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불 - 휴먼에너지, 미래를 이끌어갈 원동력
정지훈 지음 / 열음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제3의 물결"을 예고했던 앨빈 토플러는 미래사회의 특징으로 탈동시화, 국경의 소멸, 복잡성, 지식의 역할증대, 진부해진 경제모델을 선제적으로 꼽았다. 그가 내세운 미래의 모습은 변화의 현란한 속도에서부터 오는 섬멸적인 현상이다. 인류는 적자생존과 치열한 자연선택의 과정을 거듭해 왔다. 도구를 사용하고 자연을 다스리며 획기적인 기술의 구현을 통해 강력한 진화의 패러다임을 이뤄냈다. 이제 그 변화의 중심에 다시 인간이 섰다.  인간이 불을 발견하고 다시 전기를 넘어 원자력으로 이어지는 위대한 혁명의 과정은 다시 인간에게 로다. 이 책의 저자가 제시하는 미래 사회의 핵심은 휴먼에너지, 인간의 감성과 지성의 총아가 결합된 드림 소사이어티를 의미한다.

 

        찰스 다윈은 "이 세상에 살아남는 생물은 가장 힘 센 것도, 가장 지성 높은 것도 아닌 바로 변화에 가장 적응을 잘 하는 생물만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미래를 장밋빛으로 그려 갈 지 아니면 암울한 재앙의 거친 물결로 그려 갈 지는 인류의 손에 그 생사여탈권이 쥐어 져 있다는 명제는 이미 예견된 숙명적 현실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인지조화를 위태롭게 하는 단초다. 하지만 미래를 향한 도전은 성미가 급한 야생마다. 준비된 자에게만 허락된다는 진부한 조언으로는 어림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하고 준비해야 할까? 이 책은 미래에 구현될 현실을 실체적으로 보여 준다. 이 책을 통해 오늘 속에서 내일을 읽는다면 미래 혁신의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는 웹상에서 이미 유명한 파워블로거다. 그는 가상과 현실의 세계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의사로서 IT전문가로서의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는 변화주도적인 인물이다. 그가 통찰하는 미래의 세계는 소셜 네트워크의 구현이다. 아직 생소하고 낯선 세상이지만 흥미롭다 못 해 경이롭다. 서부개척시대의 불모지를 선점해 나가는 프런티어의 혁명 전사처럼 광활한 도전의식이 흘러넘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할 것이며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 지를 세밀하게 짚어주는 매뉴얼로 작동한다. 세상은 두드리면 열리고 구하면 얻는다는 말이 있다. 디지털혁명을 통해 펼쳐지는 세상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소통과 공감이 춤추는 기회의 세상이니 말이다.

 

        책은 5장으로 나누어 미래사회의 키워드를 소개하고 제 분야의 미래를 엿보았다. 전문적인 IT용어가 넘쳐 나지만 저자의 친절한 설명과 예시로 이해를 돕는다. 오픈소스, 크라우드소싱, 롱테일, 페이스 북 등등. 미래의 IT생태계환경을 구축하는 줄기와 뿌리로서의 기능적 관점을 제시하였다. 그 속에 인간의 감성과 기술이 결합되면 세상을 바꾸는 혁명이 시작된다는 얼개다. 그 중에서도 단연 트위터가 돋보인다. 이 책이 트위터에 유독 관심의 초점을 쏟는 이유는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새로운 지평을 열 자양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스티브 잡스의 근황과 빌 게이츠의 의중을 실시간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세계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다면? 바로 트위터다. 트위터는 세상을 향해 열린 소통의 공간으로 계층, 계급, 장애, 성별을 불문한다.

 

        미래사회의 성장 동력은 참여와 공유로 움직인다. 개인의 참여를 통해 콘텐츠가 형성되고 다시 공유를 통해 문화를 선도하게 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1인 미디어시대를 열고 단방향 소통을 양방향 소통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모든 인간의 역량이 집중되고 강화될 때 미래는 증강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이다. 그러하기에 저자가 통찰하는 미래사회는 창의적인 사고로부터 비롯된다. 매시업을 통한 프로슈밍을 실현하고 바이럴효과를 주도하는 중심축이 될 것이다. 협업을 통한 생산혁명과 소비패턴을 변화시키고 누구나 동등한 지위를 누리게 된다. 아이러니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소통을 부르짖고 인권을 역설하던 과거의 지난한 투쟁의 한 순간이 획득되는 꿈의 실현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바라 본 미래사회가 거침없이 펼쳐진다는 보장은 있는가? 그것은 인간의 의지와 믿음 그리고 창의력에 달렸다. 기존의 가치를 새로운 물질로 채워 넣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작은 불편과 장애는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성의 상실과 소외현상은 극복해야할 과제다. 가상의 현실과 현실의 세계를 혼동함으로써 파급되는 과장된 세상과의 부조화된 경계를 예의주시해야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실시간 소통의 기술을 통한 재해구조 및 조난구호작업의 현장은 피상적인 단면에 불과할지 모른다. 강점이 된다는 것은 약점이 될 수 도 있음을 또한 의미한다. 트위터가 사생활의 침범과 또 다른 인권침해의 도구로 이용될 수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재된 약점을 외부적인 환경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오픈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모든 디지털 기반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사고가 관건이다. 제품에 감성을 덮어씌우고 이야기를 담을 때 브랜드밸류를 만든다는 기조는 인간의 심리를 담고 있다.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에 기반을 두고 행위를 할 것으로 기대를 하지만 실제는 감정에 더욱 치우치는 경향이 강하다. 또 행동경제학자들이 말하는 휴리스틱(주먹구구)현상처럼 불완전한 모순을 동시에 보인다. 이처럼 행위와 실제의 극단을 오고가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의 다른 모습이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가동되는 미래세계는 인간의 불완전한 본성을 치밀하게 보듬어야 할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렇듯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현실로 다가 설 무궁무진한 꿈의 신세계를 보았다. 변화는 사소한 행위로부터라는 명제처럼 디지털로 촉발된 미래혁명을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 미래는 혁신가를 꿈꾸고 무한 상상에너지를 샘솟듯 분출하는 열정적인 에너지를 자양분으로 삼는다. 누구나 표현하고 자유를 누리고 최고의 자아를 실현하는 이상향은 이제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그 중심에 우리 모두가 있으며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을 잉태하는 주제도 인간이다. 140자 트위터를 통해 연결되고 블로그를 통해 규합되는 소셜 미디어사회는 인간의 숨어 있는 잠재력을 흥분하게 한다. 거대한 용트림처럼 제4의 불로 인간을 지목한 저자의 거대담론은 신세계로 가는 미지의 영역을 확장시켜주는 확대경에 다름 아니다. 21세기를 준비하는 당신, "Are You Re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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