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라이터
앨러산드라 토레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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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라이터 ㅣ 앨러산드라 토레 ㅣ 김진희 옮김 ㅣ 미래지향 






"완벽한 남편, 완벽한 딸, 그리고 완벽한 거짓말"






베스트셀러 작가 헬레나. 현재 집필 중인 작품의 80%를 썼는데 갑자기 집필 중단과 함께 은퇴를 선언한다. 그녀의 대리인 케이트는 헬레나의 은퇴라는 말이 와닿지 않는다. 은퇴... 라니. 32살의 베스트셀러작가가 왜? 더욱 놀라운 것은 새로운 작품을 쓸 것이고 그 작품의 대필작가를 헬레나의 경쟁 상대인 마르카 반틀리로 지목했다는 것.  마르카 반틀리가 어떤 여자인가? 7년간의 라이벌 전쟁의 상대 마르카, 4개월마다 베스트셀러를 출간하는 인기 로맨스 작가이다.  그녀는 비평가들의 호평과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출간 첫 해에 백 만 부가 팔린 헬레나의 책에 대해서 끔찍하고 밋밋하고 지루하다는 신랄한 혹평의 이메일을 보내는 여자다.  케이트는 난감해진다.  그리고 몇 년 만에 헬레나를 찾아간다. 그렇게 만난 헬레나는 케이트를 더욱 놀라게 한다. 헬레나는 암투병 중이며 겨우 3개월의 삶을 남겨두었기 때문.  


헬레나는 4년 전의 일로 남편과 딸을 잃었다. 4년 동안 홀로 고통을 삼키며 글을 써왔는데 어느 날부터 죽은 사이먼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며 샬럿이라는 기자가 자꾸 찾아온다. 만남을 거부하는 헬레나. 사이먼은 이미 죽은 사람인데 이제 와서 그에 대해 무슨 할말이 있다는 걸까?  한 편 중년의 농부같은 남성이 헬레나를 찾아온다, 자신을 마르카 반틀리라고 소개하며.  헬레나가 메스컴을 통해 알고 있는 마르카는 금발머리에 도톰한 입술을 가진 외설적인 로맨스를 집필하는 여성인데? 


둘은 헬레나의 연애시절부터 시작하는 글을 같이 쓴다. 그리고 헬레나가 사이먼을 죽였다는 사실에 점점 가까워진다. 헬레나는 왜 남편을 죽였을까? 그렇다면 베서니는 왜 죽은 걸까? 



32살, 베스트 셀러 작가, 은퇴, 시한부 인생, 대필작가로 경쟁 작가를 지목, 의문의 가족사. 이러한 조건들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하는 요소들이다. 더구나 남편을 다름아닌 자신이 죽였다니. 이쯤에서 남편을 살해한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남편은 어떻게 죽었을지. 정말 헬레나가 남편을 죽인 것인지. 많은 것들이 궁금증으로 다가올 때 작가는 헬레나라는 인물이 가진 캐릭터와 그녀가 어떤 결혼 생활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육아에 있어서 조금은 부족하고 정신과 의사인 친정어머니와 남편의 일치하는 생각으로 외로움과 고립을 느끼기도 하는 헬레나.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는 폐쇄적이고 예민하고 까칠한 그녀. 그녀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남편과 딸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묵혀두었던 진실을 토해내려는 헬레나의 모습은 안쓰럽다.  


7년 간의 경쟁 작가였지만 이제는 친구가 되어버린 50대의 농부같은 마크(마르카)와의 예상못한 관계도 모든 진실을 밝히려는 그녀의 용기도 <고스트 라이터>를 보는 재미이다.  젊은 나이에 시한부 인생을 담담히 받아 들이고 이겨 내려 애쓰는 강인한 모습이 <고스트 라이터>를 지탱해주는 큰 축이 된다.  등장인물들의 시선도 작품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지표가 되고 독자가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도록 여유있는 시간이 제공되는 흐름들 때문에 비교적 담담히 읽었는데 마지막에서 슬픔에 압도되는 것은 <고스트 라이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완벽함을 가장한 완벽한 헛점의 헬레나의 이야기, <고스트 라이터>였다.  고스트 라이터는 대필작가를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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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머니 GET MONEY
이경애 지음 / 밀리언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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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머니 GET MONEY ㅣ 이경애 ㅣ 밀리언서재




지금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짠테크와 주식을 하고 퇴근 후 부업으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한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부업을 한다. 앱테크 등의. 이들보다 조금 앞서 돈 공부를 했던 이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유튜브를 운영한다. 자신의 성공전략을 들려주며 유튜브 수익을 얻는다. 개중에는 유료채널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얻기도 한다.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금리는 계속 인상되고 공채 시스템은 사라지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더욱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어려워졌고 시대는 급변하고 있다. 서점에 가면 돈과 부에 대한 책이 넘쳐난다. 이것은 현재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 생각된다.



PD였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이제는 많은 젊은이들의 멘토가 된 신사**님은 운영하던 채널을 20억에 매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창업을 준비한다는데 이 시점에 어디선가 유튜버가 사라진다는 책을 보았다. 아직도 유튜브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이들이 있을 텐데 그들은 어찌해야 하는 건가? 미래를 예측한 것이기 때문에 틀릴 수도 있지만 세상은 이렇게 빠르게 변한다. 그러기에 젊은이들은 파이프라인을 고민하고 시드머니를 늘리려 하는 것일 터. 그것이 경제적 독립과 자유로운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세상이 이런데 혼자서 60, 70년대를 사는 것처럼 외면할 수는 없기에 나도 돈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였다. 아직 자녀들이 독립하려면 10년은 있어야 하고 우리도 은퇴가 10년 남짓 남았으니 지금이 바로 돈 공부를 해야 하는 때인 듯하다.

기자 출신이었던 저자는 인터뷰를 통해 만났던 부자들에게서 노하우를 배웠고 그것을 통해 자신도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노하우는 5단계로 돈의 본성을 파악하여 돈의 흐름에 탄 뒤 돈의 파트너를 구축하고 돈의 무대를 넓혀 돈의 재생산을 지속하는 것이다.



<#겟머니>를 통해 알게 된 부자들의 돈에 대한 생각은 탄탄하다는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돈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자신만의 돈의 정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나름 분석하고 정의를 내린 돈의 본성에 입각해 돈을 버는 것은 단순한 행위로서가 아니라 내적 욕구를 폭발하는 과정 즉, 자신의 삶을 찾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오로지 돈이 목적이 아닌 돈과 함께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에게 들어온 돈을 아주 적은 돈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나아가 돈의 흐름을 읽는다. 돈의 흐름을 읽어 내려면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때부터가 현실적인 마인드가 요구된다고 보인다. 그 현실적 마인드를 갖는 것이 참 힘든 일인데 그 마인드를 갖춰야 그 후 내 돈을 같이 불려줄 파트너를 구할 안목도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녀에게 부의 정서를 물려주는 것, 이것이 요약한 저자의 노하우 5단계이다.



매끄럽게 읽히는 글이 우선 좋았고 부자들의 다양한 돈에 관련된 일화들은 흥미로웠다. 나는 만날 수 없는 부자들의 생각들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자녀에게 물려줄 부의 정서라는 말은 색다른 문화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부를 일궈 대물림하여 대대손손 잘 먹고 잘 사는 가문을 이어가려는 정서를 가지고 있으니. 나도 받아 본 적이 없는 '돈'의 교육이라 자녀들에게 일상에서 경제적 관념의 교육은 아주 단순하게 해왔는데 좀 체계적으로 알려 주려면 <#겟머니>를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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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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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ㅣ 수잔 레드펀 ㅣ 이진 옮김 ㅣ 밝은세상





지나간 일들은 결코 돌이킬 수 없었다.

한 가지 결정을 내리면 많은 일들이 연쇄적으로 달라진다.

실수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 출발했던 곳,

혹은 가고자 했던 곳과는 전혀 상관없는 어딘가에 서있게 된다.



딸 매티와 조카 스키퍼, 그리고 폭력을 일삼는 남편 프랭크와 함께 사는 하들리는 결혼한 여동생 바네사에게 스키퍼를 데려다주는 여행을 통해 남편으로부터 달아날 계획을 세운다. 출발한 하들리는 아이들을 호텔에 두고 혼자 남편의 회사로 돌아가서 남편의 금고를 찾으려 한다. 그런데 회사에서 마주친 남편의 부하직원 그레이스. 그레이스는 자신이 금요일 10시에 회사에 있다는 것을 들켰고 하들리가 찾는 것이 프랭크의 금고라는 것을 알고 찾아주는 대신 50퍼센트의 중개 수수료를 요구한다. 둘은 무사히 돈을 찾지만 이 과정에서 서로의 신경전으로 하들리는 발목을 다치고 각자 헤어지려 했지만 왠지 모를 감정 때문에 하들리를 차에 태워준다. 그리고 둘은 프랭크의 금고에 있던 어마어마한 돈을 챙겨서 달아난다. 하들리의 발목 치료를 위해 병원에 들렀다가 누군가가 하들리를 찾는 것에 놀라 그들은 급히 병원을 떠난다. 그리고 시작된 그들의 도주. 그런데 그들을 FBI가 좇고 있다. 왜?


프랭크의 돈은 불법적으로 번 돈이었기에 FBI가 주시하고 있었는데 CCTV에 찍힌 하들리와 그레이스를 보고 FBI가 그녀들을 좇기 시작했다. 마크 요원은 그녀들을 좇다가 하들리와 그레이스에게 잡히고 만다. FBI 요원이 일반 여성의 인질이 되었다는 사실에 마크는 수치스러워하지만 증거물인 돈만 넘겨주면 그녀들을 도와줄 생각이었는데...




p. 206 현재 벌어지고 있는 모든 상황과 이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녀 자신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범죄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매티와 스키퍼가 각자의 방에서 안전하게 쉬고 있다면, 다시 따스하고 편안한 침대에 누울 수 있다면, 차라리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저지른 일들을 없던 것으로 할 수 있다면, 차리리 그레이스를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남편의 폭력을 15년이나 견뎌온 하들리는 금고에서 돈을 꺼내면서 발목을 다쳐 도주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게 되었다. FBI에게 좇기는 신세가 되었고 헤어져야 할 그레이스에게 신세를 지게 되었다. 두렵기도 하고 막막한 하들리. 사랑하고 사람도 좋지만 도박에 빠져 집까지 날린 남편 지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군 복무 중이면서 도박에 빠져 집까지 날려 버렸다. 이제 그를 떠나야 할 때라고 결론 내린 그레이스는 하들리와 같이 행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하들리를 떠나지 못한다. 자신은 그렇게 힘들었던 아들 마일즈를 잘 다루는 하들리. 서로를 처음 보았고 프랭크의 돈을 훔친 공범이 되었지만 각자의 길을 떠나고자 마음먹지만 티격태격하면서도 유대감을 키워가는 그녀들.


어찌 보면 그녀들은 평범했고 어찌 보면 단순한 더 주행이었을 그녀들의 행보가 깨끗하지 않았던 프랭크의 돈 때문에 실시간으로 티브이에 보도되고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델마와루이스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는 <#하들리와그레이스>는 여러 면에서 닮은 점이 많았다. 델마와 루이스를 본 사람들에게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을 엔딩 장면. 여러 가지 감정이 드는 엔딩이었는데 절망적이면서도 용감하고 슬프면서도 과감했기에 #하들리와그레이스의 엔딩도 기대가 가득했다. 델마와 루이스, 그리고 하들리와 그레이스는 모두 자신을 사랑했기에 현재를 버리고 더 나은 미래와 행복을 위해 과감히 떠남을 시도했다. 그런 점에서 그녀들의 떠남을 응원했고 매 순간 조바심이 났다. #로드무비는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컨셉과 잘 들어맞는다. 여행과는 달리 도주와 변수의 의미를 담고 있어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폭력을 감수하며 살고 있는 여성들이 있다는 점, 그러나 그녀들은 용기가 있고 자신을 놓아버리지 않고 사랑한다는 점 등에서 응원했던 <#하들리와 그레이스>. 스톡홀름 증후군을 떠올리게 하는 예기치 못했던 하들리의 로맨스와 접점이 없었지만 도주라는 공통점으로 뭉친 그녀들의 유쾌하면서도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성장스토리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서를 지원해 주신 밝은세상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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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심리학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지음, 박효은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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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심리학 ㅣ 장프랑수아 마르미옹 지음

박효은 옮김 ㅣ 오렌지디




드라마의 중심에서 가장 거대한 음모를 꾸미는 노인 일남과

번쩍거리는 동물 가면을 쓴 VIP 집단은 지긋지긋한 권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들만의 맞춤식 서커스를 즐긴다.

우리는 어떤가?

우리를 즐겁게 해 주고 그 즐거움을 지속시켜 줄 무언가를 기대하며

수십억 개의 데이터, 공연, 노래, 개그,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말 분노를 인터넷상에서 찾아 헤매지 않는가?

우리가 VIP 집단과 다를 바가 있는가?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 <#오징어게임>을 보았을 때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단적으로 말해서 현재 2022년의 한국 사회의 현실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리에게 희망이나 상호작용 등을 빼놓고 돈을 향해 경쟁적이고 경쟁에서 도태되면 나가떨어져 사회의 어둠 속에 한 일원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힘들었다. 현재의 나쁜 상황을 영상으로 옮겨 놓으니 무섭기도 했고 그 안에서 보이는 인간 군상들과 그 인상 군상들의 여러 가지 마음들이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이면서도 이기적이고 포악한지 볼 수 있는 영화였다는 생각에 재미있다는 느낌보다는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비밀을 가진 인물들의 등장, 인물들의 얽힌 관계의 갈등, 매번 다른 게임의 제공, 그리고 진행요원과 프런트맨, VIP의 비밀,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반전의 반전 등이 바로 오징어 게임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일 것이다. 두 개의 계약서를 쓰고 게임에 참가하며 456 대 1이라는 많은 경쟁자 속에서 매 게임에서 탈락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폭력적이며 야만적인 게임에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참가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오징어 게임은 할리우드가 주목한 영화였다. 오징어 게임 속 참가자들의 의복과 달고나 KIT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했고 지질하고 지저분해 보였던 기훈 역을 맡은 이정재가 이렇게나 멋지고 잘생긴 배우였음을 알고 놀란 세계의 많은 여성들이 그를 향해 환호했다. 열광이라고 표현해도 절대 넘치지 않는 오징어 게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불러온 결과는 프랑스의 한 심리학자이자 인문과학 저널리스트인 장프랑수아 마르미옹이 <#오징어게임심리학>이라는 책을 쓰게 했다. 작가는 자신의 분석으로 한국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기를 바랐고 나는 <오징어게임>이 특정 문화와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인간 보편의 문제라는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21세기를 사는 지구인들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공산주의냐의 이데올로기에 상관없이 경쟁이라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고 관계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오징어 게임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의문과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왜 돈에 열광하게 되었고 돈이 얼마가 있어야 우리는 행복을 느낄 것인지 등등. 저자는 456억 원을 거머쥔 기훈이 돈이 VIP들에게 쾌락을 줬을지는 몰라도 행복을 주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덧붙이며 "돈이 얼마가 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힘은 돈이 아니라 믿음과 의리에서 나온다."라고 했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책은 총 다섯 개의 큰 기둥으로 나눠지고 각자의 기둥 안에 3개의 챕터의 이야기와 심리학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VIP였던 일남은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어린 시절을 되찾으려는 마음으로 게임에 참가했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권태라는 감정 때문이었는데 저자는 이 권태를 전기 충격 실험과 연결 지어 설명한다. <오징어게임>을 보면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기도 하는데 그 도덕에 대해 설명을 하기도 하고 인질이 인질범에게 느끼는 감정을 설명하는 스톡홀름증후군과 군중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심리학적 요소들이 꽤 많음을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데 그만큼 인간의 심리가 매우 복잡다단하다는 것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좀 더 그 인물에 다가갈 수 있고 작품을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데 심리학의 돋보기로 오징어 게임의 스토리와 인간 심리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런 점에서 <오징어게임심리학>은 마치 <#오징어 게임>의 해설서, 참고서 같은 느낌이다. 스토리에 끌려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금세 지나쳐버렸지만 다시금 <#오징어게임심리학>을 읽으면서 리뷰하는 시간들은 좀 더 탄탄해지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오징어게임심리학>을 같이 읽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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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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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ㅣ 허태연 ㅣ 놀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 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얼마 전 제주도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만난 <#하쿠다 사진관>은 다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떠올리게 했다. 제주는 정말 하늘과 바다가 예쁜 섬인데 책을 읽으면서 계속 하늘과 바다가 생각나고 그러다 보니 가상의 무대이지만 하쿠다 사진관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다시 제주로 간다면 하쿠다 사진관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리얼한 이야기들과 제주의 문화가 가득 담긴 하쿠다 사진관은 제주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소박한 삶이 예쁘게 담겨 있다.



연제비는 다니던 사진관을 그만두고 제주로 여행을 오게 되었는데 돈도 떨어지고 배낭을 물에 떨어뜨려 핸드폰이 젖어버렸다. 서울로 간다 해도 돌아갈 곳이 없는 신세였기에 막막했던 제비는 얼떨결에 사진관에 취직을 하게 되었는데 특이한 이름의 사진관이다. 바로 하쿠다 사진관. 하쿠다는 '하겠다', '할 것이다'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일까? 사진관에서의 근무 경험이 있는 제비는 사장인 석영의 도움으로 숙소를 구하고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손님 예약이 아예 없는 하쿠다 사진관. 제비는 사진관의 영업방식을 잘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손님이 없는 사진관에 도움을 주고자 사진관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손보게 되고 드디어 첫 손님을 맞이하게 된다.



<하쿠다 사진관>은 제주 자체라고 생각된다. 많은 이들이 즐거움을 찾으려고 제주를 찾듯이 즐거움을 찾으려 사진관을 찾는다.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게 된다. 하쿠다 사진관에는 다양한 손님들이 온다. 웨딩 사진을 찍으려는 신혼부부, 프리다이빙 체험 손님, 형사, 지질학자, 여행 온 가족 등 많은 이들이 사진을 의뢰하고 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의 삶도 함께 엿볼 수 있는데 애환이 가득하다. 나와는 다른 경험을 한 이들의 이야기는 낯설고 힘들지만 마음이 치유되고 희망을 얻는 것으로 연결된다. 이들 외에도 해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도 마주하게 된다. 여러 기회를 통해 해녀의 존재는 쉽게 만날 수 있지만 그들의 삶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간 이야기 속 해녀들의 삶은 좀 더 짙게 다가온다. 이렇게 <하쿠다 사진관>은 여러 사람들의 사람을 간접 경험하기 때문에 한 권의 책이지만 여러 권의 책을 읽은 듯한 착각이 든다.



<하쿠다 사진관>에서는 구수하면서도 재미있는 그들만의 독특한 방언을 접할 수 있고 바다축제를 통해 축제를 대하는 그들의 자세나 염원도 알게 된다. 또한 괸당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제주에서 근무했던 남편을 통해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단어가 있는 줄은 몰랐다. 육지를 동경하면서도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갔던 삶 속에서 생겨난 특이한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하쿠다 사진관은 중간중간에 의미 깊은 문장들도 많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다가도 멈칫하고 다시 읽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대목들이 꽤 있다. 가볍게 읽었다가 다양하고 진한 삶에 머물러 생각하게 하는 은근 무게감이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책을 읽으면서 제주의 풍경이 자주 머릿속에 그려졌는데 그만큼 작가가 제주를 잘 표현했기에 가능한 듯하다.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가 삶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 여름에도 깊은 가을에도 읽기 좋은 소설, 삶의 애환과 희망과 재미가 있는 소설, 가볍지만 무겁기도 한 소설. 한 권이지만 여러 권 읽은 듯한 소설. 누구에게나 추천해줄 수 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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