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션 - 생각의 연결이 혁신을 만든다, 세계를 바꾼 발명과 아이디어의 역사
제임스 버크 지음, 구자현 옮김 / 살림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인간이 존재하기 위해 발명은 시작되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때로는 불편해서 때로는 탐욕으로 인해 이도저도 아니면 우연을 가장해 인간은 발견과 진화를 거듭해 왔다. 불을 다스리고 도구를 사용하였다는 지극히 원시적인 출발은 현재의 모든 발전의 과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도 과언이 아니겠다. 씨를 뿌리고 쟁기를 사용하고 관개수로를 개설하는 일련의 연속행위들은 불편함이라는 정신적 출발점의 모토를 공유하지 않았겠는가. 기실 우리를 둘러 싼 문명의 실리적 혜택의 풍요로움도 어느 누군가의 불편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명제라 하겠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 책 <커넥션>은 드러난 생각의 연결고리가 그물처럼 촘촘히 얽혀 있어 읽는 재미가 남다르다. 모 통신사의 광고 문구처럼 ‘~때문에’ 세상이 바뀌고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진실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일까? 인간이 발명한 모든 것들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하게 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저자가 훝고 통찰한 발명의 시금석은 인류사적으로 중대한 역사적 사실이자 기록임은 불변의 진리다.




수레로부터 출발하여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이동수단의 발전은 인간을 물리적인 공간의 경계를 허물게 된 원인이다. 하나의 생각이 파생되어 여타 밀접한 관련분야의 발전과 혁신으로 이어졌다. 전혀 별개의 영역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게 된 원인도 결국은 인간이 낳은 생각에서부터 일테다. 당시로서는 광기어린 미치광이로 보았거나 하릴없는 행위로 치부되었을지라도 변화는 무섭게 전이되었다. 이러한 혁신의 공통점은 인간의 태도와 수용의지로부터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일련의 사건들이 진행되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주제이다. 각 사건이 언제 어디에서 일어났는지 이유를 밝히다보면 거기에는 사고, 기후 변화, 천재, 손재주, 주의 깊은 관찰, 야심, 탐욕, 전쟁, 종교적 신념, 속임수, 그 밖에 수많은 요인들이 뒤섞여 있다.(P-37)




책은, 인간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과 매개한다. 그 범위 또한 필요하다면 헬레니즘문명부터 현재의 문명까지 광범위하게 아우르며 세세하게 나누고 쪼개어 연결고리를 찾았다. 도시가 생기고 사회를 이루고 그 속에 담긴 관계를 규정하고 구획하는 규범들을 통해 일정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배경도 혁신을 위한 주춧돌이었다. 말을 타고 사냥을 하고 더 빨리 더 넓게 더 강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구의 필요는 현실적 욕망이 기폭제가 되었음은 당연한 이치다.




이처럼 인간이 가진 단순하게만 보였던 생각의 우듬지가 공간, 시간의 물리적 거리를 단축시키고 때로는 확장하는 중요한 변수였다. 물론 인간을 유익하게만 하는 것으로 발명이 이루어졌던 것은 아니다. 우연히 우라늄이 분열되는 과정에서 발견된 핵분열로부터 원자폭탄이 뒤따른 것도 인간의 탐욕과 야심이 주된 이유다. 어느 시점과 장소에서 어떤 의도로 생각의 설계도가 그려졌는지에 따라 인간의 행태를 뒤바꿀 무시무시한 결론에 도달한다는 인과율의 법칙이다. 그러므로 저자 제임스 버크는 다양한 시각으로 변화를 투시하였다. 필요나 불필요가 아닌 경계해야 할 진실은 다름 아닌 인간의 광기쯤이 아니겠는가.




반면 이 책 전반을 지배하는 무궁무진한 진화를 통한 사회과학을 둘러 싼 이야기의 실체는 흥미롭다. 항해술이 발달하고 종이를 사용하고 불을 대체하여 전기를 사용한 것은 신기원이나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항해로부터 지구가 둥글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고 선박조제, 놋쇠를 이용한 제철가공, 도제술 등 무한진화는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더 나아가 양피지에 기록된 파피루스로 출발한 종이의 사용은 인간을 위대한 종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일대사건이었다. 이것은 신조차 시샘할 정도로 놀라운 역량을 보이는 변화의 촉발이자 시작이었다. 누군가가 남긴 생각이나 이론, 지식의 한 줄기가 후대로 이어지고 교육되고 발전된다는 것은 인류가 태동한 이후로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렇듯 이 책을 넘나드는 사건의 진실은 인간의 생각이 모티브다. 창의적인 생각 한 톨도 사소한 행위로부터 비롯되어 무수히 많은 잔가지를 낳아 현재에 이른 것이기에 우리가 눈여겨 볼 함의도 여기에 있겠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진귀한 과학이야기와 아울러 소박한 편견들에 대한 생각도 현상을 이해하는 훌륭한 재료로 사용될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하기에 이 책에 펼쳐진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발견적 탐색이 주는 열매의 진실에 조금 더 밀접하게 접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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