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1 - 하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아르테)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표독스러우며 강렬한 눈길로 공허한 어둠의 시선을 응시하는 어린 소녀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장식된 이 책 「밀레니엄」은 보는 이의 시선을 옭아맨다. 전형적인 성 대결구도를 암시하는 내용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제법 자극적인 문구로 유혹한다.  


이 책 「밀레니엄」은 스웨덴의 르포르타주 기자 출신 스티그 라르손이 집필하였으며 꾸준하게 독특한 문체와 장대한 서사구조가 가진 매력으로 독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미 2부를 먼저 접한 터라 1부의 스토리라인을 파악하고 어림짐작하고 있었으나 그런 연유로 재미가 반감될 것이라 우려는 단숨에 날려 버리게 만들고 생활을 마비시켜 버린다.




저자는 장르소설이 가진 소재, 주제, 양식 등의 전형적인 구조라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스스로 지배함으로써 소재가 주는 심리적 긴장관계를 생동감 넘치게 흘러가게 한다. 이따금 맥없이 풀려 버리는 뒷심 부족의 책을 접하노라면 처음의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지게 하는 이중성을 갖게 하나 이 책은 쉼 없이 말려들게 하는 숨 막히는 대결구조에 정신 줄을 놓아 버릴 지경으로 거침없이 내몬다.




저자는 오랜 기자 생활에서 터득하며 다루어 왔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스웨덴 여성의 성폭력에 대한 침묵과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비윤리성을 수면위로 끌어 올리면서 소재가 주는 무거움을 치밀한 스토리텔링으로 극복하였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통찰은 장르소설에서 보기 드문 참신함으로 파괴적이고 기괴함마저 감도는 여타 장르소설의 통속성을 과감히 뛰어 넘는 것으로 저자의 필력에 새삼 혀를 내두르게 한다.




소설은 1966년 반예르 가문의 손녀 하리에트 반예르의 실종사건을 발단으로 밀레니엄의 편집주간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천재 해커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놀라운 두뇌플레이를 통해 암흑 속 범인을 찾아내는 서사적 구조로 시작된다.




미카엘은 헨리크 반예르로부터 의뢰받은 하리에트 실종에 대한 추적 조사를 통해 반예르가문의 추잡성과 기형적 모습에 의문을 품게 되고 그를 도와 리스베트의 독특한 천재적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함으로서 36년 동안 미궁 속에 갇힌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저자는 미카엘을 통해 익숙한 기자의 생리적 이면과 권력암투에 대한 그늘진 모습을 중간 중간 투영함으로서 사실감을 더 해 준다. 이는 이 책 「밀레니엄」이 순간적인 감성에 젖어 일필휘지로 휘둘러 쓴 것이 아닌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 인 흔적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사실적 문체완성에 더 해 저자는 스웨덴의 국민적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영향을 받았음을 드러내며 그에 대한 오마주로 ‘슈퍼 블롬크비스트‘와 리스베트의 이미지가 ’말괄량이 삐삐‘에서 차용하였음을 소개한다.




이렇듯 빠른 전개와 갈등을 증폭시키는 치밀한 복선구조로 독자들에 대한 기대심에 대한 배려 및 호기심의 충족을 아낌없이 눈앞에 펼쳐 보이게 한다. 대부분의 반응이 대동소이한 것은 적확한 표현력과 살아 있는 전달력이 두드러지게 탁월한 만큼 시간적 투자에 대한 충분한 희열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뿜어내는 「밀레니엄」의 흥미진진한 세계로 - 그저 편안함을 돕는 주전부리와 함께 - 빠져 드는 즐거움을 만끽하기를 권해 본다. 반전이 거듭되는 「밀레니엄」의 이야기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현실의 반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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