 때문에 어떻게 내가 내 인생을 소진했는가에 관하여 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신에게 맹세코 흥미롭지 않다. 소설은 주인공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나는 이곳에 일부러 반(反)주인공의 모든 특징을 모아 두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불쾌한 인상들을 남긴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삶으로부터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며, 우리 모두는 더 많이 혹은 더 적게, 정도에 따라 비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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