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콘서트, 그 문을 열면
박창수 지음 / 음악세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열정이 살아 숨 쉬며 호흡이 멎을 것 같은 감동이 휘몰아치는 하우스 콘서트. 잘 갖추어진 공연장도 아닌 그저 평범한 가정집의 한 켠에서 매주 금요일 밤 잊을 수 없는 감동이 시작된다. 대중음악이 아닌 정통음악이 우리 곁에 이렇듯 가까이 와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하우스콘서트는 다소 생소한 공연문화와 활동으로 음악적 소양을 갖추지 못한 일반인에게는 낯설고 범상치 많은 않아 보인다. 격식과 공연시설의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는 정통음악인들에게는 이단아로 보이게 하며 가벼운 존재로 내비춰 질지 모르겠다. 기성음악이 추구하는 진정한 음악적 소통이 이런 것이 아님에도 왠지 덜 고상할 것 같고 음악인으로서의 자존감을 포기하는 그런 일로 말이다.

일반적인 대중음악을 사랑하는 나에겐 정통음악이 가진 장벽이 그 깊이가 무겁고 두터움을 안다. 얇은 음악적 지식과 식견으로 음악적 몰입과 심취에 빠져 들지 못하는 이유를 차치하더라도 심리적 거리감이 너무도 멀어 그 어색함에 머쓱해지기 까지 한다. 비단 나의 문화적 빈곤함을 지적하여 과장된 것이라 일축해 버린다 할지라도 굳이 궁색한 변명으로 주절거리고 싶진 않다. 음악적 소통은 좋은 연주자와 관객, 공간이 혼연일체가 되었을 때 비로소 멋진 화음이 형성되어 하나의 하모니가 형성된다는 것은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박창수 式 하우스콘서트는 범 대중적이고 어깨에 힘이 덜 들어간 격식 없는 문화적 해방구라 할 수 있겠다. 관객과의 소통이 무엇인지, 내면으로 파고드는 음악적 울림을 -거창한 음악적 이해가 없어도- 그저 온몸을 내맡겨 즐기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갈증을 해소시켜 주니 말이다. 실로 단비와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면을 부각시켜 아직 생소한 하우스 콘서트에 대한 관점을 에세이 형식으로 채워 넣었다. 간결하고 친근감 있는 내용은 한 번 손에 쥐면 끝내 마지막 장을 뒤적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쉽고 어렵지 않게 저자의 음악적 가치관과 하우스 콘서트에 대한 생각, 대중과의 소통, 현대음악의 충고 등을 적절하게 담아내어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게 하는 재미있는 책이며 음악도가 아니어도 쉽게 읽힐 것이다.

가만 가만 읽다 보면 저자의 고집스러운 일면과 그를 둘러싼 스텝들 간의 뒷이야기가 제법 솔솔 하다. 굴절되지 않고 변하지 않는 저자의 마음이 오늘의 200회 하우스콘서트를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본인의 삶을 일정 부분 희생해 가면서 까지 애정과 정성을 기울이는 것은 보통의 열정으로는 어림도 없음은 두말할 나위 없이 분명하다.

저자의 말처럼 하우스 콘서트는 프레타포르테가 아닌 오트 쿠튀르와 같은 매번 모인 관객의 열정과 최선을 다해 음악적 에너지를 분출하는 연주가와의 소통에 있어 그들이 뭉쳐 만들어 낸 아우라가 어떨지 가히 미루어 짐작이 된다.

이처럼 박창수 式 하우스 콘서트가 아닐지라도 각박해지고 팍팍해지는 우리 사회에 흥에 겨워 연주에 취하고 감동에 눈물 흘리는 공연문화가 확산되기를 소망해 본다. 음악이 가진 본디 뜻처럼 즐겁게 소리를 받아들인다면 일정한 격식이나 음악적 소양 없이도 그 속에서 만들어가는 음악이 비로소 참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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