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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이후의 한국경제 - 글로벌 금융위기와 MB노믹스를 넘어 ㅣ 새사연 신서 4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1월
평점 :
“2008년 3월 14일 금요일을 기억하라. 자유 시장 자본주의의 꿈이 사망한 날이다. 30년 동안 우리는 시장 주도의 금융 시스템을 추구해왔다…….(중략)...... FRB는 이 시대의 종결을 선언했다.” (P-288, 파이낸셜 타임즈 경제 분석가 마틴 울프의 기고문 중에서)
우상처럼 신봉하며 절대선 으로 받아 들여 지던 시장자본주의체제가 사망 선고를 받았다. 모래위에 집을 지어도 이보다는 튼튼할 것 같다. 무엇이 이들을 벼랑의 끝으로 내몰았을까? 그보다 더 미국경제의 사망선고가 왜 우리에게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의문의 꼬리가 소용돌이치는 경제상황은 우울하기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 주소이다.
미국에서 불어 닥친 금융공황은 우리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 책 <신자유주의 이후의 한국경제>를 펴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하 ‘새사연“이라 함)의 글은 가히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새사연은 한국경제의 정체성과 신자유주의와의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정부의 엉성한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통렬하게 담았다.
경제학의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도 현재의 한국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임은 모두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경제의 살얼음판 걷기를 구경하는 국민들로서는 그들과의 역학관계가 우리와 무관하지 않음에 모든 촉각이 맞추어 진 상태다. 하지만 정부의 시각과 언론사들의 태도는 위기 속의 기회로 다듬어 상황에 대한 긴박성을 느슨하게 하며 심각성을 반감시키는 것으로 새사연은 말하고 있다.
이 책은 1960년대부터 등장한 신자유주의 시장주의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실물경제가 금융경제에 예속되는 과정을 미국사회를 통해 생생하게 담아 놓았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자기조절능력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경제구조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게 되고 규제완화와 감세로 무한자유경쟁체제로의 연착륙을 수월하게 진행하는 역할을 하였다. 여기에 월가를 주름잡던 영리한 인재들이 모여 금융공학이라는 새로운 첨단무기를 통해 파생상품을 개발해 내게 되고 신자유주의의 첨단동력엔진으로 단숨에 천문학적인 이익을 생산해 내는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한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정책은 세계무대를 하나의 큰 틀로 통합시키고 파생상품의 대표주자인 사모펀드, 헤지펀드의 양산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관행으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연하게 만들고 근로 계층의 심각한 분화와 양극화로 몰고 가는 파행적인 현실을 맞았다. 이에 주주자본주의는 서민들을 상대로 약탈적 가수요를 촉발하고 급기야는 서브프라임모기로 불거진 거품종양이 곪아 터지면서 작금의 시대가 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사연이 현재의 신자유주의의 붕괴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경제의 취약한 구조적 모순과 정책의 방향성의 부재에 있다 하겠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현 정부가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둔 정책의 위험성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점에 있다. 규제완화와 감세, 민영화와 자본시장 개방, 금융화는 이미 레이건 정부의 전유물인 정책을 표방한 것으로 이를 답습할 경우 그 수혜자는 대다수 국민이 아닌 가진 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음은 보수 기득권을 대변하는 것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 하겠다.
여기에 한국경제의 중추를 이루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비열한 예속관계인 납품가 연동제의 우월적 지배를 통한 거래관행을 지적하고 태생적 기반이 열악한 자영업의 구조적 취약점 및 심각한 고용대란의 위험성을 시의 적절하게 분석하여 놓았다. 더불어 공공산업성격이 강한 공기업의 민영화에 대한 통렬한 비판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글로 촌철살인이라 할 만 하다 하겠다.
실제 이명박 정부가 정권을 잡은 지 이제 1여년 남짓 흘렀다. 대통령이 자신 있게 공약한 7%성장, 4만불 시대, 7대강국의 소위 747공약은 공염불이 된 지 오래다. 오죽하면 취업준비생에 불과한 미네르바의 글에 신드롬을 가져다 줄만큼 열광하는 성난 민심이 되었겠는가?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하는 불운한 시국에 새사연의 글이 이념적 갈등으로 얼룩진 현실에 신선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새사연이 역설하는 대기업과 금융자본의 대승적인 약자 끌어안기와 사회 서비스분야를 개척하고 신규 고용 인력을 창출하여 내수경기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며 이 모든 정책의 중심에 국가가 나서야 할 때라는 주장은 흘려들을 소리가 아님을 자각하여야 할 때이다. 이제 시장의 시대는 가고 국가의 시대가 왔다는 충언이 실제로 반영되기를 바라며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시킨 미국의 전철을 따라 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