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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맘을 이기는 해피맘 - 좋은 엄마를 꿈꾸는 초보 엄마들의 공감 이야기
트리샤 애쉬워스.애미 노빌 지음, 강현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어지럽게 널브러진 장난감, 쓰다 버린 기저귀, 퀭한 몰골의 아내, 자지러 질 듯 울어 대는 아기. 불과 몇 해 전 퇴근 후 펼쳐지는 웃지 못 할 정경이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길러 내는 것이 계획된 수순에 의해 누구나 그렇게 해 왔던 아주 쉬운 일처럼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악몽 같은 나날이 계속 펼쳐진다면 누가 아이를 낳아 기르겠는가?
새삼 나를 길러 준 부모의 위대함이 우러러 보이기까지 하게 만드는 말 못할 육아의 고난이었지만 커다란 눈망울을 요리조리 굴려대며 옹알이를 해 대는 아이를 보면 노곤함과 피로는 간데없이 사라지고 마니 그런 소중한 순간이 엄마로서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주었으리라.
돌이켜 보건데, 이 시대의 엄마의 역할과 우리 부모세대의 엄마의 역할에 대한 무게감은 달라 보인다. 사회적 변화와 시대적 요구가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비중이 더욱 커지고 동시에 엄마로서의 역할을 함께 그것도 완벽하게 소화해 내기를 내놓고 강요한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압박에 더해 21세기 첨단 디지털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에도 보수적인 사고의 틀에 사로 잡혀 기성세대가 여성에게 요구해 왔던 완벽하고 순종적인 엄마로서의 소임을 다 할 것을 은연중에 요구한다. 저자는 이러한 비현실적이고 감성적인 육아에 지친 엄마의 제자리 찾기를 위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슈퍼맘보다 행복한 맘에 중점을 두어 잃어버린 여성으로서의 자리를 찾아가게 해 주며 가려웠던 부분을 속 시원하게 긁어 주고 있다.
이 책은 초보엄마에 역점을 두어 저자 트리샤 에쉬워스와 애미 노빌이 다양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엄마로서의 제 역할과 지나친 기대로부터의 해방, 지나친 완벽주의의 위험, 자기위안의 본질 등 아이를 키움으로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꼼꼼한 설명과 원인파악으로 일종의 심리적 지침서라 하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면 보다 현실적이고 쉽게 피부에 와 닿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상황적 열거보다 초보엄마의 위치가 어딘지를 명확하게 짚어 주어 방향성을 잃고 헤매는 이들에게 탁월한 좌표로서의 역할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행복하지 못한 엄마의 모습에 이르는 현실적 문제가 완벽한 기대, 육아로부터의 막연한 부담감, 선택의 순간에 대한 지속적인 갈등, 다른 엄마들과의 경쟁의식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창의성, 유연성, 개인성을 회복하고 스스로를 돌볼 시간을 할애할 것을 권한다.
엄마로서의 역할이 아이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주고 남들보다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맞벌이로 인해 발생한 역할부족을 벌충하기 위해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는 것은 자기학대에 지나지 않으며 결국에는 모두가 불행해 지는 길이라 한다.
이렇듯 모든 것을 척척 잘 해내는 슈퍼우먼이기보다 서툴고 엉성하더라도 자신을 사랑하고 남편과의 이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고 거절할 수 있는 합리적인 용기를 얻는다면 비현실적인 완벽함이 보다 몰랑몰랑 부드러워 지며 달리 보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