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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가 게이츠에게 -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빌 게이츠 시니어, 메리 앤 매킨 지음, 이수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성공은 무서운 집중력과 반복된 학습의 산물이라고 말콤 글래드웰은 말한다. 다시 말해 성공은 열정과 노력의 산물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스토리는 보통사람들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행동, 습관, 사고방식 등 사소한 차이로 시작해서 급기야는 따라 잡을 수 없는 엄청난 차이로 변한다. 그들의 성공은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보통 사람과는 다른 우월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것일까? 흔히 성공한 사람들을 떠올릴 때 한번 쯤 해 봤음직한 궁금증이다. 어쩌면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이 다름에서 오는 차이로 인한 자기합리화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과 우리의 차이는? 나는 집념이라고 본다. 레이저 같은 집념은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하고 성공에 다가 서는 우연의 요소를 기회로 변화시킨다. 그러나 집념의 본질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도움과 영향을 주는 객체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대개 성공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롤모델로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꼽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건희 회장이 그랬고 빌 게이츠 또한 그랬다. 빌 게이츠는 금세기 최고의 갑부다. 그의 성공이 물질적인 부에만 집중되었다면 그의 영향력이 반감되었겠지만 그는 실천하고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건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을 보여 준 인물이다. 또한 모든 사무실에 컴퓨터를, 모든 가정에 컴퓨터가 놓여 지기를 바라며 품었던 원대한 꿈을 마침내 이뤄낸 컴퓨터의 황제다. 그의 업적이 증명해 주듯 성공의 견인차가 무엇인지 우리는 숱하게 듣고 보았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 열정, 집념이 있기 이전에 현재의 그를 만들고 일으켜 세우는 데 크게 일조한 것은 바로 그의 부모라는 사실이다. 부모는 모든 아이들에게 위대함을 일깨워 주는 정신적 지주이기 때문이다.
아버지 게이츠는 근면과 검소, 가족 간의 사랑과 헌신, 왕성한 호기심과 독서, 자녀에 대한 존중, 나누고 봉사하는 삶,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최고의 이념으로 삼았다. 이러한 확고부동한 의식은 게이츠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이는 당연한 귀결이다.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공동체의 일원으로 협업과 책임의식을 몸소 실천하고 배웠다. 또 통나무집짓기 체험을 통해 사소한 습관의 위대함으로부터 인내를 체득했다. 치리오 캠핑 활동을 통해 남과 나를 구별하고 다양성을 스스로 체득하였을 것이며 연대의식과 자신에게 합당한 본분과 소임을 터득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게이츠가 평범해 보이는 삶의 체험을 통해 다른 보통 사람들보다 앞서서 깨어 있는 사고로 무장하고 창의적인 에너지로 넘치는 사람으로 만든 주효한 원인에는 아버지 게이츠가 밑바닥부터 차곡차곡 뿌려 놓은 정성이 빚은 가치관의 산물이다.
우리는 성공의 열쇠를 발견한 이들에게 일반화된 착각을 하는지 모른다.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 놀라운 사실이 있을 것이라는 무모한 생각.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아버지 게이츠가 삶을 소망하는 자세를 보아 알 수 있듯 크게 생각하는 자세, 즉 호연지기에서 비롯된다는 확립된 사실이다. 아들 게이츠가 자수성가해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계기도 게이츠부부로부터 물려받은 건강하고 올바른 생각의 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틀 속에 자신이 겪고 배운 경험을 오롯이 담고 긍정의 힘을 성장 동력으로 삼았던 계기도 부모의 아우라가 만든 영향력이다. 기실 삶의 성공은 단순한 이치에서 시작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단순한 속성이 지속되는 데에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우리는 안다. 제 아무리 좋은 이념과 개념을 알고 있다하더라도 실천하지 못하는 삶은 불안과 허무만을 불러들인다. 때로는 삶은 우리에게 과감한 용기와 실천을 요구한다. 담대한 포부는 행동을 견인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고 시련은 인내를 담금질하는 재료가 된다. 그러므로 성공은 반드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남을 대할 때 세상은 나를 향해 문을 열어젖힐 것이라는 진실처럼 말이다.
아버지 게이츠는 사회적 책임을 무엇보다 강조하였다. 타고난 지능과 탁월한 재능이 있다할지라도 성공의 원동력은 사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자칫 교만함과 거만함에 빠질 수 있는 위치임에도 항상 소외받고 배우지 못한 세계의 이웃을 향해 물심양면으로 기부를 실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눈여겨보아야 하는 대목이다. 인간은 고립된 채로 살아갈 수 없다. 건강한 사회는 나눔의 기쁨이 충만한 사회다. 나와 너를 이어주는 우리라는 정체성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열린 생각의 시원이다. 그러므로 사회의 최소 구성단위인 가족의 역할과 바로서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로부터 연결되는 애착관계를 통해 건전한 의식을 키우고 세상과 소통하는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한다는 이치겠다. 이것이 오늘날의 게이츠를 만들었다는 아버지 게이츠의 생각은 허영, 이기심, 편법, 탐욕과는 거리가 멀다. 진심으로 대하고 크게 보았기에 가능했다.
이 책 <게이츠가 게이츠에게>는 게이츠의 아버지가 쓴 자전적 에세이다. 게이츠를 낳아 기르는 동안 경험한 삶의 단상이 고스란히 체화되어 피어난다. 아버지 게이츠는 현재 팔순이 넘었으며 워싱턴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활발한 변호사활동을 통해 사회경력을 쌓고 다양한 공공단체에서 활동하였으며 현재는 빌 게이츠&멜린다 재단의 이사장으로 있다. 최고 갑부의 아버지로 교만해지기 쉬운 위치에서라기보다 한 사람의 아버지로서의 평범하고 소탈한 일상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 속에는 소박함, 청빈함, 굳건함, 원대함이 한데 어우러져 그들이 함께 걸어 다져 온 인생항로와 동반했다. 아버지로서, 인생 선배로서, 친구로서 훌륭한 롤모델이 되어 준 그의 이야기는 부모의 정체성을 묻게 만드는 좋은 귀감이 된다. 삶을 대하는 자세와 아울러 나아가 소명의식을 통찰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삶에 대처하는 자세와 방향성에 대해 성찰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