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람을 만드는 소년 - 바람개비가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 ㅣ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폴 플라이쉬만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가 행한 모든 일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물결치듯 퍼져나간다! “(p.103)
언젠가 자신의 삶을 통제하며 지배하는 소재로 이루어 진 “나비효과”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지우고 싶은 어두운 과거의 모습을 다시금 재창조한다는 시간을 지배하는 이야기이지만 하찮은 일이 미래에 엄청난 반향을 몰고 온다는 제법 흥미로웠던 이야기로 기억된다. 이 책 「바람을 만드는 소년」의 이야기 또한 그러한 일련의 맥락을 뒤쫓고 있으나 내용은 판이하게 다른 감성적 성장소설이라 하겠다.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가 행한 일들이 타자의 삶속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그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하는 인과율의 법칙에 따라 움직임을 알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 브렌트가 겪은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의 바람을 몰고 온다. 저자의 감성어린 소묘와 여행을 통해 미처 알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는 그만의 감동이 묻어난다.
이야기는 브렌트의 호기로운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고 이성을 잃은 행동에서 그의 삶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18세 소녀 리를 치여 죽이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발단이 된다. 이 과정에서 브랜트는 실형을 선고받게 되나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 소년 범죄자에 대한 계도과정이 놀랍기만 하다. 이러한 용서의 과정을 통해 사회적 관용과 제도적 계도대신 진정한 의미의 화해를 실천함으로써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을 막는 조치의 일환이 아닐까 싶다.
용서의 과정을 죽은 소녀의 어머니 잠모아 부인은 미국의 끝단 4곳에 바람개비를 세우는 것으로 브렌트의 잘못을 대신하고자 한다. 브렌트는 조심스럽게 용서의 약속을 받아들이며 버스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조우하게 되며 엉성하기만 하였던 자신의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삶을 깊이 있게 통찰하는 힘을 더불어 얻게 된다.
브렌트가 온전히 스스로의 노력과 수고를 통해 만든 바람개비는 영원의 메시지를 담은 리의 형상으로 펄럭이게 된다. 바람개비는 더 이상 한 소년의 용서의 과정이 아닌 꿈을 먹고 살아 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새로운 메시아로 탄생한다. 바람개비를 통해 꿈꾸어 왔던 염원을 성취하고, 희망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게 되고, 부모로부터 엇나간 기대로부터 해방되며, 추억이 묻어 있는 아름다운 지난날의 이야기가 바람을 타고 전해 온다. 브랜트의 이야기 외에 옴니버스 식으로 삽입된 4명의 이야기는 또 다른 감동의 바람이 묻어온다.
이렇듯 저자는 아직 정신적으로 독립적이고 온전치 못한 청소년의 심리세계를 여과 없이 잘 반영하고 있다. 더불어 소외받은 인간들의 어두운 모습을 반영하여 희망으로 가득한 따사롭게 내리 비치는 햇살처럼 환한 빛을 담은 희망의 바람을 일으킨다. 언제든지 들어도 지루할 것 같지 않은 가슴속 따스함을 일깨우는 이야기는 메마른 삶에 단비와 같은 존재이지 싶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제 아무리 분별 있게 행동한다 하더라도 우린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수가 다시 반복되고 실수가 담은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지 못한다면 영원히 소통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진실된 자아의 발자국을 따라 가는 브랜트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리를 닮은 바람개비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