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 뒹굴거리다 늦은 점심으로 조기구이가 나왔다.
옆지기는 아이들을 챙기느라 살만 살금살금 발라 주느라
정신이 없다. 대충 눈치껏 작은 녀석에게 잘 익은 부위만
골라 발라 내 주고 얼른 한 모금 삼켰다.
그게 화근이었다. 평소 기관지가 좁아 목이 잘 붓는 편인데
생전에 없던 생선가시에 걸리고 만거다. 아프다기 보담
가뭇가뭇 걸리는 것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물도 들이키고 맨밥도 한술 꿀꺽 삼켜 보았건만 요지부동이다.
눈에라도 보이면 위안이라도 되련만 보이질 않으니 답답하기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래도 큰 불편함이 없으니 참기로 하고 하루를 보냈다. 오늘
출근하자마자 병원으로 내달려 잠시의 손놀림으로 상황종료.
허무할 만큼 간단하다. 생각보다 크다. 어떻게 저런 걸 목에
넣고 견뎠을까. 미련하기가 곰보다 더 하다. 의사도 한마디
거든다. 이런 경우 참지 말고 병원으로 바로 오시는 게 좋단다.
자칫 잘못하면 생선가시가 인후를 찌르고 들어 가 염증도 생기고
제거하는 데 곤혹을 치른단다.
가만 생각해 보면 사소한 게 큰 일로 변하는 게 세상이치다.
쓰나미처럼 몰아 닥치는 재앙도 알고 보면 바람길이 바뀌고
자연의 이동으로부터 시작된다.
참을 때와 나아갈 때를 안다는 것은 살아가는 지혜다.
생선가시 하나로 출발한 불편이 삶의 법칙까지 눙치고 있지만
산다는 게 다 그런 게 아닐까? 불편도 모아 두면 습관이 되어
무엇이 불편함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장애의 그늘이 되지 않겠는가.
파르르 불면 날아갈 듯 가벼움이 아닌 진지한 생활의 태도가
더 없이 필요함을 새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