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를 버려라
제임스 터크, 존 루비노 지음, 안종희 옮김 / 지식노마드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IMF구제시절 혹독한 경제시련의 위기를 겪었던 뼈아픈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아시아의 떠오르는 4마리용의 주축으로 경제적 성장과도를 내달렸다. 그런 이면에 높은 경제성장과 실물경제의 동반상승으로 가파르게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듯하였다. 그것도 잠시, 과도한 화폐발행으로 한순간 맛보았던 달콤한 샴페인의 거품이 걷히면서 많은 국민들을 실업자와 살인적인 경제상황으로 내몰았다.




급기야 정부는 특단의 조치의 일환으로 IMF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경술국치이후 경제적 패배감을 맛봐야했다. 이에 정부는 심각한 국내경제를 재활시키고자 다방면으로 긴급처방을 시작하며 동시에 국민들로부터 자발적인 금모으기운동을 계도하여 아사직전인 경제를 수혈하였다. 그런 국민적 공감대가 장롱 속 깊숙이 숨겨둔 소중한 자산인 금을 선뜻 내놓도록 하고 정부의 바람처럼 큰 반향과 성과를 일으켰다. 이는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단결된 시민의식으로 포장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금모으기운동이 내면깊이 인식된 애국심의 표현이라는 정서적 부분을 배제하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논의를 한다면 이 책 <달러를 버려라>의 저자 제임스 터크와 존 루비노가 주장하는 불환화폐의 붕괴가 몰고 올 심각한 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이기적인 책임전가의 일환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석연치 않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저자들은 금본위제도하의 화폐제도는 금과의 연동으로 인해 과도한 화폐발행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금본위제도를 포기한 시절부터 정치적,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국가의 재정과 경제적 위협을 타개하기 위해 강제나 다름없이 개인으로부터 금을 착취해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달러가치의 하락으로 실물경제의 추락을 방어하고 불환화폐의 허상을 숨기는 것에 핵심이 있다.




이처럼 저자가 소름끼치게 주장하는 달러의 붕괴현상에 의한 경제위기예측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방관하기에는 옴싹한 기운마저 들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글로벌 경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 책의 말미에 소개된 미래예측에 대한 시나리오가 시기만 다를 뿐 러시안 룰렛의 총구가 시시각각 조여 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심에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서 있다는 것에 더욱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현실임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 하겠다.




현재 미국은 전 방위적으로 궁지에 내몰린 현실에 처해있다. 진보적인 민주당의 젊은 피 오바마가 벼랑 끝에 몰린 미국을 구할 영웅이 되어 줄 것으로 누더기가 된 미국경제의 구원타자로 이어받았지만 결국은 불환화폐의 맹점에 기대어 염가화폐를 발행하게 되고 국채를 돌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낳게 한다. 1930년대 암흑의 공황경제에 대처한 루스벨트대통령이나 제1차 오일파동을 겪은 1970년대의 닉슨대통령이 그러했던 것처럼 오바마 역시 별달리 방법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모순적인 달러라는 화폐에 끊임없이 집착하고 매달리는 이유는 저자의 주장처럼 화폐의 본질적 특성인 교환의 편리, 가치의 재창출에 있다 하겠다. 화폐가치가 무한할 수 없는 구조적 특성을 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방법으로 엘리트 집단들은 금융공학이 창출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상당부분 성과를 거두었으며 승승가도를 달리고 개인의 자산을 불리는 역할을 충실히 하였다.




하지만 저자들이 언급한 것처럼 이들이 발행한 불환화폐는 가치하락하게 될 것이고 화폐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공황상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이쯤에서 저자들이 달러를 버리라는 주장이 논리적으로 설득력과 힘을 얻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정부의 기만적인 사기행위와 달러의 시장왜곡현실이 모든 것을 대변해 준다 하겠다. 정서적으로 상당한 거부감이 발생하는 함의들이지만 선택의 판단은 우리의 몫이 아닌 것 같다. 저자들이 경고한 예측 시나리오 중 많은 부분 맞아 떨어 져 계획된 수순으로 바둑판의 돌을 옮기듯 일보 일보 전진해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또 다시 밀어 닥칠 경제공황에 대비하기 위해 금에 투자할 것을 제시하며 그에 따른 유사상품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 금이 가진 비탄력적 구조가 자신이 가진 자산을 지키는 파수꾼이 될 유일한 수단으로 제시하는 것은 허황된 논거로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이 책 <달러를 버려라>는 화폐에 대한 특성과 본질을 세심하게 살펴 볼 수 있게 하고 더불어 금융상품의 개괄적인 특색을 소개함으로서 복잡한 금융환경에 개인의 재산을 지키는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21세기 세계를 지배할 결정권은 ‘핵무기’가 아닌 ‘화폐’라고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밍의 주장처럼 앞으로 펼쳐 질 시장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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