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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오빠 부자 동생
로버트 기요사키 외 지음, 이주혜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한 갤럽조사에 따르면 부자의 마지노선은 자산 30억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제적으로 자유롭고 인간답게 사는 데 아무런 불편함 없는 생활을 영위하는 최소의 기준이기도 함을 뜻한다. 부자와 빈자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흔히 부자가 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을 의미한다. 이러한 부자의 개념은 자본주의사회일수록 궁극의 목표로 이해되곤 한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가르는 사회적 메커니즘에 의해 누구나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기를 소망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자라면 성공한 사람쯤으로 넘겨짚는 일이 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자의 개념이 평면적인 의미인 경제적 범주로만 국한해서 규정 짖는다면 부자가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구나 바라지만 누구나 될 수 없는 것이 부자다. 한 때 “부자아빠”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로버트 기요사키는 부자를 다면적인 방법으로 해석한다. 이 책 <부자오빠, 부자동생>은 부자가 되기를 열망하는 마음에서 더 나아가 뚜렷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부자가 되기 위한 기준은 산을 오르는 방법만큼 부지기수로 많다. 세간에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도서의 종착역인 성공을 위한 보너스가 부자로 이끄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책들은 하나같이 최선을 다하고 열과 성을 쏟아 붓는다면 부자는 멀지 않은, 곧 우리의 모습을 미리 대변해서 투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종의 자기암시와 같은 주문처럼 흔해빠진 성공주문을 덮고 나면 캄캄한 어둠에 금방 노출되는 아득함만 남는다. 분명하게 보고 만지고 체득했지만 실체가 없는 허상을 본 것처럼 허무함이 도사리는 것은 목적과 현실의 간극이 주는 현상 때문이리라.
나 또한 이 책의 표지만 대충 훑어보고 여느 자기계발도서와 엇비슷하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그 짐작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책은 로버트 기요사키와 그의 동생 에미 기요사키의 전기를 통해 자신들이 성찰한 삶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올바로 바라보는 지혜를 얻는 과정을 담은 책이었다. 오히려 술술 막힘없이 풀어가는 자전적 이야기에 몰입되고 깨달음에 한 걸음 성큼 다다른 커다란 만족감이 어마무지하게 남는 희열이 상당한 책이다.
로버트 기요사키와 에미 기요사키는 다르면서도 같은 성향을 가졌다. 세상을 향한 도전의 몸부림은 비록 달랐지만 공통점을 갖는다. 둘은 21세기판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벅민스터 풀러를 멘토로 삼았다. 벅민스터 풀러는 탁월한 선견지명으로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주창한 미래학자로 보기 드문 통찰력이 예리한 지식인이다. 그의 책 <우주선 지구호 사용설명서>에서 인간의 지속가능한 가능성을 역설하고 협력과 공생을 통한 인류의 비전을 제시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영향으로 기요사키 남매는 분명한 삶의 지침을 벅민스터 풀러를 통해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은 로버트와 에미의 관점으로 나누어 성공스토리를 풀어 나갔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받아들인 보편적인 원리를 구획하고 나눈 계기도 소명의식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는 원리는 4가지로 ‘모든 개체는 복수다’, ‘선행(先行’), ‘단명화(短命化)’, '지체(遲滯) ‘의 조합이다. 이들 요소들이 혼합하여 상승하기도 하락하기도 한다는 것이 인생을 아우르는 기준점이다. 동양적 사상과 결부된 형이상학적인 차원을 논하기도 하지만 간명하게 상대적 관점을 지칭하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 인간의 행위는 관계 속에 파생된 상대적 관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위 4가지 요인이 그러한 상대성을 내포하고 있는 이유 또한 인과관계의 연관성, 파장범위, 간섭현상을 모두 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요사키 남매는 물질세계와 정신세계의 조화로운 어우러짐을 추구했다. 예컨대, 단순히 부자가 된다는 희망만으로 이루어 질 수 없듯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이 소명의식으로 발전할 때 선한 부자가 된다는 논리겠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순간에 노출된다. 뜻하지 않은 좌절과 고통은 당시로는 어렵고 고통스러운 순간이지만 한편으론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스스로 무엇을 얻고자 바라는 강한 집념과 영적인 소명의식이 결합된다면 성공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무한 잠재력이다. “희망은 희망 없는 자의 몫이다.”라는 로버트의 말처럼 인생은 가능성이다. 그러하기에 살만한 가치가 무궁무진한 희망이 넘쳐나는 곳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